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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천 2) 도드람산 3) 사슴의 보은 4) 금송아지 5) 아기장수 6) 선녀 7) 안장사다리 |
*월전미술관 전경
1) 이천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후백제를 치러 갈 때 이천에서 진을 치게 되었다. 주민 서목(徐穆)이 도와 무사히 남천(지금의 복하천)을 건너, 고을 이름을 ‘이천’이라고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천’은 <<주역>>(周易)의 “이섭대천”(利涉大川)에서 온 말이다. “큰 강을 건너기 이롭다”는 뜻으로,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말이다. 서목의 손자가 유명한 서희(徐熙)이다.
=> 사실 그대로의 풀이여서, 가장 단순한 전설이다.
2) 도드람산
마장면에 도드람산이 있다. 옛날에 전국 명산의 신령들이 모여 한양을 만들었다. 마고할미는 삼각산 봉우리 만드는 일에 참여해 계룡산에서 봉우리 하나를 등에 지고 이천에 이르러 잠시 쉬었다. 구경꾼 가운데 한 사람이 “산봉우리를 어디로 가져가는 길인가?” 하고 물었다. 마고할미가 사실대로 대답하자, “한양에는 이미 삼각산이 다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냥 우리 고을에 두고 가는 것이 어떻겠소?” 하였다. 마고할미는 하는 수 없이 이천까지 지고 온 산봉우리를 그 자리에 놓아둔 채 돌아갔다. 그 봉우리가 지금의 도드람산이다.
도드람산 산 근처에 효자가 살고 있었다. 어머니가 병으로 몸져눕자 정성을 다해 간호했으나 차도가 없었다. 하루는 스님이 시주를 청하러 왔다가 “도드람산에서 자라는 석이버섯을 드리면 나을 것이다”라고 일러 주었다. 효자는 한 가닥의 밧줄에 몸을 묶고 절벽을 내려가 버섯을 뜯고 있을 때 어디선가 산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 생각한 효자는 절벽 위로 올라와 주변을 살폈는데, 산돼지는 간 곳이 없고 밧줄이 바위 모서리에 닳아서 거의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그 덕분에 효자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도드람산을 한자로는 저명산(猪鳴山)이라고 한다.
=> 두 전설은 성격이 아주 다르다. 앞의 것은 마고할미에 의한 산 이동이 수도 서울 산 만들기와 결합되어, 신화에 가까운 전설이다. 뒤의 것은 뜻밖의 행운으로 고난을 해결해, 민담에 가까운 전설이다.
3) 사슴의 보은
서신일(徐神逸)이라는 사람이 신라 말년에 나서 성 밖에서 살았다. 사슴이 화살을 맞고 뛰어 들어 왔으므로 신일이 그 화살을 뽑고 숨겨 주었더니, 사냥하는 자가 와서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 꿈에 한 신인(神人)이 치사하기를, “사슴은 내 자식인데 그대의 덕택으로 죽지 않았으니 마땅히 그대의 자손으로 하여금 대대로 재상이 되게 하겠다.” 하였다. 신일은 80세에 서필(徐弼)을 낳았다. 서필의 아들이 서희(徐熙)이다.
=> 동물 보은담의 본보기이다.
4) 금송아지
이천 효양산에 금송아지가 있다는 소문이 나서, 중국 천자가 가져오라고 사람을 보냈다. 그 사람은 몇 달 고생 끝에 용인 오천까지 왔다. 그 날도 하루 종일 걸어서 오천까지 왔는데 해가 이미 저물어 어두워졌다. 백발에 수염이 길게 내리고, 손에는 짤막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을 만나 효양산 가는 길을 물었다.
노인이 말하기를, “이 길을 따라가면 오천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서 이천장을 지나고, 구만리 뜰을 지나서 길 하나 건너면 그 산이 효양산입니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중국 사람은 길이 너무 많이 남은 줄 알고 포기하고 돌아갔다. 효양산의 산신령이 금송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인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고 한다. 지금도 효양산 쌍굴 중 하나인 개의굴에 금송아지가 있다고 전한다.
=> 중국 천자가 탐내는 보물 지키기 이야기의 하나이다. 산신령이 노인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다른 방법은 쓰지 않고, 오천리, 이천장, 구만리 같은 지명으로 겁을 주어 중국에서 온 사람을 돌려보냈다는 것이 흥미롭다.
5) 아기장수
호암산 밑 동네에서 어느 부인이 아기를 낳았다. 한참 있다 보니 아기가 천장에 붙어 있었다. 너무나 이상해서 아기를 내려서 살펴보니까, 겨드랑이 밑에 날개가 달려 있었다. 그 아버지가 큰일 났구나 해서 날개를 성냥불로 태우니까 아기가 죽어버렸다. 그날 저녁에 그 산에서 용마가 나와서 그 집의 지붕 위를 몇 바퀴 뛰어 넘었다고 한다. 장수가 나면 용마가 같이 생기는 것이다. 장사를 죽였으니 용마가 나왔어도 허탕이었다. 용마는 그 산의 늪에 빠져 죽었다. 지금도 호암산 바위로 올라가면 용마가 나왔다는 굴이 있다
· => 아기장수 이야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6) 선녀
어산이라는 마을이 있다. 앞산의 모양이 고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어산(魚山)'이라 부른다. 어산을 건능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옛날에 선녀 하나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물고기로 변신하여 물을 타고 내려와서는 다시 선녀의 모습이 되어 목욕을 하곤 했다. 어느 날 길을 잃고 헤매던 젊은이가 목욕하는 선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바위 위에 벗어 놓은 선녀의 옷을 몰래 감추었다. 옷이 없어 승천하지 못한 선녀와 부부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 몇 년이 지난 뒤 선녀가 베개를 빨기 위해 베개를 뜯다보니 그 속에 선녀 옷이 들어 있었다, 선녀는 옷을 갈아입고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젊은이는 크게 낙담하여 매일 처음 선녀를 만났던 계곡으로 찾아가 승천한 아내를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선녀가 승천한 자리에 물고기가 노는 듯한 형상을 한 마을이 생겨 '어산리'가 되었다고 한다.
=>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인데, 남자가 나무꾼이라는 말이 빠졌다.
7) 안장사다리
옛날 석교촌은 안(安)씨네 마을이었다. 안씨 남자 하나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남겨 둔 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아내는 남편을 잃고 몇 달 지나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보통 아이가 아니었다. 몸집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곱절이 크고, 초인적인 힘을 지닌 장사였다.
청상과부의 몸으로 아이를 의지하고 살던 안씨의 아내가 어느 날 그만 이웃마을 양아리에 사는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았다. 그 뒤 밤만 되면 아들 몰래 내를 건너 외간 남자를 찾아가는데, 이미 열다섯 살이 되어 기골이 장대한 청년이 된 아이가 어머니의 행동을 눈치 채게 되었다.
하루는 잠든 척하고 있다가 몰래 어머니의 뒤를 밟아 보았다. 때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었는데, 다리가 없으므로 신발을 벗고 내를 건너는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몹시 안타까웠다. 아이는 어머니를 위해 다리를 놓아 드리기로 했다. 어머니가 내를 건너간 사이에 돌을 양 옆구리에 끼고 날라다가 어머니가 돌아오기 직전에 다리를 완성했다. 그 다리를 효성이 지극한 장사가 놓은 다리라 하여 ‘안장사다리’라고, 장사가 태어난 마을을 '석교촌'이라 부르게 되었다.
=> 이런 것을 효불효교(孝不孝橋) 이야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