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7] “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3.01.18 00:00
형사가 이메일을 읽었다. “1월 15일, 극비 통보. 품질보증부 내부와 연구소에 등록된 모든 컴퓨터는 필요한 데이터만 백업을 하고 일단 초기화할 것. 각 섹션의 관리 책임자가 열람한 뒤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다시 설치할 것. 종이로 된 자료는 모두 폐기할 것. 가노 씨, 당신이 구조적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를 지시한 증거가 갖춰졌어요. 인제 와서 발뺌해봤자 더 비참해질 뿐입니다.” - 이케이도 준 ‘하늘을 나는 타이어’ 중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 감사원에 제출해야 할 자료를 없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파기를 지시했을 국장과 명령에 따랐을 과장, ‘신내림’을 받은 것 같다던 서기관의 형량 차이는 4개월. 그들 모두 집행유예지만 유죄판결이 억울하다며 항소했다. 형량이 약하다며 검찰도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불리한 자료를 남겨 벌을 받느니 증거를 인멸하고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이 계산상 이득이라는 걸 법이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진실을 감추라 지시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할 상사와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부하 직원의 형량마저 비슷하다면 왜 직책 높은 사람의 연봉이 더 많을까. 그들 또한 더 높은 데서 지시받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뜻일까.
소설 속 상무는 트럭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벌어진 인사 사고의 책임과 리콜 사태를 피하려고 증거를 조작하고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한다. 앞에 나서진 않지만 사장의 묵인 아래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사건 은폐가 회사를 위한 게 아니라고 믿은 직원은 파기하지 않은 자료를 경찰에 넘긴다. 세상을 속일 수 있다고 자신하던 상무는 증거 앞에 무너진다. 그때 담당 수사관이 기개 있게 소리친다. “경찰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이대준씨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의 지시로 5500건이 넘는 자료가 파기됐다. 하지만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리라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외치듯 항소한 검찰처럼, 국가 자료의 중요성을 천명하는 법원의 포효를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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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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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의시대
2023.01.18 01:59:40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땡깡 문화를 타파 하려면, 단호한 법 집행만이 해결책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재명등의 사법적 처리가 급 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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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2023.01.18 11:45:21
그건 힘없고 무지한 자의 희망사항이고. 지연 학연으로 모두 이어져서 처벌하기 어려울 거다. 당장 대장동 50억 클럽 권순일 대법 판사, 박영수 특검 모두 감감무소식이잖아? 윤석열도 그런 넘인 거다. 뭐 국민이 개돼지니 그러려니 한다. ^^ ㅎ
밥좀도
2023.01.18 04:54:33
한국 법은 거미줄 법이다. 돈과 힘이 있으면 뚫고 나가고 그것이 없으면 걸려서 고생하니 말이다. 법이 불공평하고 정의롭지 않으니 국민들의 준법 정신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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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쉭한 스키
2023.01.18 04:47:38
법을 우습게 알고 국민을 하찮게 보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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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tr
2023.01.18 09:21:03
2022 Qatar월드컵을 필두로 모든 경기에 VAR판독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주심의 잘못된 판정을 시정하고 공정한 규칙을 적용하기 위함이지요.경기보다 더 엄격해야 할 사법부가 모든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에도 가까운 시일내 AI가 도입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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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수
2023.01.18 04:01:55
법치로 국가운영 하면 ?눼求? 위선저들 자신들이 법을 자기 위주로 하니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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