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식당
선운사에 오면 복분자술과 풍천장어를 먹어야 한다.작설차까지 하면 금상첨화겠으나, 한 가지만 가능하다면 풍천장어다. 복분자술은 사가지고 가면 되지만 풍천장어는 어렵다. 풍천 앞에서 풍천장어를 제대로 먹어보자. 연기식당은 두툼한 장어의 고소한 맛을 촌스러운 곁반찬이 살려준다.
1. 식당얼개
상호 : 연기식당
주소 : 고창군 아산면 선운대로 2727
전화 : 063-562-1537
주요음식 : 풍천장어
2. 먹은날 : 2022.4.17.저녁
먹은음식 : 소금구이 39,000원, 양념구이 39,000원
3. 맛보기
선운사 앞에는 물론이고 고창에는 여기저기 풍천장어집이 많다. 풍천은 고창앞바다으 기수역, 구체적으로는 인천천(주진천)의 고유명사이기도 하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을 말하기도 한다. 선운사 앞을 통과하며 바다로 통하는 주진천은 내륙 깊숙히 뻘을 안고 들어와 있어 장어 서식지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풍천강이라고 해서 여기서 나는 장어를 풍천장어라 한다.
가까이 있는 염전에서 나는 소금은 '뽕소금'이라는 상표로 판매되는데 부드럽고 깊은 맛을 가지고 있다. 염전을 끼고 있어 이곳은 염도가 높아 뱀장어가 아주 좋아하는 서식지이자 뱀장어 맛도 특별히 좋아서 유명하다.
양념구이. 이곳 풍천에서는 실장어가 주로 난다는데, 의외로 두틈하고 맛이 실하다. 식감이 좋고 느끼하지 않고 고소하다.
소금구이. 장어 자체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생각보다 담백하다. 백김치와 더 잘 어울린다.
오가피나물. 향이 참 좋다. 깻잎처럼 향이 강하지만 특유의 향과 식감이 아주 좋다. 짜지 않게 제 향 잘 살려줘서 좋다.
계란찜. 짜지 않고 적당히 묽게 해서 먹기 좋다.
파김치. 모양새가 익은지같으나 의외로 풋풋한 생김치. 상큼한 맛이 좋다
꼬시래기무침
우렁된장국. 호박, 두부, 버섯을 넣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좋다. 짜지 않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상추와 깻잎. 텃밭 농사인자 유낞니 윤기가 흐르고 도톰하다 맛도 고소하고 실하다 .
밥. 그냥 흰밥인데 금방 가마솥에서 퍼낸 밥같이 찐득하고 좋다. 밥내음도 좋다.
4. 먹은 후 : 풍천 구경
식당이 주진교를 끼고 있어서 바로 아래 주진천을 내려다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개천인지, 강인지, 기수역인지, 갯벌인지 정체가 모호하다. 아마 그 모든 것일 수도있다. 이러니 풍천장어가 유명한가보다 싶다. 장어 아니어도 구경만으로도 그만이다.
이름도 다양, 주진천, 인천천, 풍천 등등 다양하다. 하기야 입에서 전승되는 명사치고 단 하나인 ㄱㅅ은 별로 없다. 어지간한 동식물 이름 찾으면 보통 열개씩은 나오고 기를 쓰고 정체를 찾아 분석하고자 하면 나중에는 이웃 품종과 엇섞여 더 모호해지는 것이 민중이 실체 인식이다.
그래서 정명론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하는 거 같다. 너무 따지지 말자. 명확하게 하려는 인식욕이 오히려 인식을 헤친다. 눈 앞의 분명한 실체마저 이름으로 모호하게 만든다.
주진천이든지 인천천이든지 바람이 많이 부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아까까지 땀흘리게 더운 날씨가 연기교 앞에 서니 서늘한 저녁 바람에 등이 시렵다. 좁고 긴 개천은 바다인지 강인지, 바람의 골임에는 분명하다. 풍천은 바람천, 좁고 긴 강을 통해 올라오는 서해바람에 우선 바다가 살고, 강이 살고, 장어가 산다. 그 덕에 사람도 산다. 선운산도 선운사도 그 덕에 더 풍요로워진다.
이름보다 더 홗실한 것은 이곳 장어가 맛있다는 것, 그리고 이집 장어가 그중 맛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지형 덕에 특별히 더 맛있는 장어를 가지게 된 행운을 함께 누린다.
식당 안 손님 태반은 마을 사람들이다. 적지 않은 가격의 음식을 마을 사람들과 누리게 되어 더 편안하다. 마을 사람들이 찾아낸 음식, 길러낸 식당이 있어 덕분에 나그네도 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과연 여행을 부를 만한 음식이다.
식당 앞 주진천의 연기교
주진천 가장자리 갯벌, 어딘가에 장어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이 개천이 태극모양으로 선운사를 돌며 상류로 올라가고, 아래로는 곧 좌치나루터를 지나 바다로 이어진다. 이처럼 다양한 자연환경 덕분에 전국 곳곳에 별식 천지이다. 고마운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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