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속의 사마귀
딸아이가 여고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왼손 새끼손톱 밑에 사마귀가 돋아났어요. 손톱에 눌린 사마귀가 손 전체를 마비시키는 고통이었어요. 그러니 손톱을 깎고 또 깎아 절반은 없어지고 흰자위만 남은 상태였으나 사마귀는 손톱 속으로 파고드니 외과 수술을 받을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수술을 결정하니 각서를 요구합디다. 수술 후 손톱이 나지 않아도 병원 책임이 아니라는 내용입니다. 이래서 수술을 못하고 침술원을 찾아 갔습니다. 이외로 침 몇 번 맞으면 낫는다고 합니다. 몇 차례 침을 맞는 사이 언제 나았는지도 모르게 사마귀는 없어졌습니다. 수술비용도 절약되었지만 후유증 걱정 없이 치료를 했고 이를 계기로 편도선이 부었을 때도 침으로 고쳤습니다.
침으로 사마귀가 치유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사마귀도 영양이 있어야 자라는데 공급되는 영양을 침으로 차단했다고 합디다.
침으로 입비뚤이를 치료하는 장면이 너무나 신기해서 참고가 될까하여 소개합니다.
50대 후반의 어머니가 입이 비뚤어진 아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들은 문 밖에 버티고 서서 들어오기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침술사가 “입이 돌아가고 며칠이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3일 쯤 되었습니다.”“너무 늦어 못 고치니 돌아가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침술사의 소매를 잡고 고쳐달라고 애원을 합니다. 그러자 버티고 섰던 아들이 슬그머니 들어와 어머니 옆에 앉습니다. 침술사는 아이의 턱을 만져 보고는 늦었다고 하니 어머니는 울음 섞인 말로 애원을 합디다. 그러자 “이대로 며칠 더 굳어지면 평생 못 고친다.”라고 합니다.
아들은 의과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여기서 침을 맞은 경험이 있기에 침으로 고치자고 하였으나 의대에 입학한 아이는 침을 불신하여 맞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늦었다는 것입니다.
침술사는 때를 놓쳐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한번 해 보자면서 입이 틀어진 쪽에 침 몇 개를 꽂고 양손으로 턱을 탁 쳐서 바루니 비뚤어진 입이 80%는 바로 돌아왔습니다. 하루만 일찍 왔더라면 완전할 수 있을 것이나 늦었다고 하면서 한 열흘 더 치료하면 본래대로는 아니더라도 돌아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감격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아들은 넙죽이 큰 절을 하였습니다. 한방 가득한 환자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쳤습니다.
지금은 의술이 더욱 발전하였을 것이나 당시로는 너무 신기하였습니다. 인생길에 편견은 스스로의 함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