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를 사는 지금, 2022년 5월까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도망으로 넘어온 제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나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도망이 운명인 거겠지.
나와 맞는 주파수를 가진 제주.
나는 현재 이곳에서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목원은 특유의 감성이 있다. 입구부터 펼쳐진 초록빛 우거진 나무. 그리고 친환경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식당과 카페까지. 나는 그 감성이 좋아 이곳 <한라수목원>을 많이 찾는다. 제주 시내에 사는 내게 가장 낯익은, 또 편안한 숲. 그곳이 한라수목원이기도 하니까. 광이오름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수목원의 기분 좋은 추억. 나는 오늘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많은 사람이 수목원의 매력에 빠지길 바라면서.




한라수목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수목원길 72
제주시 연동 1100도로변에 광이오름 기슭에 위치한 한라수목원. 제주의 자생하는 식물, 아열대 식물까지 약 1,100여 종의 식물을 전시하고 있는 이곳 한라수목원은 학생, 그리고 전문인을 위한 교육과 연구의 장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5만 평에 달하는 삼림욕장은 1.7km의 산책코스로 광이오름 정상까지 오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체력단련시설과 조성된 산책코스까지 구비된 이곳 한라수목원. 운동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피크닉을 오는 사람들, 가족 단위로 여행하는 사람까지 한라수목원은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곳이었다. 총 27개의 테마로 구성된 한라수목원. 그중 수목원을 가장 잘 대표하는 광이오름과 죽림원 또한 이곳을 빛낸다.
광이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동 산62
한라수목원을 알려면 '광이오름'을 알고 가면 좋다. 제주의 보통 여행지들은 오름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산 하나를 통째로 담고 있는 여행지도 많을 정도로 오름은 제주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광이오름 또한 그랬다. 연동에 있는 오름으로 한라수목원 안에서 삼림욕장으로 쓰이는 곳이었고, 많은 사람에게 운동의 즐거움과 산림욕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또 일몰 시간의 광이오름은 제주 시내의 모든 것을 담은 채 주황빛으로 사랑스럽게 빛난다.
광이오름은 간열악이라고도 하며 고지도에는 광열악이라 표기되어 있다. 높이 266.8m의 기생 화산으로 말굽 형태의 분화구가 있다. 오름 4면 전체에 해송 숲과 잡목림이 우거진 광이오름. 이 오름은 한라수목원 남쪽 인근에 위치해 수목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 오름 남서쪽 기슭에 거슨샘이라는 약수터가 있고, 정상에는 소박한 모양의 정자가 있다. 또, 기슭에서 정상까지 산책로가 조성되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한라수목원 여행기
한라수목원은 내게 익숙한 장소다. 새벽에 가기도, 어스름한 저녁에 가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이곳 한라수목원이니까. 특히 한라수목원은 내게 운동하기 가장 좋은 장소였다. 집에서 수목원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 그곳을 크게 한 바퀴 돌면 약 1시간 이상 소요되기에 건강을 챙기는 내겐 완벽한 장소였다. 한라수목원은 넥슨 박물관을 지나는 입구부터 기분 좋음을 선사했다. 푸릇한 연둣빛의 나무가 가로수를 만들고 가는 길에 있는 피자를 파는 가게와 스테이크를 파는 가게, 제주에서 유명한 에이바우트 카페까지 수목원가 어우러져 빛나고 있었다. 특히 가로수 주변의 건물은 뭐랄까? 수목원스럽다 해야 할까. 그 특유의 수목원스러움이 입구부터 펼쳐져 싱그럽게 다가온 것이다




한라수목원을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관광버스부터, 주말을 즐기러 온 가족까지. 주차장은 가장 활발한 곳이었다. 그 주차장을 넘어서면 교목원과 화목원을 만날 수 있었고, 잔디광장을 지나 관목원과 온실까지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교목원은 구불구불한 오래된 나무가 모여있었고, 그 모습이 해가 어스름하게 지는 순간 더욱 빛났다. 또 그를 지나 보이는 잔디광장엔 가족 단위로 모여 쉬고 있었고, 그 뒤의 수생식물원엔 연못 안에 연꽃이 담겨있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즐기며 산림욕장을 향해 올랐고, 그 산림욕장의 정상인 광이오름으로 30분가량을 걸었다. 광이오름의 정상은 여전히 최고였다. 한 면은 한라산이 보이고 반대편은 제주 시내가 보이는 이곳. 광이오름은 한라수목원 안에서도 가장 빛나는 곳임에 틀림이 없었다.



다시 정상에서 내려온 나는 잔디광장과 온실을 지났다. 이곳 한라수목원엔 특별한 것들이 있는데, 바로 토끼와 노루이다. 보통의 노루라면 사람을 보고 도망칠 텐데, 이곳 한라수목원은 도망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대로 풀을 뜯어 먹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저 사랑스럽게만 다가오는 동물들. 나는 빤히 그 모습을 보다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이곳 잔디광장 뒤로 있는 수생식물원으로. 수생식물원은 광이오름을 오르는 길에 보이는 작은 연못이었다. 조금은 이르게 연꽃이 만개한 이곳. 빽빽하게 찬 연꽃들의 모습은 괜스레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수생식물원까지 즐긴 나는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 달에 5번 이상은 찾는 이곳. 내게는 일상과도 같은 곳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여행으로 다가오는 곳. 나는 그것만으로도 이곳 한라수목원에 감사함을 느낀다. 여행을 일상처럼, 또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게 바로 한라수목원이었으니까. 제주 시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을 만나고 싶다면 바로 이곳 한라수목원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가볍게 여행하기 좋은 이곳은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