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4. 4. 13
산에서 만나는 여명과 일출, 어쩌면 종주산행의 이벤트처럼 느껴지실 겁니다. 더군다나 원거리 원정 산행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낙남정맥 2구간 보충산행입니다. 비교적 느긋하게? 그렇습니다. 청주에서 새벽 4시에 출발했습니다.
오늘 가려는 거리는 18.5km, 비교적 짧은 거리? 그 이유는 1구간 보충산행 시 고운동재를 지나 길마재까지, 무려 6km정도를 당겨뒀기 때문입니다.
▲ ‘ 길마재 농원 ’ 입간판과 대원들과 함께 선 ‘ 무심 ’ 님 ( 맨 오른쪽 , 2024. 4. 13)
오늘 산행의 들머리 길마재에는 홀대모의 산-꾼, ‘무심’님 농원이 있습니다. 산에서 만나는 인연, 한분 한분이 모두 인생의 깊은 벗이 됩니다. 같은 산-꾼이라는 이유하나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처음만나서도 서로 베풀려합니다. 지난 1구간 산행 뒤엔 ‘무심’님 농원에서 저녁을 얻어먹는 신세를 졌었습니다.
오늘은 잠깐, 인사나 하고 가자는 뜻에서 들렀습니다. 역시, 좋아하십니다. 이른 아침임에도 벌써부터 커피 물을 끓여놓고 기다리셨습니다. 커피가 나오고 사모님은 배를 깎아 내오시고..
잠깐인 것 같아도 30여분이 후딱 갔습니다. 그저 ‘안전산행 하시라..’ 무심님의 배웅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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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릿대터널을 빠져나가는 모습과 칠중대고지 앞에 선 대원들 (2024. 4. 13)
오늘 오른 첫 인증지가 바로 ‘칠중대고지’입니다. 약간의 조릿대군락지, 각자 워머를 준비해간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 1구간에서는 터널 같은 조릿대군락지가 무려 5km가 넘었던 것 같습니다. 혹여, ‘칠중대고지’를 그냥 지나칠까? 노심초사하던 기억..
오늘 구간에선 그렇게 깊고 너른 조릿대구간과 마주칠 일은 없었습니다. 편안한 산길, 종종 만나는 임도와 재, 그때마다 지천에 피어나는 야생화들, 산 벚꽃들이 반깁니다. 고사리군락지? 두릅군락지? 알고 보니 근처 농원에서 관리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 얼레지와 큰구슬붕이 , 철쭉 (2024. 4. 13)
4월에 피는 야생화들 천지.., 헌데? 이 친구들은..? 봄이님이 찾아내셨습니다. 큰구슬붕이? 철쭉? ‘애들이 4월에 핀다고..?’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서..
임도에서 만나는 산 벚꽃들 만개입니다. 유난히 하얀 꽃잎들이 시릴 지경입니다. 꽃길(?)따라 멋모르고 내려선 임도를 2km정도 전진합니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앞서가는 ‘거미줄 제거반?’ 무봉님과 합류해 돌고지재로 내려섭니다.
우듬지 분기점을 지날 때까지, 유난히 기운이 넘치는 무봉님, 자칭 ‘거미줄 제거반’ 이랍니다. 배고픈 줄 모른다는 로프님과 봄이님을 붙잡고 억지 반, 점심을 먹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맥길 가까이 있는 옥산(614m)을 들렀다가자 합의합니다.
▲ 옥산 (614m) 에서 보는 지리산 주능선 모습 (2024. 4. 13)
옥산(614m)은 천왕봉(602m) 가는 길에 있는 산이 아닙니다. 백토재까지 4km정도, 천왕봉까지는 1km정도를 남겨두고 갈림길이 나옵니다. 옥산(614m)까지는 1.7km, 왕복까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2~3km이상은 우회하는 길입니다.
‘어때요? 길도 좋은데..’ 대원님들 의견입니다. 그리고는 곧 ‘올라오기를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천왕봉(602m)에서 보는 경치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옥산(614m)에서 보는 지리산 주능선 모습이 더 뚜렷해 보였다는..
하산 길은 역시나 가파릅니다. 계절을 바꿔서 왔다면 아마도 ‘미끄럼 주의’를 강조했을법합니다.
종주산행의 변수는 역시 날씨입니다. 오늘 온화한 모습이었다고 내내 그렇다는 보장 없습니다. 계절에 따라 등로는 변합니다. 오늘은 살짝 덥기까지 했던 날씨였지만 식수가 부족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여름은 다릅니다. 재와 재를 넘나드는 등로엔 역시 가시덤불 즐비할겁니다.
비교적 쉬웠던 등로 여서가 아니고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겁니다. 한 식구 늘어나서 그런 걸까요? 아마도..?
▲ 예상경로와 트랭글 기록 비교 (2024. 4. 13)
나머지 산행 기록은 영상으로 남깁니다. 함께 봐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멋짐주의
제로님 긴장 하세요~~^^
한식구 늘어나신분ᆢ
엄청 잘 걸어요ᆢㅎ
감사합니다 ~
어쩌다보니 산님들과 맞는 두 번째 봄입니다.
세 분 남정네들의 전유지에 치마씨 하나가 끼어 간다고 하자
연신 쏟아지는 파이팅을 들으며 출발했습니다.
큰산은 산자락도 너르러 걷는 길 내내 푸근했습니다.
4월에 부는 연두 바람과
눈 가는 모든 곳에 새순, 지천에 피는 꽃들로 시리도록 호강했습니다.
함께해주신 산님들 감사합니다.^^
한식구..님..ㅎ
어째, 싸가지고 다니는 건 많으신데.., 배는 안고픈 비결은 뭔가요..? ㅎ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종종 동행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