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정해일주가 정사월에 태어났다. 원래 정해일주는 정관이면서 천을귀인을 깔았으면서 태지에 놓여있으니 경거망동하지 않으며 성품이 어질고 반듯하다. 지장간 속에는 무토 상관이 임수 정관을 극하는 것을 갑목 정인이 막았으니 흉이 길로 바뀌는 모습으로서 반드시 인성을 중요하게 쓰는 일주가 되므로 어머니와의 관계가 각별하고 공부를 죽을 때까지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이러한 정해일주가 해묘(미) 삼합으로 편인을 합하면서 편관이 비견을 극하는 구조이다. 또한 편관의 뿌리인 해수가 일지에 있으니 비견을 편관으로 제압해서 쓰는 사주다. 즉, 편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편관이 용신이 되는 사주란 소리다. 이러한 물상은 집안이 큰 가업(편관)을 갖고 있는데 일간은 가업에 동참하는 모습이고(해묘 합) 그에 따라 다른 형제 혹은 사회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확보하는 모습이다.(비견의 극)
대대로 의사집안에서 형제들보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 해서 명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경우를 상상해 보면 되겠다. 대운의 흐름도 금에서 수로 흘러가니 무진장 좋다.
이 사주도 시주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갈라진다. 아래를 보자.
먼저 시주에 인성을 둔 경우. 이 경우는 편관의 길함을 인성으로 가져오는 천간 구조는 나쁘다고 할 수가 없으나 지지에서 용신 정관을 사해충으로 양 옆에서 깨부수고 있다. 충 때문에 정관이 깨지고 편관의 뿌리가 흔들리게 되므로 좋다고 할 수가 없다. 만약 천간에 정인을 두는 갑진시가 되면 진토는 상관이기에 정관을 극하므로 또한 좋지 않다.
시주에 재성을 둔 경우.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가 있다. 애초에 편관을 극해서 식신제살처럼 쓰는 사주가 아니라 편관으로 비견을 극해서 항상 뚜렷한 목표의식과 삶에 대한 강한 열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므로 편관을 생해주는 재성을 시주에 둔다면 명문대 의대를 졸업하고 집안의 기대를 받던 엘리트가 나중에 독립하여 병원을 개업할 때 집안에서 넉넉한 후원까지 받을 수 있는 물상이다.
시주에 상관을 둔 경우. 이렇게 되면 아주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 사주가 원래 지니고 있는 길함을 반감해 버린다. 무토가 계수를 무계합으로 없애 버리면 삶의 어려움과 난관이라 할 수 있는 편관을 제살한 공은 있을지언정, 더 이상 무찌를 적이 사라져서 평범해진 은퇴한 영웅처럼 당찬 포부와 용기는 다 잃어버리고 현실에 안주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남명이 되면 초년에 인성 운으로 흐를 때는 그저 그렇다가 38세부터 편관 수 대운이 흘러 들어오면 발복한다.
관성이 용신이니 최대한 큰 조직으로 가서 많은 사람들을 리더십으로 휘어잡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명일 때 한가지 흠은 무재성 사주가 운에서도 재성 대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이 사람의 약점이자 콤플렉스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시주에는 재성을 놓을 수 있는 경자시(자정~새벽 1시30분), 신해시(밤 22시30분~자정)가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