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살때쯤으로 기억한다. 자동차 딜러에 광고 세일즈하러 돌아다닐때였다.
온종일 자동차 딜러를 여러군데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하던 중 제리 (Jerry's) 가문이 운영하는 포드 자동차 딜러에 방문을 했다. 그날 포드딜러의 메니저와 만나기로 예약이 되어있었다.
...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주르륵 날정도로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약속시간에 맞춰 메니져를 만나 미팅을 했다. 그런데 이 메니저가 나에게 이것저것 질문만 실컷 하고는 도저히 예산이 안맞는다며 이번에는 계약을 하지 못하겠다고 다음에 보자고 하는 것이다.
나는 오랜 미팅을 하고도 헛걸음을 한것이 속상해서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속으로 투덜댔다.
그런데 어떤 백발의 외소한 할아버지가 덜덜덜 소리를 내는 작고 허름한 소형 중고차를 몰고와 내 차옆에 주차를 했다.. 그의 차는 페인트도 여기저기 벗겨져 있었다..
나는 관심없는 듯 내 차에 타려는데 그 할아버지가 차에서 내리더니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미쓰~ ...하이~.... 나는 그사람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 사람은 그저 평범한 반팔 티셔츠에 싸구려 반바지.. 그리고 엄지발가락에 걸리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여름이니 당연했지만.. 그 사람의 덜덜거리는 중고차와 초라한 행색을 보면서 약간 나도 모르게 경계를 했다.. 미국에는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내 마음 속으로는 경계를 했지만 그 사람의 인사에 대답을 해줘야 하니 그야말로 성의없이.. 하이~... 라며 대답을 해주고는 차에 다시 타려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가... 내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처음본 남자가 아무런 이유없이 이름을 물어 볼때는 경계를하기 때문에 나는 약간 멈칫하며 억지로 대답을 해주었다..
저는 진 인데요? 왜그러시죠?,,,이사람이 물었다.. 여기는 왜 온거에요? 차를 사러 오셨나요? ...
나는 대답했다 아뇨 일이 있어서 왔어요...
무슨 일인데요?....네~...광고 때문에 왔어요....
이 사람은 다시 내게 물었다... 광고요? 그럼 계약을 땄나요? ...
아뇨 못땄어요...아니 왜죠? 왜 못땄어요?.... 라며 집요하게 물어왔다.
나는 이사람이 계속 질문을 해오는 것에 좀 짜증이 났다...
제가 그런 얘기를 왜 당신에게 해주어야 하죠?
이 사람이 다시 말을 했다.. 아~ 정말 궁금 해서요 저도 여기 볼일이 있어서 왔거든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궁금해서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난치듯이 대답을 했다.. 여기 메니저가 있는데 아주 못됐어요.. 저와 약속을 해놓고는 저의 시간만 뺏고 계약도 안해주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 화가 났어요..라며 웃으며 대답했다.
이 할아버지는 갑자기 놀라는 표정으로..그래요?..... 아니.... 그 메니저 진짜 못됐군요...... 이렇게 젊고 예쁜 아가씨의 시간을 뺏고 계약도 안해주다니.. 하면서 웃으며 장단을 맞춰줬다..
나는 이사람에게 더이상 길게 얘기해줘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고 내가 왜 이 사람에게 내가 하는 일을 설명 해줘야 하나 싶어서. 성급히 차에 타려고 이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저는 이제 가봐야 겠어요... 바이~~
그랬더니 이사람이 ...그대로 포기하시는거에요? 하면서 또 대화를 하자고 말을 걸어왔다..
나는 좀 짜증이 났다... 아 저는 가봐야 되거든요...
그랬더니... 이사람이 이리 오세요 저와 같이 가요 제가 얘기 해 드릴께요.. 그러는 것이다...
나는 진짜 화가 났다... 보자 하니 행색도 비지니스를 할 것 같이 생기지도 않고 정말 가난한 농부처럼 생긴 할아버지 처럼 보이는데 나의 일을 도와준다는 것이 나를 희롱하는 것 같고 너무나 황당해서..
지금 장난 치세요?,,,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갑자기 악수를 건냈다... 나는 그만 작별인사를 하자는 줄 알고 그사람의 손을 잡았더니...
그 사람 왈..... 미스진.... 반가워요... 저는 제리 에요....
누구요 ?.. ..네 ?........그사람을 또 말했다....제리 라구요 ~ 하면서 손가락으로 빌딩 꼭대기를 가르치는데 거기에는 Jerry's Ford 라고 적혀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이름이 제리 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너무나 깜짝 놀래서 이사람이 나에게 장난을 치는 것 같았다..
어떻게 그런 갑부가 이런 차림에 이런 자동차라니... 분명 이 사람은 장난을 치는것이 분명하게 생각되어 화가 났다..
이것 보세요.... 왜 저에게.. 장난을 치는 거에요? 하며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이사람은 자기를 따라오라며 내 손을 잡고 나를 끌고 갔다...
나는 이사람이 왜이러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반심 반의 하며 그사람 손에 이끌려 자동차 딜러 숖 안으로 들어갔다...
이 사람이 들어가자 마자 전 직원이 일제히 인사를 한다.. 하이~ 미스터 제리~~~ 좀전에 나와 미팅을 했던 그 메니저도 달려나와 이 할아버지 앞에서 정중히 인사를 한다.....
옴마야~~~ 이사람이 미스터 제리씨라니..~
나는 그야말로 놀래 자빠지는 줄 알았다..
미스터 제리는 내 손을 꼭 잡은 상태에서 그 메니저에게 말을 걸었다.
자네가 이 아가씨의 광고를 거절했나? ,,,
그러니까 그 메니저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나를 보면서 씩 웃더니... 아네~ 제가 예산이 없어 거절 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미스터 제리는 그 사람보고.. 당장 광고를 계약해 주라고 메니저에게 지시를 했고 난 광고를 계약하게 되었다...
아마도 미스터 제리는 젊은 20대 후반 동양 아가씨가 복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세일즈를 하러 다니는 것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미스터 제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충격을 받았다... 그사람은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하며... 다음부터는 저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요 하면서 농담을 건냈다.
제리 가문은 자동차 딜러를 몇십군데 가지고 있을정도로 큰 갑부 집안이다. ..대부분 딜러들은 메니저들이 운영하고 사장인 제리씨는 딜러에서 얼굴을 볼수 조차 없는 고위층이다. 딜러가 얼마나 많은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딜러들을 방문할때도 헬리콥터로 이동할 정도다.
그런 갑부가.. 슬리퍼에 허름한 반바지에 티셔츠.. 그 뿐아니라 덜덜거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소형 중고차에 페인트까지 벗겨진 자동차를 끌고 다닐 줄이야.....
이사람에게 물었다 왜 그런 모습으로 다니는가...
그 사람이 나에게 해주었던 이 대답이 15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내가 겉으로 멋스럽게 하고 다니던 허름하게하고 다니던 내가 제리 라는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런것은 중요한게 아니죠 "
나는 가끔 이 사람과의 만남이 떠오른다...진정한 자신감은 외모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 스스로를 소중한 존재로 여길때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하물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너는 내 아들이다 너는 내 딸이다.. 왕같은 제사장들이다 라고 칭해주시고 택해주신사람들인데 우리 모두는 얼마나 귀한 존재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