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이 빠른 부분, 빨간색이 느린 부분입니다.
시작부터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힘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맵매칭이 빠르게 되지 않았다. 1번 찾을때도 골짜기로 진입하기 전 주변을 몇번씩 둘러보았다. 그렇게 1번을 찾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2번에서 분명 2단계 식생표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나 낯선, 이쁜 민트색 식생표기를 보면서 거기에 관심이 꽂혔다. 몇단계를 표현한 것일까? 맞을까? 아닐까? 지도제작자가 아닌 선수 입장에서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ㅎㅎㅎ
경기 초반부터 이종석 회장님과 나보다 2분 전에 출발한 김지훈 선수를 만났다. 최근 몇 경기에서 경기 중에 다른 선수를 의식하면 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내 갈길 가자고 계속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경기 중 계속, 중간중간 눈 앞에 김지훈 선수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김지훈 선수를 만났다는 것은 그 지점에서 내가 2분 앞섰다는 뜻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는데 시간계산이 자동으로 되었다. 결국 사고가 났다. 5번에서 6번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직선상 놓인 승마로로 진입해서 가려고 등고선타기를 시도했다. 등고선 타기로 이동하려면 골짜기 안부 부분을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난 아주 자연스럽게 경사면 왼쪽으로 내려서서 또 다른 승마로 지점을 이동하고 있었다. 분명 내가 가고자 했던 길로 제대로 갔다면 우측에 물줄기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나의 왼쪽편으로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ㅎㅎㅎ 또 위치를 잃었다!!! 왼쪽 계곡 북쪽에 있는 승마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승마로 삼거리가 나올때까지 달리면서 이동했다. 그런데 승마로 삼거리가 보이지 않았다. 또 당황했다. 이때부터 걸으면서 왼쪽 계곡과 거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지점을 확인한 후 승마로를 가로지르는 물줄기를 확인하기 위해 또 걸었다. 지도에서 표현된 굵기보다는 작았다. 평소 간헐천이었는데 최근 비가 와서 물줄기가 약하게 형성된 것 같았다. 확신이 안드니까 계속 걸으면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물줄기 Y자 지형도 확인했는데 컨트롤 원이 지도를 가려서 빠르게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주변보다 약간 높은 지형에서 함몰지를 확인하고 펀칭했다.
지체한 시간을 만회하려고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 역시 이번엔 레그선이 승마로를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승마로가 확실한 루트였는데 오버프린팅한 부분들이 가려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이 점은 반드시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 6번에서 W21E클래스 선수들을 대거 만났고 거의 같이 나란히 가게 되었다. 이때도 난 승마로가 보이지 않았다. 통행불가 울타리와 물컵만 보였다.ㅠㅠ 결국 또 울타리 동쪽끝에서 골짜기를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오는 멍청한 에너지 낭비를 하고 말았다. 나도 이제 잘 안보인다..ㅠㅠ
그렇게 7번에서 김지훈 선수를 또 만났다.ㅎㅎ 8번부터 11번까지 계속 보았다. 그래서 내가 11번까지 2위였었다!!! 결정적 실수는 12번에서 나왔다. 11번에서 이동할 때 길로 돌아가면 등행에서 손해를 볼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오판이었다. 지도 속 완만해보이는 등고선은 절대 완만하지 않았다. 경사면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또 시간손실, 체력손실을 보았다. 로스타임도 1분56초로 나왔다. 6,7번에서도 로스타임이 2분53초였다. 이 구간만 제대로 공략했다면 현재 기록에서 약 5분을 줄일 수 있었다.
이번 경기평가도 이전과 같다. 체력을 높여야 하고, 상대 선수를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