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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원바안
56년만에 이탈리아로 돌아온 월드컵은 어느덧 14회째를 맞았다. 대회는 이미 올림픽을 능가하는 단일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본선은 이탈리아 12개도시에서 열렸다. 52경기에서 연인원 278만명을 동원했고 그 중의 반은 외국인이였고 관광수입도 16억 달러나 됐다.
대회는 167개국에 TV로 방영되었고 시청자는 연인원 251억명으로 역대최고를 기록했다. 결승전은 15억명 즉 세계 인구 3명당 1명꼴로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지난대회와 비교해서 아시아의 시청자 수는 2배 이상, 아프리카의 시청자 수는 6배 이상으로 급증했는데 중국의 한 17세소년은 축구중계를 못보게 한 아버지를 목 졸라 죽이는 사건도 있을 정도였다.
대회방식은 지난대회와 마찬가지로 6개조에 4개국씩 각조 1. 2위를 차지한 12개국과 조 3위 국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4개국이 16강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 추첨은 1989년 12월 9일 로마에서 거행됐다. 전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개최국 이탈리아, 그리고 서독과 브라질, 벨기에까지는 문제없이 시드를 배정받았지만 마지막 자리를 둘러싸고 잉글랜드와 스페인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조직 위원회는 잉글랜드를 F조에 시드로 배정하고 경기장을 바다를 사이에 둔 사르데냐 섬으로 했다. 그것은 악명 높은 잉글랜드의 훌리건을 적어도 1차리그 동안은 이탈리아 본토에서 격리하기 위해서였다. FIFA의 이 같은 결정은 과거의 전적을 고려한 결과라고 발표했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제14회90.이탈리아월드컵 조편성은 다음과 같았다.
A조 :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미국, 체코슬로바키아
B조 : 아르헨티나, 카메룬, 소련, 루마니아
C조 : 브라질, 스웨덴, 코스타리카, 스코틀랜드
D조 : 서독, 유고슬라비아, UAE, 콜롬비아
E조 : 벨기에, 한국, 우루과이, 스페인
F조 : 잉글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이집트
☆ A조 예선(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미국, 체코슬로바키아)
1990년 6월 9일 로마 올림픽 스타디움 관중:73303
이탈리아[1승] 1 (0-0) 0 오스트리아[1패]
19.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후반 33분
대회전 홈에서 우승을 자신만만해 했던 이탈리아는 본선이 시작되자 우승에 대한 중압감과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득점력부족에 시달렸다. 첫 경기에서 강적 오스트리아를 만난 이타리아는 후반 종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다 후반 29분 교체투입된 스킬라치가 4분만에 천금같은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첫 승을 올렸다.
이탈리아의 결승골을 성공시킨 스킬라치는 후보선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한골로 이탈리아의 고질병인 득점력 빈곤을 해결해줄 수호신으로 등장했다.
1990년 6월 10일 플로렌스 코뮤날레 스타디움 관중:33266
미국[1패] 1 (0-2) 5 체코슬로바키아[1승]
10. 토마스 스쿠라비(체코슬로바키아) 전반 25분, 후반 33분
7. 미샬 빌레크(체코슬로바키아) PK 전반 39분
4. 이반 하세크(체코슬로바키아) 후반 5분
20. 폴 칼리기우리(미국) 후반 16분
18. 밀란 루호비(체코슬로바키아) 후반 45분
체코슬로바키아는 유럽내에서도 알아주는 강팀이였지만 월드컵에서는 지난 62년 칠레대회 준우승이후 본선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이였던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도 졸전끝에 2무1패로 예선 탈락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1승의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상대가 50년 대회 이후 40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축구불모지 미국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94년대회 차기 개최국으로써 대표팀 강화를 위해 전력 극대화를 이뤘고 이번대회 진출하며 제2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중계 때의 높은 시청률과 더불어 1990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로부터 선수를 끌어 모은 메이저리그사커를 출범시키면서 미국축구는 일대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1986년 대회의 유치를 열심히 한 것도 국내축구의 재건을 서둘렀기 때문이었다. 1976년에는 브라질, 이탈리아, 잉글랜드를 초청해 건국200주년기념 축구 대회도 개최할 정도였고 단적으로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는 1966년에 하나도 등록되지 않았던 유소년 축구클럽이 3년 후에는 180개로 늘어날 정도였다.
그러나 아직 세계무대와의 격차는 컸다. 체코는 미국에 5:1로 대승을 거두며 28년만에 본선에서 승리를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전반 26분 스쿠라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39분 빌라크의 페널트킥으로 전반을 2:0으로 앞선 뒤 후반 오른쪽 코너킥을 하세크와 스쿠라비가 잇따라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미국을 대파했다. 미국은 후반 16분 칼리기우리가 30m 단독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골기퍼까지 제치는 만회골로 만족해야했다. 체코는 첫 승을 올리며 16강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1990년 6월 14일 로마 올림픽 스타디움 관중:73423
이탈리아[2승] 1 (1-0) 0 미국[2패]
13. 지우세페 지안니니(이탈리아) 전반 11분
2차전에서 조 최약체 미국을 만난 이탈리아였지만 여전히 득점력부족은 풀리지 않았다. 전반 11분 지안니니의 선취골이 그대로 결승골로 이어졌다. 왼쪽 허리진영에서 연결받은 패스를 지안니니가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멋진 왼발슛으로 미국 골문 왼쪽구석을 갈랐다. 이탈리아는 미국을 맞아 대승을 예고했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게는 득점력부재를 해결해 줄 또 하나의 해결책인 빗장수비. 카타네치오가 있었다.
지난 70년 멕시코대회 이후 이탈리아 축구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이 카타네치오는 이번대회에서도 이탈리아의 통산 4번째 우승의 중요한 역활을 예고하고 있었다.
1990년 6월 15일 플로렌스 코뮤날레 스타디움 관중:38962
오스트리아[2패] 0 (0-1) 1 체코슬로바키아[2승]
7. 미샬 빌레크(체코슬로바키아) PK 전반 30분
1패로 벼랑끝에 몰린 오스트리아와 첫승을 올린 체코가 2차전에서 만났다. 전력상으로 보면 어느팀도 뒤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저력을 과시하고 있던 양팀의 대결은 1골 싸움이 됐다.
전반 30분 수비수의 어이없는 백패스를 가로첸 스쿠라비가 골기퍼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자 골기퍼가 반칙으로 체코가 페널트킥을 얻어냈다. 빌레크의 침착한 슛..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아쉽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했던 오스트리아는 또 한번 지울 수 없는 결승골로 이어졌다. 체코는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990년 6월 19일 로마 올림픽 스타디움 관중:73303
이탈리아[3승] 2 (1-0) 0 체코슬로바키아[2승1패]
19.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전반 9분
15.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후반 33분
첫 경기 결승골로 일약 주전으로 도약한 스킬라치가 또 한번 이름값을 하며 주전 스트라이커로써의 입지를 굳혔다. 체코와의 최종전에서도 전반 9분 결승골이나 다름없는 선취골을 터트린 것이다.
데 나폴리가 슛한 공이 땅에 맞고 튀긴 것을 받아 그대로 헤딩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는 4년 후 미국 대회에서 맹활약하게 될 말총머리 스타 바조도 선발 출장해 후반 33분 팀의 쐐기골을 터트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바조는 중앙선부근에서부터 2:1패스를 주고받은 뒤 돌파. 수비수 2명을 제치는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오른발 슛으로 체코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았다. 이 골장면은 이탈리아 대회 가장 멋진 골 중 하나로 기록됐다.
스킬라치-바지오의 황금콤비가 이탈리아의 빈곤한 공격력을 서서히 메우며 우승으로써의 조건을 갖춰가고 있었다.
1990년 6월 19일 플로렌스 코뮤날레 스타디움 관중:34857
오스트리아[1승2패] 2 (0-0) 1 미국[3패]
13. 안드레아스 오그리스(오스트리아) 후반 7분
14. 게라드 로닥스(오스트리아) 후반 20분
16. 브루스 머레이(미국) 후반 40분
오스트리아는 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32년만에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종전에서 약체 미국에 2:1로 승리하긴 했지만 별 의미없는 승리였다. 후반 7분 오그니스가 40여m를 단독으로 치고 들어가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툭 차 넣어 미국 골문 오른쪽을 갈랐다. 후반 20분에는 로닥스가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그대로 오른발로 차넣어 쐐기골을 만들었다. 미국은 종료 5분전 머레이가 슛한 공이 골기퍼가 번칭한 것이 실수로 골문안으로 들어가면서 만회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A조 최종순위
1. 이탈리아 3승0무0패 4득점 0실점 +4 승점 6
2. 체코슬로바키아 2승0무1패 6득점 3실점 +3 승점 4
3. 오스트리아 1승0무2패 2득점 3실점 -1 승점 2
4. 미국 0승0무3패 2득점 8실점 -6 승점 0
이탈리아, 체코슬로바키아 16강진출!
☆ B조 예선(아르헨티나, 카메룬, 소련, 루마니아)
1990년 6월 8일 밀라노 지우세페 메아짜 스타디움 (개막전) 관중:73780
아르헨티나[1패] 0 (0-0) 1 카메룬[1승]
7. 프란시스 오맘(카메룬) 후반 22분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전에는 아직까지도 4대 미스테리 중 하나로 뽑히고 있는 카메룬의 전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 격파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아프리카의 검은 사자가 엄청난 일을 낸 것이다. 평가전에서 예기치 않은 패배로 골머리를 알던 빌라르도 아르헨티나 감독은 정규선수 부재와 선수들의 컨디션 난, 부상자 속출 등의 변명으로 일관하다 마침내 본선 무대에서 봉변을 당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아나운서는 사상 최악의 부끄러운 패배라며 외쳤다. 대회 전 7개국에서 불러들인 선수들의 중심이 되야 할 마라도나도 부상과 병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결국 카메룬은 2명이 퇴장당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후반 22분 왼쪽 크로스가 높게 뜬 공을 오맘이 돌고래처럼 튀어 올라 헤딩슛..골은 아르헨티나 골기퍼 카나의 손에 맞고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1:0 카메룬의 승리. 수도 야운데에서는 수천명이 도로에 나와 승리를 환호하는 춤을 췄고 아나운서 역시 믿기지 않은 승리에 절규했다. 카메룬의 이 승리는 월드컵 본선 첫번째 승리이였다.
1990년 6월 9일 바리 산트 니콜라 스타디움 관중:42907
소련[1패] 0 (0-1) 2 루마니아[1승]
7. 마리우스 라카투스(루마니아) 전반 42분, PK 후반 2분
1989년 말 4반세기에 걸쳐 나라를 지위했던 독재자 차우세스크가 타도되면서 동유럽국가. 특히 루마니아는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이는 곧 축구 선수들이 유럽으로부터 높은 몸값에 팔려나가는 발판이 됐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전력이 급상승했며 20년만에 월드컵 본선진출까지 이루어냈다.
루마니아는 70년 멕시코대회 이후 극심한 침체기로 유럽축구의 변방을 벗어나지 못하다 6년 전 84프랑스유럽축구선수권 본선에 진출하면서 서서히 유럽무대에서 입지를 높혀갔다. 이러한 실력들은 본선에서 루마니아를 무시 못하게 만들었는데 강력한 라이벌이였던 소련과의 1차전에서 전반 42분 라카투스의 강력한 오른발 슛과 페널트킥 등 2골로 2:0으로 소련을 격침시키면서 본선 첫 승을 올렸다.
1990년 6월 13일 나폴리 산 파올로 스타디움 관중:55759
아르헨티나[1승1패] 2 (1-0) 0 소련[2패]
21. 페드로 트로글리오(아르헨티나) 전반 27분
7. 호세 부루차가(아르헨티나) 후반 34분
카메룬에게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며 전 대회 우승국의 상처을 입은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2차전에서 전열을 재정비하며 소련와 만났다. 소련은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에게 완패하는 등 전력이 많이 약화되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7분 오른쪽 코너킥을 받은 트로글리오의 멋진 헤딩슛에 이어 후반 34분 부루차가의 추가골로 2:0으로 소련을 꺽고 1승을 올리며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1990년 6월 14일 바리 산트 니콜라 스타디움 관중:38687
카메룬[2승] 2 (0-0) 1 루마니아[1승1패]
9. 로저 밀라(카메룬) 후반 31분, 후반 41분
18. 가브릴라 발린트(루마니아) 후반 44분
아프리카 국가들의 특징은 한번 상승세를 타면 무서운 힘을 발휘해낸다는 것이다. 개막전에서 전대회 우승국을 꺽은 카메룬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루마니아를 맞아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팽팽한 0:0의 균형은 후반 13분 그 해 38살로 카메룬 국가대표 최고령 선수였던 밀라가 교체해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카메룬 쪽으로 옮겨갔다.
정신적인 지주였던 밀라는 한때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의 명령으로 다시 복귀했다. 밀라는 후반 31분 루마니아 수비수 안도니에와의 헤딩볼 다툼에서 앞선 뒤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작열했다.
종료 4분전에는 다시 한번 쐐기골을 터트리며 조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루마니아는 종료 직전 오프사이드를 피한 발린트가 왼발로 만회골을 성공시켰지만 카메룬의 승리를 막진 못했다. 카메룬은 2연승으로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으며 아프리카 국가로는 지난 대회 모로코에 이어 2번째로 2회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2골을 터트린 로저 밀라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승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60개이상의 부족들 간의 대립으로 고통 받던 카메룬도 이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만은 달랐다.
1990년 6월 18일 나폴리 산 파올로 스타디움 관중:52733
아르헨티나[1승1무1패] 1 (0-0) 1 루마니아[1승1무1패]
15. 페드로 몬존(아르헨티나) 후반 18분
18. 가브릴라 발린트(루마니아) 후반 23분
아르헨티나와 루마니아는 각각 1승1패씩을 기록하며 사실상 2회전 진출을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무승부라도 만들어 내야하는 상황이였다. 두 팀 모두 카메룬에게 일격을 당했다는 점이 공통점이였지만 특히 아르헨티나는 전 대회 우승멤버를 거의 다 보유하고도 4년전과 같은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팽팽한 균형은 아르헨티나의 몬존이 후반 18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깨졌다. 오른쪽 코너부분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받은 몬존이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5분 후 루마니아도 반격에 나섰고 발린트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저력을 발휘하며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루마니아는 아르헨티나에 다 득점에 앞서 조 2위가 됐고 아르헨티나는 전 대회 우승국으로써의 플레이를 완전히 상실하며 조 3위 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16강에 턱걸이했다. 아르헨티나는 예선 3경기에서 경고를 6명이나 받는 등 도무지 최강팀답지 않은 경기를 했다. 루마니아의 에머리히 감독은 "이것으로 많은 선수가 외국에서 인정받고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기회도 늘어 날것"이라며 기뻐했다.
1990년 6월 18일 바리 산트 니콜라 스타디움 관중:37303
카메룬[2승1패] 0 (0-2) 4 소련[1승2패]
10. 올레그 프로타소프(소련) 전반 20분
17. 안드레이 지그만토비치(소련) 전반 29분
9. 알렉산드르 자바로프(소련) 후반 10분
11. 이고르 도브로볼스키(소련) 후반 18분
소련은 이미 2패로 탈락이 유력시 됐지만 최선을 다했다. 2연승으로 16강진출을 확정지은 카메룬 선수들에겐 소련전은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전반 20분 오른쪽 낮게 날라온 코로스를 프로타소프가 오른발을 갖다대면서 선취골을 기록했다. 전반 29분 자바로프의 슛이 윗 골퍼스트를 튕기고 나오자 달려들던 지그만토비치가 밀어넣어 2:0..후반 10분에는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피하는 패스를 받은 자바로프가 강력한 왼발슛으로 3번째골을 기록한다.. 이어 후반 18분 왼쪽 센터링을 받은 도브로볼스키의 마무리 헤딩슛으로 소련은 카메룬을 4:0으로 대파했지만 아르헨티나와 루마니아가 비김으로써 조 4위로 예선탈락이 확정됐다. 소련이 월드컵 본선에서 예선탈락한건 지난 58년 첫 출전 이후 처음있는 일이였다.
사실상 정권이 붕괴한 소련의 전력약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였다. 선수들의 해외활동이 자유로워지고 있던 현실에서 새로운 흐름이 불리하게 작용한 소련은 성적이 나빠진 최대 원인 중 하나가 선수들이 자신의 상품가치를 너무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B조 최종순위
1. 카메룬 2승0무1패 3득점 5실점 -2 승점 4
2. 루마니아 1승1무1패 4득점 3실점 +1 승점 3
3. 아르헨티나 1승1무1패 3득점 2실점 +1 승점 3
4. 소련 1승0무2패 4득점 4실점 0 승점 2
카메룬,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16강진출!
☆ C조 예선(브라질, 스웨덴, 코스타리카, 스코틀랜드)
1990년 6월 10일 튜린 델레 알피 스타디움 관중:62628
브라질[1승] 2 (1-0) 1 스웨덴(1패)
9. 카레카(브라질) 전반 40분, 후반 18분
17. 토마스 브롤린(스웨덴) 후반 34분
대회는 일반적으로 이탈리아-브라질-네덜란드-서독 순으로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었다. 지난 70년 멕시코대회 이후 20년간 월드컵에서 우승을 놓친 남미축구 최강자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후보였다. 특히 1년 전 코파아메리카컵에서 40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이번대회 강한 희망을 걸고 있었다. 열광적인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도 역시 브라질이 조국 이탈리아보다 한수 위라고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있을 정도였다.
첫 경기는 12년만에 본선에 오른 스웨덴과의 대결이였다. 스웨덴은 역대 본선진출이 7회나 됐고 준우승 1번에 4강진출 2번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북유럽의 강호였다. 그러나 지난 74년 서독대회 이후 2회전에 오르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브라질의 우세속에 진행됐다. 전반 40분 카레카가 골기퍼까지 여유있게 제치는 선제골로 전반을 앞선 브라질은 후반 18분 오른쪽에서 물러가 밀어준 공을 카레카가 달려들면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스웨덴은 브롤린이 한 골이 만회하는데 그쳤다.
1990년 6월 11일 제노바 루이기 페라리스 스타디움 관중:30867
코스타리카[1승] 1 (0-0) 0 스코틀랜드[1패]
14. 후안 아르놀도 카야소(코스타리카) 후반 4분
멕시코를 꺽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와 5회 연속 본선진출한 스코틀랜드가 C조 1차전에서 격돌했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74년 서독대회부터 5회 연속 출전했지만 모두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본 비운의 팀이였다.
코스타리카는 북중미 2차예선에서 단골손님이자 지난대회 8강진출국 멕시코를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하며 본선까지 진출했다. 대부분 아마추어로 구성된 코스타리카는 따로 직업이 있는 선수가 있을 정도였다. 감독인 밀루티노비치는 지난 대회 멕시코를 8강으로 이끈 명장이였다.
경기는 의외로 선전을 펼친 코스타리카의 1:0 승리로 끝났다. 후반 4분 몬테로의 그림같은 힐패스를 받은 카야소가 골기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스코틀랜드는 또다시 1회전 탈락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1990년 6월 16일 튜린 델레 알피 스타디움 관중:58007
브라질[2승] 1 (1-0) 0 코스타리카[1승1패]
15. 뮬러(브라질) 전반 33분
스코틀랜드를 꺽으며 작은 이변을 연출한 코스타리카는 2차전에서 막강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반 33분 브라질이 뮬러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하마터면 망신을 당할 뻔한 경기였다.
조르징유의 롱 스로인을 받은 뮬러가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브라질은 2연승으로 여유있게 16강에 안착했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패했지만 16강행을 포기하기엔 아직 일렀다.
1990년 6월 16일 제노바 루이기 페라리스 스타디움 관중:31823
스웨덴[2패] 1 (0-1) 2 스코틀랜드[1승1패]
16. 스튜어트 맥 콜(스코틀랜드) 전반 10분
7. 마우리스 존스톤(스코틀랜드) PK 후반 35분
15. 글렌 스트롬베르그(스웨덴) 후반 41분
스코틀랜드와 스웨덴은 1패로 지는 팀은 나락으로 빠져버릴 위기였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이 경기마저 패한다면 5회 연속 1회전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할 위험한 상황이였다.
스코틀랜드는 전반 10분 오른쪽 코너킥을 받은 맥 콜이 오른발로 밀어넣어 선취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이 후 스웨덴의 숱한 공격을 막은 체 후반 35분 존 스톤의 페널트킥으로 2: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스웨덴은 종료 4분 전 중앙선에서 골문전으로 한번에 연결된 패스를 스토롬베르그가 논스톱슛으로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스코틀랜드 승리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2:1로 승리한 스코틀랜드는 마지막 브라질전에서 2회전진출의 한가닥 희망을 살려냈다.
1990년 6월 20일 제노바 루이기 페라리스 스타디움 관중:30233
스웨덴[3패] 1 (1-0) 2 코스타리카[2승1패]
18. 조니 엑스트로엠(스웨덴) 전반 32분
3. 로저 플로레스(코스타리카) 후반 30분
7. 에르난 메드포드(코스타리카) 후반 43분
이미 2패로 전의를 상실한 스웨덴과 1승1패로 반드시 이겨야 16강행을 노릴수 있었던 코스타리카는 선수들의 자세부터가 틀려있었다. 하지만 스웨덴은 먼저 선취골을 따냈다. 전반 32분 왼쪽 45도각도에서 얻은 프리킥을 코스타리카 골기퍼 코네소가 막아냈지만 엑스트로엠이 제차 슛. 선제골을 뽑아내며 마지막 1승을 위해 최선의 경기를 펼쳤다.
전반을 뒤친 체 마친 코스타리카는 후반 들어 파상적인 공격으로 스웨덴을 압박했고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후반 30분 마침내 수비수 플로레스가 오른쪽 코너킥을 이어받아 방향을 바꿔놓는 멋진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코스타리카는 사실상 16강 진출이 확정됐음에도 후반 교체해 들어간 메드포드가 종료 2분전 미드필더에서부터 받은 헤딩 패스를 오프사이드를 피해 골기퍼와 1:1로 맞서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쪽 구석을 가르는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리며 스웨덴을 전패로 밀어넣었다.
이 승리로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모두 거리로 뛰쳐나와 기뻐했고 칼데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은 역사적인 승리로 우리나라가 스포츠계에서 이룩한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며 선수들의 건투를 칭찬했다.
코스타리카는 사상 첫 출전에 16강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0년 6월 20일 튜린 델레 알피 스타디움 관중:62502
브라질[3승] 1 (0-0) 0 스코틀랜드[1승2패]
15. 뮬러(브라질) 후반 37분
브라질은 사실상 16강진출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2회전 진출이 간절한 스코틀랜드를 맞아 최선을 다했다. 접전이 계속되던 후반 37분 교체선수 뮬러는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또한번 결승골을 작열하며 1:0 승리의 역활을 해내며 브라질을 3전전승으로 이끌었다.
카레카의 슛을 스코틀랜드 골기퍼 링턴이 막아냈지만 흐른 공을 제차 슛한 뮬러를 막지 못했다. 브라질은 지난 82년 스페인대회 이후 3개 대회 연속 예선전에서 3전전승을 기록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스코틀랜드는 5회 연속출전 통산 7회 본선진출해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C조 최종순위
1. 브라질 3승0무0패 4득점 1실점 +3 승점 6
2. 코스타리카 2승0무1패 3득점 2실점 +1 승점 4
3. 스코틀랜드 1승0무2패 2득점 3실점 -1 승점 2
4. 스웨덴 0승0무3패 3득점 6실점 -3 승점 0
브라질, 코스타리카 16강진출!
☆ D조 예선(서독, 유고슬라비아, UAE, 콜롬비아)
1990년 6월 9일 볼로냐 레나토 델 아라 스타디움 관중:30791
UAE[1패] 0 (0-0) 2 콜롬비아[1승]
11. 베르나르도 레딘(콜롬비아) 후반 5분
10. 카를로스 발데라마(콜롬비아) 후반 40분
콜롬비아는 지난 62년 칠레 대회 이후 28년만에 다시 2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플레이오프 끝에 이스라엘을 힘겹게 따돌리고 본선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것이다. UAE는 서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성장이 빠른 국가였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처음 참가해 본선진출을 이루는 무서운 저력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시아 축구는 세계축구와 큰 격차가 있었다. 전반을 그런데로 잘 버티던 UAE는 후반 5분만에 콜롬비아 레딘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다. 콜롬비아는 종료 5분전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피한 패스를 받은 발데라마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반대편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으면서 추가골을 성공하면서 2:0으로 완승했다. 콜롬비아는 월드컵 본선에서 얻은 첫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첫 승을 기록한 콜롬비아는 사상 첫 16강진출에도 한발짝 다가섰다.
1990년 6월 10일 밀라노 지우세페 메아짜 스타디움 관중:74765
서독[1승] 4 (2-0) 1 유고슬라비아[1패]
10. 로타르 마테우스(서독) 전반 28분, 후반 20분
18. 위르겐 클린스만(서독) 전반 39분
6. 다보르 조지치(유고슬라비아) 후반 10분
9. 루디 푈러(서독) 후반 26분
베켄바워 감독이 이끄는 서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로 월드컵에서 싸우고 있었다. 클린스만, 마테우스, 푈러 등 대부분의 주력 선수가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조직을 중요시하는 전통에 이탈리아식 축구가 융합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공격력 강화로 이어져 대회 직전까지도 서독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서독의 저력은 첫 경기 유고슬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확실히 들어났다.
전반 28분 레더의 패스를 받은 마테우스가 골문 정면에서 수비수 1명을 달고 돌면서 멋진 터닝 왼발슛을 터트리면서 서독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어 전반 39분에는 브레멘의 왼쪽에서의 센터링을 받은 클린스만이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골을 작열한다..2:0 서독의 리드
후반 들어서도 서독은 동유럽의 강호 유고를 계속해서 밀어붙었다. 후반 10분 유고가 조지치의 헤딩골로 따라붙자 곧바로 후반 20분 오늘 경기의 히어로 마테우스가 중앙선에서부터 돌파 후 유고 수비수 스파시치를 제치고 그대로 슛한 공이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26분에는 유고 골기퍼 이브코비치가 브레메의 슛을 어이없게 놓치면서 4번째까지... 강적 유고를 4:1로 격파한 서독은 불과 4년 전 대회에서 득점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예전의 그 팀이 아니였다.
1990년 6월 14일 볼로냐 레나토 델 아라 스타디움 관중:32257
유고슬라비아[1승1패] 1 (0-0) 0 콜롬비아[1승1패]
6. 다보르 조지치(유고슬라비아) 후반 30분
서독전 대패로 충격을 받은 유고슬라비아는 특유의 정신력으로 전열을 재정비해 콜롬비아와의 2차전을 맞았다. 이 경기는 16강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전이였다. 콜롬비아는 이미 1차전에 UAE를 꺽고 먼저 1승을 안고 있었지만 역시 16강진출의 최대고비는 유고와의 경기였다.
치열한 접전으로 팽팽한 0의 행진이 계속되던 후반 30분 미하일로비치의 패스를 받은 조지치가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작열하며 콜롬비아를 무너뜨렸다. 1:0으로 승리한 유고는 귀중한 첫 승을 올리며 16강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1990년 6월 15일 밀라노 지우세페 메아짜 스타디움 관중:71169
서독[2승] 5 (2-0) 1 UAE[2패]
9. 루디 푈러(서독) 전반 35분, 후반 30분
18. 위르겐 클린스만(서독) 전반 36분
8. 칼리드 무바라크(UAE) 후반 1분
10. 로타르 마테우스(서독) 후반 2분
15. 우베 베인(프랑스) 후반 14분
유고전 대승으로 이미 상승세를 탄 서독은 약체 UAE까지 대파하며 일찌감치 16강 토너먼트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서독은 푈러-클린스만-마테우스 3각편대가 4골을 터트리며 5:1로 UAE에 대승을 거뒀다.
전반 35분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클린스만이 오른쪽에서 낮고 강한 땅볼 크로스를 푈러가 선취골로 만들어냈다. 이어 클린스만의 헤딩골로 스코어는 2:0..후반 시작하자마자 수비의 어이없는 헤딩미스로 UAE는 무바라크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1분 뒤 브레머의 왼쪽 센터링을 마테우스 왼발 논스톱으로 연결하면서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베인의 멋진 중거리슛과 푈러의 헤딩슛까지 더한 서독은 UAE를 대파했다.
1990년 6월 19일 밀라노 지우세페 메아짜 스타디움 관중:72510
서독[2승1무] 1 (0-0) 1 콜롬비아[1승1무1패]
7. 피에르 리트바르스키(서독) 후반 44분
19. 프레디 링콘(콜롬비아) 후반 45분
콜롬비아가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16강에 턱걸이하는데 성공했다. 2연승으로 16강진출이 확정적이였던 서독은 마지막 콜롬비아전에서 주전을 모두 기용하며 전력을 다했지만 콜롬비아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고전하다 후반 44분 클린스만이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내준 공을 달려들던 백전노장 리트바르스키의 강력한 왼발슛으로 승리를 낚는 듯 보였다. 패할 경우 16강이 위험했던 콜롬비아는 곧바로 1분 뒤 사자머리 발데라마의 자로 잰 듯한 멋진 패스를 받은 링콘이 골기퍼 나오는 것을 보고 다리사이로 재치있게 차 넣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콜롬비아는 강적 서독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3위로 2회전에 합류했다.
1990년 6월 19일 볼로냐 레나토 델 아라 스타디움 관중:27833
유고슬라비아[2승1패] 4 (2-1) 1 UAE[3패]
8. 사페트 수시치(유고슬라비아) 전반 5분
9. 다르코 판체프(유고슬라비아) 전반 9분, 후반 1분
3. 알리 타니 주마(UAE) 전반 22분
15. 로베르토 프로시네츠키(유고슬라비아) 후반 45분
서독전 대패는 유고에게 마지막 UAE전을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만약 비기거나 패할 경우에는 다른 조 3위팀에게 밀려 탈락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고는 전반 5분만에 수시치의 헤딩 선취골로 그 중압감에서 벗어났고 전반 9분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공을 판체프가 2번째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1분에도 판체프가 부조비치의 절묘한 가슴패스를 받아 3번째골을 성공시켰고 종료직전에 젊은 키플레이어 프로시네츠키의 슛이 수비수 발 맞고 굴절 골기퍼 키를 넘기면서 4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4:1로 낙승한 유고는 2승1패로 서독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D조 최종순위
1. 서독 2승1무0패 10득점 3실점 +7 승점 5
2. 유고슬라비아 2승0무1패 6득점 5실점 +1 승점 4
3. 콜롬비아 1승1무1패 3득점 2실점 +1 승점 3
4. UAE 0승0무3패 2득점 11실점 -9 승점 0
서독, 유고슬라비아, 콜롬비아 16강진출!
☆ E조 예선(벨기에, 한국, 우루과이, 스페인)
1990년 6월 12일 베로나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 스타디움 관중:32790
벨기에[1승] 2 (0-0) 0 한국[1패]
9. 마크 데그리세(벨기에) 후반 8분
16. 미셀 데 울프(벨기에) 후반 19분
아시아 국가론 최초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한국은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이번 지역예선에서도 11전 9승 2무 29득점에 단 1실점만의 허용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역대 대표팀 중 최강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의 리바라시옹 신문은 대회 전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은 위대한 밤을 꿈꿀 뿐이다"라는 제목과 함께 한국의 16강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4년전 32년만에 본선에 올라 불가리아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기 때문에 이번 대회가 바로 절호의 찬스였다. 이회택 감독은 "우리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다"는 인터뷰와 함께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벨기에와 한국의 경기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등 유럽의 중계차들이 몰려들어 개막전 카메룬의 돌풍이여 황색돌풍을 지켜보기 위해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의 전력은 너무나 과장됐다. 불필요한 백패스 남발, 개인기 열세, 특유의 스피드까지 벨기에에 밀렸고 순발력과 민첩성, 미드필더 장악 등 모든 면에서 패하고 만 것이다. 결국 경기는 벨기에의 2:0 승리로 끝났다.
후반 8분 오프사이드를 한번에 뚫은 패스로 한국 골기퍼 최인영이 나왔지만 벨기에 스트라이커 데그리세가 이를 놓치지 않고 로빙슛으로 한국 골문 구석을 가르는 선취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19분에는 데 울프가 골기퍼가 꼼짝할 수 없는 왼발 강슛으로 골대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가르는 그림 같은 중거리포를 작열했다.
한국의 졸전에 실망한 현지 해외언론들은 "한국팀의 이미지는 과장된 것이며 기본기인 드리블부터 다시 배워야한다"며 신랄있게 비판했다.
1990년 6월 13일 우디네 프리울리 스타디움 관중:35713
우루과이[1무] 0 - 0 스페인[1무]
우루과이는 지난대회 가까스로 16강에 턱걸이하는 졸전을 펼쳐 과거의 왕자답지 못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 볼리비아에 골득실차로 어렵게 앞서며 예선을 통과했다. 반면 스페인은 갈수록 대표팀 전력이 향상되고 있었다. 6년 전 유럽선수권에서는 준우승을 지난 월드컵에서는 50년 대회 이후 36년만에 8강에 진출하는 등 이번대회 목표를 4강으로 잡고 있었다.
경기는 스페인의 우세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오히려 우루과이가 7:3 정도의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리드해 갔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우루과이는 장기였던 거칠 플레이를 버리고 높은 기술력을 발휘하며 첫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페인은 지난 50년 브라질대회 이후 단 한번도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1990년 6월 17일 우디네 프리울리 스타디움 관중:32733
한국[2패] 1 (1-1) 3 스페인[1승1무]
21. 미첼(스페인) 전반 22분, 후반 16분, 후반 36분
9. 황 보관(한국) 전반 42분
1차전을 마친 뒤 스페인의 수아레스 감독은 공공연히 한국팀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한국선수들을 자극시켰다. 수아레스 감독은 현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벨기에전을 보고 더이상 한국팀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축구에서 1점을 내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한국에게 3골차 이상으로 이길수 있다"며 승리를 호언장담하고 있었다. 또 그는 "이변은 실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며 "한국에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14번(최순호) 한명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한구축구의 자존심을 건들였다. 경기 당일 이회택 감독은 선수들에게 1골차로 지든 5골차로 지든 탈락은 마찬가지라며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사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는 초반 한국의 페이스였다. 전반 약 20분간 공격을 퍼부으며 수아레스 감독을 당황케했지만 정확한 패스 연결이 떨어지면서 경기는 스페인쪽으로 점점 흘러갔다. 마침내 전반 22분 비야로야의 센터링 볼을 페널트 에어리어 오른쪽에 있던 미첼이 오른발로 그대로 논스톱 슛. 공은 네트를 갈랐다. 이후 스페인은 점점 경기를 리드해 갔지만 실점을 당한 한국은 여기서 무너지지 않고 전반 42분 황 보관의 25미터 빨래줄 같은 프리킥이 그대로 스페인 골대 구석을 가르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은 이번대회 가장 빠른 속도로 골이 된 걸로 기록됐다.
전반을 1:1로 마치자 관중석과 해외 중계석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젖어있었지만 이는 곧 기후에 지나지 않았다. 스페인은 후반 16분 오른쪽 45도 각도에서 미첼이 오른발로 멋지게 감아차 결승골을 성공시켰고 36분 다시 미첼이 수비수 2명을 제치는 개인기로 쐐기골까지 잇따라 작열하면서 3:1로 승리했다. 미첼은 헤트트릭을 기록. 한국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그나마 황 보관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멋진 골 베스트5에 든 걸로 위안을 삼았다.
1990년 6월 17일 베로나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 스타디움 관중:33759
벨기에[2승] 3 (2-0) 1 우루과이[1무1패]
4. 레오 클리스터스(벨기에) 전반 16분
10. 빈센조 시포(벨기에) 전반 22분
11. 얀 세울레만스(벨기에) 후반 3분
16. 파블로 벤고에체아(우루과이) 후반 29분
벨기에는 한국에게 먼저 1승을 거두고 있어 다소 여유가 있었다. 우루과이는 조 최약체로 여겨지는 한국과의 마지막경기를 염두해두고 최소한 벨기에전 무승부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벨기에의 저력은 역시 시드를 배정받은 국가답게 강했다.
전반 16분 왼쪽에서 날라온 크로스를 클리스터스가 반대쪽 골문을 향해 헤딩슛..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22분 시포의 환상적인 25m 중기리슛이 터지면서 전반은 2:0 벨기에의 리드. 후반 들어서도 벨기에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3분 세울레만스의 추가골로 승리를 확정지은 벨기에는 후반 29분 우루과이 벤고에체아의 논스톱 발리슛으로 한골을 내줬지만 3:1로 완승을 거두면서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우루과이는 지난 74년 서독대회 이후 16년만에 예선탈락 위기에 몰렸다.
1990년 6월 21일 베로나 마르코 안토니오 벤테고디 스타디움 관중:35950
벨기에[2승1패] 1 (1-2) 2 스페인[2승1무]
21. 미첼(스페인) PK 전반 20분
22. 페트릭 베르부르트(벨기에) 전반 28분
14. 고리즈(스페인) 전반 38분
전 대회 8강전에서 격돌해 승부차기까지 갔던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던 벨기에와 스페인이 4년만에 다시 본선무대에서 만났다. 당시 스페인은 승부차기 5:4로 패하며 탈락했고 벨기에는 사상 최고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스페인와 벨기에의 최종전은 조 1위까지 걸려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벨기에는 시드팀으로써의 자존심도 있었고 스페인 역시 조 1위에 오를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경기는 전반 20분 살리나스가 얻어낸 페널트킥을 미첼이 성공시키면서 스페인이 먼저 앞서갔으나 벨기에는 곧바로 전반 28분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시포가 차는 척 하면서 뒤로 빠지는 사이 베르부르트가 어느샌가 달려들면서 강력한 오른발로 골네트를 흔들며 동점골로 응수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인은 스페인의 편이였다. 38분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반대편에 있던 고리즈가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스페인을 조1위로 16강에 올려놓았다. 스페인 조 1위로 2회전에 오른 건 50년 대회 이후 처음이였다.
1990년 6월 21일 우디네 프리울리 스타디움 관중:29039
한국[3패] 0 (0-0) 1 우루과이[1승1무1패]
19. 다니엘 폰세카(우루과이) 후반 45분
2전전패를 기록한 한국에게 16강 진출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였지만 가능성은 희박해보였다. 우루과이를 3골차로 이기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적은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우루과이의 기량이 한국보다 한 수위기도 했지만 한국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이영진과 정용환이 발목 부상과 허벅지 근육파열로 벨기에전 이후 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며 벤치를 지켰고 구상범도 스페인전 왼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우루과이전에서 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이 가운데 우루과이 타바레스 감독은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공격수들의 스피드가 뛰어나고 기습에 능하지만 패스 공급이 늦어 별로 위협적이지 않은 팀"으로 평가하면서 "수비가 약한 한국을 두 골차 이상으로 누르고 16강행 티켓을 잡아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타바레스감독의 예상과는 달리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미 2패를 기록중이였던 한국은 본선 첫 승을 위해 우루과이의 최종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을 대등한 경기 끝에 득점없이 마친 양 팀은 후반 들어 한국이 최순호, 황선홍의 공격력이 살아나며 한때 우세한 내용을 보였지만 종료 1분을 남기고 오프사이드성이 짙은 폰세카의 헤딩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수비수들보다 한발짝 앞서 있던 폰세카의 머리에 걸렸다. 한국은 3전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대회전 지역예선의 상승세로 16강 전망을 밝게하던 한국은 4년 전보다 못한 성적표를 안고 씁쓸이 귀국길에 올라야했다.
E조 최종순위
1. 스페인 2승1무0패 5득점 2실점 +3 승점 5
2. 벨기에 2승0무1패 6득점 3실점 +3 승점 4
3. 우루과이 1승1무1패 2득점 3실점 -1 승점 3
4. 한국 0승0무3패 1득점 6실점 -5 승점 0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 16강진출!
☆ F조 예선(잉글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이집트)
1990년 6월 11일 카글리아리 산 엘리아 스타디움 관중:35238
잉글랜드[1무] 1 (1-0) 1 아일랜드[1무]
10.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전반 8분
11. 케빈 쉬디(아일랜드) 후반 28분
시드를 배정받은 잉글랜드는 아일랜드와 악연이 있었다. 2년 전 유럽선수권 2조 예선 첫 경기에서 아일랜드에 예기치 못했던 0:1 패배를 당한 것이다. 당시 잉글랜드는 첫경기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네덜란드와 소련에게 잇따라 2골차 패배를 당하며 3전전패로 탈락하는 치욕을 맛봤다. 상대적으로 아일랜드는 88년 유럽선수권 본선에 오르면서 메이저 대회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본선에서 강적 소련과 비기고 잉글랜드를 꺽는 등 선전을 펼치며 이번 월드컵 처녀 출전까지 성공하는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던 다크호스였다.
훌리건이라는 악질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던 잉글랜드의 예선경기는 매 경기마다 진압 경찰이 출동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2년 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잉글랜드는 아일랜드와 첫 경기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고 전반 8분만에 웨들리의 센터링을 받은 전 대회 득점왕 리네커가 가슴으로 공을 밀고 들어가면서 선취골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 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아일랜드는 마침내 후반 28분 잉글랜드 수비수가 볼 컨드롤 미스를 범하면서 볼을 가로챈 쉬디가 왼발로 반대쪽 골문 구석을 가르는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잉글랜드는 남은 시간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는 1:1 무승부. 결국 설욕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1990년 6월 12일 팔레르모 델라 파보리타 스타디움 관중:33421
네덜란드[1무] 1 (0-0) 1 이집트[1무]
12. 윌렘 키에프트(네덜란드) 후반 13분
8. 마그디 아베드 엘 가니(이집트) PK 후반 38분
유럽 최강과 아프리카 최강의 격돌. 각각 2년 전 유럽선수권과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을 제패했던 네덜란드와 이집트의 대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78년 아르헨티나대회 준우승 이후 약 10년간의 긴 침체기를 벗어던지고 2년 전 서독에서 열렸던 유럽선수권에서 굴리트, 반바스텐, 레이카르트 삼각편대를 압세워 유럽무대를 평정.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12년만에 다시 본선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집트 역시 지난 34년 이탈리아대회 이후 반세기인 56년만에 다시 이탈리아 땅을 밟으면서 2번째 월드컵 출전기록을 갖고 있었고 2년 전 아프리카 최강국을 확인했다.
네덜란드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는 전반 치열한 접전끝에 득점없이 무승부. 후반 들면서 경기는 빨라졌고 후반 13분 마침내 교체해 들어간 키에프트가 반 바스텐의 왼쪽 크로스를 이어 받아 오른발을 갖다대면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네덜란드가 먼저 앞서갔다. 예상대로 네덜란드의 승리가 점쳐지던 후반 38분 이집트가 천금의 페널트킥을 얻어냈다. 호삼 하산이 수비수 2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다 PK를 유도해 낸 것. 엘 가니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결국 1:1 무승부. 네덜란드로써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이집트는 첫 경기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16강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1990년 6월 16일 카글리아리 산 엘리아 스타디움 관중:35267
잉글랜드[2무] 0 - 0 네덜란드[2무]
이번 대회 F조는 묘하게도 2년 전 유럽선수권 2조에 있던 네덜란드-아일랜드-잉글랜드가 다시 한조에 속해 있었다. 우연치곤 기막힌 인연이였다.
유럽선수권 본선에 1:3패배를 당했던 잉글랜드는 뭔가 달라진 모습과 패배의 설욕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였지만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비겼기 때문에 두 팀 모두 16강을 위해서는 1승이 간절했지만 결국 마지막 최종전에서 16강 여부를 가릴 수 밖에 없게 됐다.
1990년 6월 17일 팔레르모 델라 파보리타 스타디움 관중:33288
아일랜드[2무] 0 - 0 이집트[2무]
이집트는 네덜란드전 무승부로 아일랜드전 승리를 기대하고 있었다. 시합 시간이 겹쳤기 때문에 각의가 연기될 정도로 국내에서는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이 끓어올라 있었다.
아일랜드 역시 16강진출을 위해서는 최종전인 네덜란드전 부담을 덜기위해서라도 1승제물이였던 이집트를 반드시 이겨야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집트는 네덜란드전 때와 마찬가지로 전혀 물러서지 않고 대등하게 맞서 싸웠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그러나 이집트의 고리 감독은 이번의 무승부는 우리의 승리나 다름없다며 노골적으로 기뻐했다.
이로써 F조 4개국 모두 2무를 기록해 남은 최종전에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게 됐다.
1990년 6월 21일 카글리아리 산 엘리아 스타디움 관중:34959
잉글랜드[1승2무] 1 (0-0) 0 이집트[2무1패]
14. 마크 라이트(잉글랜드) 후반 19분
아일랜드, 네덜란드와의 잇딴 무승부로 시드팀으로써의 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던 잉글랜드가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집트와 최종전에서 만났다. 다급한 건 두 팀 다 마찬가지였지만 잉글랜드가 조금 더했다.
전반을 0:0으로 끝나자 잉글랜드는 더 초조해졌다. 다행히도 잉글랜드는 후반 19분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집트 수비수 이브라힘 하산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라이트가 멋진 헤딩슛으로 이집트를 나락으로 빠뜨렸다. 이집트는 두 경기를 선전하고도 마지막 경기 패배로 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아쉬운 순간이였다. 잉글랜드는 1승2무로 조 선두로 간신히 체면 유지하며 16강에 합류했다.
1990년 6월 21일 팔레르모 델라 파보리타 스타디움 관중:33288
아일랜드[3무] 1 (0-1) 1 네덜란드[3무]
10. 루드 굴리트(네덜란드) 전반 10분
17. 니얼 퀸(아일랜드) 후반 26분
16강전을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무승부라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였다. 나란히 2무씩 기록 중인 아일랜드와 네덜란드는 2년 전 유럽선수권에서는 네덜란드가 1-0으로 신승을 거뒀지만 지금은 상황이 똑같은 상태였다. 네덜란드는 지난 두 경기에서 제몫을 하지 못하던 유럽선수권 우승 주역 루드 굴리트가 전반 10분 선취골로 중요할 때 한방을 터트리며 네덜란드가 1:0으로 앞서갔다.
키에프트와 패스를 주고받은 굴리트가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들어가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패하면 탈락하는 아일랜드도 끈질기게 공격을 퍼부으면서 후반 26분 197Cm의 장신공격수 니얼 퀸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조국을 탈락위기에서 구해냈다. 네덜란드 수비수가 백패스 한 공을 골기퍼 반 브레우켈렌이 잡아다 놓친 공을 니얼 퀸이 재빠르게 달려 들어가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결국 두 국가는 1:1로 비겼지만 다른 조 3위 성적보다 우위를 점하며 나란히 공동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F조 최종순위
1. 잉글랜드 1승2무0패 2득점 1실점 +1 승점 4
2. 아일랜드 0승3무0패 2득점 2실점 0 승점 3
2. 네덜란드 0승3무0패 2득점 2실점 0 승점 3
4. 이집트 0승2무1패 1득점 2실점 -1 승점 2
잉글랜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16강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