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대사도 흐른다.32
ㅡ 삼국시대에 대한 궁금증 1 ㅡ
삼국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 가기 전 내가 삼국시대에 관해 오래 전부터 궁금해 왔던 것부터 정리하고 가려 한다
우선 내가 궁금해 했던 몇 가지를 나열해 본다. 아마 여러분들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1.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인들은 서로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이나 일체감이 있었을까? 만약 정치적으로는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은 못 느꼈어도 혈연적으로는 단군후손으로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들 이었을까?
2. 삼국시대 언어는 삼국이 서로 같았고 서로 소통이 가능했을까?
3. 삼국시대 서로 간 교류가 있었고 일반인들 또한 삼국 간 통행이 자유스러웠을까?
4. 삼국들이 각자통일은 원했고, 삼국 중 가장 강했던 고구려는 왜 삼국을 통일하지 못 했을까?
5. 삼국의 복장과 먹는 주식은 어떻했고 고조선부터 내려온 상투틀기는 삼국이 다 같이 했을까?
이 외에도 여러 궁금한 점은 있겠지만 이 다섯가지는 내가 학창시절부터 가지고온 궁금증이다. 그러나 그 어떤 역사 선생님도 시원하게 설명해 준적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다섯가지 정답은 없기때문이다.
단지 우리는 남아있는 기록이나 유물 그리고 당시 여건이나 상황을 추측하여 추정한 답을 내 놓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 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올려 논 자료를 토대로 내 나름 정리한 것이 100% 정확한 답은 아닐지라도 거의 90% 근사치
에는 가까울 것이다.
위 다섯가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삼국시대를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삼국시대 이해하기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먼저 오늘은 1번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인들은 서로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이나 일체감이 있었을까? 만약 정치적으로는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은 못 느꼈어도 혈연적으로는 순혈주의 단군 후손이었을까?>
참 어려운 문제이다.
우선 이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민족'이란 말부터 알아야 한다.
나는 언젠가 올린 글에서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이 아닐 수도 있고,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꼭 자랑스러워 할 필요가 없다고 쓴 적이 있다.
이런 내 글에 크게 반감을 표하신 분들이 있었다. 그 분들은 우리 민족은 '배달민족'이라면서 '대한민국'은 5천년 간 이어온 세계에서 보기드문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 라는 것을 강조했다.
나는 '배달민족'이란 말을 수도 없이 들어 왔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배달민족'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배달민족'은 곧 우리민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배달'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 나라 이름으로서, 배달국(倍達國)은 '환인'의 아들 '환웅'이 지상에 내려와 세운 나라라고 한다. 즉 고조선을 말한다. 옛날에 고조선을 이루고 있는 종족들을 발달족이라고 했는데, ‘발달’에서 ‘발’의 어원은 ‘밝다’이며 이것은 ‘발’ 또는 ‘박’으로 발음된다. ‘달’은 산을 뜻하는 옛말이다. 따라서 ‘배달’은 밝은 산, 큰 산을 뜻하는 ‘박달’의 말소리가 변해서 이루어진 말이다.> 즉 우리 민족은 '크고 밝은 산 정기'를 타고난 민족이라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자세히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럼 '민족'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민족'(民族)은 사전적 용어로
일정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상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역사적으로형성된 사회 집단을 말한다.
인종이나 국민과 반드시 일치하는것은 아니다.>
즉 '민족'은 혈통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같이 오랫동안 부대끼고 살면 같은 민족이 된다.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국적이 다르다고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위에서 부대끼며 사는 모든 사람이 '민족'이라는 것이다.
사실, '민족'이라는 개념은 인류역사로 따지면 아주 최근 일이다. 프랑스대혁명을 깃점으로 18세기부터 '민족국가'가 탄생 했다. 그 이전에는 '동일민족' 이라는 개념이 희박했다.
그런데 요즈음 인터넷등에서 다문화가정을 천시하고 타 민족을 멸시하는 댓글을 단 부류들을 보면 우리민족이 5천년 이상 이어온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정답은 아니지만 어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우리 민족은 겉으로 보기에는 <순혈주의 단일 민족국가>를 이어왔다. 지금도 유전자 검사를 하면 우리나라 국민처럼 서로 간 비슷하게 나온 국민들은 없다고 한다. 확실하게 우리 민족은 한반도 좁은 땅에서 몇 천년을 함께 동고동락하고 부대끼며 살아온 '단일민족'으로 보는 것은 대략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 로 보는 것은 잘못되어 있다.
이런 시각은 아주 위험한 생각 이다. 얼마나 위험한가는 '히틀러'가 600만 유태인을 학살 하며 너무 명확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단일민족'이라는 자체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라는 환상과 명제아래 확인되지도 않은 민족적 우월성을 가지고 타 민족을 배척하고 핍박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다.
보통 우리는 단군 할아버지를 공동조상으로 둔 '단일민족'이라 한다. 즉 단군신화에 나오는 단군을 시조로 생각하며 5천년을 순혈주의로 대대로 이어온 '한민족'이라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
정답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민족은 단일민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군신화' 그 자체가 우리민족은 잡종, 혼혈이라는 너무 확실한 증거이다.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 곰, 호랑이>는 상징이다.
'환인'은 북동 시베리아 쪽 선진 문명국 '왕'이었을 것이다. '환웅'은 '환인'의 서자로 나온다. 환웅은 서자 출신으로 그 나라에서 못 버티고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그랬듯이 남쪽으로 쫒기다 시피 내려 왔을 것이다. 환웅 일행은 당시 청동기라는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여 토착부족들을 제압해 나갔을 것이다. 그런 부족 중에서도 세력이 강했던 '곰'과 '호랑이'를 숭배하던 부족 중 곰을 숭배하는 부족과 손을 잡고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을 것이다. 이 단군신화부터가 이민족과 토착부족 간의 잡종 혼혈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된다.
물론 신화 자체를 그대로 믿는다면 '천강족' 후예로 단일민족이라는 말에는 할 말은 없다.
사실 우리민족은 얼굴 생김새도 '북방형' '남방형'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우리민족은 단군신화에 나온 것처럼 본래 시베리아 쪽에서 온 북방계로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까지 지배층이 모두 북방계 민족 이었다. 그러나 동남아 쪽에서 온 남방계(가야 김수로왕 신화)와 오랜시간 동안 혼합으로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북방계에 남방계가 혼합된 형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 민족이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 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오늘의 결론을 말하자면,
어쨌든 삼국은 각국 자국의 독립성과 고유성을 강조했다. 이로인해 고구려, 백제, 신라는 각각 서로 다른 민족이라고 인식했을 것이다. 특히 북방계가 대부분인 고구려는 더 했을 것이다.
삼국시대의 고구려, 백제, 신라는 각기 독립된 국가로서 독자적인 정치, 문화, 종교 체계를 발전 시키며,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들만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다.
삼국은 각각 자신들을 다른 민족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들이 동일한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의식 정도는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모두가 그들의 시조를 '고조선'이나 '부여'로 보고 있다.
특히 고구려나 백제는 고조선보다 부여를 그들 시조로 보고있다. 부여가 고조선을 이어 받았다 생각하고 있었으니 고조선과도 맥은 이어진다.
고구려는 동명성왕 설화를 부여 동명왕 설화를 그대로 베껴을 정도로 부여를 이어받았다고 생각했다.
백제는 공공연하게 부여를 선조로 여겼으며 후에 국호를 '후부여'라고 바꿨을 정도였다.
신라도 고조선과 연관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부여가 신라나 가야 건국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부여와 고구려의 문화적, 신화적 요소가 신라와 가야 형성 과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들은 있다. 박혁거세나 김수로왕 난생설화가 부여 동명왕 난생설화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된다.
이처럼 삼국 모두 고조선, 부여 등 고대국가에서 기원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일정 부분 공통 역사적 뿌리를 가졌다는 의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삼국은 서로 경쟁과 갈등을 지속하면서도, 때로는 연합하거나 동맹을 맺기도 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각국은 서로를 독립된 정치체로 인식하면서도, 어느 정도 공통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동일 민족"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삼국은 중국과 외교 관계에서 삼국 스스로를 중국과는 다른 독립된 민족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삼국은 서로를 중국과 다른 '동일민족 부류'로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나당전쟁'을 치룰 때 고구려 백제 유민들이 신라를 도운 것만 봐도 그렇다.
결론적으로, 삼국이 서로를 '동일 민족'으로 인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일정한 문화적·역사적 유사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은 분명한 독립성과 고유성을 강조하며 서로 다른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솔직히 내 개인적 생각은 고대사에서 혈통을 따져 민족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당시 사람들은 민족 개념도 없었다.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 이었을 뿐이다. 한강유역이 백제 고구려 신라로 변천해 가도 아무런 탈없이 거기에 적응해 살아 갔을 뿐이다. 당시는 민족보다는 그 나라 백성이라는 단어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요즘도 세계는 단일민족국가로만 세계 일류국가로 갈 수 없다. 미국, 중국 등 거의 대부분 선진국들은 모두 다민족 국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혈통만을 따져 그것도 정확하지 않은 혈통을 가지고 <순혈주의 단일민족국가> 운운하면서 지나친 '국수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고대사도 이럴진데 상고사까지 거슬러 올라가 한민족의 영광과 자랑스러움을 설파하는 '환국단기'를 추종하는 사람들도 이런면에서는 아쉽다. 이 말들을 더 하자면 너무 복잡해지니 더 이상 말을 삼가겠다.
다음 편에서 나머지 궁금증을 정리해 나가겠다.
ㅡ 초롱박철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