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저의 진천시위 전략은 귀여움으로 잡았습니다.(웃지 마세요)
무심하다 속앓이만 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적극적인 어필이 있어야하지 않을까해서 말도 안되는
무기를 꺼내본 것이지요.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다니는 병원근처에서의 피켓팅이니
제 나이와 제 미모정도면 한참 귀엽다 여겨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했지요.
일단 가능하면 메시지를 쏘아대는 듯한 강한 포스를 빼고 웃음기를 담아 어르신들과 눈맞춤을 시도하며
피켓에 관심을 보이는 분이 계시다 싶으면 가벼운 목례와 미소를 보내드렸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윙크를 보냈구요, (애가 놀라지 않았기를)
제가 서있는 방향쪽으로 내려오는 차량들이 있을때는 피켓을 높이 치켜 들었습니다,
눈이 마주치는 버스승객에게도 목례와 오른손을 흔들었습니다.(딱 한 번. 이건 좀 선거운동원 같아서 곧바로 포기)
피켓과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외국인과 눈이 마주쳤을때에는 웃으며 말도 건넸습니다.
" Do you know the meaning of this sign? "
" No, just guess"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사람좋은 웃음을 보내더군요.
What's your guess? 하며 조금더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영어 사용하시는 분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더 길게 끌지 않은건 서로에게 다행인듯. ㅎㅎ)
여다원님이 점심시간에 맞춰 내려 오기전까지 관객없는 원맨쇼를 하는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연습도 하고
조용히 혼잣말로
'(정부나 언론이 다 외면하고 싶어해도) 우리는 세월호 잊지 맙시다' 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리기도 했습니다.
정중히 제게 다가와서 "추운데 고생하십니다" 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가신 남자 어른 한 분 계셨고,
진천의 훈남 약사님이 오늘은 씹어먹는 비타민과 생강쌍화탕 갖다 주셨습니다. (진천제일약국 흥하소서!)

여다원님 길 맞은편에 서는 순간부터 확실히 분위기며 기운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차안에다 장갑을 두고 내렸다고 했더니 저에게 장갑을 주고 다원님은 맨손으로
피켓잡고 있었습니다. ㅠㅠ
이번주는 아파트 우편함에 노란리본을 붙이고 다녔답니다. 생거 진천의 희망입니다.

(맨날 사진만 찍으면 눈을 감아서 눈뜬 정면사진은 구하기가 어렵습니다.ㅎ)
돌아오는 차안에서 김밥을 먹었습니다. 다원님이 싸준 김밥입니다.
매번 바리바리 챙겨줍니다. 스티커 한 다발, 각가지 음료수. 마치 친정집에 왔다가는
느낌까지 듭니다.

터미널 앞에서 헤어지기전 다원님이 말했습니다.
터미널앞이 사람들이 가장 많은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설 수가 없다고.
다음주는 세종시 모임으로 합류할 예정이니 진천지원시위가 없고,
그 다음주 세종청사팀 멤버들에게 진천터미널앞 지원시위를 요청해보려 합니다.
2주후 진천 터미널앞에서 뵙겠습니다.
악, 또 가슴이 막 떨립니다. 말씀 드렸죠, 전 아직도 초보라고.
매번 이 떨림을 이겨내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싸움입니다.
첫댓글 읽는 내내 흥미진진 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영어 쌤 답게,,,멋져요옹~
다원님,제일약국 약사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천이 아니라 어디든 가야지요~
그럼 다음 주 거기??서 뵙고 다담 주에 또 만날 수 있기를.....
흔쾌히 오케이 해줘서 가슴이 후끈. 용기가 불끈. 고마워. ♡.♡
와우~
멋진 후기 굿입니다~
찍사가 솜씨가 없나봐여 ㅠ
담번엔 좀더 잘 찍어드릴께여~
담주에 뵈요 언니~^-^
멋진후기라는게 따로 있을수 있겠습니까만은 그리 느끼셨다면 정성이 들어간 김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히~
서로간의 사랑이 느껴져요^^감사합니다~김밥보니 침넘어가요~ㅋㅋㅋ
다원님이 정이 넘치는 분이라 그럴겁니다. 김밥은 집김밥이 진짜로 짱입니다. 이상하게도 사먹는 김밥에서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 맛이 있어요. 집김밥 오랫만에 먹어봤습니다. ^^
성희님 볼살이 사라졌습니다. 있어야 진짜 귀여우신데^^ 오늘후기는 정말 귀엽고 재밌었습니다.애쓰셨어요.
준경님~ 너무 예리. ㅋㅋㅋ
진천분들의 따뜻함을 느끼는 글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 생각에 진천분들은 따뜻하기보다는 왠지 구들장 온돌처럼 뜨뜻한 느낌입니다. 아직은 덥혀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제대로 불이 지펴지면 진짜 뜨끈뜨끈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성희님께서 쓰시는 후기는 은주님 말씀처럼 흥미진진하고 잼있습니다.^^
말씀으로는 초보라 하시지만 꾸준하게 1인시위하며 행동으로 마음을 나타내시는 성희님의 열정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멀리?서 왔다고 이것 저것 챙겨주시며, 짧은 점심시간 비워 1인시위하시는 다원님께도 감사드려요~
함께하는 진천 멤버가 늘어나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진천팀!! 아자아자 화이팅!!^^/
진천에서 함께 피켓팅할 수 있는 멤버가 생긴다면 정말정말정말 기쁠것 같네요. 다원님에게도 큰 힘이 될텐데.
항상 응원해 주시고 힘을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엄청 귀요미^♥^
맞는것 같습니다. 히잉~
약국, 거리, 시민들의 작은 연대가 팽팽하고 힘 있어 보입니다. 화이팅입니다. 조만간 진천에 들러볼게요. 요새는 좀 시간이 없네요 ^^ 화이팅!
네. 팽팽하고 단단하고 힘있는 연대를 확장시켜서 우리의 몸짓과 외침이 꼭 밝은빛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조만간 진천에서 뵙겠습니다.
어떻게 하죠.그네가 불쌍해요.이리 은근하고 끈질기고 사랑스럽고 무서운 엄마들을 거리로 내몰았으니~워쩐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