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지세(伯仲之勢): 인물, 기량, 지식 등이 서로 비슷해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뜻
위나라 황제 조비는 '전론(典論)'에서, 한(漢)나라의 대문장가인 부의와 반고 두 사람의 문장실력에 대해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뜻으로 “문인들이 서로를 경시하는 것은 예부터 그러하였다. 부의와 반고의 실력은 백중지간이었다. [文人相輕 自古而然 傅儀之於班固 伯仲之間耳]'라고 평했습니다. 백과 중은 본디 형제의 순서를 구별하여 부르던 말로 맏형을 백, 둘째를 중, 셋째를 숙(叔), 막내를 계(季)라 불렀습니다. 따라서 백중은 형과 아우 또는 맏이와 둘째라는 뜻인데, 형제는 보통 외모나 품성이 매우 비슷하여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을 백중지간이라고 하였고 후에는 백중지세라는 말이 더 많이 쓰였습니다. -전론(典論)-
자본주의의 새로운 삶의 원리인 신자유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신자유주의 기본 원리는 무한경쟁입니다. 경쟁은 기본적으로 우열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상대를 이기지 못하면 내가 밑으로 내려갑니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원리입니다. 이게 사람이 사는 세상인지, TV에서만 보던 동물의 세계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경쟁은 사실 타락한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타락한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 모든 만물을 같은 가치로 창조하셨습니다. 어떤 것은 더 귀하고, 어떤 것은 덜 귀한 것이 없습니다. 자연보다 인간을 우위에 놓는 것도 타락한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입니다. 인류 최초의 가정에서도 타락한 인간의 경쟁심이 살인을 불러왔습니다. 예배는 경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예배 드리던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사건이 그것입니다.
경쟁이 들끓는 곳일수록 타락이 극심해지는 법입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고린도 교회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신앙생활을 경쟁적으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급기야 자신들이 누구를 따르고 있는지 서로 줄을 세웠습니다.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고전 1:12). 이것은 고린도 교회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가 무엇인지 조금만이라도 맛본다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그 누구든지 ‘경쟁’이라는 단어를 그의 사전에서 지워버리게 될 것입니다. 경쟁은 인간의 타락한 마음이 만들어낸 타락한 행동에 불과합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 모두는 백중지세입니다. 누가 누구보다 잘 난 사람이 없고, 모두 하나님의 은총 아래서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 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살아야 할 형제자매입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이 세상에 저항하십시오. 경쟁해서 이기려 들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를 세워주십시오. 이것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뜻이요 계명입니다. 이것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삶의 방식입니다. 경쟁하는 자가 이기는 세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가 이기는 세상이 천국입니다. 이 땅 위에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