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강구항으로 1... (포항을 지나며)
천하고 볼 것 없던 사람도 좋은 운을 당할 때가 있다는 ‘개똥밭에도 햇볕들 때가 있다.’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다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볼 것 없는 집안에서 훌륭한 인물이 난다는 ‘개똥밭에서 인물 났다.’ 임자 없는 물건은 먼저 발견한 사람이 차지하게 마련이라는 ‘개똥참외는 먼저 맡은 이가 임자’ 등은 개똥밭에 대한 속담이다. 이 개똥밭은 자갈이 많은 건땅으로 개똥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특히 밭 가운데에 커다란 바위 돌이 있다면 더없는 천덕구니가 아닐까?
영덕에 사는 어느 농부... 밭 한가운데 커다란 바위 돌이 있었는데 아무 쓸모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치울 수 없었던 이 천덕꾸러기 바위 돌을 마침 강구면 삼사리(三思里)에 해상공원을 건립할 때 영덕군청에 기증하였다. 훗날 이 돌이 20t급의 천연 공작 매화석으로 화문석의 일종이다. 수 억 원의 가치가 있다하니 이미 때는 늦은 일... 그 농부는 보통 사람이라면 화병(火病)도 날만한 자연석이다. 한편 三思里... 왜 三思일까? 신라 때 시랑(侍郞) 벼슬을 한 세 사람이 이곳에서 태어나 이 세분을 생각한다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1월 6일 한화관광을 따라 영덕군 강구항으로 여행을 떠났다. 대전을 떠난 여행길... 대구와 포항을 거쳐 국도 7번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에 성곡온천...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 온천으로 수질이 부드럽고 매끈하여 피부염에 효과가 있단다. 또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당뇨병, 관절염 등에도 효능이 있단다. 한편 온천은 유성, 덕구, 척산, 온양 온천처럼 단순온천, 수안보, 부곡, 단양, 도고, 포천 일동 온천처럼 유황온천, 제주 산방산, 설악산 오색온천처럼 탄산온천, 아산온천처럼 중탄산나트륨온천으로 분류한단다.
더 오르면 영일민속박물관이 있다. 조선 말 흥해군 동헌이었던 제남헌(濟南軒)을 수리하여 1983년에 개관한 민속박물관... 토기류(土器流), 의관(衣冠)류, 생활용구류, 농어업 기계류 등이 주를 이루며, 칙명(勅命), 교지(敎旨), 각종 시집 등 고서적도 있다. 또한 야외에 설치된 초가(草家)와 연자방아 등도 이색적이다. 연자방아 하니 연전에 들렸던 목포자연사박물관... 이곳에 소장된 오OO 작품의 ‘연자방아’... 소가 방아를 돌리고 있고 사나운 눈빛으로 지켜보는 주인영감과 열심히 일하는 두 하인의 모습이 해학(諧謔)적이다. 한편 곡식을 탈곡하던 연자방아... 자취를 감추었으니 그립다.
영덕 강구항으로 2... (흥해읍을 지나며)
더 오르면 칠포해수욕장 안내판... 동해안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이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와 얕은 수심을 자랑하고 있다. 해수욕장의 조건은 보통 모래나 고운 자갈이 넓게 펼쳐져 있어야 한다. 수심이 완만하게 경사진 곳이며, 수온도 적당해야 한다. 이러한 자연조건 아래에 안전시설과 부대시설도 갖추어야 한다. 위험 지역이 없고, 인적이 드문 곳인지 등을 확인하고,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의 조망이 좋아야 한다. 인천 송도, 대천, 변산, 보길도, 부산 송도, 남해 상주, 울진 망양정,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흥해읍 덕실마을이 근처에 있다. ‘항상 바다와 함께 흥한다.’는 뜻인 유서 깊은 흥해(興海)읍...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 하여 덕실(德室· 德實)마을이라 불렀다. 월성이씨 집성촌이라 하는데 월성 이씨는 현재 경주이씨다. 이는 완산이씨가 전주이씨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이 태어날 시기는 일제 강점기 말로서 창씨(創氏) 개명(改名)이 강행하던 시기로 항렬(行列)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70대 노인들은 랑(郞), 부(夫), 웅(雄)이 많은데 이는 일본식 이름이다.
더 지나면 사방기념공원(砂防記念公園)이 있다. 산에 나무를 심고 강둑을 높이는 등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사방사업(砂防事業)... 근대적 사방사업이 시작된 지 10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여 2007년에 개장하였다.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연인원 360만 명이 총면적 4500ha를 단기간에 녹화하여 사방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곳이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보릿고개 세대인 70세 이상의 노인들... 학창시절에 반 강제로 동원되었으니 오늘의 산림녹화가 이루어졌다. 금산군에 36년 전 근무할 때 남학생들에 의하여 심었던 낙우송... 이제 성장하여 대둔산 휴양림으로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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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유일한 사설 식물원인 기청산(箕靑山)식물원을 지난다. '껍질을 날려버리고 알곡을 골라내는 키'를 뜻하는 '기(箕)'와 무릉도원을 상징하는 '청산(靑山)'을 합성한 箕靑山... 좋은 식물과 사람이 모여 참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단다. 전체 면적 9ha에 조성된 이 식물원에는 자생화원, 울릉도 식물관찰원, 사상본초원, 아열대원, 향기향수원, 암석원, 해변식물원, 외래정원, 희귀멸종식물원 등 약 2100여 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30년 된 낙우송과 그 주변에 걸쳐 불상 모양의 나무뿌리가 지표면 위로 솟아 있다.
영덕 강구항으로 3... (장사해수욕장을 지나며)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신라 지명법사가 창건한 보경사(寶鏡寺)를 지난다. 지명스님은 진평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자신이 진나라의 도인에게 받은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 등 이웃나라의 침입을 막고, 삼국을 통일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진평왕이 기뻐하며 지명법사와 함께 내연산 아래에 있는 큰 못에 팔면보경을 묻었단다. 이어 못을 메워 금당(金堂)을 건립하고 寶鏡寺라고 했다. 불가(佛家)에서는 거울을 흔히 진리(眞理)에 비유해 왔는데 불교 교리(敎理)의 핵심을 뜻할 것이다.
국도 7번을 따라가면 영덕군에 이른다. 지나는 곳이 장사(長沙)해수욕장... 길이는 900m, 폭은 50m, 평균 수심은 1.5m로 바닷물이 깨끗하고 경사가 완만하며 백사장에 울창한 송림이 있어 가족 피서지로 적합하다. 모래알이 굵고 몸에 붙지 않아 맨발로 걷거나 찜질을 하면 심장과 순환기 계통 질환에 아주 좋단다. 특히 영덕군에서 해수욕장을 직접 운영하여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고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가자미, 넙치, 우럭 등이 많아 바다 낚시꾼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곳은 6.25사변당시 장사상륙작전이 있었던 곳이다.
1950년 9월 14일 영덕군 장사리에서 벌어짐 상륙작전... 학도병으로 구성된 772명이 문산호를 타고 장사(長沙)에 상륙하여 국도 7호선을 봉쇄하고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시키면서 철수한 작전이다. 하지만 이곳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많은 사상자(死傷者)가 발생하였고 전투에 참여하였던 선박이 난파(難破)되어 고립된 장병들도 바다에서 행방불명되었다. 이 작전은 인천 상륙 작전의 성공을 위한 양면작전으로 볼 수 있어 희생자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를 성동격서(聲東擊西)라 하는데 다음날 벌어진 인천상륙 작전의 성공으로 수도 서울이 탈환하는 등 한국 전쟁 전반의 전세를 뒤집는 계기가 되었다.
맥아더 장군이 이끈 인천상륙작전... 조석간만(潮汐干滿)의 차(差)를 분석하여 상륙작전을 하였다. 우선 월미도에 상륙하고 이어 인천을 점령하면서 김포비행장과 수원을 확보하고 마지막으로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작전을 완료하였다. 이는 임진왜란 때 해상에서 연전연승한 이순신 장군의 전법과 같은 맥락이다. 이순신 장군은 작전(作戰)을 수행하기 위해 수없이 지역을 순찰하고 물 떼를 확인하였단다. 인민군은 맥아더 장군의 한반도 허리 절단계획에 의하여 혼비백산(魂飛魄散)되어 북으로 도주하고 말았다.
영덕 강구항으로 4... (강구항에서)
한편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는 聲東擊西... 간사스러운 거짓으로 교묘하게 속여(詭詐) 적을 헷갈리게 만들고 허를 찌르는 계책(計策)으로 그 유래는? 위(魏)나라의 표(豹)와 초나라의 항우(項羽)가 연대하여 한(漢)나라의 유방(劉邦)을 공격하였다. 이에 한나라는 낮에는 큰 소리로 훈련하도록 하고 밤에는 불을 밝혀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표시를 나타내게 하였다. 그러면서 한나라는 다른 곳에서 황하를 건너 매우 빠르게 전진하여 위나라의 豹를 사로잡은 데서 유래하였다, 바로 꿩을 잡는 것이 매로 귀신같은 작전이었다.
최근 김정은... 신년 연두교서에 평화회담을 제의하면서 뒤로는 수소폭탄을 실험하였으니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인격(二重人格)이다. 항상 유비무환으로 경계할 일이다. 더 지나면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화석전문박물관이 있다. ‘화석(化石)’은 생물체가 굳어서 ‘돌이 된 것’이고, 박물관은 ‘생명의 역사책’이다. 이곳에 세계 각국의 진품 화석, 천연 보석을 포함한 다양한 광물과 식물 화석 및 종류석, 탄화목(炭化木)과 규화목(硅化木) 등 이름도 모를 화석이 전시되고 있다. 또다른 매력을 가진 자연수석과 세계 각국의 화폐도 있다.
강구항에 도착하면서 해상공원으로 올랐다. 가는 길에 물가자미를 말리고 있다. 경북대종, 천하제일 화문석, 폭포, 분수대가 갖추어져 있다. 또한 동해 바다의 해안 풍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자연 전망대다. 정초가 되면 해맞이를 즐기는 관광객이 북새통을 이룬다. 경북대종 뒤에 조OO 인간극장... 어느 가수의 동생이라고 옆에서 한마디 알려준다. 연예인의 덕을 볼까? 이어 간 곳이 어촌 민속박물관... 어촌의 생활, 배의 제작과정, 바다 속 해저 지형 및 대게의 성장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제 강구 대게 거리로...
이곳이 MBC 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장소다. ‘푸른 파도를 가르는 흰 돛단배처럼/ 그대 그리고 나, 낙엽 떨어진 그 길을 정답게 걸었던/ 그대 그리고 나...’ 우리말 중에서 이처럼 애정(愛情)이 듬뿍 담긴 글귀가 또 있을까? 오십천 위에 건설한 다리 주변에는 대게 모형이 설치되어 았다. 이곳의 영덕대게 빵(054-733-2332)... 붉은 대게와 찰보리, 고구마를 주원료로 만들어 부드럽고 달지 않은 건강 웰빙 빵이다. 오늘 영덕 여행... 멀리 바다를 바라보면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살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또 마음의 신선함, 놀라운 일에 대한 견문(見聞), 모르는 친구와 만나는 것도 기쁨이다. 감사합니다.
화문석
첫댓글 좋은데 다녀 오셨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