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SPLIT)
한국영화, 장르:드라마 개봉:2016.11.09.
감독,각본:최국희, 제작:이태헌,안병래, 관객:703,793명(2016.11.22.현재)
주연:유지태,이정현,이다윗,정성화
볼링계의 전설로서 전직 국가대표인 “윤철종”(유지태역)은 “박윤배”감독(박철민역)의 요구로 불법적인 경기조작에 가담하게 되지만 “두꺼비”(정성화역)의 이중적 경기조작에 휘말리면서 쫓기는 신세가 된다 불법조작에 가담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가운데 자신의 아내와 차를 타고 어디론가 도망치듯 달아나는 순간 마주오는 트럭을 피하려다 절벽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만삭의 아내(조수정역)는 즉사하고 한쪽 다리를 절단한 철종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 되었지만 그 이후의 삶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낮에는 가짜석유 판매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전문 꾼으로 뛰며 인생막장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주희진”(이정현역)은 회생불능의 볼링장 대표로서 사채의 늪에 빠져 있다 두꺼비의 노리개가 될 위험속에서 하루하루 볼링도박에 심취되어 있지만 철종을 사랑하는 희진은 그 남자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어느 한적한 볼링장에는 도박 볼링의 열기가 오르고 있다 철종은 “민수”(금서역)와 함께 한 팀을 이루며 도박판에서 무리수를 두며 상대와 한판 승부를 띄우지만 만만치 않다 결국 사채 도박빚에 시달리며 승부는 끝나지만 도박이란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희진이 계속 이 늪에 빠질 경우 그녀는 두꺼비의 밤무대에서 몸을 팔아야 하는 신세가 되지만 앞은 여전히 캄캄하다
볼링장에서 볼링공을 만드는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구한 철종은 그곳에서 “박영훈”(이다윗역)이라는 새로운 순수청년을 만나게 된다 자폐증 환자인 영훈은 볼링에 매료된 윤철종의 광팬으로 폼은 어색하지만 던지는 공마다 스트라이크를 날리며 볼링장의 전설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우연하게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관계처럼 보이지만 철종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의 뒤를 미행하며 그의 집 앞까지 가게 된 철종은 영훈이 밀키스를 좋아하고 아버지는 안계시고 어머니는 재혼을 한 복잡한 가정의 야생처럼 놓여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이채가 있는 짜장면을 좋아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기겁을 하는 영훈은 그렇게 볼링만이 자신의 위안인 순수한 청년이었다
“스플릿”이란 볼링에서 첫 번째 투구에 넘어지지 않은 핀들이 간격을 두고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즉, 스플릿은 치명적인 실수와 같아서 결정적 패인이 된다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이다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삶이 진행되고 남아 있는 불편함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때가 있는 것이다 철종의 삶도 국가대표로서 승승장구하는 한때의 삶속에서 부정적인 요구에 거절하지 못하는 스플릿으로 말미암아 그 다음의 삶이 꼬여버린 것이다
철종에게 있어서 영훈은 도박볼링에서의 새로운 희망이며 꿈이었다 영훈을 철종의 집으로 데려오고 그 과정에서 영훈이 가족들에게 겪고 있는 참담한 환경을 바라보며 애잔한 마음을 읽게 되지만 그것은 값싼 동정에 불과한 것이었다 영훈의 덕택으로 부를 누리는 부모들은 영훈을 내팽겨쳐 놓고도 자신만만하다 학대와 방임으로 방치된 영훈은 시골 한적한 마을에서 요양아닌 요양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한 영훈이 어릴 때 TV에서 보았던 윤철종의 성공 스토리는 유일한 희망이며 꿈이 되었고 영훈의 삶을 지켜주는 위안이 되었다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과 같은 철종과 함께 기거하며 살게 되었지만 정작 철종의 집은 쓰레기통과 같이 어지럽혀져 영훈을 힘들게 한다
생계형 브로커이며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을 지키고 싶어서 애간장을 태우는 희진의 눈에도 영훈은 매력적이다 10레인에 꽂혀있는 영훈과 한팀을 이룬 철종은 도박볼링계의 샛별로 떠오르며 볼링계를 장악해 가고 있다 철종은 영훈에게 10레인이 아닌 다른 레인에서도 잘 할수 있는 비결을 가르쳐 주고 진정한 선생이자 한 팀으로서 자리를 굳혀 나간다 그러나 거듭되는 승리를 띄우며 희진의 사채빚을 단번에 청산해 줄 철종영훈 드림팀은 여전히 변두리 옥탑방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도박볼링계의 큰 손 “백사장”(권해효역)은 “은발노인”(문영수역)과 함께 도박볼링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철종에게 어느날 백사장이 찾아와 시범 게임을 한 후 매혹적인 제안을 한다 중국 도박팀이 들어 오는데 자신과 손잡고 큰 판을 벌여보자는 제안이었다 게임에서 지든 이기든 일정 금액을 보장하고 수익률은 15%다 반대로 언제나 철종의 주위를 맴돌며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두꺼비는 은발노인의 스폰서가 되어 충돌하게 된다
야만적이고 이기적인 두꺼비는 철종을 상대로 영훈을 요구한다 영훈의 몸 값으로 모든 것을 청산하려는 철종은 또 다시 수렁에 빠지고, 아무것도 모르는 영훈은 두꺼비의 철통같은 감시속에 노예같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한번의 실수에서 자신의 아내를 잃었던 철종이 다시 똑같은 수렁속에서 멈춰 있을 때 우연찮게 발견한 영훈의 비디오 테이프, TV에서 나오는 영상은 자신의 퍼펙트 게임이었다 전설같은 자신의 과거에 몰입하며 추종하였던 영훈을 생각한 철종은 돈다발을 들고 두꺼비를 찾아가 영훈을 데려온다 두꺼비는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철종에게 영훈을 담보로 또다시 승부조작의 제안을 한다 영훈을 데리고 사우나를 찾은 철종은 영훈의 등 뒤에 난 상처를 바라보며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저 자신을 찾아온 철종에게 고맙기만 한 영훈은 오이채가 놓여 있는 짜장면을 좋아하는 순수 청년이다
영훈의 양아버지와 두꺼비의 만남을 우연하게 보게 된 철종은 백사장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영훈의 구명을 요청한다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백사장은 도박볼링장의 신사였다 두꺼비의 조작 제안에 역제안을 하는 복수전은 이렇게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억대의 도박판이 벌어지는 시내의 볼링장에는 철종영훈 드림팀과 두꺼비의 팀이 함께 있다 한판씩 한판씩 두꺼비에게 밀리는 백사장의 표정은 굳어 있다 은발노인 또한 신사답게 움직인다 이길수 없는 게임같은 시간은 이렇게 지루하게 계속되고 어디론가부터 받은 전화 한통에 백사장은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고 자리를 뜨려고 한다 이미 너무 많은 돈을 잃은 후였다
그 때에 두꺼비는 더 큰 금액의 제안을 하며 백사장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밀리는 판세에서 독배를 드는 리더는 없다 그러나 이 위험한 도박에 승부를 띄우는 백사장은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철종은 연달아 스트라이크를 날리며 두꺼비를 당황스럽게 한다 지금까지의 도박판 돈의 규모를 훨씬 더 능가하는 게임의 승부는 승리한 쪽에게는 영광을 안겨다 주지만 패배한 쪽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생명과 같은 게임이었다 모든 것은 끝까지 보아야 한다 더럽고 야비한 감정몰이로서 철종과 영훈을 흔들어 대는 두꺼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모든 게임은 철종의 승리로 종결되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두꺼비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손가락 세 개를 걸고 철종과의 게임을 다시 제안한다 한치 앞을 알수 없는 제안에 손을 잡은 철종은 두꺼비와의 한판 승부를 시작한다 스트라이크에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의 승부는 누구에게 영광을 쥐어 줄것인가? 물론 철종에게로 돌아갔다 모든 게임이 끝나고 볼링장 밖으로 나왔을 때 두꺼비는 또다시 비겁함을 드러낸다 길을 걸어가는 철종의 배에 칼을 찌르며 자신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려 한 것이다 영훈이 이것을 말리려다가 폭력에 시달리고 철종이 좌충우돌 뒤엉키며 싸우다가 창밖을 향하여 두꺼비와 함께 뛰어내려 버렸다 차 위에 떨어진 두꺼비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철종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며 영훈의 퍼펙트 게임을 관전하고 있다
철종의 못다한 꿈을 달성하는 영훈은 볼링장 어디에서나 환영받으며 그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때 도박장을 배회하며 도시의 처절한 삶에 찌들었던 그들은 새로운 희망의 삶을 살아가며 해피엔딩을 예고하고 있다 아버지의 볼링장을 찾고 새롭게 구축한 희진과 철종은 이제 더 이상 도박볼링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볼링장에는 건전한 사람들의 놀이터처럼 평온해 보인다
영화는 끝이났다 한 때는 화려한 국민영웅으로서 찬사를 받았던 철종, 한순간의 실수로 절벽끝으로 내몰리며 사랑하는 아내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그의 삶에 희망이라고는 없었다 도박중독과 같은 게임에 몰입하며 쓰레기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볼링을 좋아하지만 도박을 하지 않는 순수청년 영훈의 등장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그러나 영훈을 희생하며 자신의 행복을 갈구했던 철종은 바로 그 영훈으로 말미암아 회복의 길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이 영화를 통하여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가? 일과 생활과 죄 속에 파묻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의 인생에 찾아온 예수 그리스도, 그의 죽음과 희생 앞에서도 아무런 회개가 없었던 우리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구원의 대열에 서게 되었다면 그 이후의 삶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오랜 방황의 늪에서 벗어난 철종이 매혹적인 도박볼링에서 벗어 낫듯이 우리도 과거의 나와 다른 그리스도인의 삶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새롭게 꾸며진 볼링장처럼 밝고 투명하게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며 복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