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북한산 수리봉~향로봉~비봉 릿지등산
참석자 : 대장님, 백수, 투야, 사슴, 나야, 나야2, 이시돌, 아로마, 박용숙님, 미나, 물안개, 매당, 새애기, 시누, 올캐, 고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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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지하철 3호선 6호선 불광역 2번출구 집결.. 16명, 남5-여11
9:35 구기터널쪽 500m지점 구기터널 매표소 입구 도착
11:20 수리봉도착..인원이 많아서 일부 지연
12:25 수리봉 ~ 향로봉 중간안부 도착
13:30 중식후 출발
14:15 향로봉도착
15:00 비봉도착
15:30 비봉에서 내려와서 승가사 갈림길 도착
16:30 승가사 옆으로해서 승가 매표소 경유 이북5도청 뒤로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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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출장후 피곤한 상태에서 보궐선거로 토욜휴일을 얻었다.
푹~ 쉴까 생각하니 그건 억울해 산야를 생각하고 산행일정을 확인해보고 있는데
백수님이 쪽지로 - 낼 가신담서요..?
예? 누가 그래요? 저도 아직 못 정하고 있는 일을..? 낼 일어나보고 생각해 볼래요.
가게되면 전화할께요. 전화안하거든 묻지도 마셔요.
아침 7시에 잠에서 깨어나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어보니 상태가 괜찮은듯 했다.
집결시간이 9시던가 9:30 이던가 생각이 안나 컴을 열었다.
접속해있던 백수님이 - 가나요..물으셨다.
- 일어나졌네요. 구청장 투표하고 지하철로 가볼께요..
전철 2호선과 6호선을 이용해서 불광역 2번출구쪽으로 나가면서 10분전 도착이라 화장실들러
선글래스를 꺼내들고 여유있게 나서는데 지하에도 등산복차림의 단체들 여럿이 무리지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둘러보니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어 계단을 올라가니 밖에 백수님과 아로마님 친구랑 몇분이
모여있었다.
얼마의 시차를 두고 대장님과 물안개님, 투야님 등등이 도착하시고 국립보건원 사잇길로 난
등산로를 향해 출발 했다.
11시 20분 수리봉 도착, 평소 1시간이면 되는 코스라는데 인원이 많고 초보자 많고 제몸하나
간수 못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허리에 안전확보용 벨트를 감아주어 겨우겨우 올라가 후유~하는데 바로 앞에 가시던 나야님이
조금 더가면 더 멋있는 코스가 있으니 기대하라고 겁을 주신다.
12시25분 수리봉 ~ 향로봉 중간안부 도착, 족두리봉이란 멋지고 둥근바위가 나타났다.
이거였나..더 멋있는 코스란..
일부는 자일로 또 일부는 우회등산로로..
한번 자일로 올라가볼까 유혹이 있었으나 대장님의 불안해하는 표정을 보며 우회로로 포기..
불암산 교관이셨던 백수님은 교육효과 확인차 실습시키고 싶은 눈치가 역력했으나
워낙 인원 많은데 나까정 말썽부리면 안되겠다 싶었다.
우회로팀은 먼저 봉우리에 올라서서 사방으로 열려있는 아래 연신내쪽 일산쪽 풍광을 감상했다.
위에서 굽어보는 산세와 연결된 시내풍경도 보기좋았다.
엄청난 바위를 자일로 한명씩 오르는 거 내려다보면서 긴시간 동안 물마시고 방울토마토 먹고
수다떨고..
이윽고 모두 도착된거 확인하고 그 족두리봉의 아래쪽으로 돌아 내려가면서 이제 집한채
마련해서 대가족 점심이라도 먹여보자 하며 마땅한데를 두리번거리고 찾다가 나무그늘
드리워진 제법 넓은 평지를 발견했다.
먼저 와서 식사후 휴식중이던 몇사람들 사이로 무작정 들어가 엉거주춤 일어나 앉는데
오늘의 리더 투야님, - 모처럼 쉬시는데 쫒아내게 되어 죄송합니다..
쫒겨날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 얼결에 쫒겨나고 여성회원들은 이런 남정네들 빽을 믿고
무작정 깔개 석장을 깔아 식탁을 마련했다.
배낭마다 가득했던 음식이 펼쳐지는 동안, 역시 오늘의 하이라이트 였던건 대장님이 백수님
줄거라고 꽁꽁 얼려오신 후루츠칵테일..
아직도 살얼음인채 열어 그릇마다 쏟아 놓으시자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얼음물을 힐끔거리며
찾던 차에 탄성속에 쟁탈전이 벌어지고 한쪽에서만 먹고 끝으로 안돌린다고 원망성 멘트까지
흘러나왔다.
계속 다이어트 진행중이라는 물안개님의 현미율무밥과 두부조림, 갈비찜..
시누이, 올케를 데려오신 새애기님과 미나님쪽에서 야채비빔밥이 준비되어 또 한바퀴돌리고,
아로마님은 자일잡아주신 회원님들 대접한다고 따끈한 곰국을 끓여오셔서 식탁을 다양하게
빛내주었다.
미나님은 식사를 꼴찌로 하셨다. 식사가 막 시작되었는데 지방에서 귀한 전복을 고속버스
택배로 보내주셨다는 연락을 받고 그걸 얼른 받아다 냉장고에 넣지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아드님과 전화통화가 순탄치않자 옆집에, 경비실에 수소문하는데 옆에서 회원들이 퀵서비스에
부탁하라 하고 연락을 취하느라.. 결국은 착한 아드님이 가서 찾아오기로 해피엔딩하고 뒤늦은
비빔밥 식사를 혼자 하셨다.
13시 30분 자리를 정돈하고 다음 봉우리를 향해 출발..
봉우리에 올라서 보면 사방에 희끗희끗 허연 바위투성이인 북한산.. 저길 올라갈수있을까
아득해 보이던 봉우리에 올라서서 지나온 바위를 보면 저기 올랐던거 맞나..감격스럽기도 했다.
아가들 걸음마 연습시키듯 앞에서 숙달된 조교들(?)이 왼발 오른손, 오른발..시범으로 짚어주면
도무지 갈수 있을까 싶던 험악한 바위도 오르고 내릴수가 있었다.
때론 자일을 내려뜨리기도 하고 짚을데가 마땅치 않으면 디딘발을 눌러주어 인공지지대를
만들며 그렇게 바윗길을 하나씩 짚어 산을 더듬어 내려갔다.
향로봉, 비봉을 거쳐 비봉에서 내려와 승가사 갈림길 쪽으로 계곡길로 내려왔다.
마실 물도 떨어지고 어서 물이 있는 절간으로 내려가자고 서둘러 가는 길에 계곡물을 만나자
이 물은 윗쪽의 계곡물이니 마셔도 된다고 손바닥을 오무려 물을 떠 마셨다.
물맛이 괜찮았다.
괜찮지 않으면 어떠랴 시원함 만으로도 좋았고 자연의 자정능력에 더하여 하루종일
산과 동화되어 자연의 일부가 된 우리몸의 자정력으로도 괜찮지 않은 일은 없을것이었다.
좀더 내려오자 더큰 계곡에 물이 고여 있었다.
북한의 금강산관광에서는 계곡물에 손만 씻어도 벌금 100불이하인데,
너무 더웠고 땀땜에 눈이 따가와 우린 모두 달려들어 세수도 하고, 누구라곤 말하지 않겠지만
땀나고 열받은 머리를 한참동안 담그기도 했다.^^
너무 시원하고 맑아져 몸이 날아갈듯했다. 그래도 탁족은 하지않았다.
16시 30분 승가사 옆으로해서 승가 매표소를 경유해서 이북5도청 뒤로 하산했다.
구기터널이 보이는곳까지 와서 한차례 여론수렴이 있었다.
동동주, 맥주..하나고르기.. 몬지 모르지만 북한산에서 땀흘리고 헤매다온 경력상 동동주라야
할것 같았다.
유명하다는 할매두부집에 들어가 손두부와 두부김치, 양은주전자에 담아내온 차가운
동동주를 마셨다. 시원했다. 만족스러웠다.
발가락을 주무르며 이얘기 저얘기..남자도 여자도 수다스러워졌으나 모두 정겹고 이뻤다.
시내에서 만나면 화장하고 좋은말 이쁜말만 하는 가식도 있겠으나 이런 바위산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죽을똥 살똥 있는 그대로 다 보고 보여주고 나서 가식도 체면도 없이 인간 그자체의
공감대가 형성된 마당이다. 어찌 귀한인연이 아니겠는가.
서로 도와주어 무사히 다녀왔음에 감사드리며, 시간이 맞으면 다시 이런 감격을 공유할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램으로 손잡아 악수하며 불광역앞에서 헤어졌다. 모두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