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기순례로 북수동 성당과 수원 화성, 손골 성지에 다녀왔습니다.
북수동 성당
북수동 성당은 올해로 100주년이 된 유서 깊은 성당으로 조선 후기 순교자 원 프란치스코를 비롯한 17위와 근현대 순교자 심 폴리 신부님을 비롯한 3위, 이렇게 총 20위의 하느님의 종 수원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기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미사 전에 이들을 위한 현양 기도회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놀라운 점은 신원이 밝혀진 수원교구의 순교자 79위의 호칭기도를 연도 형식으로 노래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름없이 순교하신 분들은 수원 화성지역에 2천여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드리고 있는 호칭기도는 시복시성 되신 분들이 그 대상이지만, 시복시성 되지 않으신 순교자들의 이름을 호칭하며 기도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의정부교구에서 순교하신 분들은 총 몇 분이나 되실지, 그분들의 호칭기도도 따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네요.
수원 성지
수원 성지는 정조 치하에서 정약용 사도 요한이 설계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전역으로, 정약용의 마음 깊이 자리한 천주교인으로서의 애환과 그리움이 곳곳에 묻어있는 성지입니다. 남상천 도미니코 해설사님의 자세한 해설로 더욱더 정약용의 고뇌를 느낄 수 있었던 화성 순례였습니다.(현재까지 별견된 순교 터는 총19군데로 매월 첫 금요일 밤에 달빛순례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손골성지
기해박해 전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손골 교우촌은 프랑스 선교사들이 숨어들어 언어와 풍습을 익히며 선교 준비를 하던 곳으로 병인박해 때 수많은 신부와 선교사들이 체포되어 순교를 한 곳입니다. 이곳은 특별히 도리 신부와 오메트르 신부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병인박해 순교 100주년이 되는 1966년에 도리 신부 순교비가 세워졌는데 도리 신부의 프랑스 생가에서 부모가 사용하던 맷돌로 만든 십자가를 순교비 꼭대기에 올려놓았고, 자연의 흐름으로 형태가 달라진 손골의 순교비는 이후 2014년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희망의 순례자 18번째 순례지인 손골성지는 최양업신부님이 어렵게 귀국해 이곳에 묶고 있던 페롱 신부를 만나 함께 피정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12월의 날씨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포근해 순례하기 좋은 기온이었지만 지구온난화가 실감되어 근심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을 쉬고 다시 만난 순례여서 그런지 단원들과의 눈맞춤이 너무 즐거웠고, 12기 신규 단원들이 함께 합류하여 더욱더 왁자지껄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맛있는 콩떡을 준비해주신 전희수 헬레나 감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1년 개근하신 단원들을 위해 한땀한땀 빚은 묵주를 선물해주신 풍동 성당 매듭팀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너무 깜찍하고 이뿌네요^^
12월 정기순례와 제2회 정기총회, 2023년 평길단 송년회까지 알차게 잘 마무리한 우리 평화의길 순례단원분들~
2024년에도 각 가정에 주님의 평화와 쌩쌩한 건강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오래도록 은둔하고 계신 단원분들도 2024년에는 자주 뵙고싶습니다. 그리운 분들이 아주 많네요^^
풍요로운 연말 잘 정리하시고, 2024년 1월 순례에서 건강하고 반갑게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