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에서 군대관련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군대시절 생각이 납니다.
1976년 2월23일
한양대 운동장에 집결하여 왕십리역으로 이동
열차타고 논산 수용연대로...
지금은 모르겠는데, 그때는 훈련소 입소하기전 수용연대에 들어가
신검을 다시받고 보통2~3일이면 훈련소에 입소한다.
내가 아이디를 달빛공주로 쓰기도 하는데..
남자가 무슨 공주아이디냐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입대 첫날 수용연대에서 내무반 불침번을 첫번으로 섯다.
이때 하달받은 암구호가 "달빛공주"였다.
1976년 2월23일 밤 암구호인 셈이다.
그런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23일 입대한 병력은
수용연대에서 15일을 대기했다.
포로가 따로 없다. 입고간 옷은 땟국물이 질질 흐를정도로 꾀제제하고
제대로 씻지도 않아 냄새가 날지경이다
보름동안 때되면 밥먹고 양지바른곳에 모여앉아 졸기도 하다가..다시 때되면 밥먹고 ㅋ
이런 생활을 보름동안 하다가
논산훈련소 26연대 7중대 2소대에 배속되었다.
훈련중 배가 얼마나 고픈지 식사시간에 식사가 끝나면 바로 매점으로 달려가
100원 동전한개로 빵1개 30원, 지금도 있는 해태브라보콘 70원 을 사먹는다.
돌아가면서 취사장 사역을 나가는데,
사역을 가면 식판닦기, 라면스프 뜯기등 여러가지를 한다.
한번은 사역을 갔는데... 횡재를 하였다.
식판하나가 대략 크기가 가로 세로 50cm 높이10cm 정도 되는데
이식판 하나가 20인분의 밥이다.
그런데 뭐가 착오가 잇는지 식판 하나가 남았는 모양이다.
군대에서는 모자라도 안되지만 남아도 안된다.
한창 식판을 닦고 있는데 취사병이 오더니
밥이 가득한 식판 하나를 내노면서 먹으란다. 된장도 한대접 갖다주면서 같이 먹으란다.
이런 횡재가...
같이 사역을 갔던 다른 한명과 나는 둘이서 된장에 비벼가면서
그 식판하나를 조금 남기고 다 먹었던 생각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