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은 그 내용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뜻을 알지 못하고 그냥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읽기만 해도 큰 공덕이 쌓인다고 합니다. 이것이 경전에 담겨진 불보살님의 원력과 자비광명의 힘입니다.
반야심경과 관련된 재미있는 가피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에 ‘정지’라는 스님이 계셨습니다. 늘 경전을 읽고 외우며 부지런히 수행하였는데, 나중에 광화사라는 절에서 은거하여 십 수 년이 흐르니 그 밑에 200여 명의 대중 스님들이 사는 큰 절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지스님의 코 안에 혹 같은 살덩어리가 생겨 코를 막는 병이 생깁니다. 백 가지 약을 써보았으나 아무런 효험이 없어서 근심하였는데, 그때 어느 스님이 정지 스님에게 가르쳐 주기를
“이것은 업장으로 생긴 병입니다. 반야심경 일만 번을 독송해 보십시오.”하는 것입니다. 조언대로 <반야심경>을 일만 번을 독송하였더니, 코 안에 혹이 저절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행복과 불행이란 모두 우리가 지은 업의 세계입니다. 수행을 한다는 것은 중생의 업을 부처님의 업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수행과 기도를 통해서 악업을 소멸시키고 선업을 증진시킬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업을 정화시키고 공덕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경전을 독송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천수경>이나 <반야심경>을 독송할 때 더 큰 믿음으로 더욱더 정성스럽게 독송하시기 바랍니다. 지장경도 좋고 금강경도 좋고 법화경도 좋습니다. 어떤 경전이든지 꾸준히 기도하면 분명 큰 공덕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경전이란 본래 깨달음의 길로 향하는 지도와 나침반입니다. 경전의 뜻을 알고 독송하든, 모르고 독송하든, 따라서 읽기만 해도 분명 공덕이 있습니다. 하지만 뜻을 모르고 소원성취를 목적으로 그냥 줄줄 읽기만 한다면 경전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이해하고 그것을 내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앵무새처럼 따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을 내 마음으로 체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읽으면 분명히 큰 공덕이 있습니다. 업장을 소멸하고 선업을 쌓게 됩니다. 하지만 부처님 경전을 독송하며 그 가르침을 마음으로 음미하고 몸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할 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전 공부임을 불자들은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람 몸을 받았고, 또한 이렇게 불법을 만나 부처님 회상에 모였으니, 참으로 지중한 인연이요, 큰 복입니다. 앞으로 부처님 경전을 통해 더욱 더 큰 공덕을 쌓는 불자가 되도록 발원하고 수행합시다.
출처 : 불교신문/광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