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어디 갔어!'(2012.5.30)

[철쭉]

"다! 어디 갔어!"

요즘 개콘에서 개그맨 황현희가 유행시킨 용어다

2,30대를 기준으로 잃어버린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찾는다는 줄거리인 데, 우스개 내용이다.

2,30대들이 기억하고 추억하는 전통과 문화가 얼마나 많겠는가마는 그 기준에다 개그소재를 맞춰서 하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우리들도 많이 했지만 '딱지치기''제기차기'찍기' 등 우리 소시절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를 다루는 코너에서 나온 용어가 바로 '다 어디 갔었어! 어디 갔어! 이다.

아침 일찍 철쭉밭을 돌면서 마침 이 "다! 어디 갔어!"가 떠오른다.

그 이유는 바로 철쭉 이름표만 땅바닥에 뒹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철쭉을 살때마다 새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처음에는 매직을 쓰다가 매직으로 써보니 1년도 못되어 글씨가 바래져버려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아예 광고사에 주문하여 이름표마다 코팅을 해 버렸다(코팅을 해도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 이름표가 나무가 고사하면  딸랑 이름표만 남아있는 것이다.

말라죽었건 얼어 죽었건 간에 빈 이름표가 많이 눈에 띤다 .

아깝기도 하고 많이 아쉽기도 하다.

어떻게 구해온건데를 생각하면 마음마저 씁쓸하다.

내 기억속에 자리한 것들이 흔적도 없이 말라 죽거나 사라졌으니 나의 무관심에 스스로 채찍질 하면서 위로를 대신 삼기도 한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빈 이름표만 남기고 다 어디 갔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만다.

그 원인을 굳이 찾는다면 나의 경험 미숙으로 인한 관리 소홀이다.

첫번째의 원인은

나무를 심어놓고 그대로 나뒀더니 글쎄 두더지,땅강아지,굼벵이란 놈이 살금살금 땅속으로 다니면 보드라운 철쭉 뿌리를 갉아 버렸으니 살 턱이 있나 더군다나 두더지가 지나는 자리는 공간·공극의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 뿌리가 말라 버린다.

잎이 누렇게 변할때에는 이미 늦다. 

철쭉은 땅에 심지 않아도 뿌리의 일부가 땅속에 묻혀 있으면 산다.

이게 철쭉이지만 또한 건조나 혹한에는 허망없이 죽어 버린다.

두 번째는 치어서 죽은 경우다.

큰나무와의 경쟁에서 밀려 죽는다.본디 더디게 자라는 왜철쭉의 생리상 그럴 수 밖에 없다.

 빨리 큰나무속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다 그런것은 아니다. 

어떤 품종은 빨리 자란 것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우를 발견하지만, 아뭏든 왜철쭉 대부분은 큰나무 사이에서 결국 햇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다고 보면 된다.

논을 둘러 보면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의 하나다.

이와같이 인간의 관리 소홀이 빚은 결과다.

이것또한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에서 시작된 결과 아닐까!  

아침에도 1시간 이상을 꽃들의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출근했다.

 늘 그랫듯 습관적이다. 특히 5월부터는 사쓰끼가 피는 시기라 더 긴장하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귀한 꽃들을 볼 수 있다.

계속 돌고 돌아야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단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워낙 품종도 많지만 일본 철쭉들이 이것저것에서 교배를 한 관계로 특별히 특징할 수 있는 것은 몇 품종에 불과하고 거의 비슷하다.

세밀하고 정교하게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일본철쭉은 다 이쁘고 좋은 줄로만 안다.

솔직히 우리네 산하에서 자란 토종의 철쭉이 참으로 더 아름답다.

어쩜 자잘하고 조잡하기까지 하다.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감탄하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할 법도하다. 특이하고 조화같기도 하고 신기하지 않은가!

한 나무에서 여러가지 색의 꽃이 피는 것은 기본이고 점박이와 여러가지 색이 골고루 섞여 있는가 하면 복륜,저백(호월,심산만월,대화월 등)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장수보같은 사쓰끼는 필때는 빨갛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녹색으로 변한다.

오이채처럼 잎이 갈라져서 피는 꽃도 있다(금채,산호채 등)

잎 또한 잎이 뒤로 말리는 권엽(자룡예 등)이 있는가 하면 잎의 모양도 갖가지다.

가을의 단풍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베니기리시마의 단풍은 정말 철쭉을 대표하는 단풍이라 감히 말 할 수 있다. 

우리의 철쭉인 자산홍과 백철도 아름답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보이니 사쓰끼 매니아들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상으로 본다. 

이 좋은 사쓰끼들이 "다! 어디 갔어!" '다 어디 갔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