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회 산행기
1.일시 : 2016.9.17(토) 09:00~16:00
2.장소 : 도봉산(도봉산 입구-거북바위-관음암-도봉산 입구)
3.참석 인원 : 강신찬(산행기 작가),김상희,김호경,윤한근,이강호,이계혁,이종구,최해관(이상 8명/가나다순)
4.내용 :
1)추석 연휴로 달력에 빨갛게 표시된 날들이 지나고 토요일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상산회 산행이 있는 날이다. 창 밖을 보니 밤새 내리던 비가 멈출 줄 모른다. 퍼뜩 오늘 행선지가 도봉산이라는 것과 몇 년전 여름에 상산회에서 폭우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도봉산에 올라 “우중도봉”이라는 말을 나누었던 기억이 겹치며 “그때보다야 더 하겠나... 그런데 HK가 옛날 폭우 때 잘 사용했던 플라이를 오늘도 가져오려나?”등 생각하며 배낭을 준비한다. 우산을 쓰나 우비를 입나 고민하다 에이 둘 다 가져가자 마음먹고 둘 다 챙기고 추석때 받은 전 부침과 매실주도 함께 녛는다. 반팔 티에 방수되는 겉옷을 입고 혹시 더우면 바꿔입을 조끼도 챙긴다. 이렿게 준비후 7시에 비 맞으며 집을 나섰다.
2)전철로 도봉산역으로 가는 도중 “혹시 모르니 가는 도중에라도 비가 멎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도봉산역에 도착하니 8시40분인데 밖으로 나와보니 아무도 안왔고 비는 거의 멎었는데 먼 하늘을 보니 비구름이 아닌 흰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무언가 좋은 예감이 든다.
3)곧이어 김상희 회장이 도착했는데 바지부터 웃옷까지 방수되도록 중무장을 하고 나타난다. 날씨를 보더니 이내 옷을 갈아입는다. 이어 강호,해관,호경,한근,종구 등이 속속 도착하는데 옷차림은 모두 폭우를 예상한 차림이다. 호경에게 예의 플라이를 가져왔나 물으니 그렇단다...(그러나 아깝게도 써먹을 기회는 오지 않았다) 계혁이 오지 않아 연락 취하니 다른 출구쪽에 있다하여 도봉산 입구에서 보기로 하고 출발한다...윤 총장 왈 폭우를 각오하고
나온 오늘의 멤버들이야 말로 진정 상산회의 귀감인데 사실 비 올때는 산행을 안하는 것이 맞다고...이는 비가 오건 말건 한 사람만 오건 말건 산행은 중단 없다는 상산회 오랜 전통과 약간 상치(?)되는 합리성을 강조한 말씀으로 들렸음....전통을 따르나 합리성을 따르나 하는 이슈를 넘어 오늘 모두의 공통된 의견은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가야 한다로 귀결됨
4)결국 폭우를 각오하고 나섰는데 막상 산에 와보니 비는 그쳐 한 방울도 맞지 않고 비 온후라 공기는 말할수 없이 신선하고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파랗고 명절 뒤 끝에다 비 소식에 산행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호젓함을 만끽하는 등 최상의 산행이었음....이를 두고 전화위복이라 할까?
5)등산로 입구에서 산행대장인 호경의 당일 코스 설명이 있었는바 거북바위를 지나 관음암 표지가 나오는 곳에서 꺾어져 관음암 거쳐 하산한다고....예전에 많이 다녔던 어렵지 않은 코스라고....
그러나 뒤에 보면 알겠지만 산행중 어느새 해군 조교로 둔갑하여 신병 훈련 시키듯이 완전 급경사 길을 한참 돌아가게 만드는데 지난달 백록담 올랐던 필자도 그때보다 더 힘들게 느꼈을 정도....물론 호경 조교의 마음 속에는 선의의 두가지 생각이 있었음을 나중에야 알았지만....첫째는 TV에 나오는 홍혜걸 닥터가 하체 단련을 위해서는 처음에 힘들게 운동 한 후 나중에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을 우리 신병들에게 적용하려 했고 둘째는 목적지로 바로 가지 않고 돌아가야 북한산의 기가 막힌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봉황의 크고 깊은 생각을 참새가 어찌 알 수 있으리요
6) 산행 중간에 쉬는 시간에 해관 태상왕께서 서시흥과 동시흥이 갈라지는 분기점이 있는데 동시흥 분기점을 잘 조합해 읽으면 동시 흥분 기점이 된다고.....역시 음양의 원리는 어디에나 적용 가능
7)호경이 늘 준비하는 삶은 계란이 이번에도 어김 없이 등장하여 아침도 거르고 나온 종구 등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는데 오늘 비도 오고하여 인원이 적게 올까봐 4개는 빼놓고 왔다고....계란 삶는 솜씨가 달인의 경지를 넘어서 양보다는 질로 승부
8)거북바위 거쳐 계속 급경사 길을 오르니 드디어 관음암 표지가 나오고 표지를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져 가니 좁은 바위 틈새로 밧줄을 붙들고 내려가는 등 길이 험한데 갑자기 탁 트인 전망이 나오며 북한산 주요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서울 시내도 내려다 보이고....이 보기 힘든 경치 보이기 위해 호경은 해군 조교라는 비난을 감수하였구나
9)목적지 다다르니 예전에 한번 왔던 장소인데 도봉산 주요 봉우리가 바로 앞에 보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도봉산 감상 장소....이곳에서 먼저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가져온 음식들을 꺼내놓고 요기를 하는데 강호가 호주산 와인을 꺼낸다. 이날 마신 술의 종류는 막걸리, 소주는 기본이고 와인, 매실주,위스키(필자는 모르는데 위스키도 있었다 함)...후에 하산해서는 맥주도 함께....
<호박전,김치전,동태전,고추전 좋아도 벙커전이 제일 좋아-골프매니아 왈>
10)푸른 하늘 아래 멋진 봉우리들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과 술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내다 하산하는데 중간쯤 내려왔을 때 갑자기 앞서가던 호경이 왼쪽으로 길도 아닌 곳으로 따라오라 하고 앞서 간다. 아니 길도 보이지 않고 낙엽만 수북히 쌓인 곳으로 왜? 앞서 가던 종구 등 몇 명은 따라 갔으나 해관 등 뒤에 오던 무리들은 이걸 따라 가나 아니면 내려가던 길로 계속 가서 밑에서 만나나 잠시 망설이다 결국 따라가기로 한다. 낙엽에 발이 푹푹 빠지며 나뭇가지가 몸과 얼굴을 때린다....아니 왜 이런 길도 아닌 길로? 참새가 봉황의 뜻을 어찌 알리요마는 당장은 궁시렁 거릴 수 밖에....겨우 숲을 빠져 나오니 계곡이 나오며 큰 길이 나타난다....지름길로 온 것이다....역시 힘들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다 있구나...봉황 만세!
11)하산하여 음식점으로 향하는데 한우고기집이란다....오늘 폭우를 각오하고 나와 상산회 귀감이 된 우리들을 위해 회장단이 특별히 한우로 점심을 준비했다고...시원한 맥주로 목을 추긴 후 맛있는 한우고기에 된장찌개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4시가 넘었다......종구,계혁,본인은 전철역으로 향하고 나머지 인원은 봉술 겨루기 한다고 헤어지니 아침의 빗줄기 대신 가을의 해 맑은 햇살과 푸른 하늘만 높이 솟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