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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민
<'들판에서 식탁으로~!' 수업평가>
수업을 들으면서 쪼샘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수업 내용을 떠나 쪼님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이 되었습니다.
일을 대함에 있어서 쪼샘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업내용은 농작물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농사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라 오히려 좋았습니다. 또한 농작물이 아닌 땅에 초점을 맞춰 좋은 땅 만들기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고 농사와 먹는 것을 묶어서 생각해보는 것과 근대화 이 후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조상들의 농사에 대해 흥미로움과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기물에 대해 배울 때, 흙 속 미생물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삶에도 균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맞는 것만 가까이 하려 하지말고 하기 싫은 것도 의도적으로 해보고 그러다보면 이해 안 되던 것을 이해할 수 도 있고 싫었던 것이 좋아질 수 도 있으므로 좀 더 마음을 열고 다양한 경험과 사람을 만나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수업기간이 짧아 이제 시작하려는데 끝나버린 느낌이었고, 수업시작과 동시에 밭을 일구기 시작했는데 실질적으로 밭을 가꾸기위해 퇴비에 대한 내용이 우선으로 나왔더라면 작물을 심기 전 밑거름을 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츠코의 술>
시골에 사는 여성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성평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1권에 자동화 시설을 갖춘 대규모 양조장이 나오는데, 자동화 분야 일을 그만두고 흙을 밟고 시원해하는 저를 보면서 몸을 놀리고 자연을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고, 한편으론 이런 느낌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윤민
:공부를 해야겠다. 상대방에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시골에서의 현실.. 그런 부분들을 공부해 가고 개선해 가야하지 않을까.
남성들이 더 공부하고 , 여성들도 더불어 같이.
또랑
<수업 이야기>
6번의 수업이었지만, 그에 비해 다양하고 폭넓은 농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들을 수업으로 배우고, 농사꾼이 가져야 할 태도라던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들은 나츠코의 술을 읽으면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밭을 디자인하고 삽으로 이랑을 만들었던 작업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면서 든 생각은, 도시에 살 때,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면 벌레가 먹은 흔적이 보인다거나 싱싱해보인다는가 단단한 것들을 구입하게 되는데, 그런 싱싱하고 튼튼한 작물을 약에 의존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농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하다보니 초반에 수업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4-5주차쯤? 중간정도 돼서야 이해가 조금씩 되면서 따라가는 게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퇴비 이야기 하시기 전에 주신 프린트물 '삽과 곡괭이를 던져버려라' '임원경제지'는 읽고 이해하기 쉬웠고, 수업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인지 재미있었어요.
학생들 각자의 수준이 다르고, 선생님이 수업 전에 예상했던 수준이 달라서 선생님도 좀 어려우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츠코의 술 감상 후기>
2년 전쯤, 친한 언니의 추천으로 '심야식당'이란 영화를 보게 되고, 그 이후 비슷한 느낌의 영화들을 즐겨 보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나는 영화들은 카모메 식당, 리틀 포레스트, 앙: 단팥 이야기입니다. 이런 영화들을 좋아하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영화들 속에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요리하는 장면들이 등장해서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싱싱한 재료를 씻고, 그것을 정성스럽게 썰고, 볶고, 짓는 모습을 보면 참 예뻐보이면서,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성스러운 음식,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는 음식 자체만이 주는 에너지를 넘어서는 더 큰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나츠코의 술을 마시게 된다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치 어떤 명산의 약수처럼 말이지요.
제가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드는 장면에서 위로를 얻은 것은, 그동안까지의 삶의 방식과 속도에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효고 하세주조의 모습이나, 농약 공중 살포, 논 구역 정리 사업 같은 장면이 떠오르네요. 빠른 시간에 대량으로, 기계를 이용해서, 효율적이다 생각하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술을 만드는 것들이지요. 그에 비해 사에키 주조에서 술을 빚는 모습, 나츠코가 25평 논에서 타츠니시키를 키우는 장면, 재배회를 만들고, 마을의 힘을 모아 농약공중살포를 막고 타츠니시키를 키워 술을 빚는 모습들은 아주 적은 양이지만 느리고, 여러 명의 손과 몸, 땀, 에너지들로 술을 만듭니다.
나츠코가 25평의 논을 가는 모습이라던가, 태풍이 오던 날 로프를 감는 모습들, (그 밖에도 참 대단한 모습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런 모습들을 생각하면 나츠코와 제 사이에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오늘 글을 쓰면서 내가 잠시나마 꿈꿨던 것들, 지향하고 싶은 가치들은 그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정성스러움. 두 손과 몸과 땀. 사람들. 생명과 자연. 애정과 열정. 존경. 전통과 현재의 조화, 정직(올곶음), 나눔 같은 가치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츠코의 술에서 등장인물들에게 배울 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되었는데, 그 중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고다>
"농작물을 팔아 이익을 얻으려 든다면 그건 이미 농업이 아니야. 넌 농사가 대충대충 해도 되는 일 같냐?"
"옛날 농사꾼들은 빈곤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치와의 싸움이지. 이 싸움에서 져서 원래의 목적을 잊은 농사꾼들이 사방에 수두룩해."
"원래의 목적이란게 뭔데?"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농작물은 굶주릴 때나 배부를 때나 서로 나눠야 하는 거야. 하물며 나라나 기업의 이익 추구의 수단이 되어선 절대 안 되지. 농업에 돈과 물질의 논리를 끌어들여선 안 돼. 생명의 논리를 바탕으로 자연에 가사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 그게 농사꾼의 조건이다."
<미야카와 할아버지>
"올곧게 마음을 담아 키우면 타츠니시키도 마찬가지다. 놀라다마다. 놀라기도 하고, 기분 상해 하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하지. 벼는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 아이도 마차나지야. 늘 신경써주지 않으면 토라져서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왜 큰 타츠니시키를 그런 곳에 가두지? 그보다 넓은 장소에서 모가 뿌리를 마음껏 뻗게 해. 난방기가 필요없는 건강한 모를 길러라."
"기르는 게 아니야. 땅과 물과 해님이 길러 주시는 거지. 길러주시면 인간은 그걸 받는거야."
<나츠코>
"감상이 없다면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죠? 이 손으로 흙을 갈고, 모를 키우고, 논에 심고, 뜨거운 여름, 땀을 흘리며 그 성장을 확인하고 가을 황금빛으로 익은 벼이삭을 보는 기쁘. 그리고 그 벼를 베는 흥분. 그건 감상이 아닌가요? 뭔가를 만드는 사람만이 기쁨 아닌가요? 그게 있기에 농사를 짓는 거 아닌가요?"
<비센의 도지>
"양조장이 일반 회사가 되고 양조장 일꾼이 샐러리맨이 된다면 더는 술을 만들 수 없어요. 난 양조장에는 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을 귀하게 여기게. 그건 기술 이상으로 중요한 거야."
쪼
: 나츠코의 술을 읽을 때 마다 감동받는 부분이 달라진다.
농사꾼이 농사를 짓고싶어서 짓느냐. 앞으로의 농사는 농사를 사랑하는 사람이 지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최근에 눈에 띄더라고요.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까망은 눈물 한방울 나지 않음.
까망별
<나츠코의 술 후기>
3-나츠코- 재배회에 아무도 관심이 없자 나츠코는 ‘뿐만 아니라 모든 작물은 인간 생명의 양식이잖아요! 농업은 그 양식을 생산하는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잖아요’
*농사와 쌀을 기르는 일은 생명을 기르고 인간의 양식을 기르는 일이지만 어느 순간 수단으로 바뀌어져서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음
4- 벼농사의 물 관리 추수 20일 전부터는 논의 물을 빼서 말리는 일을 하는데 벼는 이렇게 여물면 수분이 별로 필요 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전에는 벼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3일 물을 대면 3일 물을 빼고 이걸 추수하기 한 달 전까지 계속 해야 하며 아침 일찍 해야 하는데 그것은 낮에 더울 때 차가운 물을 들어가면 벼가 놀랄 수 있기 때문이다
*벼농사를 하고 싶은 나에게 실질적인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술을 만드는 과정 뿐 만아니라 벼농사에 관한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농사에 관한 생각을 넓고 깊게 생각 할 수 있었다,
4-나츠코를 돕는 재배회 미야카와 할아버지 말씀 ‘자연이란 은혜만 주는 건 아니다. 이윽고 거센 바람이 불면 벼는 쓰러지기 시작하지. 벼가 쓰러져 땅에 닿으면 이삭이 수불을 빨아들여 낟알이 변질된다. 심지어 추수하기 전에 싹이 나기도 하고, 그 뿐만 아니라 쓰러진 벼는 벼멸구가 살기에 안성맞춤이지 벼멸구가 번식했다간 끝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좋은 것도 좋지 않은 것도 없다 그저 그러한 것뿐이다 좋다고 하는 것은 무언가를 위한 것이다 당연 좋은 것이 있다면 좋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고 좋지 않은 것이 있다면 좋은 것도 있을 것이다 이 둘 다 있거나 없거나 자연은 그냥 있을 것이다
9-‘도망치는 게 아니라 뭔가에 맞서는 거란걸,,,,’
*나츠코가 유기농업을 한다는 사에키에게 했던 말이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맞선다는 것이다 맞서기 보다는 자연으로 되돌아간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시선이 흙이나 벼 농사에서 자연으로 돌렸다고 하고 싶다. 어쩌면 이러한 말이 좋았던 것은 나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회피하려는 것 같지만 아직 뚜렷하게 무언가를 가야할 방향이나 가야할 지점을 모르겠다. 마치 안개 낀 숲속에서 길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에 키가 자신이 감명 받고 감동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 행동한다는 것에 대해서 부럽기도 하고 응원을 해주고 싶다.
<쪼의 수업 후기>
좋았던 부분
* 첫 시간에 쪼는 말했다 자신에게 배울 것은 없다 여러분 스스로가 모르는 부분이나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직접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맞다 누군가에게 배울 수도 있지만 직접 공부하고 경험한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 단지 농사 수업이 실질적인 농사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농사에 관련되어 있는 흙이나 퇴비 역사 등에 대해서 어디서나 들을 수 없는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언제나 쪼는 열린 결말처럼 확실한 결론이 아니라 같이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결론을 지어 유연한 사고방식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 수업을 할 때 마다 쪼는 많은 책들을 가져 왔다 자신이 수업할 내용을 책으로 설명 하거나 추천을 해줄 때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이 좋았다 책을 직접 볼 수도 있고 관심있어 하는 부분에 대해서 참고 도서로 몰랐다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쉬웠던 부분
* 쪼가 농사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았다 자신이 농사하는 방법을 말해 주었다 아쉬웠던 것은 자신이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에 대해서 조금 알려주었으면 했다
* 흙에 대해서 수업을 했을 때 농사를 짓는데 흙의 역할이나 성분 한반도 흙에 대한 설명 등을 했는데 실질적으로 농사를 지을 땅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거시적인 부분에서 필요한 설명이고 좋았지만 직접 눈으로 흙을 비교하거나 시각자료가 있었으면 이해가 조금은 쉬웠다고 생각이 들었다
* 농사의 역사에 관한 수업은 정말 좋았다 언제부터 농사가 지어졌고 논농사나 밭농사의 형태가 현대에 와서 갑작스런 변화가 왔고 쌀이나 김치에 대한 현대의 전반적인 개념은 오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충격이면서 새로웠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이러한 것을 알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결론은 낼 수 없지만 쪼가 생각하는 농사가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서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해 아쉬웠다.
차노
<나츠코의 술 후기>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화양양주"이다. 세상을 떠나던 야스오(나츠코의 오빠)가 한 줌의 볍씨와 함께 나츠코에게 남기고 간 열쇠 같은 말. 나츠코는 내내 그 말을 심지처럼 가슴에 품고 궁극의 술을 향해 걸어간다. 스무살 나츠코의 포부는 일본 제일의 술이다. 그 포부의 당참도 대단하지만, 내가 나츠코에게 자극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자기 꿈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자기보다 높은 권위를 가진 무언가를 설정하고 그것을 추종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거대 자본, 기성이라는 권위에 혹하지 않고 자기가 가진 것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확신하는 모습이 내게는 나츠코가 가진 용감함이라고 느껴졌다. "화양양주"는 나츠코라는 누룩을 가능하게 하는 이상이다. 좋은 술을 만드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들 사이의 화합이다. 조화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전통방식의 일본주를 찾지 않는다. 몇몇의 거대자본들에 의해 전통적인 방식의 소규모 양조장들의 생태는 무너져가고 있는데다가 본인들은 첨단화된 기술도, 규모도, 인력도 없다. 사에키 주조가 처한 이런 상황은 사실 우리 자신의 처지와 같다. 우리 역시 자기 삶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어떤 가능성들을 찾아 이곳 미세마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여기에 과연 그럴싸한 무엇이 있었던가?
나츠코의 무모함은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에게는 무모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무모함의 내용은 "다른 어떤 것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무언가를, 어떤 좋은 것을 우리는 만들어 낼수 있다"는 믿음이다.
미세마을에 오기 전에 나는 아직까지도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를 보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여러 학교들, 교육과정들을 알아보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일정한 교육과정, 짜여진 커리큘럼을 거치면, 혹은 거쳐야먄 내가 어디가서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고 그래도 사람구실하기 위한 준비가 된 사람으로 보여지지 않을것인가 하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게 만약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번 나시디가 끝난 후에 다른 어느 곳으로든 나는 갈 수 있다. 나와 더 잘 맞는 그 무엇을 찾아서. 혹은 더 수준높고 그럴싸하게 잘 짜여져있는 어딘가를 찾아서.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 삶을 '탐색'하기만 해야할까? 나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두 팔을 걷어부치고 작업을 시작하고 싶다. 저 소로우가 그랬던 것같이 온갖 형식이라는 진흙속에 발을 딛고 서서 나의 일을 통해 밑으로 밑으로 파내려가기 시작해 지구 반대편의 공기까지를 마셔보고 싶다. 나츠코가 그랬던 것같이 인간의 눈물과 피를 요구하는 궁극의 무언가를 담고있는 것을 향해 팔을 뻗어보고 싶다.
<농사수업 총평>
우선 다들 어느정도 같은 생각이라는 걸 공유했지만, "텃밭 농사를 체험하는 정도"의 기대로 시작한 수업이라는 걸 감안하고서라도 너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10주동안 텃밭 계획에서부터 수확까지의 과정을 모두 담아낸다는 생각 자체가 빠듯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조급한 마음도 들었구요. 그럼에도 각자가 일정크기의 '자기 땅'을 가져 본다는 경험이 주는 특별함이 매우 크게 다가왔습니다. 농사짓는다는 행위의 의미를 '옳은 일', '필요한 일'로 여기고 거기서 더 멀리 나아가보지 못했던 제 평소의 생각이 관념적인데 그쳤다면 그것을 직접 해 본다는 일이 주는 의미는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충만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는 건 분명합니다.
오전에 진행된 이론 수업에서도 쪼선생님이 자신의 일과 맺고 있는 관계의 치열함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자극도 되었구요. 평소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 의문을 가져본 적 없는 지점들에 대해 세세하게 질문을 갖는 자세가 역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쪼선생님이 강의 초반에 말씀하셨지만 읽었던 책들, 영향을 받은 책들 위주로 강의 내용을 만드셨다는 점은 강의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쪼 선생님 자신의 견해를 엿보기에는 부족한 지점이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쪼선생님이 원하셨던(?)의도하셨던(?) 수업의 형태 자체가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이라기보다는 어떤 텍스트를 통해 서로를 만나는 공부모임의 형태와 더 가까운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구요. 그리고 쪼 선생님이 공부하셨던 텍스트 자체가 이미 농업관련 분야에서는 이미 어느정도 독특한(?) 시각을 갖고 있는 책들이었던 점도 있구요.
저 개인적으로는 농사짓는 다는 것, 농農이라고 하는 관점, 혹은 가치에 대해서 한 번더 곱씹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서 저는 '식물'이라는 관점에 대해서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동했습니다. 수업 끝으로 갈 수록 그런 생각들이 생겨났는데요, 식물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식물은 어떤 관계를 맺어왔으며 지금은 어떠하고 미래에는 어떠할 것인가, 혹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하는 질문들이 남았습니다. 더 큰 관점을 가질수록 지금 내 주위에 있는 것들이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많아진다는 생각도 남았구요.
또 저 개인적으로는 몇년전에 학교에서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로 만났던 쪼와 다시 한 번 배움이라는 계기를 통해 만나게 된 것이 큰 의미였네요. 쪼 선생님 만나서 반가웠고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제가 여섯번째 주 텃밭작업일지로 올린 글을 덧붙이는 것으로 나시디 농사수업 총평을 마치겠습니다.
2017 05 21 일 텃밭일지
제법 자란 적환무와 바질이 남은 흙위에 자리를 잡았다. 굳은 땅위에 조리개로 물을 부어 적시고, 호미로 작은 구멍을 팔 때 팔다리의 근육들이 먼저 아우성을 쳤다. 세포들이 깨어날 때의 그 표정. 네모진 플라스틱 포트에 있는 싹을 들어내 그들이 떠나온 곳이자 본래 살아가야 할 흙이라는 게 어떤 곳인지를 알려준다. 일을 할 때 나의 팔다리에 붙은 살과 피와 뼈를 느끼는 일은 기쁘다. 세포들은 일어나서 파고 떠내고 주물럭거리느라 바쁘다. 그리고 두려운 생각이 든다. 여린 것들이 제 힘을 내어 뿌리를 뻗고 줄기를 틔워 올릴지 나는 알지 못한다. 제 힘.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들여다봐도 그런 것은 알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땅에 심느라 기뻐하던 팔다리를 기억하는 일이다. 여린 싹들이 어디 감춰뒀었는지 모를 힘으로 움터 나올 때 나에게 너 가진 생명력을 보여다오 내가 네 필요를 알아들어보마 하고 그 밑에 흙에다 대고 읊조렸던 팔다리를 기억하는 일이다.
Q텃밭을 가꾸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
A차노
: 밭 디자인 할 때 밭을 그려보고 내가 뭘 심을 것인지 그런 것들을 생각할 때. 그리고 모든 순간들이. 직접 삽을 들고 만들고 하는 과정. 심는 행위 자체가 주는 느낌. 머릿속에 가지고 있을 때 보다 직접 할 때 확 다가오는 느낌.
A윤민
: 낙엽이 쌓여가는 모습.
A까망
: 더 적게 할 걸.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 이 없지 않았나. 부족하지 않았나. 처음이다 보니까 용기가 없었던 부분도.
A또랑
: 디자인 했던 것을 처음 삽으로 내 눈앞에 그렸을 때 좋았다.
완두
*
[나츠코의 술]을 읽으면서 주절주절 적어보았습니다.
“철부지”
나츠코 주위 사람들은 나츠코에게 철부지라고 한다.
고집피우는, 철부지인 나의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요즘 ‘나는 보물찾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인가, 찾는 보물이라는 건 있나’ 하는 생각이 맴돈다.
우리는 철부지인가?
철부지여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
“화합은 좋은 술을 만든다(화양연주)”
환상의 술을 만드는 길 위에서 나츠코 혼자만 가는 건 아니다.
혼자만 가서도 환상의 술을 만들 수 없다.
和.. 참 어렵다.
화합, 협력, 협동, 같이 살기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율의 말이 떠오른다. (1년 전 언니랑 놀자로 만나 뵈었을 때 들었던 말인데..정확하진 않지만..다를 수 있지만. 하이튼)
和, 계속 가지고 갈 화두이다.
완두,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주옥만류, 각각의 양조장에는 각각의 사고방식이 있다”
우리들이 떠올랐다.
완두의 길, 또랑의 길, 차노의 길, 까망의 길, 윤민의 길, 쪼의 길.
여기서, 만나고 이어지고 ~ ~ 헤어지고 또 만나고 살아가는 중인데,
이 길 위에서 和하며 일하고 놀고 웃고 울고, 그치만 좀 더 웃으면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농사를 두고 볼 때도 농사꾼들 각자의 사고방식과 농사법이 있다.
내가 하려는 농사는 유기농이나 자연농이나 어떤 방식으로 따라 가는 것 보다, 이제는 완두의 농사를 집중하고 찾는 길을 가려 한다.
,,.
그 과정 중, 나츠코는 “절대로 틀리지 않아요” 말한다.
여기선 좀 놀랐다. 이 정도의 죽을힘을 다 해야 하나? 그리고 저런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의심도 없는 것일까?
나츠코가 술신?에게 의지함으로써, 기도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일까?
절대로 틀리지 않아요, 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 대단한 나츠코.
“1.인내 2.담력 3.감”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인내, 담력, 감
좋은 땡땡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인내, 담력, 감
*
쪼의 농사수업을 함께 하면서 감동의 순간들이 많았다.
쪼의 정성가득한 수업도 감동이고 감사하지만
윤민, 또랑, 까망, 차노에게도 감동이고 감사하다.
옆에서 나도 좋은 자극과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하기가..
좋은 친구들 덕에 무사히 터무니없이 잘 살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는 요즘이다.
좋음, 웃음을 나도 나눠야지!
좋은..좋은 친구들, 좋은 대화, 좋은 이야기 이걸로도 충분하네요. 더 큰 것이 있겠나 싶네요.
합장 꾸벅
*쪼
지금까지 저희가 살펴본 것은 농사가 뭐고, 유기농이 뭐고, 흙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 종자, 퇴비, 윤작을 살펴보았고.
나시디수업을 하면서 항상 제가 간극이 있었던 것 같고.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었고.
나시디수업의 질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된 것 같고.
바람은 여러분들, 농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 에게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겠다.
탈핵 책. [원전의 재앙속에서 살다.]
나라는 사람
1. 내가 보는 나
2. 다른사람이 보는 나
3. 신이 보는 나
4. 내가 바라는 나
내가 바라는 나가 조금씩 닮아간다. 이것을 농사에 억지로 대입해 보면. 내가 바라는 농사.
저는 여러분이 어떤 식으로 농사에 접근할진 모르겠지만, 계속 고민해보시면,
조금씩 닮아간다.
이바니치?ㅜㅜ못 알아 들었네요 []
사람들이 시위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조금 불편함을 느낀거야. 이 사람은 언어에 민감한 사람인데, 이 양반은 책임이라는 단어에 걸린거야. 책임을 진다는 어원. 법률용어였는데. 어떤 사람을 책임진다는 건 이 사람과 사건에 대해서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는 거야.
지구를 살리자. 지구시민의 책임을 갖자. 이런 것들.. 네가 지구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거야?
흙을 살려야한다는 말. 사실 사람이 흙을 살릴 수 없어요. 흙이 주신대로 먹는 것. 흙은 자기가 감당할 만큼만 베풀더라고. 그냥 자기가 바라는 농사를 생각하면서 가면 흙이 주시더라고. 흙님..
이 수업의 목적은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혼자 추측이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우리가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스승과 제자는 진리를 추구하는 길 위에서의 경쟁자다.’라는 말이 있다.
같이 그 길을 가는거야. 서로 비틀거리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가는 관계.
우리가 스승과 제자 관계는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 것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지이자 친구이고,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수업이 진행되었다.
끝입니다.
Q윤민
: 지금 가시는 방향이 있는데. 가장 고민이 된다거나 어려움이?
A쪼
: 역시 같이 사시는 분과 사는게..
뭐냐면 결국 제일 쉬운 것도 관계고 제일 어려운 것도 관계고. 맺어가고 풀어가고 이것이.
사실 농사기술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은 뭐. 굳이 할 필요가 없었고. 또. 주구장창 지겹도록 할 텐데.
결국에는 관계는 힘들더라고.
*우리 미세식구들의 소감
진명
: 재미있고 의미있고, 다들 참 훌륭하신 분들이구나. 좋으네요. 네. 이상입니다.
야옹
:호기심에 왔는데, 분주함.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 따뜻한 접시들. 따뜻함. 좋네요
제가 늘 농사가 싫다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작물을 맡게 되었는데, 나도 농사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농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
: 가보는 것도 괜찮다. 실패는 필연이다. 해봄직한 것은 사랑이 아닌가.
비슷한 과정들을 다른 방식들로 가고 있구나.
기술주의적인 접근을 처음에는 많이 하게 되는데 이것을 스마트하게 잘 정리해서 전체적인 맥락으로 바라보는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이 과정을 공감하고 공유하는 과정. 실제 내 삶에서 구현되는 거구나.
우리가 가고 있구나. 자기 삶을 던져서 살아보는..그 조차도 떠나고 바뀔 수 있지만.
여기서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관계들에서 느껴지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살아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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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바니치 ☞ 이반 일리치 😉
농사수업 마지막 시간은 감동의 물결~이었네요! 더불어 정성어린 밥상까지!! 모두에게 진심 감사~😘
ㅎㅎ진명 고마워요♥ 그리고 한컴문서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는데, 왜 저렇게 하얀게 바탕에 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