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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는 김이양(金履陽; 1755~1845)과의 이별을 애닲어 하며 지은 '부용상사곡(芙蓉相思曲)'이란 시제가 붙은 *塔詩의 일부이다. 김부용(金芙蓉; 1813~1848?)은 송도 황진이, 부안의 이매창과 더불어 우리나라 三大詩妓로 일컬어지는 시인이요, 당시의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문집 ‘雲楚集’을 남긴 조선후기 순조 때의 기생이다. 이름은 부용, 호는 운초(雲楚). (*탑시란 한 글자로 부터 시작해서 각 구마다 한 자씩 더해가며 마지막에는 16자까지 이르는 탑 형태를 이루는 시 형식임)
사대부집 무남독녀로 태어났으나.
위의 시는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봄바람(春風)'이란 7언절구다. 그리고 5언체의 애닲은 시 한수
그래도 대감이 살아 있을 때는 부용이 기거하던 녹천정으로 모여드는 시인묵객들을 응대하면서 시름을 달랬지만 세월은 그것마저 용납하지 않았다. 91세를 일기로 노대감이 세상을 떠나자 땅이 꺼지는 듯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고, 다음과 같은 시로서 떠난 임을 회상한다.
風流氣槪湖山主(풍류기개호산주) 풍류와 기개는 호산의 주인이요
經術文章宰相材(경술문장재상재) 경술과 문장은 재상의 재목이었네
十五年來今日淚(십오년래금일루) 15년 동안 정든 임 오늘의 눈물
峨洋一斷復誰裁(아양일단부수재) 끊어진 우리 인연 누가 다시 이어 줄고.
都是非緣是夙緣(도시비연시숙연) 인연 아닌 인연을 맺어온 인연
旣緣何不趂衰前(기록하불진쇄전) 피치 못할 인연이면 젊어서나 만나지
夢猶說夢眞安在(몽유설몽진안재) 꿈속에서 꿈을 꾸니 진실은 어디 있나
生亦無生死固然(생역무생사고연) 살아도 산 게 아니요 진실로 죽은 것을
水樹月明舟泛泛(수수월명주범범) 달 밝은 수정에 배는 둥둥 떠 있고
山房酒宿鳥綿綿(산방주숙조면면) 술 익은 산방에 새는 지저귀는데
誰知燕子樓中淚(수지연자루중루) 누가 알리 누각에서 홀로 우는 눈물
洒遍庭花作杜鵑(쇄편정화작두견) 뜰악에 흩어져 두견화로 피어나리
세번째 구절의 燕子는 제비 새끼로 어미를 기다리는 '외로운 처지'를 의미한 듯
김이양 대감은 향리인 천안 광덕산 기슭에 뭍히고, 부용은 홀로 녹천정을 지키다가 몇 해 후에 세상을 뜨자 그가 생전에 소망했던 대로 대감 곁으로 간다. 그러나 당시의 법도 상 갈은 묘역에 묻히지는 못하고 같은 산자락이긴 하지만 좀 떨어진 언덕에 뭍혀 먼 발치에서 나마 바라보고 있으리...
-박완종의 '성천기생 김부용의 시와 사랑'에서 일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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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있는 인생들이었네요.91세에 대감이 죽었다니 당시로 봐선 꽤 장수했네요,아마 부용이덕이 아닐까합니다.
프레이보이 왕국의 " 휴. 헤프너 " 대 선배님이 여기 계셨네.....
그 이름 김 이양, 어찌 김 양기와 헤갈리누만.....
야! 진짜 부럽다 60의 나이 차를 건너뛰니.....
나도 실망하지 말고 이제부터 초등학생 눈여겨 봐야겠구나~~~
정형! 어부인께서 건재해 계신데 함부로 눈 돌리지 마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