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전차관, 4대강 사업 몰아줄테니 중견건설업체 인수해보라"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대표 맡은 MB친구
“박영준이 밀어줄 줄 알았다” 검찰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건설공사를 하면서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입니다. 건설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하청업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청업체에 주는 비용을 부풀려 되돌려 받거나, 아니면 하청업체가 알아서 전달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수의 계약으로 밀어준 흥우산업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전 사장과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미 소환이 임박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이번 사건은 검찰이 정말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미 “정동화와 정준양 뒤에는 MB정권 측근들이 있을 것이다”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 수사가 정동화와 정준양을 넘어서지 못하면 실패한 수사라는 분석입니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배후에 MB측근들이 있다는 의혹은 수년전부터 제기된 것입니다. 박영준 전 차관이 정준양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이제는 거의 기정사실화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MB 측근들이 포스코그룹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일까요? 3년전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를 취재했던 얘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당시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50년지기 친구인 김창대씨가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대표를 맡았고, 이 업체가 매출액이 급증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설마 이렇게 노골적으로 밀어주기를 할까 싶었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 했습니다.
김창대씨가 수도권에 있는 A업체 대표로 취임한 것은 2008년 5월이었습니다. MB정권이 취임한 직후였습니다. 이 업체 주식도 40%까지 취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업체는 2010년에 포스코건설 협력업체로 공식 등록됐습니다. 2005년에 개업했는데 2006년 1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0년에 무려 686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2008년 포스코건설의 플랜트 사업에 하청업체로 참여하면서부터 급성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김창대씨가 스스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직을 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출이 급증한 것도 모든 하청업체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남미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창업주의 말대로라면 정말 ‘오비이락’이었던 셈이죠.
이 정도라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청탁을 해도 될 법한데, 그의 입에서 ‘박영준 전 차관’이 나왔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김창대씨의 말대로라면 박 전 차관이 특정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줄 수 있을 정도로 포스코 건설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MB측근들의 역학 구도에서 과연 박 전 차관은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걸까요?
박 전 차관과 관련해 한 때 후견인 역할을 했던 사업가로부터도 솔깃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번은 박 전 차관이 이 사업가에게 ‘4대강 사업을 몰아줄 수 있으니 중견 건설업체를 인수해 보라’는 제안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사업가는 건설업체를 물색했지만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고 합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4대강 사업으로 돈을 번 업체가 없다고 말합니다. 공기를 단축하다보니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실제로는 큰 이익을 보지 못했다는 얘깁니다.
포스코그룹이 조성한 비자금 일부가 MB측근들에게 건네졌는지는 검찰이 밝혀낼 부분입니다. 하지만 MB정권 핵심 인물들의 주변에서는 이권 개입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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