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내 주 아버지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아버지께서 하늘의 별과 달을 만드시고 태양을 비추사 아름다운 동산을 보시기에 심히 보기
좋았더라 하셨습니다.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는 별들로 수놓으셨고, 아침 햇살은 밝고
포근하였습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쉼 없이 드나들며 노래하며, 나무와 풀의 향취는 맒은 하늘을
품었습니다. 내 영혼이 아버지께서 무한하신 능력으로 만드신 세상을 바라보며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아버지의 영광이 온 우주를 비추며 티끌만도 못한 작은 동산에 넘치나이다. 피조물이
창조주 하나님 마음을 헤아리니 그 뜻을 알겠나이다.
내 아버지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에 수고하신 그 모든 수고가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돌 하나 돌 위에 쌓아
올릴 기력이 쇄하여 하나만 더 올렸으면 좋으련만 그쳤습니다. 올라가는 계단을 조금만 더
넓혔으면 좋으련만 좁은 계단은 양옆 관록수에 무쳤습니다. 심은 감나무는 탐스럽게 열매를
내어 주며, 한 양동이 셈물은 씻을 물을 주었습니다. 경사진 곳을 낮추었으면 좋으련만 중장비가
올라갈 수 없어 역부족이었습니다. 산소 주변을 조성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셨습니까? 하던 일 멈추고 오라 부르시니 손 놓고 떠나는 길 얼마나 아쉬웠습니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버지의 살아생전의 모든 시간이 이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한그루 나무를
심기 위하여 땅을 파니 돌멩이 몇 개 나왔습니다. 좀 더 깊이 파보니 큰 돌이 올라왔습니다. 비탈
능선에 올라 흙파서 10년을 낮은 곳으로 옮기었습니다. 하루면 끝낼일을 10년을 보냈습니다.
미련하고 지나친 과욕일까요?
내 주 아버지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예수께서 말씀 하시기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요 6:54~56). 어떻게 사람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고 줄 수 있겠느냐 참으로 어렵다 하여 따르는 사람들이 떠났지만 열둘 제자들은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까' 십자가에서 찢기시고 피
흘리시며 조롱과 멸시 고통과 죽음을 부활로 다시 오심을 영원한 생명을 어렵다 하였으나, 지난날
살펴보니 그 피와 찢기신 살이 내게 생명의 양식이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하던 일 멈추고 오라
부르시면 갈터인데 땅에 애착함은 어쩜입니까?
주께서 함께 하시며 영원에서 영원토록 주와 함께 살리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주
안에서 주와 함께 행하기를 원합니다. 사람이 땅에 사는 날 동안 땅의 소중함을 깨달았나이다.
아멘.
父親부친 소천 16주년
Mornings Kim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