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대음집에 다녀간 동생 친구가 이번에 이사를 했는데, 집에 천장형 에어컨이 달려있어서 기존에 쓰던 스탠드 에어컨을 안 쓴다고 보내주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지난번 대음집에서 2박 3일을 지내고 더위 때문에 불편했나 보다.
아니면 시골집이라 시원할 줄 알았던 걸까?
나 역시 시골집은 산이 있고 냇가가 있어서 시원할 줄 알았는데 똑같이 덥더라.
대음집은 방 2개, 부엌, 통로의 구조로 되어 있다.
방 2개 중 큰방에는 벽걸이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작은 놀이방에서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매일 지내는 집이 아니라 주말만 지내는 집이다 보니 많은 돈을 투자할 수는 없었다.
처음 입주할 때부터 에어컨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잠자는 방에만 에어컨을 달았는데 이번에 동생네와 친구네가 놀러와 인구수가 늘고 날이 덥다 보니 벽걸이 에어컨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나 보다.
벽걸이라 용량이 딸린 것 같다.
이를 눈치챈 동생 친구가 마침 처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인, 창고에 있던 스탠드 에어컨을 보내준단다.
수소문하여 알아보니 용달 화물택배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받아볼 수 있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었다.
날이 더워지는 여름의 초입이 되면 아이들은 작은방(놀이방, 책방)에 가질 않는다.
이유는 더워서다.
그래서 작은방에도 에어컨을 달까 말까 고민만 했었다.
헌데 안 쓰는 에어컨을 보내준다고 하니 너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본인도 처치 곤란이라고 하니 더 기쁜 마음으로 부담 없이 받을 수 있었다.
연식이 좀 돼서 당근에 팔기도 뭐하다고.
부담 없이 받으라고 하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마음이 고마웠다.
이제부터 동생 친구네는 대음집 VIP 손님이다.
앞으로 대음집에서 지내고 싶다고 하면 최우선으로 와서 편하게 지내게 해주리라.
이렇게 좋은 에어컨을 기증해 줬으니 이 정도 혜택은 당연하다.
약속된 날이 되니 에어컨을 실은 용달차가 들어오고, 미리 예약을 해 놓았던 설치 기사님도 방문하시어 작은방에 에어컨을 잘 설치할 수 있었다.
비록 배달비와 설치비가 들긴 했지만, 에어컨의 시원하고 빵빵한 바람은 투자 비용을 넘어선 몇 배의 만족감을 가져다주었다.
큰방의 벽걸이 에어컨보다 훨씬 좋다.
이제 한 여름에도 아이들이 작은방에 와서 책도 보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고 티비도 보고 할 수 있겠다.
나도 이젠 큰방이 아닌 이 방에 와서 자야겠다.
대음집의 삶의 질을 높이 올려준 동생 친구 ‘성경’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