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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뜻을 오늘의 울산에서 다시 묻는다.
광복은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역사이자, 우리 힘으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겠다는 국민의 선언이었다. 그러나 광복 81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그리고 울산은 과연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는가.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었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산업을 통해 울산 시민은 국가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현장의 땀과 기술은 수출을 일으키고 나라의 경제 기반을 만들었다. 하지만 울산이 국가에 기여한 만큼, 시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가 충분히 보장받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변화는 울산의 주력산업을 흔들고 있다. 산업 전환은 피할 수 없지만, 그 비용을 노동자와 협력업체, 소상공인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수소·친환경 모빌리티·첨단소재·인공지능 제조혁신으로 나아가되, 노동자의 숙련과 일자리를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이 함께해야 한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 울산에는 일자리뿐 아니라 살 만한 주거, 믿을 만한 돌봄과 의료,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부담이 아니라 희망이 되고, 어르신이 익숙한 동네에서 존엄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울산을 만드는 일은 가장 중요한 독립의 조건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는 울산의 자부심이다. 특히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는 울산이 산업도시를 넘어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문화유산 보존과 시민 식수원 보호는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어느 하나를 희생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과학과 공론, 책임 있는 행정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울산의 자립은 교통과 자치에서도 시작된다. 부울경을 잇는 광역교통망과 편리한 대중교통은 시민의 삶을 바꾸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지역의 문제를 중앙의 결정만 기다리지 않고 시민의 뜻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재정과 권한을 갖춘 지방자치도 강화해야 한다.
정치는 정쟁이 아니라 민생을 위해 존재한다. 여야와 노사, 행정과 시민사회는 울산의 미래 앞에서 서로를 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완전한 독립이란 외세로부터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민이 주인이 되고, 청년이 희망을 품으며,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울산은 이미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도시다. 이제 울산이 더 많은 희생을 감당하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땀과 헌신이 더 나은 삶으로 돌아오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완전한 독립의 그날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