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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중" 정의(定義)의 문제
<소종중 등록에 관한 규정> 제2조에 "소종중"을 다음과 같이 정의(定義)하고 있다(참고: 마지막 단서 조항을 제외하면, <대의종원 선임 규칙> 제2조의 정의와 같음)..
"이 규정에서 소종중이라 함은 제13세 이상을 공동 선조로 하여 종약을 제정해 대표자를 선임하고, 부동산 등기용 등록 번호를 부여 받아 파조 시제를 모시며 타 소종중과 교류하고, 이를 대종중에 보고하는 등 실제 활동하는 소종중을 말한다. 단, 선대에서 소종중으로 등록되어 있으면 후대의 장자 손 소종중은 등록할 수 없다."
이 규정(정의)에 의하면, '소종중'은 다음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1. 공동 선조(파조派祖=종조宗祖)는 제13세 이상일 것.
2. 종약을 제정할 것.
3. 대표자를 선임할 것.
4. 부동산 등기용 등록 번호를 부여 받을 것.
5. 파조(=종조=공동 선조) 시제를 모실 것.
6. 타 소종중과 교류할 것.
7. 활동 상황을 대종중에 보고할 것.
8. 선대에서 소종중으로 등록된 후대의 장자 손 소종중이 아닐 것.
이 조건을 보면, 소종중은 단순한 후손 구분의 목적을 넘어서 종법(宗法) 개념의 소종(小宗)으로 보인다. 종법의 소종(小宗)은 종자(宗子)가 아닌 중자(衆子)가 새로운 종(宗)을 형성하여 종조(宗祖)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소종(小宗)이다. 세보 편찬ㆍ열람이나 일상적 종무(宗務) 집행 등의 편의를 위해 후손들을 구분하는 경우라면 이런 전제 조건들은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소종중 등록의 목적은 <대의종원 선임 규칙>에서 드러나듯이 소종중 대의종원의 배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의종원은 <반남박씨 대종중 종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대종중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인 대종회를 구성한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회(議會)을 구성하는 의원(議員)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우리 종약의 규정에는 이 대의종원을 지역종회(지회)와 소종중에서 나누어 선출하는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대의종원 선임 규칙> 제5조 제①항은 '지회 대의종원은 지회 종회에서, 소종중 대의종원은 그 소종중 종회에서 각각 선출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종회의 단위는 특별한 제한이나 전제조건 없이 대한민국 시도별 지역으로 일관하여 구분하고 있는 반면, 소종중은 특별히 '등록'이라는 절차를 요구하고, 나아가 대종중의 인가를 받으려면 위에서 지적한 갖가지 전제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이 전제조건들이 납득할 만한 정당성이나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짚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제2조의 규정에 따르면, 제13세 이상의 선조들이 소종중을 결성할 수 있는 잠재적 공동 선조(=파조=종조)가 된다. 임진보(2012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제13세 이상의 선조님들은 대략 820여 분에 이른다. 물론 이 중에는 무후(无后) 또는 세보에 등재된 자손이 없는 분들도 계신다. 그러나 그런 분들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어림잡아 최소 400여 분의 선조님들이 잠재적 파조(=종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다음으로, 2~5에 이르는 조건은 새로운 종(宗)의 종조(宗祖)를 세우는 종법적 소종(小宗)을 가리키고 있다. 宗法은 조선시대 가족제도의 근간이었으며, 가족 윤리를 기반으로 한 조선사회의 규범적 체제를 지탱시켜 준 중요한 원리의 하나였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개인이 개인으로 평가 받기보다는 종중(宗中)이라고 하는 친족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될 정도로 종법의 영향이 강하였다(조선 중기 사회와 문화: 이순구). 그런데 종법적 원리에 의하면 대종(大宗)이건 소종(小宗)이건 적장자(嫡長子), 즉 종자(宗子)가 가계(家系)와 제사(祭祀)를 승계하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종자는 새로운 종(宗)의 종조(宗祖)가 될 수 없다. 종자에는 장자(長子)를 비롯하여 독자(獨子)와 양자(養子)도 당연히 포함된다.
6~7의 조건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8의 조건이 묘하다. 언뜻 보기에는 장자(長子)(즉 종자)가 새로운 소종의 파조(종조)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단서처럼 느껴지지만 여기에 심각한 맹점이 발견된다. 단서 조항을 다시 살펴보자.
"단, 선대에서 소종중으로 등록되어 있으면 후대의 장자 손 소종중은 등록할 수 없다."
위의 단서 조항에서 "선대"와 "후대"의 관계가 n+1 세대 관계인지 혹은 n+m 세대 관계인지 모호하지만, 아무튼 선대(先代)에서 소종중 등록이 되어 있지 않으면 후대(後代)에서는 장자(長子)든 아니든 상관 없이 소종중 등록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종자(宗子)도 새로운 종(宗)을 만들어 종조(宗祖)(=파조)가 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리하여, 대종중 당국에서 다음과 같이 종자(宗子)가 종조(宗祖)가 되는 심히 당혹스러운 소종중의 결성을 공인하였다.
(1) 장자가 소종의 종조가 된 경우: 6세 부령공(部令公), 9세 파주공(坡州公), 9세 장연공(長淵公),
9세 춘당공(春塘公), 10세 임회공(臨淮公), 11세 야천공(冶川公), 12세 청라공(靑蘿公),
13세 부솔공(副率公). 이상 8개 소종. (참고: 파주공과 장연공은 장자가 아니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다음 물음에 답해야 한다. 8세 집의공의 가계를 누가 잇고 있는가? 8세 교위공의
가계를 누가 잇고 있는가? 파주공의 경우는 <소종중 등록에 관한 규정> 제2조의 단서 조항까지
위배한다. 부친인 8세 집의공이 등록 소종중의 종조인데, 종자인 9세 파주공이 새로운 소종의 종조가
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들이 아버지의 소종을 공중분해 시킨 셈!!! 이게 숭조(崇祖)인가?)
(2) 양자가 소종의 종조가 된 경우: 12세 도정공(都正公), 12세 참판공(參判公). 이상 2개 소종.
그뿐만 아니라, 대종손을 "대종파(大宗派)"의 "도유사"로 삼고 대의종원에 지명한 사실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거북스럽다. 대종이면 그냥 대종이지 '대종파'는 또 무슨 '파'인가. 흔히 무지한 종원(宗員)의 말에 빗대어 쓰이는 "호장공파(戶長公派)"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대종손을 대의종원으로 하고 싶으면 그냥 당연직으로 그렇게 하면 될 일을 왜 굳이 '파'를 만들어야 하나.
결국 이 모든 문제의 사단(事端)은 <대의종원 선임 규칙> 제2조의 규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의종원 배정을 위한 소종중 정의(定義)에 정당성도 합리성도 없는 무리한 조건을 붙여 종법의 소종 개념으로 변환시켜 놓고 굳이 대종중에서 소종중 등록을 의무화한 결과이다. 정당성이 결여된 소종중 차별은 소종중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종법과 인륜을 무시하고 정당성 없는 소종중 등록은 마침내 숭조(崇祖) 정신도 돈족(敦族) 정신도 위배하게 된다. 도대체 왜 대종중 당국에서 이런 '소종중 등록'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잘못된 소종중 결성을 대종중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무지하고 어리석은 일을 왜 하는가???
대종중 당국은 소종중 결성에 관여하여 가부(可否)를 결정할 당위적 권한이 없다. 따라서 '소종중 등록'이라는 절차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소종중 결성은 전적으로 해당 소종중의 문제로 넘기면 될 일이다. 대의종원 배정을 위한 소종중은 종법적 개념의 소종중과는 상관 없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여 특정 세대의 후손들을 구분하면 될 일이다. 예를 들면, 대종손은 당연직 대의종원으로 하고, 조선 후기에 반남박씨 문세(門勢)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크게 공헌한 11세 문강공 후손들에게는 소종중 대의종원의 30~40%를 배정하는 식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종중 차별과는 상관 없다. 정당하고 공정한 합리적 기준에 의거하여 지분(持分)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대의종원 선임 규칙> 제2조와 <소종중 등록 규정>은 정당하지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은 비합리적인 만큼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 규정은 종법과 인륜에 어긋나는 소종중 결성을 부추기고 정당하지 못한 조건으로 소종중을 차별함으로써 종원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갈등과 반목을 조장할 우려가 높다. 나아가, 대종중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숭조돈족(崇祖敦族)'에 정면으로 배치(背馳)되며 '국반(國班)'의 품격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현석공(玄石公)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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