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심론』 수행론 연구
결론
지금까지 '『금강심론』 수행론 연구'라는 주제로 총 4장에 걸쳐 벽산화상(碧山和尙)과 『금강심론』, 『금강심론』의 선정론, 밀교의 수행과 성불론, 염불 수행론 등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의 수행이라는 것은 사선의 근본선을 위주로 멸진정을 닦고, 석공관과 수능엄삼매를 수증론(修證論)로 전개하였다. 또한 밀교의 관행(觀行)과 관법(觀法)을 통한 물심일여(物心一如), 성상일여(性相一如)의 도리를 확립함으로써 현생성불(現生成佛)의 계기로 삼는다. 나아가 이러한 현밀(顯密)의 사상적 통합과 염(念)‧지(止)‧관(觀)의 관법을 회통하여, 「보리방편문」이라는 실상염불선(實相念佛禪)으로 귀결된다. 이것은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염불수행법이며, 염불과 관법이 함께 실천되는 단순하고 접근하기 수월한 염불선이다. 더불어 사상과 수행론을 회통하고 통합한 해탈십육지로 수행과 증득을 점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금강심론』 수행론의 각 장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벽산의 간략한 생애와 『금강심론』에 대해 살펴보았다.
벽산은 삼일운동을 기점으로 출가하여 간화선 수행으로 정진하며, 이후 『원각경』의 선정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고 「보리방편문」을 감득하게 된다. 보임 수행 후에 구경각을 성취하지만 아쉽게도 쉰 해의 생애를 끝으로 입적한다. 제자인 무주가 그의 다섯 편의 유고집을 정리하여 편찬한 것이 『금강심론』이다.
2절은 저술과 편집으로 유고집이 편집되고 출판되는 상황과 서지사항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최근에 각기 세 권의 판본과 해설서가 간행되어 벽산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3절은 『금강심론』의 전체 구성과 내용에 대한 간단한 요약을 제시하였다.
Ⅲ장에서는 『금강심론』의 선정론에 대해 고찰하였다.
석공관, 사선과 멸진정, 수능엄삼매 등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1절의 석공관은 물질을 분석하여 핵과 인허(隣虛)에 이르는데, 아홉 단계로 분석하여 공(空)에 이르는 것을 설한다. 그 가운데 핵의 본질에 해당하는 금진(金塵)을 보는 것이 깨달음의 견도(見道)이며 육안(肉眼)의 경지이다. 마지막 인허의 단계는 무색계의 끝으로 혜안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단계이다. 석공관은 물질의 집착을 여의기 위하여, 제법공의 도리를 실제로 관법을 이용하여 설한 것이다.
2절은 사선에서 각기 사무색정을 관하고 염하여 닦는 수행을 서술하였다. 이는 십편처(十遍處)에서 삼매의 주제로 사무색정을 관하는 것과 유사하다. 일반적인 구차제정(九次第定)은 사선과 사무색정이 종적(縱的)으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여기서는 사선에서 사무색정을 관하고 염하여 사선이 되고, 이러한 상태가 굳건하게 유지될 때가 사무색정이라 한다. 사선과 사무색정이 서로 능소(能所)가 되는 개념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 멸진정(滅盡定)에 대해 중요하게 설하는 것은 경론에서 살펴본 것처럼 선정해탈과 지혜해탈을 구족하기 위해서이다. 경론에 멸진정은 구해탈(俱解脫)을 이룬자만이 닦는 선정이라고 분명히 명시하기 때문이다. 3항은 지관쌍수(止觀雙修)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본 연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상삼매와 일행삼매를 함께 닦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문수설반야경』과 『대승기신론』에서 일행삼매를 위주로 중요하게 설해진다. 지관쌍수를 설하는 대표적 경론이 『마하지관』과 『기신론』 등이며, 두 논서의 지향점은 지관쌍수가 바로 선(禪)이라는 것이다.
3절은 수능엄삼매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삼매의 왕이라고 하며 일행삼매와 일상삼매가 완성된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즉, 지와 관의 균형이 갖추어진 삼매로서 반야바라밀로도 표현할 수 있으며, 중요한 수행 방편으로 13관문을 고찰하였다. 오인(五忍)이 사선근부터 십지까지 차례로 배대가 되며, 마지막 13관문이 법운지(法雲地)에 해당한다. 또한 벽산이 『금강심론』 제3편 「수능엄삼매도결 상」에서 설한 내용을 수행의 위차(位次)와 계차(階次)로 적시하여 완성한 그림이 수능엄삼매도이다. 그 도상에는 세 가지 원상(圓相)이가 있는데 대원상(大圓相)은 불교의 법상(法相)과 행상(行相)을 계위로 나타내었고, 좌우의 작은 원상은 우주론과 물질론에 관한 위차를 나타내었다. 도상의 좌우에는 『법성게』 여덟 구절과 밀교적인 무장애연화삼매송 여덟 구절이 있다. 이것은 벽산의 중요한 사상과 수행으로 화엄의 법계연기와 밀교의 금태양부(金胎兩部)의 사상을 수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4절은 벽산의 수증의 계위인 해탈십육지에 대해 정리하였다. 보살십지를 위주로 하여 유가십칠지‧십바라밀‧삼승십지 등을 참고한 것이다. 앞의 네 단계는 사가행의 단계이고, 다섯째의 금강지(金剛地)가 견도(見道)이며, 차례로 수도하여 성문‧연각‧보살의 단계를 거쳐 마지막 열여섯째의 무여지(無餘地)가 깨달음의 완성단계이다.
Ⅳ장에서는 밀교의 수행과 성불론에 대해 살펴보았다.
밀교의 삼매는 금강삼마지라 하며, 대일여래의 몸이 가지(加持)되어 금강살타보살로 체현되는 것이다. 다시 대일여래가 가지되어 금강계 오지여래가 출현하며, 오지여래가 가지되어 십육대보살의 출현으로 각기 중생을 나누어 제도하게 된다.
금강계만다라(金剛界曼茶羅)에 의하면 오지여래의 아촉(阿閦)‧보생(寶生)‧미타(彌陀)‧불공(不空)‧대일여래의 차례로, 각기 발심‧정진‧보리‧열반‧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게 된다. 이는 대일여래가 중생을 구제하는 법문으로 하전(下轉)법문이라 한다. 하지만 벽산은 수행자가 깨달음을 향해 올라가는 상전(上轉)법문을 설한다. 즉, 아촉‧미타‧불공‧대일‧보생여래의 순서로 각기 발심‧수행‧보리‧열반‧방편으로 깨달음을 증득하게 된다.
2절에서 정리한 밀교의 관행은 태장계의 오륜관(五輪觀)과 금강계의 오상관(五相觀)으로 밀교의 대표적인 관상수행이다. 오륜관은 본래 오자(五字)의 종자에 오대를 결합하여 신체와 차례로 오륜으로 관하는 것이다. 벽산은 여기에 오지(五智)를 도입하여 오대의 윤형(輪形)과 오지를 배대하여 별관(別觀)과 총관(總觀)으로 관하게 한다. 이후에 오대‧오지‧오륜으로 배대하여 차례로 자기 몸의 성품으로 관하며, 무주는 열반 사덕(四德)까지 추가하여 관하게 한다. 이는 오륜관의 오대에서 식대(識大)를 추가하여 육대가 융합하는 관법인 것이다. 또 오상관은 다섯 방편으로 본존유가(本尊瑜伽)를 성취하는 것이며, 『금강심론』에는 유식정(唯識定)과 사선근을 배대로 하여 수행 계위로 설해지고 있다. 즉, 통달보리심위‧수보리심위‧성금강심위‧증금강신위‧불신원만위이다. 앞의 세 지위가 귀의‧신원‧습인‧가행의 단계이고, 뒤의 두 가지는 각기 견도(見道)와 구경도(究竟道)에 해당한다.
3절은 밀교 관행의 주요 방편인 삼밀가지로 즉신성불(卽身成佛)을 성취함을 고찰하였다. 즉, 인계‧진언이 요가로 합치되어, 현생에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대일여래의 중생구제행인 십육대보살의 성불도 정리하였다.
Ⅴ장에서는 염불 수행론으로 「보리방편문」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배경이 되는 사상과 수행으로 육수념(六隨念)과 염불에 대해 알아보았다. 육수념은 교단에 귀의하는 의례가 발전하여 육수념이 되었으며, 초기 불교부터 전해오는 불법승과 계율‧보시‧천신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는 수행법이다.
염불은 인도와 중국의 정토가를 살펴보면, 용수와 세친의 염불은 관상염불에 해당하며, 세친은 오념문(五念門)에 선정과 지혜의 측면을 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정토교는 혜원의 견불삼매를 필두로, 당대 성행한 선도(善導)의 칭명염불이 전개된다. 염불이 칭명염불로 인식되는 계기는 정토종의 흥기를 이끈 선도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실상염불을 정리하면서 보조의 십종염불과 종밀의 사종염불을 차례로 고찰하였다. 십종염불은 신구의 삼업의 정화와 어묵동정(語默動靜)의 염불, 관상‧무념‧진여염불로 이어지며, 사종염불은 칭명‧관상(觀象)‧관상(觀想)‧실상염불의 네 가지를 말한다. 「보리방편문」의 염불은 모든 것을 수용하지만, 선정과 지혜가 함께 하는 실상염불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먼저 제법개공을 전제로 천지 우주가 부처 아님이 없음을 깨닫는 것이 지혜의 일상삼매이다. 이러한 도리를 끊임없이 염염상속하여 수행해가는 것이 선정의 일행삼매이다.
2절은 반주삼매와 십육관법을 살펴보았다. 반주삼매는 견불삼매로 아미타불을 관념하여 눈앞에 나타나는 삼매이며, 십육관법은 『관무량수경』의 열여섯 가지 관법이다. 앞의 십삼관과 뒤의 삼관이 각기 관상과 칭명으로 관하며, 두 가지 수행은 정토염불과 실상염불의 원류가 됨을 알 수 있다. 본 수행론의 실상염불은 칭명과 관상염불을 기반으로 하여, 중도실상과 법신을 관하는 염불이기 때문이다.
삼절은 선(禪)과 염불의 융합으로 초기 선종의 염불수용과 당대 무상(無相)의 인성염불과 남산염불선종의 전향존(傳香存)불법도 살펴보았다. 초기 선종은 '시심시불(是心是佛)'의 『관무량수경』 법문을 위주로 하여, 도신(道信)의 일행삼매 법문은 이후 염불선의 근원이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염불은 선수행의 자성을 깨치는 방편으로 수용되었다.
그리고 당말이후 송대에 이르면 선정쌍수(禪淨雙修)의 사상이 성행하며, 영명연수(永明延壽)의 '염불참선사요간'이 큰 영향을 주었다. 즉, 정토와 선을 함께 닦으면 생전에는 스승이 되고, 사후에는 불조(佛祖)가 된다고 한 것이다. 연수는 선정일치와 제행겸수(諸行兼修)를 주장하여 당대 다른 정토류인 자민혜일(慈愍慧日)의 사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였다.
4절은 본 연구의 주제에 해당하는「보리방편문」을 고찰하였다. 원대 이후에는 염불과 화두가 결합하는 염불선으로 발전하였고, 명청대에는 운서주굉‧우익지욱 등이 선정쌍수를 선양하였다. 그렇지만 본 연구에서 주장하는 염불선은 중도실상을 관하는 염불선이며, 선정과 지혜가 함께 하는 실상염불선이다. 그 중심에는 일상삼매와 일행삼매가 있으며, 이는 관찰과 염념이 상속하는 정혜균등(定慧均等)의 염불선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보리방편문」에 적용하면 공(空)‧성(性)‧상(相)의 마음‧성품‧중생의 삼관과법‧보‧화신의 삼념이 하나로 통합된다. 공‧성‧상과 삼신이 각기 다르지 않아서 하나로 통관하고 일념으로는 아미타불을 염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찰과 염념이 함께 지속하는「보리방편문」의 수행은 염불, 관행이 함께하는 수행이며 지관겸수(止觀兼修)의 수행이다. 이것은 쉽고 단순하며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나무아미타불을 염념 상속하는 실상염불선인 것이다.
<『금강심론』 수행론 연구/ 박기남(普圓)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