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일상적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던 2020년이 지나고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2021년은 대명 본당의 총력선교 3개년 계획 중 마지막 해입니다. 하지만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성탄시기 내내 신자들과 함께 미사도 거행하지 못한 채, 주님 성탄대축일과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한동안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리라는 어두운 전망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어려움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1년 우리 본당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합니다.
첫째. 2021년 올해를 본당 설립 50주년을 준비하는 첫 번째 해로 삼고자 합니다. 본당 설립 5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는 3년이 남았지만,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2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본당 50년사 출간 작업이 시작되었지만, 다른 여러 기념사업과 행사를 계획하고 실천해가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사업이나 행사도 소홀히 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성숙한 신앙 공동체로 성장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당 설립 50주년의 목표와 방향은 우리가 살아온 것을 뒤돌아보고, 현대에 맞는 신앙 공동체의 모습으로 거듭나는데 있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소중함이었습니다. 함께 모여 거행하는 전례와 형제애를 나누는 많은 형태의 모임과 나눔들이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만들었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입니다. 거기에 맞춰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이 전 방위적으로 필요합니다. 전례와 모임 그리고 나눔들이 새롭게 정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옆에 있던 형제자매들을 찾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을 잃어버려야 했던 것은 비대면, 거리두기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몸이 멀어짐으로써 마음도 멀어지고, 활기도 잃어야 했습니다. 이제 서로서로 찾아보고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성당 간부에게만 미룰 것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러 움직인다면 우리의 일상은 빠른 시일 안에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대 교구장이신 조환길 대주교님께서는 2021-2022년 사목 지침을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라는 주제로 정하셨습니다. 우리 본당은 이미 총력선교의 일환으로 많은 분들이 성경쓰기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작년에 계획했던 복음 나누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제대로 실천할 수 없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복음 나누기를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올 한 해 동안 성경 읽기, 1인 1성구 갖기, 성경 필사를 활성화하고, 무엇보다 모든 단체 모임에서 복음 나누기를 생활화하려 합니다.
말씀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우리의 상처들이 치유되고, 말씀을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서로 노력했으면 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35.37)
천주교 대구대교구 대명성당
주임신부 이성근 사바
첫댓글 아멘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