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이 모두 허텃하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차가운 바람 때문만이 아니고 올해가 다 가는 아쉬움 때문에 그런것도 아니다. 단지 뭔가 기대하고 줄을 반듯이 서있다가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는 바람에 내 차례가 되어선 그것이 동 났을때 기분, 뭐 그런것 때문인거 같다. 성탄절 예수님은 가난한 자를 위하여, 인류를 구원하고자 오셨는데 그런 메세지보다 선거가 끝나니 무조건 예수님의 말씀처럼 화합하란다. 상처난 가슴, 구멍난 가슴은 어떡하라구.. 홧김에 노인지하철 무임승차를 없애자라고 외치는 분들도 있고 가지도 못할 이민이라도 갈거라고 넉두리를 하는 분도 있다. 그걸 듣고 그래 다 가버리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고.. 상처난 가슴이 아직 아무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거기에 소금을 뿌리는 분들..아니 그런 인간들도 있다. 말을 섞기가 싫고 같이 밥먹기는 더욱 싫다. 그래서 점심금식을 하는 친구도 있고 도시락을 싸 다니는 사람도 있단다. 난 새해부터 점심 다이어트를 이참에 해야겠다. 몸은 홀쭉해지고 마음은 넉넉해질거 같다. 암튼 이 겨울 시리고 허텃한 마음을 달래려 강남 거리를 배회하다 속을 달래줄 해장국집을 찾는다. 그냥 해장국집은 물론 아니다. 서울 시내에서 둘째 가라면 정말 서운해할 해장국집인 신내서울해장국집이다. 전국에서 두번째 맛있는 어쩌구 하는 양평해장국과는 비슷한 이름이지만 비교를 거부한다.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양평신내서울해장국 큰아들집이다. 은평구 신사동이 아니다. 신사사거리 북서쪽 골목초입에 위치한 집으로 사거리에서 보이는 간판이다. 강원도 놀러 다니면서 몇번 먹어본 양평신내서울해장국 본점의 해장국은 정말 맛있었는데 이곳 신사동은 처음이다. 그때 그 감흥들을 재현해낼수 있을런지.. 아마도 범람하는 양평해장국 이름의 원조격임을 얘기하시는 거 같다. 이름이야 어찌되었던 맛이 있으면 되는것인데 저 빨간 바구니 때문에 중요한 문구가 보이질 않아 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깔끔하면서 넓고 밝은 실내 유명세와 맛에 비하면 해장국 기본 가격은 높지 않았다. 7,000원짜리 해장국 한그릇 주문한다. 다음엔 모듬 내장구이도 아주 좋을거 같다는.. 깔끔한 기본찬들인데 배추김치와 오이지무침은 아주 일품이었다. 쭈글쭈글 오이지무침은 매콤하기까지..와우~ 해장국 등장이다. 어찌나 부글부글 격렬하게 끓으면서 나오는지 갑자기 지난 몇주간의 대선 유세 열기가 생각난다. 결국 네거티브의 승리가 되었지만.. 지는 안했단다. 닭이 웃는다. 쥐는 즐거워하고.. 소내장중 위, 그중에서도 제2위인 벌집이 가득하다. 벌집위..이게 정확한 명칭이다. 어렸을땐 수건이라 지칭했던 부위로 개인적으로 소내장 부위중 가장 좋아하는 부위이다. 그럼 잠깐 내장 부위중 위만 해도 되새김을 하는 초식동물이라 여러이름으로 나뉘는데 잠깐 자율학습하고 넘어가 본다. 이번 기회에 나도 공부를..ㅎㅎ 상태 좋은 벌집이 그득하다는 표현이 맞을거 같다. 가만히 보면 벌집 표면 섬모의 크기나 질감도 제각각이다. 모든 부위를 국내산한우내장만을 쓴다고 하니 안심이기도 하거니와 그 맛도 아주 일품이다. 밥을 적당히 말아 먹는 것이 더욱 좋은데 국물간도 짜지 않고 콩나물은 조금 들어가고 내장이 워낙 많이 들어가서 고기만 따로 먹다보면 국물과 밥만 불쌍하게 남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고기만의 맛을 음미하려면 별도의 간장소스에 찍어먹는데 그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뛰어나다. 특히나 벌집과 가장 근접하게 생긴 이 부위는 역시나 씹히는 식감이 가장 좋았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벌집들 때문에 과연 특해장국엔 이보다 얼마나 더 내장들이 들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해장국에 투하되지 않은 밥을 김치에 싸 먹어보는데 그 시원한 김치맛이 식당김치중에 단연 최고에 속한다. 벌집도 조금씩 부위가 위아래로 달라서인지 다른 색깔과 표면질감을 가지고 있다. 식감 또한 약간씩 다른데 밥알과 국물과 어우러질때 그 맛이 더욱 배가된다. 가장 두툼한 살이 붙어있는 부위였는데 흡사 양부위를 먹는듯 부드러운면서 쫄깃하다. 혼자서 배추김치는 다먹고 오이지 무침도 절반을 먹었다. 두가지가 제일 맛있다는 증거이다. 전국에 정말 많은 해장국집이 존재한다. 그런 많은 해장국중 양평해장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신뢰할수 있는 맛의 해장국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양평해장국중에서도 이 신내서울해장국은 그중에서도 원조이자 갑에 해당된다. 고로 수입산 고기로 끓인 해장국, 내장 벌집의 양이 감질나게 들어있는집, 국물이 짜거나 자극적이기만 한집 들하고는 비교가 안되는거 같다. 세상은 넓고 해장국은 많지만 허텃한 마음을 채워줄 해장국은 많지를 않다. 바로 이집과 청주 개신동 해장국이 유일하게 지금 머리에 떠오른다. 본점 :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공세리 327-2 031-773-8001 신사점 :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13-5 02-516-0208 성북점 :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85 02-910-85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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