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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최된 2013 신인 드래프트 행사장 풍경.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열띤 분위기 속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사진=서우리) |
지난해 NC는 신인드래프트를 9일 앞두고 우선지명선수 2명을 미리 발표했다. 신생구단으로서 기존 구단들의 신인 지명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정작 드래프트 당일에는 실질적인 전체 1번인 NC의 우선지명 선수들(노성호, 이민호)이 1순위 하주석(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올해는 달랐다. NC는 드래프트 당일까지 우선지명 선수를 발표하지 않고 철저하게 함구했다. 물론 고교 최대어 윤형배(북일고)와 대학 최대어 이성민(영남대)을 지명할 가능성이 99%이긴 했지만, 의외의 선택을 할 여지를 남겨두면서 끝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윤형배와 이성민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NC의 유니폼을 입었다. NC 역시 즉시전력감 투수 두 명을 한꺼번에 손에 넣으면서 이번 드래프트의 주인공이자 최대의 승자로 남게 됐다.
NC는 우선지명 외에도 상위 라운드에서 즉시전력감 투수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내년 1군 진입을 대비해 투수력 강화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이에 1라운드 9번으로 서울고 에이스인 우완 장현식을, 곧바로 2라운드 1번에는 경희대 좌완 손정욱을 지명했다. 이에 대해 박동수 스카우트 팀장은 “1라운드 바로 앞 순위인 삼성이 유격수 정현을 선택하길래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고 털어놨다. 잠재력 풍부한 고졸 우완과 대졸 좌완을 한꺼번에 지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라운드 후 특별지명(3장)에서 가장 먼저 선택한 선수도 인하대 사이드암 윤강민이었다. 또 3라운드에서는 성균관대 좌완 임정호를, 6라운드에서는 연세대 에이스 김병승을, 7라운드에서는 동의대 좌완 이상민을 뽑는 성과도 거뒀다. 박 팀장은 “임정호는 최근 경기 내용은 좋지 않지만 신체조건이 좋은 좌완투수라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문왕식 스카우트도 “이상민과 김병승 등은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는 투수인데 뒤쪽 순번에서 뽑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라고 만족을 드러냈다.
NC의 상위 지명을 받은 대학 투수 3인방. 우완 정통파-사이드암-좌완투수를 골고루 확보한 것은 큰 성과다. (사진=At the Ground 김새롬) |
처음 다섯장의 지명권을 투수 쪽에 올인한 뒤, NC는 나머지 특별지명으로 발빠른 유격수 김정수(원광대)와 대학 외야수 중 으뜸으로 꼽히는 박으뜸(경남대)을 지명했다. 또 4라운드에서는 거포 외야수 윤대영을, 5라운드에서는 수비와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유격수 유영준(덕수고)을 선택했다. 8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는 대졸 야수를 지명했는데 장타력이 뛰어난 권희동(경남대)과 장동우(한양대)를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2라운드 이후로는 다양한 포지션과 왼손/오른손, 장타자/발빠른 타자를 골고루 지명했다고 볼 수 있다. 또 NC는 지명권 15장 중 11장을 대학 선수에게 사용했는데, 이에 대해 박동수 팀장은 “내년 1군 진입을 대비해 즉시전력 내지는 백업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경남대와 동의대 선수는 물론 마산고 출신인 최재원(연세대)을 선발한데 대해서는 “같은 실력이면 가급적 지역 출신을 배려하려고 했다”고 했다. 다만 대졸자가 주를 이루면서 향후 선수들의 군입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중요해졌다.
NC는 올해 지명을 위해 아마추어 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5명의 스카우트가 부지런히 전국을 누볐다. 연습경기와 지방 주말리그 경기를 빼놓지 않고 관찰하며 선수의 장단점과 발전 가능성을 다각도로 체크했다. 여기에 드래프트 현장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수 차례 회의를 통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놓고 지명회의에 임했다. 지명 선수들에게 경기용 유니폼이 아닌 드래프트용 특별 제작 유니폼을 준비해서 입힌 것도 신생 구단다운 차별화를 이룬 부분이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기존 구단들의 입김으로 2라운드 후 특별지명이 당초 정해진 5장이 아닌 3장으로 줄어든 것. 과거 쌍방울이 창단할 때는 1차지명에 앞서 10장의 지명권이 먼저 주어졌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신인선수가 바로 1군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신생팀 창단으로 인한 리그 수준 저하를 걱정하면서 특별지명권은 오히려 축소하는 구단들의 행태는 모순의 극치”라며 기존 구단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만족도 (박동수 스카우트 팀장) ★★★★★
계산대로 잘 됐다. 투수를 먼저 보강하는데 성공했고 그 외에도 좌타자와 우타자, 좌완투수와 우완투수, 외야수와 내야수를 고루 보강했다. 당초 계산에 넣었던 선수들이 대부분 우리 차례까지 돌아와서 만족스러운 지명을 할 수 있었다.
NC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우선지명 – 북일고 윤형배 (투수, 우투우타, 185cm/86kg)
2012년 14경기 53이닝 7승 1패 76탈삼진 평균자책 0.51
의문의 여지 없는 올해 투수 최대어. 최고 152km/h의 빠르고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을 고루 구사한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상하체 밸런스가 좋아 가장 이상적인 투구폼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구력도 고교 투수 중에서는 최상위권. 1학년 때부터 에이스로 활약해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일찌감치 고교에서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청룡기 신일고전에서 패한 뒤에는 경기장에 주저앉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변화구를 좀 더 가다듬는다면 KIA 윤석민과 같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선지명 – 영남대 이성민 (투수, 우투우타, 185cm/87kg)
2012년 14경기 83.1이닝 7승 3패 68탈삼진 평균자책 0.65
대학 최고 투수. 다른 구단 스카우트에 따르면 “프로에서도 바로 중간계투 요원으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최고 147km/h의 빠른 볼에 수준급의 브레이킹 볼을 구사한다. 묵직한 빠른 볼을 꾸준히 낮은 코스로 던지는 제구력을 갖췄고, 경기를 풀어가고 타자와 상대하는 요령도 빼어나다. 투구 후 수비동작이나 견제 등도 뛰어나서 딱히 약점이라 할 것이 없는 투수다. 굳이 흠을 잡자면 투구동작이 거칠어 부상 위험성이 제기된다는 것 정도. 그러나 이성민은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폼으로 계속해서 던지면서도 한 번도 부상을 겪은 적이 없다. 내년 NC 1군에서 선발 경쟁이 가능한 투수다.
NC의 우선지명으로 선정된 윤형배와 이성민. 고교 최대어와 대학 최대어가 내년도 NC 마운드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가 기대된다. (사진=At the Ground 김새롬) |
서울고의 완투머신. 모 스카우트에 따르면 “두 경기 연속 완투를 하면서도 구속이 140km/h대를 기록했다”고 할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자랑한다. 본인에 따르면 중학교 때부터 경기를 혼자 책임지는데 익숙했다고. 지난해까지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착실히 동계훈련을 거친 뒤 올해 주말리그 개막전에서 16K 완투승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정통 오버핸드로 높은 팔각도에서 공을 뿌리는 것도 장점이다. 빠른 볼 최고구속은 147km/h를 기록했다. 언뜻 봐선 얼굴이 모 축구선수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2라운드 – 경희대 손정욱 (투수, 좌투좌타, 182cm/84kg)
2012년 13경기 73.1이닝 7승 3패 72탈삼진 평균자책 1.85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울 줄 아는 투수다. 스카우트에 따라서는 먼저 뽑힌 손동욱(KIA 지명)보다 윗길로 평가하기도 한다.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되바라진 모습도 투수로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NC 지명 소감을 묻자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별지명 – 인하대 윤강민 (투수, 우투우타, 184cm/86kg)
2012년 12경기 49이닝 7승 2패 47탈삼진 평균자책 2.20
올해 사이드암 투수 중 최대어로 꼽힌다. 140km/h 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을 무기로 타자를 윽박지른다. 140 이상이 나올 때는 스리쿼터, 130대가 나올 때는 사이드암 팔각도에서 공을 던진다고 보면 된다. 대학야구 투수 중에 가장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나성범이나 김태우 등 NC 기존 선수들에게는 위협이 될 만한 마스크다.
특별지명 – 원광대 김정수 (유격수, 우투좌타, 181cm/80kg)
2012년 19경기 71타수 25안타 .352/.453/.423 도루 12개
원광대 육상부의 선두주자. 엄청나게 빠른 발을 무기로 상대 내야진에 위협을 주는 선수다. 주루 센스나 작전수행 능력도 우수하다. 하계리그 이후로는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별지명 – 경남대 박으뜸 (외야수, 우투좌타, 178cm/74kg)
2012년 18경기 68타수 17안타 .250/.364/.324 도루 12개
2학년 때 도루 13개, 올해 12개로 번개같은 스피드를 자랑한다. 중견수로서 수비범위나 송구능력도 수준급이다. 올해 타격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타격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3라운드 성균관대 임정호 (투수, 좌투좌타) / 4라운드 진흥고 윤대영 (외야수, 우투우타) / 5라운드 덕수고 유영준 (유격수, 우투우타) / 6라운드 연세대 김병승 (투수, 우투우타) / 7라운드 동의대 이상민 (투수, 좌투좌타) / 8라운드 연세대 최재원 (내야수, 우투우타) / 9라운드 경남대 권희동 (외야수, 우투우타) / 10라운드 한양대 장동우 (1루수, 우투좌타)
현재와 미래의 조화 – 넥센 히어로즈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는 NC가 윤형배, 이성민을 지명하면 넥센의 선택은 자연히 대전고 조상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장한 체격조건에 최고구속 153km/h를 기록할 정도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투수이기 때문.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넥센 주성노 이사는 “150km/h 이상을 던질 만큼 힘을 갖춘 유망주는 흔치 않다”며 “조상우와 부산고 송주은을 놓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넥센 고형욱 스카우트 과장도 “턱이 많이 들리면서 공을 던지는 타점이 낮아지는 단점만 수정하면 굉장한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상우는 무시무시한 구속에 비해 제구력이나 변화구 구사, 경기 운영 등에서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 미완의 대기.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 등 투수 전문가들의 솜씨가 발휘될 대목이다.
2라운드 이후로는 넥센 스카우트 팀의 안목이 빛을 발했다. ‘ㄹ’자 형태로 진행되는 신인 드래프트의 특성상 1라운드 1번 지명권을 행사한 넥센은 무려 16차례를 건너뛴 뒤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미 대어급 투수와 야수 유망주는 모두 앞의 구단들이 데려간 상황. 이에 넥센은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좌완투수 하해웅(동국대)을 2라운드에 발탁했고, 3라운드에서는 발빠른 고졸 야수 김민준(북일고)을 선택했다. 주성노 이사는 “하해웅은 왼손투수가 필요한 팀 상황상 먼저 뽑았다”고 밝혔다. 김민준에 대해 고형욱 스카우트는 “외야수로 수비범위가 매우 넓고 발이 빠른 선수”라고 소개했다. 두 선수 모두 신장이 170cm대로 프로 선수치고는 작은 편에 속하는데, 이에 대해 주 이사는 “신체조건보다 기량 면에서 좋은 선수를 우선적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넥센의 4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린고 투수 김성진. 큰 키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망주다. (사진=배지헌) |
만족도 (주성노 이사) ★★★★1/2
8~90프로는 만족한다. 거의 생각한 대로 지명했다. 야수 쪽에 다른 구단이 먼저 지명해 아쉬운 선수가 두 명 있지만, 우리 차례까지 오리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해웅, 김성진, 신명수 등 앞의 구단들이 데려갈 줄 알았던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었던 것이 만족스럽다.
넥센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1라운드 – 대전고 조상우 (투수, 우투우타, 185cm/88kg)
2012년 15경기 77이닝 6승 2패 96탈삼진 평균자책 2.81
윤형배, 송주은과 함께 고교 투수 ‘빅3’로 분류된다. 최고구속 153km/h를 기록한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올해 77이닝을 던지는 동안 9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신체조건도 매우 우수해서 프로에서 잘 다듬을 경우 정상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감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완성형 투수와는 거리가 멀다. 프로에서 비슷한 유형의 투수를 골라달라는 말에 넥센 관계자는 “현재로선 없다”며 “앞으로 프로에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2라운드 – 동국대 하해웅 (투수, 좌투좌타, 170cm/74kg)
2012년 11경기 35이닝 3승 1패 34탈삼진 평균자책 1.80
‘키’만 빼고 모든 것을 다 갖췄다. 좌완으로 140km/h대의 빠른 볼에 변화구 구사와 제구력도 좋고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 고형욱 스카우트는 “볼을 던지는 각이 좋고 공이 감춰져서 나오는 투구폼”이라고 소개했다. 빼어난 기량에도 작은 체격조건 때문에 지명 순위가 밀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2라운드 마지막에 넥센의 선택을 받았다. 내년도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3라운드 – 북일고 김민준 (내야수, 우투우타, 177cm/70kg)
2012년 22경기 71타수 34안타 .479/.611/.620 1홈런 23도루
북일고 육상부의 선봉장. 우타자임에도 타석에서 1루까지 4초 이내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 타격 정확성도 매우 뛰어나고 갖다 맞히기보다는 제대로 된 스윙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내야수로 자주 활약했지만 송구가 다소 불안한 것이 흠이다. 넥센에서는 오히려 외야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센의 1라운드 선택을 받은 조상우와 3라운더 김민준. 넥센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매 라운드마다 알짜배기 유망주를 지명하며 드래프트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냈다. (사진=At the Ground 김새롬) |
타 구단 스카우트로부터 “투수로서 아주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는 호평을 받은 투수다. 빠른 볼 구속은 130km/h 후반대로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프로에서 담금질을 거치면 구속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넥센 고형욱 스카우트는 “공을 던지는 타점이 높고 구속에 비해 볼 끝에 힘이 좋은 투수”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5라운드 – 울산공고 신명수 (투수, 우투우타, 186cm/89kg)
2012년 8경기 37이닝 3승 2패 22탈삼진 평균자책 1.70
체격조건이 매우 우수한 투수 유망주다. 팔꿈치 후방충돌증후군으로 현재 재활중이지만 넥센에서 이를 감안하고 뽑았을 정도로 뛰어난 성장 가능성을 지녔다. 최근에는 재활과 치료 기술의 발달로 부상 선수도 재능만 확실하다면 지명 대상이 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고형욱 스카우트는 “피칭 메커니즘상 약간의 문제만 바로잡으면 아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6라운드 경기고 이상호 (외야수, 좌투좌타, 179cm/83kg)
2012년 19경기 58타수 25안타 .431/.541/.586 6도루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는 좌투좌타 외야수다. 경기고 타자들의 특징 그대로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날카로운 스윙을 보여준다. 갖다 맞히는 타격이 아닌 자기 스윙으로 공을 때리는 타입이라는 것이 장점. 외야 수비범위는 무난하고,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 능력을 지녔다. 넥센 코너 외야수로 성장이 기대된다.
7라운드 한양대 조덕길 (투수, 우투우타) / 8라운드 인천고 장채환 (내야수, 우투우타) / 9라운드 인하대 김경오 (포수, 우투우타) / 10라운드 홍익대 박민성 (내야수, 우투우타)
‘한화수분야구’ 비긴즈 – 한화 이글스
세 번째로 지명권을 행사하는 한화 역시 1라운드에서 투수를 먼저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임주택 스카우트 차장은 “지난해 야수인 하주석을 뽑았기 때문에 올해는 무조건 투수로 간다는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김재성 스카우트 과장은 “투수 보강이 최우선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취약점인 포수, 그리고 내야수가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고교투수 ‘빅3’로 꼽히는 부산고 송주은과 장충고 에이스 조지훈, 손동욱이나 손정욱 등 대졸 투수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의 여부. 결론은 조지훈이었다. 한화 스카우트 관계자는 “단장과 스카우트 팀장의 선호도가 가능하면 고졸 투수 쪽, 조지훈 쪽이 더 높았다”고 귀띔했다. “조상우가 차례까지 돌아왔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넥센이 먼저 조상우를 데려가면서 망설임 없이 조지훈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제구가 다소 불안한 다른 고졸 투수에 비해 조지훈이 제구력과 경기력이 안정적인 것도 이유가 됐다.
한편 2라운드에서는 원래는 포수 혹은 야수를 뽑을 계획이었지만, 좋은 타자들이 앞의 차례에서 전부 빠져나가면서 ‘플랜 B’로 방향을 틀었다. 강릉고의 좌완 에이스 김강래를 지명하며 좌투수 자원을 보강한 것. 한편 3라운드와 7라운드에서는 한승택(덕수고)과 권시훈(대구고)을 지명해 포수 자원도 확충했다. 김재성 과장은 “포수 넘버원은 단국대 이홍구지만 KIA에서 먼저 데려갔다. 이홍구가 아니라면 대학 포수보다는 오히려 고교 포수인 한승택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시훈은 현재보다는 장래를 보고 뽑은 포수.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드래프트에서 반드시 포수를 1명 이상은 뽑는다는 방침”으로, “포수 하나만 잘 키워도 10년 이상이 든든하다는 게 노재덕 단장의 생각”이라고 한다.
좌측부터 한화의 4라운더 좌완 이충호, 넥센의 3라운더 김민준, 한화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조지훈이다. (사진=서우리) |
만족도 (임주택 스카우트 차장) ★★★★★
100프로 만족한다. 당초 계획한 선수가 다른 팀에 지명된 라운드도 있긴 했지만,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임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선수들을 지명할 수 있었다. 계획대로 고졸 선수 위주로 장래성 있는 투수들을 확보했고 필요한 포수 자원도 뽑았다. 굳이 아쉬운 점을 뽑자면 윤형배를 데려오지 못한 것 정도? (그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의미)
한화 주요 지명선수 리포트
1라운드 – 장충고 조지훈 (투수, 우투우타, 187cm/85kg)
2012년 14경기 75.2이닝 6승 1패 100탈삼진 평균자책 2.37
마쓰자카의 동안 버전. 140km/h 중반대의 위력적인 빠른 볼과 고교 최정상급의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제구력이 좋은 편이고 슬라이더로도 카운트를 잡을 줄 안다는 것이 강점. 신체조건도 뛰어나고 몸의 유연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성 스카우트는 “신체적으로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지금보다 힘을 더 발휘할 수 있는 몸을 가졌다”고 평했다. 프로에서 비슷한 투수로는 두산 이용찬이 거론된다. 실제 조지훈이 가장 좋아하는 투수이자 장충고 선배이기도 하다.
2라운드 – 강릉고 김강래 (투수, 좌투좌타, 187cm/94kg)
2012년 13경기 66.2이닝 3승 5패 71탈삼진 평균자책 1.75
고교야구의 주키치.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의 중간 정도 각도에서 크로스 스탠스로 나오는 직구가 좌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 경기를 보면 상대팀이 번트조차 제대로 대기 힘들 만큼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 다만 구속이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130km/h 후반대) 제구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 약점. 고교 시절 크로스 스탠스였던 유창식처럼 투구폼을 바꿀 가능성은 없는지 묻자, 한화 관계자는 “투구폼은 쉽게 손대선 안 되는 부분”이라며 가급적 투수의 개성을 존중해줄 것임을 밝혔다. “꾸준하게 지켜보면서 정말로 교정이 필요할 때만 손을 대야 한다. 한화가 3군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그런 필요성 때문이다.”
한화의 상위 지명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고졸 선수들로 지명 명단이 꾸려졌다. (사진=At the Ground 김새롬) |
고교 포수 1순위. 영리하고 상황 판단력이 빠르며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다. 세계청소년대표팀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갖췄고 무엇보다 성실한 선수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유일한 약점이라면 독하지가 못하다. 심성이 너무 순하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한승택 본인도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좀 더 독해져야 할 것 같다”며 전의(?)를 보였다. 당초 대학 진학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높은 순위에서 프로에 지명되면서 없던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노재덕 단장이 직접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4라운드 – 충암고 이충호 (투수, 좌투좌타, 181cm/77kg)
2012년 8경기 54.2이닝 5승 1패 44탈삼진 평균자책 2.78
충암고 에이스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구속은 130km/h 중반대로 평범하지만 컨트롤과 변화구 구사가 뛰어나고 투구수가 늘어난 후반에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과거 경성대 코치를 지낸 김재성 스카우트 과장은 “삼성 장원삼의 경성대 입학 당시를 보는 것 같다”며 “장원삼도 1학년 때는 구속이 130 초반에 불과했지만 졸업할 때쯤에는 140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했다”며 이충호도 그만한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5라운드 – 건국대 조정원 (내야수, 우투우타, 177cm/75kg)
2012년 21경기 72타수 25안타 .347/.424/.458 1홈런 12타점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매번 주장을 맡으면서 빼어난 리더십을 보여줬다. 대학 유격수 중 방망이 솜씨로는 세 손가락 안에 거론된다. 공격적인 타격 스타일에 한번 ‘필’을 받으면 무서운 불방망이를 휘두른다. 수비 또한 안정적이고 공수에서 고른 기량을 보여줬다. 내야 뎁쓰가 두텁지 못한 한화 팀 사정상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1군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6라운드 – 배재고 장운호 (내야수, 우투우타, 183cm/85kg)
2012년 17경기 62타수 15안타 .242/.338/.306
투타에서 모두 잠재력을 보여준 팔방미인. 투수와 유격수, 중견수를 오가며 배재고 센터라인을 책임졌다. 앞으로 힘있는 타자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 한화 관계자는 투수로 기용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는 3루수와 투수를 겸하는 8라운드 김종수도 마찬가지. “선수가 가장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다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견해다.
7라운드 대구고 권시훈 (포수, 우투좌타) / 8라운드 울산공고 김종수 (투수, 우투우타) / 9라운드 덕수고 이석현 (중견수, 우투좌타) / 10라운드 청주고 강승현 (내야수, 우투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