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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지 사이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아파트 안내 표지판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
아파트 안내표지판 새 단장 필요
신시가지는 원형 형태의 아파트 대단지다. 이런 구조로 신시가지에 들어서면 미로 같아서 지리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 오랜 경력을 지닌 택시 기사임에도 아파트 위치를 묻는 경우를 아직 만난다. 물론 최근엔 네비게이션의 보급으로 한결 쉬워졌지만 신시가지가 주는 아파트 단지의 복잡성은 여전하다.
처음 신시가지가 조성될 때 아파트 단지 안내판은 곳곳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워낙 낯선 지역이어서 아파트 단지 안내판을 봐도 그 위치를 쉽게 알아보지 못했으며, 차츰 아파트 단지 배치가 머리에 입력될 즈음엔 이들은 자취를 감췄다.
바로 가로수들이 크게 자란 덕분인데 가로수 잎이 무성할 때는 안내판의 존재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따라서 하도 나무에 깊게 묻혀있던 아파트단지 안내판인지라 그 정확성을 논하기 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같이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가로수 가지 사이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안내표지판을 보니 그 역할이 새삼 의문스럽다.
가로수에 묻혀 제 역할을 다하지못하는 안내판이 대부분이며, 보이더라도 안내판에 적힌 표식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안내판에 표시된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신시가지가 둥그런 관계로 그 아파트를 만날 수는 있다. 하지만 안내표지판 본연의 임무에서 보면 많이 어긋나 있다.
먼저 대원아파트 앞 백병원 근처의 안내판엔 장산역 방향으로의 아파트 표시가 동일·효성코오롱·화목아파트로 나타나 있다. 동일과 화목아파트의 방향은 맞는데 뜬금없는 효성코오롱아파트가 등장한다. 물론 이마트까지 가서 다시 우회전을 하면 효성코오롱아파트가 나오긴 한다.
다음으로 대우2차아파트를 지난 신곡중학교에서도 효성코오롱아파트가 등장한다. 이곳에서도 역시 효성코오롱아파트는 신시가지를 반 바퀴 돈 다음 만날 수는 있다.
또 대동사거리의 아파트 안내판은 좌회전 방향엔 삼성·동부아파트요, 직진 방향은 동신·동부아파트로 되어 있다. 좌회전을 해도 직진을 해도 동부아파트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직진을 하면 동부아파트는 출입구가 없어 차를 몰고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리고 달맞이에서 동백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오다 장산역 직전에 있는 안내판에는 우회전 방향은 대우2차·벽산1차아파트, 좌회전 방향은 동일과 신성 그리고 효성코오롱아파트가 표시돼 있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하면 삼정그린코아아파트나 동일아파트 방향이다. 신성과 효성코오롱아파트는 이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
한편 이렇게 방향표시가 잘못된 곳도 많지만 안내표지판엔 아파트 주출입구와 최단거리 등이 배제되어 있다.
그나마 억지로라도 보이는 곳은 다행이다. 겨울이라 가지만 남았는데도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 표지판이 보이는 표지판보다 더 많다. 다가오는 봄이면 잎에 가려 아예 그 존재자체도 모를 표지판도 많이 생길 것이다.
옛말에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고 했다. 그런데 모르는 길인데 안내표지판 마저 잘못되어 있으면 곤란함과 당혹스러움은 면치 못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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