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꽃과 짙은 녹색의 이파리가 베란다를 밝힌다. 심한 추위가 아니면 꽤 오랫동안 연등처럼 우리집을 멋있게 꾸며 준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내가 전통시장 꽃전에서 들여온 것이다. 팻말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만데빌라>
남아프리카 대통령 만델라와 이름이 비슷하다. 안 잊어버릴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우리말로 된 꽃 이름은 기억을 잘 하는데 외국말 이름은 세자리만 넘어도 헷갈린다. 시클라멘, 디기탈레스, 메리골드, 베고니아, 페츄니아, 안슈리움, 더글러스, 루드베키아, 프레지아 같은~
야생화 그리기 수업에서 공부하는 꽃을 예로 들어보자.
"사상자(뱀도랏-뱀이 먹는다는 설이 있음) , 고광나무, 개구리자리, 눈개승마 , 함박꽃, 화살나무, 물푸레나무, 앵초, 수수꽃다리(라일락),호범꼬리 , 뱀딸기, 백당나무, 개다래, 졸방제비꽃, 붉은 병꽃, 노란토끼풀(관상용) , 털중나리 "
모습과 생태가 속속들이 이름에 녹아 있다. 기억하기에 아주 쉽다.
기후 위기와 교역의 결과로 외국꽃들이 많이 생겼다. 선인장 종류로 다육식물, 게발선인장, 기린선인장이 대표적이다. 장미허브, 미다바, 테이블야자, 벤자민, 금문초, 고무나무, 행운목 ~
프랑스국화 (아이리스) , 사스타 데이지, 베고니아, 패츄니아, 코스모스, 팬지, 튜울립, 핑크뮬리와 수생식물인 워터코인, 스킨, 스킨답서스 등 ~
시골집 마당에 사철 피는 꽃을 보자. 동백, 산다화, 영산화, 진달래, 수선화, 꽃잔디, 산수유꽃, 패랭이꽃, 목련, 철쭉, 옥잠화, 남천, 백합, 달맞이꽃, 수국, 찔레꽃, 장미, 지보, 샤프란, 부레옥잠, 물배추, 카라, 개구리밥, 비비추, 참나리, 큰괴불주머니, 제라늄, 사랑초, 도라지꽃, 인동초, 난초, 더덕꽃, 키 작은 해바라기, 상사화, 은목서, 쑥부쟁이, 해국, 구절초, 금송화, 톱풀, 민트, 무릇, 산국, 어성초, 카네이션, 수수꽃다리, 박일홍이 사계절 쉬지 않고 피고진다. 고추꽃이나 토마토 꽃, 가지꽃, 쑥갓, 딸기꽃, 부추꽃도 텃밭에서 자기들도 넣어달라고 조른다. 꽃에 둘러쌓여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르기 쉽고 정겨운 꽃들이다.
쓰고 보니 자랑 같다. 그러나 쉬운 이름으로 자주 부르고 같이 숨결을 나눌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