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50
그동안 둘레길만 걸어오다가 오늘은 좀 다르게 등산과 둘레길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리 먼 거리는 아니기에 더운 날씨지만 홀로 배낭을 메고 나서는데 시작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아파트 옆 계단이 먼저 땀을 빼는군요.

계단을 끝으로 승학산등산로 들머리입니다.
학장중학교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있는데 산불감시초소와 함께 숲속도서관, 각종 운동기구들이 있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가운에서 왼쪽으로 꺾어지는 길이 등산로인데 앞으로 약 300m 정도 급한 경사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기만 해야기에 적잖이 힘이 드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출발은 이 등산로를 이용하고 나중에 돌아올때는 앞에 사람이 보이는 방향으로 둘레길을 이용하려 합니다.

올해 처음 대하는 백선 꽃입니다.
뿌리의 겉껍질을 벗겨 말린 것을 백선피라 하며 해독·황달·강심제로 사용한다는군요~
대개의 경우 야생화와 산나물, 약초는 서로 연결되지만 일부 독성이 강한 식물도 있으므로 산행시 함부러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저같은 경우 지금껏 수많은 야생화를 찍어왔지만 아직 산에서 집으로 가져오는 일은 없습니다.

09:22
이 길로 정상을 오른지가 좀 되었는데 그간 누군가 길을 보수한 흔적이 여기저기 나타나 감사한 마음으로 산을 오릅니다.
근데 날씨도 덥긴 하지만 오늘은 바람마저 없어 온 몸에 땀투성이네요~

09:29
오늘의 첫 정자이자 가장 힘든 구간이 여기서 끝나는 지점이며 이후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 가기에 보다 수월한 길로 이어집니다.
이정표를 보니 여기서 승학산 정상까지는 2.2km가 남았네요.

09:46
정말 편안하고 호젓한 산길이로군요.

09:50
산딸기도 제법 맛있는 색상으로 유혹하는 바람에 지나던 아주머니 한 분이 따서 먹어보더니 몸서리를 치시는군요.
이제 익기 시작하는지라 신맛이 강한 모양입니다~^^*

09:56
집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만에 거북약수터 갈림길에 이릅니다.
오른쪽이 정상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약수터로 가게 됩니다.

거북약수터 도착.
몇 사람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혹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 독서도 하고 있군요.
이런곳에서 독서를 하다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약수터에서 주례방면을 내려다봅니다.
운무로 인해 시야가 그리 좋지는 않군요.

거북약수터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10:04
잠시 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생약수(생수 남은병에 약수를 보충~^^*) 한 병을 조제(?)하여 챙긴 다음 다시 정상을 향해 길을 계속합니다.

이 더운 날씨에도 곤충은 묵무히 제 할일에 여념이 없네요.

10:14
엄궁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에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명지와 김해공항이 다 보이는데 시야가 역시 좋지않군요.

이곳은 가을 억새시즌에 포토존으로 정말 좋은 곳입니다.

10:22
약수터 이후부터 정상까지 가는 도중 그늘도 없이 뙈약볕아래로 오로지 묵묵한 걸음만 내딛습니다.
진행 방향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꽃마을로, 그리고 앞에 보이는 두 길은 정상으로 향하다가 서로 만나게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길 중 왼쪽길이 운치가 있고 시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승학산 등산로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위치)이며 꽃동네 방면에서 승학산 정상으로 오가노라면 어김없이 거치는 길이기도 합니다.

산 아래로는 부산일과학교등학교와 괴정방면이 조망되네요.
언젠가 저 방향으로 하산한 적이 있는데 임도라 평탄하고 가는 도중 편백림도 있어 좋기는 하지만 임도 특성상 꼬불꼬불한 길이 상당한 거리라 좀 지루한 편입니다.

길 옆에서 엉겅퀴가 얼굴을 내밉니다.

10:40
이렇게 저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이 지척이로군요.
이 계단을 올라 조금만 더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승학산 정상입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을 이 나무가 오늘은 유독 눈에 띄네요.
무슨 나무인지 검색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10:48
드디어 승학산 정상(496m) 도착.

정상석.
삼면이 탁 트여 전망은 좋지만 흐릿한 시야가 조금은 황량함 마저 안겨주네요.

정상에서는 감천과 다대포방면을 비롯하여 을숙도와 명지, 엄궁동, 하단방면이 함께 조망되는데 시계가 불량하여 정말 유감입니다.

승학산 정상에서 드립커피를..?
그늘하나 없는 승학산 정상에서 뜨거운 커피를 한잔 마셔봅니다.
이열치열이라 했던가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리 덥다거나 더 뜨겁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11:04
그렇게 잠시 여유를 부리다가 내려가야 할 방향을 살펴봅니다.
중간의 산 봉우리로 보이는 길이 좀전 정상으로 올라서면서 숨이 차 헐떡이며 "이 구간이 제일 힘든 구간이입니까"라던 분의 말이 생각나네요.
경사가 급하다는 말일테니 내려가면서 발 조심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후 정상에서 동아대학교 뒤편까지 그렇게 약 40분간을 내려가기만 했는데 역시나 올라오기에는 힘이 좀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내려가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리는 그런 구간이었습니다.

정상 바로 밑 전망대.
황량스럽게 돌 깨어진 바닥을 그냥 두기 보다는 정상에도 이렇게 정자를 하나 지어놓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인동덩굴 꽃이 어느새 시들기 시작합니다.

11:20
건국고삼거리.
왼쪽으로 내려가면 건국고등학교가 있는 하단방향, 오른쪽 오르막길을 넘어가면 동아대학교 뒤편으로 가게 됩니다.

11:30
드디어 동아대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11:43
그렇게 조심조심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어 동아대뒤편으로 내려오니 사거리에 이정표가 보입니다.

오른쪽 위에서 내려왔으며 이후 왼쪽 편안하게 보이는 저 오솔길로 걸어갈것입니다.
한눈에도 바짝 마른 윗길보다는 촉촉하고 그늘속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한결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길옆 의자에 앉아 생약수 한모금과 가져온 소세지로 기력을 보충합니다.

12:03
승학약수터.
나이드신 몇 분이 그늘에서 장기라도 두시는지 제법 대화소리가 넘쳐 나는군요.
부디 건강하고 장수하시기 바랍니다~

12:12
바람의 언덕.
수많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놓아 바람이 불면 오색 바람개비가 돌아가는것이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연리지형태의 특이한 나무가 길 옆에 자리하고 있네요.
아마 처음에 나오는 가지가 누워있다가 그 위로 싹이 돋아나 자란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12:25
불심약수터.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건강을 위해 운동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장마를 대비한 하천 정비작업 중인 현장이 나오고 그늘에서 인부들이 잠시 쉬고 있네요.
인근에 얼마 전 큰 비로 유실된 급경사지가 있는데 그곳도 바로 아래가 주택지라 안전을 위해 단단히 보완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2:42
장승공원.
제법 많은 수의 장승과 솟대들이 있는데 그중 한 장승에는 "며느리가 늙어서 시어머니 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그 뜻을 잠시 헤아려봅니다.
장승은 마을 입구나 길가에 에운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며, 솟대는 물을 상징하는 물새들을 장대에 세움으로써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엄호당.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동네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곳으로 매년 정월 초 이튿날 자정에 주민들 주관으로 제사를 지내던 전통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곳이라 하네요.

13:05
반도보라아파트 뒤편 정자.
집으로 가는 길 중 마지막 정자인듯 합니다.

13:13
어느새 시작점을 지나고있네요.
오른쪽이 아침에 올라갔던 등산로이고 정면으로 계속 직진하면 구덕터널 입구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계속가면 구덕대림아파트 방면으로 가는 길이지만 저는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하산합니다.

13:15
들머리 입구의 산불감시초소.

이 길은 구간이 좀 짧기는 하지만 봄에는 만개한 벚꽃길로 멋진 곳입니다.

13:18
집 도착.
이렇게 오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시간은 처음 예정에서 30분 정도 더 경과한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군요.
오늘은 귀가 후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거리를 좀 짧게 잡았지만 다음에는 다른 길을 선택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오늘도 작은 성취감 하나 가지고 집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