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四人日記 미야자키 사요
4월 5일 날씨 맑음. 한때 흐림.
오늘 동아리발표가 있었다. 점심시간에 학생회간부들이 모였었다. 이번에 신청한 동아리들을 심사하기 위해서였다.
오늘은 다행히 종관선배가 학생회실에 모습을 보였다. 자기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에만 나타나는데, 자신의 맡은 바를 좀더 성실히 하면 좋겠다.
점심은 학생회실에서 해결했다. 다같이 둘러앉아 도시락을 까먹는 것은 정겨운 일이다. 나는 근태선배와 도시락을 바꿔 먹었다. 근태선배의 도시락에는 불고기가 들어있었다. 근태선배는 직접 요리한 도시락을 싼다고 했는데, 맛이 괜찮았다.
근태: 4월 5일. 사요에게 도시락을 빼앗겼다. 사요의 도시락을 보니 반찬이 섞여있었다.
도시락을 다 비우고 나자 드디어 동아리심사가 이루어졌다. 동아리는 15개였다. 중화요리반, 일본도수집동호회 등등 많은 동아리가 신청을 했다. 밴드만 6개다.
총무부장 신주영선배가 밴드는 하나의 동아리만 뽑기를 재안했고, 투표를 통해 RTY라는 밴드가 뽑혔다. 개인적으로는 ‘야키니쿠’라는 이름의 밴드가 마음에 들었지만, 다수결 원칙이니 조용히 넘어갔다.
주영: 4월 5일. 일학년 사요가 기분이 나빠 보인다. 잘못 건들면 한대 칠 기색이다. 조심해야겠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우리 동아리가 심사에 올랐다. 이름은 WWS단. 몇 년 전까지 〇〇단이라는 이름의 동아리 형식이 유행했었다고 한다. WWS가 무슨 뜻이냐고 종관선배에게 물었더니 ‘우리 조부님께 물어봐.’라는 대답을 했었다. 진짜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종관: 4월 5일. 동아리심사를 했다. WWS. 대체 무슨 뜻일까?
이강선배가 ‘마지막이군. 종관이가 신청한 동아리네.’라고 말했다. 종관선배는 ‘너도 들어있지. 거기다 사요에다가 스미스도.’라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스미스선배는 ‘그럼요. 그럼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약간의 대화가 오갔다. 종관선배와 스미스선배가 열정적이고 공격적으로 열변을 토하며 동아리에 찬성표를 유도했다. 나는 그냥 잠자코 지켜봤다.
근태: 종관이네 동아리심사가 시작되자, 사요는 고개 한 번 끄덕이고는 입을 꾹 다문 체 가만히 앉아있었다. 좀 싸한 기운이 흘렀다. 옆에 앉아서 그 기운을 느끼자니,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다.
주영: WWS단의 동아리심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사요가 싸한 분위기를 풍기며 앉아있다. 주위에 앉아있는 애들, 특히 근태가 식은땀을 흘리며 앉아있다. 아까 사요에게 도시락을 빼앗겼었는데. 아무래도 WWS단에 찬성표를 던져야겠다. 만약 반대했다가 동아리심사에서 떨어지면, 반대표 던진 사람들 찾아다가 전부 묻어버릴 기세다.
종관: 크하하. 사요가 싸한 분위기를 풍기며 사람들을 위협한다.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요는 알까? 자신이 저런 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을.
다행히 동아리는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이 허락해 주시지 않으면 동아리가 만들어질 수 없다. 아마 2개 정도 동아리가 더 떨어질 것이다.
교장선생님: 종관이네 동아리가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아무래도 사요가 또다시 싸한 분위기를 풍겼나보다. 3번 밖에 보지 못했지만,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글쎄, 무섭다.
방과 후. 발표를 보러 학생회실에 갔다. 다행히 우리 동아리는 통과했다. 이강선배는 승리의 주먹을 쥐어보였고, 스미스선배와 종관선배는 얼싸안고 좋아했다. 스미스선배와 종관선배사이에 낀 화음이는 통과된 것이 믿기지 않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찌됐든, 동아리가 무사통과해서 기쁘다.
화음: 어리둥절해서 서있었다. 두 선배사이에 끼인 체 살펴보니 이강선배는 가볍게 웃으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왜 그런 것이지 않은가. 이겼을 때 주먹을 쥐어 보이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런데 사요는... 한동안 웃지 않고 가만히 있더니, 살며시 웃어 보인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그런데 약간 싸한 기운이 어디선가 느껴진다. ‘무섭다’라고 해야 되나? 왜 무서운 걸까. 나는 사요가 웃는 것 밖에 본 것이 없는데...
오늘은 참 즐거운 날이었다. 내일은 더 즐거운 하루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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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Q맨입니다.
4번째네요.
오늘은 번외라고 올려봤습니다. 화음이 시점으로만 풀어가다보니 이런종류의 글이 쓰여지더군요. 다음에는 다른매버들로도 써볼까 합니다. ㅎㅎ
재미있게보셨기를.
지난 3편의 조회수가 곤두박질친 것에 대헤... 너무 충격이 큽니다. 10도 못 넘었어요! 물론그것보다 안 나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조회수가 그런 식으로 깍이니까.... 커흑.
잡예기가 길었네요...
행복한 새해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왠지 모르게 웃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