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고속도로 시승기
습습한 장마철에 햇빛이 찬란한 7월 16일 창밖으로 쏟아지는 밝은 햇살에 일손이 잡히지가 않고 어젯밤 10시에 개통되었다는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를 달려보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가 없어 일을 팽개치고 집사람과 춘천 나들이길 에 올랐다
인터넷에서 집 근처에 있는 평촌 IC를 통해 도시외곽순환도로(100번 도로) 에 들어가서 구리방향으로 달리니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하남IC를 지나자 맨 오른쪽 차선으로 옮겨 강일 IC에서 표지판대로 춘천 방향으로 접어드니 바로 60번 고속도로에 진입한 것이다 도로에는 차선이나 표지판도 선명하고 춘천으로 달리는 교통량도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아 전 구간 기분 좋게 잘 달렸다
지난 5년간 2조8천억 원이라는 돈이 투입된 이도로는 민자 도로인데 서울에서 춘천까지 61킬로미터인데 교량 103개소와 터널 41개소, 출입시설 9개소, 영업소 9개소 등이 만들어지며, 휴게소가 상ㆍ하행선에 1곳씩 조성된다고 했다 40% 구간이 교량과 터널로 이루어진 길이라 알려진 것처럼 경관이 국네고속도로 중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느낄 수는 없었지만 서울 춘천 구간을 기존의 70분에서 40분으로 주파할 수 있다기에 춘천에서 닭갈비나 막국수로 점심을 들겠다고 생각하니 주위의 경관이 아름답게만 느껴졌고 우리나라가 산을 뚫고 강에 다리를 놓아 고속도로 만드는 일 하나는 세계에서 따라올 나라가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춘천에 이르러 어디로 갈까 두리번거리다가 도로표지판에 춘천 국립박물관이라는 방향으로 길을 잡아 달리다 보니 길 가에 춘천막국수를 파는 깨끗한 식당이 보이기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우리 집사람은 막국수를 시키고 나는 빈대떡과 감자전을 시켰다 술 한 잔 안 할 수가 없어 막걸리를 시켰는데 보여주는 실물을 보니 내용물이 소주처럼 투명해 보인다. 이건 막걸 리가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흔들어 보란다. 흔들었더니 과연 우윳빛의 액체가 되기에 라벨을 들여다보았더니 국순당제조 “미몽” 이라는 막걸리인데 소주 같은 유리병에 완전히 밀폐된 포장인 것을 보니 발효를 시킬 만큼 시키고 포장한 것 같고 보존유효기간도 꽤 길 것 같았다
아는 메이커의 것이니 마음 놓고 마셔도 될 것 같았다 과연 맛은 일품이었다.
오랜만에 집사람과 함께 외지에 나와서 단 둘이 술잔을 기울이니 막걸리는 시원하고 부침개는 맛깔스럽다 휴대품과 같이 아무 때나 나가자면 따라나서고 운전해 주고 팀을 주지 않아도 술상대를 해주는 마누라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우리는 박물관에 가서 선사시대 유물 등을 둘러보았으나 전시장의 글씨가 모두 깨알 만하게 쓰여 있어 안경을 껴도 식별할 길이 없어 부부가 낭패스러워 했더니 근처에 있던 젊은 직원이 다가와서 “글씨가 작아 안 보이시지요 ? 하기에 ”늙은이 아닌 당신처럼 젊은 사람에게도 글씨는 보이지 않을 텐데 이 박물관에는 단 한명도 이런 점을 챙기는 사람은 없소 ?“ 물었더니 ”저희가 불평을 듣고 아무리 건의해도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미안한 듯이 말하는 그 젊은이가 고마워 ”당신이 높아지면 그런 사람이 되지 마시오. !“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박물관 높은 사람도 대한민국의 공무원인데 ”자기 주머니에 돈 생기지 않고 자기목이 달아나지 않는데 건의에 귀 기울이는 일은 당연히 없으렷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아니지, 한국이 오늘처럼 잘사는 나라가 된 것에도 공무원의 피땀나는 노력도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싸잡아서 나쁘다고 하면 안 되지, 우선 이 젊은이만도 미안해하지 않는가 ? 이 젊은이가 사회의 주도세력이 될 때에는 많이 달라질꺼야 ! " 하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이 좋은 건물 만드는데 국민의 돈은 엄청 많이 들어갔을 텐데 제구실을 못하는 그 건물이 슬프게 보였다 아니 건물이 아니라 보는데도 보이지 않는 눈 뜬 장님인 우리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이날의 나들이가 우리부부에게는 휴가처럼 즐거운 것이었지만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려보려는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상항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길을 달리는 것보다 옛 경춘가도를 달리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놀라시겠지만 요금은 ”두 배나 특등고속도로“ 이지만 설계상이나 운영노우하우에서는 ”특등저속도로“라는 것이어서 불과 61킬로미터에 통행료는 편도 7,300원 (타고속도로의 2배 이상고율) 인데다가 걸리는 시간은 기존의 경춘가도가 70분인데 경춘고속도로는 40분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 달려보니 120분도 넘어 걸린 사람들이 많았고 나의 경우에도 100분 이상은 걸린 것 같으니 이것은 고속도로가 아니었다.
이도로(60번고속도로)는 춘천가까이 가서 기존의 중앙고속도로(55번고속도로)에 붙여서 춘천으로 들어가는데 민자 구간의 요금 5,900원을 내고는 다시 55번 도로를 달려 도로공사 요금소에서 다시 1,400원을 내야 춘천시내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마지막 1,400원을 받는 요금소가 편도 3곳밖에 요금을 내는 곳이 없기 때문에 1,400원(국영구간=도로공사)을 내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한 시간도 넘게 걸린다. 요금소 옆 1개소에 책상을 놓고 임시요금소를 차려 놓고 도로공사직원이 요금을 받고 있었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 한 곳에서 한번에 전체요금을 내고 도로공사와 민자회사가 요금을 나누던가, 60번도로개설로 차량통행량이 증가하니 기존의 55번 요금소의 요금납부창구를 늘려놓던가 하는 일을 해 놓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했으니 이런 결과가 된 것이다
더욱 사람의 부화를 돋우는 일은 이날 경춘고속도로의 통행량은 여타고속도로의 주말통행량에 비하면 턱없이 적었는데도 도로공사나 요금소등 직원들은 한결같이 “오늘만 통행량이 너무 많아 일시적으로 그런 것이니 다른 때는 아무 문제없다” 고 거짓말을 하는 “공무원의 거짓말” 이었다
요금소 옆에서 아무나 붙들고 불평하는 소리 “다시는 오나봐라!!!” 가 넘쳐났다. 설령 모두들 다시는 오지 않아 도로가 1년 내내 텅 비어도 민자 업체는 정부의 보상을 받으니 손해 없고 정부역시 국민세금으로 보상해 주는 것이니 손해 없고 어굴한 것은 세금을 내는 백성들뿐이다 공무원의 안일무사주의가 수조원의 국민세금을 무위로 돌려놓는 엉뚱한 현장을 확인하고 기분이 씁쓸했다 올 때 보니 서울에서는 7,300원 전부를 한 번에 받던데 춘천에서는 왜 그랬을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다
첫댓글 경춘 고속도로 시승기, 무엇보다 노 부부의 졍겨운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젔네. 새고속도로의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었는데 여기저기 턴널이 뚤리고 새로운 고속도로가 생겨 시간 단축을 시킬지 몰라도 옛적 여행길에 시골 휴게소를 들려서 음식도 먹고 휴식을 취하던 낭만이 없어져서 너무 아쉬어.
춣발할 때 기대했던 기분 짱을 멍들게 한 경춘고속도로의 저속 후진 운영방식이어라! 운영자나 운영감독기관이나 이 시승기 잘 참고하여 하루 속히...!
경춘고속도로를 개통도 하기전에 다녀왔다고? 갈때 전화좀하지. 우리나이에 3ㅡ4십분 빨리간다고 생기는게있나 상을받나. 경춘가도를 쉬엄 쉬엄 즐기면서 가기로 함세. 그리고 박물관 그청년이 관장 되는거 보얐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새 것에 민감한 정신력 부럽군. 시승기로 궁금증을 많이 해소 했습니다. 고맙소. 도로이용비를 그렇게 많이 받으면서도 일반도로와 같은 시간을 잡아 먹는다니 달려 보고 싶었던 호기심이 사그러 집니다.
부부간의 춘천 나들이 즐겁고 아름답게 보이네,박물관의 지적이나 고속도로의 지적이 국가의 발전의 및거름이 되리라고 보네,질서가 잡혀지면 비용이 비싸드라도 우리들의 조급증은 가지 않고는 못백일 터이지.
길수, 천규, 승표, 정빈, 태용, 관심과 컴멘트 고맙습니다 같은 날 구경춘가도로 춘천에 간 우리 아리들은 하나도 막히는 구간이 없었다는데 환상의 드라이브코스가 포함되어 있는 북한강변 그 길이 많은분에게 추억의 길이겠지요 ? 오늘 조선일보에 경춘고속도로의 문제점에 대해서 대서특필했으니 참고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