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니, 신동이니, 생이지지(生而知之)니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한번도 글을 배운 적이 없는데 글자를 다 아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책을 보여도 모두 읽을 줄 아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생이지지라고 하는데 나면서부터 다 아는 것입니다. 이 생이지지가 바로 전생기억입니다. 전생에 배운 것이 없어지지 않고 금생에 그대로 가지고 넘어온 것입니다. 또 처음 가보는 곳인데도 낯이 설지 않고,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친근감이 가는 경우는 전생의 기억이 희미하게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전생을 전문으로 조사 연구하는 학자와 단체가 있는데, 그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이가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 있는 이안 스티븐슨(Ian Stevenson)입니다. 그는 세계 도처에 연락기구를 조직하여 전생기억을 가진 아이나 어른이 있어 연락해 주면 학자들을 보내어 갖가지로 조사 확인하여 그것이 확실한가를 알아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그는 수년 동안에 600여 명의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그 중 대표적인 20여 명에 대한 사례를 뽑아서 책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윤회를 암시하는 스무 가지 사례(Twenty Suggestive Cases of Reincarnation)}라는 책입니다. 전생기억에 대한 보고서로는 가장 확신이 있고 그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기 어려운 유명한 책으로 세계 각국에서 많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이후 수년이 지난 1975년까지는 1,300여 명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이안 스티븐슨 교수는 전생기억에 나타난 사례들에서 몇가지 특징을 말하고 있읍니다.
첫째는 전생기억과 연령과의 관계입니다. 대개는 태어난 지 두서너살이 되면 전생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좀더 나이가 들어서나 아니면 말을 시작하자마자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읍니다. 대체로 말을 잘 할 수 없는 시기의 전생기억이 좀더 정확한 수가 많습니다. 어린 아이가 전생에 대해 말하는 첫 말은 대개 자신이 알았던 사람의 이름이나 지명입니다. 그러다가 다섯살에서 여덟살 사이쯤 되면 어린이들은 전생기억을 잊어버립니다. 왜냐하면 이 때가 되면 가정과 이웃과 학교에서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와같이 전생기억 위에 새로운 경험이 축적되면서 전생기억은 무의식 속으로 숨어 버린다.
둘째로,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은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이거나 위엄과 지혜를 갖는 등 일반적인 아이와는 그 행동이 다릅니다. 이러한 행동은 가족이나 다른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보이지만, 본인에게는 당연한 행동이며 그것은 전생의 자기 모습과 일치합니다.
세째로,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가장 생생하고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전생에서 죽음과 관련된 것이며, 바로 죽음의 순간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특히 죽음에 대한 전생기억 중에서 교통사고나 살인, 전쟁과 같이 격렬하게 죽은 기억이 더욱 생생하다고 합니다. 격렬한 죽음의 경우, 전생기억을 하는 아이는 대개 죽음을 가져다 준 물건이나 환경에 대해 강한 공포 나타냅니다. 한 보기로서 어떤 어린이는 전생에 다리 위에서 버스를 지나가게 하느라고 비켜 서다가 물에 빠져 익사하였다고 기억했읍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다리, 버스, 물에 대해서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읍니다. 그 아이를 목욕시키려면 네 명의 어른이 강제로 붙잡아야 할 정도로 물에 대한 공포에 떤다고 합니다.
넷째로, 사람과 환경의 변화를 안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처음 가는 집이라면 그 집이 어떻게 변하였고, 거기 사는 사람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안다.
다섯째로, 환생을 예견한 꿈을 꾸기도 합니다.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 어느 가정에 태어나기 위해 온다는 것을 꿈에 예고하는 경우가 있읍니다. 이런한 꿈이 동.서양에서 종종 화제가 되곤 합니다.
여섯째로, 임신 중의 비정상적인 식성을 들 수 있읍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에는 임신을 하게 되면 평소에 잘 안 먹던 음식이나 제 철이 아닌 음식에 대해 그 사람은 비상한 식욕을 느낍니다. 그것을 임산부의 변덕이라고 하여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생기억을 하는 어린 아이의 경우, 전생에 좋아했던 음식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그 음식이 바로 어머니가 임신 중에 먹고 싶어 했던 음식과 일치한다고 합니다.
일곱째로, 배우지 않은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읍니다. 전생기억을 하는 어린이 중에는 배우지도 않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읍니다. 이것은 전생에 가졌던 기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보기를 하나 들자면 벨기에에 로버트라는 소년이 있었는데, 이 소년은 어느 날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5년에 죽은 자기 삼촌의 초상화를 보더니 그것이 자기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 세살이 조금 지나서 로버트는 부모와 함께 처음으로 수영장에 갔는데 멋진 동작으로 다이빙을 하여 물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의 삼촌인 알버트는 훌륭한 수영선수였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수영은 세살 정도의 어린아이도 할 수 있지만 다이빙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영장에 처음 온 아이가 다이빙을 멋지게 해내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 아이갸 전생의 알버트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배우지도 않은 기술이 나타나는 가장 놀라운 사례는 외국어를 말하는 경우입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생리학자이며 심리학자인 동시에 노벨수상자 이기도 한 샤를르 리히는 그러한 현상을 지노글로시(Xchoglossy)라고 이름을 붙였읍니다.
이안 스티븐슨은 이 지노글로시에는 두 가지 형태가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독백과 같은 것인데, 당사자는 이상한 언어의 조각들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자꾸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잠재된 기억 속에서 언어가 무의식적으로 도출되는 경우인데 본인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반응적인 경우인데, 이것은 직접 상대방과 그 외국어로써 대화를 할 수 있읍니다. 스티븐슨은 두번째 경우인 반응적인 지노글로시의 사례는 죽음 이후의 인간의 윤회에 대해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말합니다. 곧 전생에 그 언어를 배웠거나 사용한 사람이 아니면 그처럼 유창하게 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이 언어를 배우지도 못한 어린아이에게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 가운데 최초의 지노글로시는 19세기에 있었던 일인데 최면에 의해서 입니다. 1862년 독일의 왕자 갈리첸은 한 여인을 대상으로 최면 실험을 하였읍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여인은 18세기의 휼률한 프랑스어로 브리타니에 살았던 전생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읍니다. 그녀가 프랑스어를 배웠는지 조사해 보았지만 그녀는 일반 교육도 전혀 받은 적이 없는 무학(無學)이었고, 다만 자기 지방의 독일어 방언 밖에는 말할 줄 모른다는 것이 판명이 되었읍니다. 따라서 이 여자는 전생에 프랑스에서 살다가 다시 독일에 환생했음을 증명해준다.
여덟째로, 출생 자국을 들 수 있읍니다. 아이가 출생할 때부터 흉터, 반점등이 있거나 불구가 되는 수가 있읍니다. 그것을 사람들은 선천적 기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원인은 대부분 유전이나 임신 중의 약물 복용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고 있지만, 이것이 전생의 업보에 의해 생길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