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동안 아기를 품고 하늘이 노랗던 산통을 이겨낸 산모의 몸에 남겨진 것은 출산 후 저절로 빠질 줄 알았던 뱃살이다. 그러나 불어난 몸무게는 좀처럼 빠질 기미가 없고 산후비만으로 이어져 산후우울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산모들에게 희소식인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신생아에게 모유만 먹이면 임신 중 늘어난 체중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것. 미국 조지아 대학의 아이린 해츠 박사는 모유만 먹이는 산모가 조제유와 모유를 번갈아 먹이는 산모보다 더 많은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유수유는 아이에게만 좋은 줄 알았는 데 엄마의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산모 24명(19~42세)을 대상으로 산후 12주 동안 실시한 조사 분석 결과 모유만 먹인 산모는 4.10~4.41kg, 조제유를 섞어서 먹인 산모는 2.79~3.09kg 정도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칼로리 소모량도 모유만 먹인 산모가 훨씬 높았다. 모유수유 자체가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된 것이다. 모유는 엄마 몸에 있는 단백질과 지방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음식물 섭취만 피한다면 산후비만을 걱정할 염려가 없다. 실제로도 모유수유를 산모의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고 있다. 모유수유를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500kcal 이상의 열량이 소모되며, 평균적으로 산후 6개월 이내에 3kg, 1년 이내에 4kg 정도 감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산후비만이 걱정되면 분만 후 6주 후부터 서서히 적당한 운동을 시작하도록 한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식이요법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중 걷기 운동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산후 회복에도 도움을 주므로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처음부터 30분, 1시간 등으로 시간을 정해놓기보다 집 앞이나 공원을 산책하는 개념으로 걷는 것이 좋다. 수유부의 경우 산후 6개월, 비수유부의 경우 산후 3~4개월부터 체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기이므로 이때부터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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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맘 advice 1 수유에 방해되는 음식은 먹지 않았어요 원래 체중이 52kg 정도였는데 막달쯤 되니 65kg가 넘더라고요. 13kg 이상 체중이 늘었는데 그보다 더한 충격은 출산 후 몸무게가 1kg도 줄지 않았다는 거예요. 바로 다음날 재봤는데 부기도 덜 빠진 상태라 체중 변동이 없었나 봐요. 따로 다이어트를 하는 게 버거워서 열심히 모유수유만 했어요. 먹고 싶은 것은 다 먹었지만 야식과 수유에 방해되는 음식(매운 것, 커피, 기름기 많은 음식 등)은 입에 대지 않았죠. 12개월이 지나니 살이 계속 빠져서 원래 몸무게보다 더 빠진 48kg이 되었답니다. 지금 둘째를 가진 상태인데 벌써 63kg이에요. 그래도 별 걱정은 안 해요. 첫아이의 경험을 되살려 완모에 성공하는 게 목표랍니다. 홍선영 씨(33세,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2 모유수유와 운동을 병행했어요 어찌나 잘 먹었던지 임신 막달엔 75kg까지 나갔어요. 아이를 낳고 밤낮으로 씨름하다 보니 10kg이 금세 빠지더라고요. 수유도 열심히 했지만 잠도 못 자고 잘 먹지도 못했던 영향이 있는 듯해요. 모유는 반드시 양쪽을 번갈아가며 먹였어요. 그래야 분비량이 같아지고 좋다고 하더라고요. 또 남편과 꾸준히 하루에 5~10분씩 배드민턴을 쳤어요. 아이는 유모차에 앉혀놓고 찡찡댈 때까지 운동을 했지요. 아이가 잘 버티면 20분 정도 치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5분 정도 쳤던 것 같아요. 1주일에 1kg씩 빠지기 시작해 4개월쯤 지나니 임신 전 몸무게를 되찾을 수 있었답니다. 김효정 씨(29세,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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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시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을까?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 좋다. 흰 살 생선, 참치, 시금치, 닭고기, 달걀, 콩,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수유에 도움이 된다. 족발, 돼지고기, 사골국물 등도 젖을 풍부하게 해 모유수유에 효과적이다. 또한 수유 시에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면 갈증이 나고 수분이 부족하면 젖 분비량이 부족하게 된다. 우유, 두유, 물 등을 수유 직전에 1잔씩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 젖이 부드럽게 잘 나오도록 돕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