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눈속임미술 체험공간이더라>
저녁 8시
홍대앞, 허름한 곱창 골목길
발걸음은 흐르는 인파에 떠밀려....지멋대로 갈지자고
곱창굽는 냄새와 곱창굽는 연기가 희미한 궤적을 보는는데
공해 수준의 간판과 네온
클럽행으로 추정되는 깻잎과 쫄바지 무리들
동네와 어울리지 않은 프랑스어가 눈길을 잡아끈다.
트롱프뢰유뮤지엄
뭐어어, 트롱프뢰유~~~~ 뜨롱쁘뢰유우우~~~~
워싱턴 대통령을 속아 넘겼다는 바로 그 트롱프뢰유!!!
고대 그리스 최고의 화가로 불렸던 제욱시스와 파라시우스의 대결로 유명한 트롱프뢰유
눈속임 미술의 진수라 평가받는 escaping criticism...을 나는 기억한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와 교수대위의 까치
그리고
이주헌의 지식의 미술관
그 책들의 하이라이트 챕터의 주제였던 , 트롱프뢰유
그 트롱프뢰유미술관이 홍대앞 시장통에 있다고?
구글을 두드려봤다.
트롱프뢰유뮤지엄은 지구상에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서교동 곱창골목
서교재래시장이라는 간판밑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
"트롱프뢰유 뮤지엄 B2"
건물로 들어간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데
B1 당구장과 열쇠가게가 나타나고 서교재래시장 입구 간판이 보인다.
혹시나했던 기대가 잘못된 건가...
한층 더 내려간다.
B2 체험문화공간 '산토리니서울' 이란다.
뮤지엄, 갤러리, 고양이미술관, 카페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90도 꺽인 출입구를 향해 고개를 트는 순간...
별천지다.
족히 60~70미터는 됨직한 일자로 쫙 뻗은 스트리트
이곳이 지하가 맞나 순간 착각을 일으킨다.
밀라노성당 바로 앞 실내광장 갤러리아가 떠오른다.
파랗고 하얗고, 돌담에 교회종탑이며, 회벽칠한 담벼락....
원목으로 두껍게 만들어진 각종 도어와 윈도우 프레임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에폭시 우레탄 코팅바닥
건물 외부를 생각하면 너무 반전이 크다.
조곤조곤 살펴보면
B1과 B2 사이 계단참에 그려진 큐피트의 협공(?)
B2 계단벽면 그래피티 : 장미든 남자, 칼을 든 여자
B2 정면 벽면 전경. 주인장(?) 왈, 천국에 오르는 계단이라나.....
그래피티라 오를 수가 없으니 어찌 주님곁은 너무 멀고도 멀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클래식 철문쪽이 뮤지엄의 출입구인데....
쭉 뻗은 스트리트 복판에 웬 포카리스웨트!!!
바닥을 뚫고 나온 거대한 손이 역시나 사람 키보다 더 큰 포카리 스웨트를 들고 있다.
모형이 아닌 바닥 벽화란다.
입체감이 절묘하죠?
사진을 하도 많이 찍어서
다 보여드릴 순 없고
대충 이런 분위기 인데
아래 두번째 사진에서 바라보는 끝이, 실제로는 출입구다.
중간 쯤에서 찍은 사진이니
스트리트 기럭지는 알아서 추측해 보시구요
중앙에 광장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게 또 감탄이다.
천연대리석을 통째로 깍아서 만든 대리석 분수라고....
보통 화학재료인 FRP로 만든다고 들었는데 진짜 천연 대리석을 깍았고
남자는 디오니소스 여자는 누구라고 했는데 기억력이 흐릿하다.
아쉬운건 대리석상과 뒤쪽 판이 껴맞춘것이아니라 통짜 대리석을 깍아서 만들었는데
불행하게도 지하인 관계로 운반장비가 들어올 수 없어
2000키로가 넘는 무게를 옮길 방도가 없었고
대리석상의 무픞위에서 절단해서 2등분한 뒤 들여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훌륭해고 멋져요.....아 여자 대리석상은 아프로디테 랍니다.
본격적으로 트롱프뢰유뮤지엄으로 가보지요
중앙광장 한쪽으로 난 또다른 복도를 따라가면... 짜잔
트롱프뢰유뮤지엄, 영어로는 트릭아이 뮤지엄이란다.
프랑스말 trompeloeil 는 눈속임이란 뜻인데, 영어로는 trick of the eye 란다.
이곳에서 알게 되었지만
흔히 트릭아트라고 부르는 것이 실제로는 혀 짧은 일본에서 트롱프뢰유를 발음하기 어려워
트릭아트라는 조어를 만들어 부른것이 우리나라로 옮겨와 그대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이고
미술장르상 트롱프뢰유라고 해야하고, 외국에선 트릭아트라는 용어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고....한다.
본격직인 트롱프뢰유 작품 감상
전설적인 경합의 두 주인공
제욱시스 대 파라시우스
그리스최고의 화가 제욱시스의 포도작품
새들이 날아와 쪼으려다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고....
제욱시스의 최대 라이벌 파라시우스의 작품
파라시우스의 작품을 보려던 제욱시스는 반쯤 가려진 커튼을 치우려다가
그것이 그림인줄 알고느느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나....
그리고 워싱턴 대통령이 사람인줄 알고
헬로우 라고 인사를 건넸다는
계단위의 필 형제
일루전 미술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명 '비평을 넘어서'
원작과 패러디컷, 그리고 관객이 함께 해 그림속을 뚫고 나오는 씬을 열출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각종 명화와 일상생활을
트롱프뢰유 방식으로 재현해 놓았다.
하나하나 사진찍고 놀기에 안성맞춤이었으니
체험문화공간 트롱프뢰유라는 이름이 허툴지 않았다.
사진 최소한 200장 이상은 찍은 것 같고
그에 비례해 추억도 늘어만 갔으니
추천 이곳/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