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문외과의원 문성민 원장. 이어폰을 착용한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촌각을 다투는 화상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 중 한 가지다.
(열린문외과의원 동영상 http://youtu.be/oXEYcpzhTIc )
“화상치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화상전문의 열린문외과의원 문성민 원장에게 듣는다
안산에 화상전문의원이 등장했다. 지난 9월 24일이 개원일이었다고 한다. 위치는 사1동 감골시민홀과 마주하고 있어 찾기는 쉽다. 그러나 화상하면 흔히 모든 의원이나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뭐 그리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병원 시스템을 아는 이에게 물었더니 그 또한 “무슨 화상전문치료를 의원급에서 하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열린문외과의원 문성민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지의 소치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21세기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도 아는 것 외에는 태반이 모르는 것 투성이다. 잘못 전달한 정보가 어떤 이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겪게 할 수도 있다. 바로 그러한 경우가 화상 환자에게서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그를 통해 화상에 대해 접근해 본다.

촌각을 다투는 화상 환자
지난 3일 문성민 원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열린문외과의원을 찾았다. 특이하게도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아 예, 이 이어폰은 모든 직원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에 대한 신속한 정보 공유를 위해 저희 의원에서 도입한 시스템 중 한 가지입니다. 내방하시거나 치료 중인 환자들의 상태, 치료 준비 상황 등을 주고받으면서 신속 정확한 치료를 하려는 목적입니다. 화상 환자 중에서는 촌각을 다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대응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이후 치료 과정의 난의도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경미해 보이는 화상이라도 찬물로 5분 이상 충분히 열기를 뺀 후 젖은 수건으로 환부를 감싸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약 바르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이 90%는 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2도 초기화상까지는 가능하나 2도 심재성 또는 3도 화상인 경우는 저절로 낫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신경까지 화상으로 인해 손상된 심재성 화상의 경우 제대로 된 화상치료나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경손상과 함께 동반하는 흉터는 영원히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의사들조차도 화상 정도의 차이를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물며 환자 스스로 2도 화상이니, 3도 화상이니 속단하지 마시고 초기 대응을 잘 하시고 화상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화상 치료에 취약한 안산·시화 스마트허브
화상 전문의 과정은 의사들 세계에서도 3D 분야에 속한다고 한다. 의사들의 기피 분야이며 또한 대형 병원 위주로 화상 전문의가 진출해 있어 의원급 개원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저는 대구에서 보건의 시절을 보냈습니다. 우리나라 1호 화상전문병원인 그곳에서 6년간 소중한 진료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찾게 되는 행복한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개원 전 안산시 소재 병원에서 화상전문의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화상에 대한 인식차가 있어 개원을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화상 원인에 따른 구비해야 할 의약품이 광범위할 정도로 많습니다. 다양한 화상환자에 대처할 의약품은 필수적입니다.
사실 결정적인 개원 이유는 안산·시화 스마트허브(반월공단, 시화공단), 시화MTV 등 수도권 최대의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고 음식점과 상점이 많아 화상 환자 발생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열악한 화상전문병원의 실태였습니다.
현재 수도권 내 화상전문병원은 고작 세 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에 한강성심병원과 한강수병원 그리고 부천에 베스티안병원이 고작이지요. 응급환자에게는 너무 먼 거리입니다”

화학화상에 의한 환자가 많은 안산·시화 스마트허브
화상 환자에 대한 기본응급처치는 의무상 모든 병원에서 시행중이다. 그러나 아주 기초적인 치료에 머물러 있다고 하며 응급조치 후 치료를 계속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화상의 원인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전문의가 아니면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없다.
“그렇습니다.
일반 열상 및 화염화상도 있지만 화학화상이 상대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우리 지역입니다. 하지만 화상전문병원이 너무 멀어 1시간 이상 가야만 합니다. 가까운 병원에 간다고 해도 원인에 따라 처방하는 치료제나 치료 접근 방법이 달라 잘못 대처하면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화학화상 환자치료는 일반적인 거즈치료만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안산에 공단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화학화상 환자들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위와 대처 방법을 숙지하셔야 합니다”

화상 치료에 대한 잘못된 인식
의원 규모에서 화상전문치료를 한다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있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다. 그러나 문 원장은 이에 대해 일축한다.
“물론 화상 범위의 차이는 있습니다. 보통 저희 의원에서는 1도에서 3도의 화상단계에서부터 중증화상 이하의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합니다. 중증환자라고 하면 3도 이상의 화상이 신체의 20%이상 피해를 본 환자를 뜻합니다. 20% 미만의 3도 화상환자라면 충분히 저희 의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화상환자 중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도 많고 피부과에서 치료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화상전문의를 찾아 가야한다는 생각을 잘 못합니다. 화상전문병원을 찾아 가려 해도 수도권에는 몇 군데 없다는 것도 응급환자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저희 의원은 화상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및 경험이 풍부한 의료 인력이 종사하고 있어 의원급이지만 중증환자가 아닌 이상에는 치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화상전문의의 역량을 안산에 쏟겠다
개원 후 300여명의 환자를 치료했다는 문 원장. 그의 포부를 들어 보았다.
“얼마 안 되는 화상전문의로서 수년간 화상치료 및 수술의 경험을 안산에서 더욱 살릴 계획입니다. 전문적인 화상치료를 하다보면 환자와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화상에 따른 외상만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도 어떤 병마보다 큽니다. 경험상 주변 화상환자를 보면 흉한 상처로 대인기피가 몹시 심합니다. 환자분들 마음에 눈높이를 맞추어 희망을 담아주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경험 많은 직원들과 함께 진료에 임하기 때문에 머지않아 환자에게 신뢰받는 병원이 되리라 믿습니다.
기회가 되면 안산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화상환자에까지 의술의 범위를 넓혀가려 합니다. 또한 후학들에게도 응급전문의 못지않게 화상전문의의 역할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절망에 빠진 환자께서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진행되면서 다시 삶의 의욕을 보일 때 그 기쁨은 어떤 전문의 못지않게 자부심을 줍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의사들은 아직도 8~90년대의 치료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환자들조차 화상전문치료를 의식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화상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식 변화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적극적인 업무 지원이 절실하다
화상전문의로서의 의견도 피력했다.
“화상환자는 전문적인 치료와 더불어 치료 시기도 깁니다.
그러나 치료제에 따라 시간과 비용 더불어 환자의 재활의지를 빠른 시일 내에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화상환자들이 느끼는 열기에 대한 통증과 환부의 연고거즈를 떼어낼 때, 살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러나 기존 제품이 아닌 신제품을 적용하면 그 고통을 줄일 수 있지요. 요즘은 화상치료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과거의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도 좋습니다. 종류도 많고요.
하지만 외국에서 개발된 의약품이라 고가인 제품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효과는 검증됐으나 사용하지 못 하는 병원도 생깁니다. 이는 의사들의 전문성과 연구 의욕을 꺾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환자의 고통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치료에 임합니다.
더불어 화상은 합병증과 후유증이 심각합니다. 치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대상으로 묶여 있는 일부 의약품과 흉터에 관련된 치료비가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하루속히 이루어 져야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화상 분야의 발전도 꾀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의 인터뷰였지만 화상치료의 전문적인 치료가 왜 중요한지를 느끼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팔뚝이 가마솥에 빠져 오랜 기간 화상 흉터로 고생한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사회생활을 위해 피부이식을 했으나 군 훈련소에서 피부암 사실을 발견했고 치료시기를 놓쳐 부모님과 어린 두 여동생을 두고 21살 꿈 많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커멓게 죽어가는 피부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당시 화상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시절이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화상전문의가 있음에도 효과가 떨어지는 지난 의술로 치료를 받는 다면 또 다시 고통은 반복될 것이다. 환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절실한 실정이다.
김태형 기자(kimsimon88@hanmail.net)

<열린문외과의원 문성민 원장 프로필>
대한외과협회 초음파연구회원
대한정맥학회원
대한화상확회 정회원
대한와과협회 정회원
인하대학교 외래교수
경북대학교 외래교수
안산 한사랑병원 외과 과장 및 화상전담의
인천 성민병원 외과 과장
경북 고령영생병원 외과 과장 및 진료 부장
경북 영주 성누가병원 외과 과장
외과전문의 취득(2005년)
경희대학교 부속병원 외가 전공의 수료 및 전문의 취득
경희대학교 외과대학 졸업
첫댓글 화상 치료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었네요. 이제 안산에서도 화상 전문의가 운영하는 화상전문의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