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총정치국, 총참모부… 북한 군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인민무력부-국방부, 총참모부-육해공군, 총정치국-軍정치조직 총괄
정찰총국-대남공작, 보위司-軍비밀경찰, 호위司-경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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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배후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단 사건 등의 기사를 읽다 보면 '정찰총국', '인민무력부' 등 북한군 편제와 관련한 용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또 '총참모장', '총정치국장' 등 우리에게는 없거나 생소한 직책들도 거론되는 등 매우 복잡하게 구성돼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군부는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북한군을 움직이는지 궁금합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이봉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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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이자 군사(軍事)지도기관은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입니다. 1990년대 중반 김정일 집권 과정에서 권력의 핵심기관이 됐습니다. 국방위는 김정일을 포함한 13명의 국방위원으로 구성됐는데 군부 출신이 8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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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무력부와 총정치국이 양대 기구
북한군은 국방위의 직속기구로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가 핵심입니다. 인민무력부는 1972년까지는 민족보위성으로 불렸습니다. 현재 김영춘(74) 차수(대장과 원수 사이 계급)가 부장이고, 김일철(77) 차수가 제1부부장입니다.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76~1995년 오진우(1995년 사망)는 인민무력부장으로 북한의 군권(軍權)을 한손에 틀어쥐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집권 후 군권을 인민무력부·총정치국·총참모부로 분할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권력 견제 장치"(정부 당국자)란 설명입니다. 지금은 총참모부가 인민무력부 산하에 들어간 구조로, 인민무력부와 총정치국이 북한 군부의 양대 기구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북한군의 가장 큰 특징이자 국군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군을 사상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조직이 별도로 있다는 점입니다. 총정치국이 그것입니다.
총정치국은 군단 규모부터 일선 소대까지 각급 부대에 파견된 군 정치위원들을 총괄하는데, 북한군 내의 모든 명령서는 부대장 외에 정치위원들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북한군에서 쿠데타가 어려운 것도 이런 군 정치위원들이 각급 부대에 촘촘히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총정치국장인 조명록(82) 차수는 김일성의 빨치산 전령 출신으로 현재 북한군 서열 1위입니다.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며 2000년 북한 대표로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환 탓에 실제로는 김정각(64) 제1부국장(대장)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는 인민무력부 산하에서 실제 군사 작전을 지휘합니다. 9개 정규 군단, 2개 기계화 군단, 평양방어사령부,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 등 실제 전쟁을 수행하는 육·해·공 조직을 예하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총참모장은 이영호(68) 대장이며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습니다. 북한 소식통은 "이영호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총참모장일 때 그 밑에서 작전국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라며 "총참모부를 인민무력부 산하로 판단하는 이유도 이영호와 김영춘의 관계를 감안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총참모장 아래에서 군사 작전을 총지휘하는 작전국장은 김명국(70) 대장인데, 작년 11월 대청해전 이후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강등됐다가 천안함 침몰 이후 다시 대장으로 복귀했습니다.
김정일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군 조직으로는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가 있습니다. 보위사령부는 '반(反)김정일 세력'을 단속하는 군내(軍內) 비밀경찰 역할을 수행합니다. 현재 보위사령관은 김원홍(65) 대장입니다. 김정일 경호를 책임지는 호위사령부도 김정일 명령을 직접 받습니다. 김정일 일가와 노동당 고위간부 경호, 평양 경비 등이 주 임무입니다. 윤정린 호위사령관은 인민군 창건일(4월25일)을 앞둔 지난 23일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했습니다.
북한군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수뇌부가 70대 이상의 노령층이 많다는 점입니다. 60대 장성들이 '소장파'로 분류될 정도이지요. 이는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충성심만 보이면 사망하기 전까지 퇴역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북한에서 장성급은 1200여명으로, 우리군 440여명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정찰총국은?
최근 천안함 침몰 연루설과 '황장엽 암살조' 남파 사건의 배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지목된 기구가 정찰총국입니다. 정찰총국은 북한 대남 공작의 총본산입니다. 인민무력부 산하에 있지만 총참모부와 무관한 별동 부대입니다. 인민무력부 산하의 기존 정찰국(대남 공작)이 노동당 산하에 있던 작전부(간첩 침투)와 35호실(해외 공작)을 흡수·통합한 것입니다. 정찰총국장인 김영철(64) 상장은 2006~2007년 3~6차 남북장성급회담 당시 북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인물인데 남한 사정에 밝습니다. 국방위 정책실장으로 있던 2008년 11월 개성공단에 와서 우리 기업들에 "싫으면 나가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정찰총국은 오극렬(79·대장)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휘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일 최측근인 오극렬은 당 작전부장으로 간첩 침투 업무만 20년 넘게 맡아왔습니다. 잠수정 및 행글라이더 침투법 등을 고안해냈다고 합니다.
◆국가안전보위부 - 국가정보원 · 인민보안부 - 일반 경찰
북한에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라는 양대 공안기관이 김정일 독재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우리의 국가정보원, 인민보안부는 경찰청에 해당합니다. 군대 조직은 아니지만 보위부 우동측(71) 수석 부부장과 보안부 주상성 부장은 모두 북한군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습니다. "군(軍)이 민(民)을 지배하기 때문"(정부 당국자)이란 관측입니다. 참고로 국정원장에 해당하는 보위부장은 김정일이 겸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동측 부부장과 주상성 부장 모두 국방위원을 겸하고 있는데 김정은으로 알려진 후계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위부는 반(反)체제 사범을 색출하고 주민 사상을 감시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합니다. 체포·구금을 맘대로 할 수 있어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 5만여명의 요원들이 중앙 정부와 도·시·군은 물론 각 기관과 기업소까지 나가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합니다.
보안부는 치안기관입니다. 지방 리·동 단위까지 파견된 보안원 규모는 23만여명에 달합니다. 원래 명칭은 사회안전부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주민 통제를 전담해 권한이 막강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이 보위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사회안전부는 상대적으로 위축됐습니다. 1998년 사회안전성으로 격하된 뒤 2000년 인민보안성으로 개칭됐다가 이달 초 12년 만에 부(部)의 지위를 되찾았습니다.
조선일보 20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