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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뺏어봐] 07
S#1 석찬의 원룸 안
예린, 놀란 표정으로
희수 보고 안고 있는 양주로 시선 옮긴다.
믿기지 않는다.
석찬 : (그런 예린 보며 순간 당황되는)
희수 : (예린 눈여겨 보게 되는) 어? 손님 왔네! 윤석찬! 나, 가? 말어? 가?
석찬 : ...들어와요.
예린 : (저도 모르게 고개 떨구는)
희수 : (느끼고) 아냐! 괜히 여기까지 찾아온 손님 불편하게 만들지 말구 끝나는 대루 니가 내 방으루 와라,
그게 낫겠다.
예린 : (O.L) 아녜요. 그러실 필요... (희수 보며 미소로) 지금 막 가려던 참이였어요.
희수 : (시원시원하게) 그럼 작별인사라두 제대루 하구 가요!
희수 자기 집처럼 냉동실에서 얼음케이스 꺼낸다.
희수 : (석찬 향해 술병 들어보이고) 먼저 펴고 있을께, 빨랑 와! (윙크 하고 나가는데)
예린 : (보고 미묘해지는)
문 닫히는 소리 들리고.
예린 : ...
석찬 : ...(어렵게 시선 다른데) 오래... 기다렸니?
예린 : (무심결에) 응. (하다가) 어? 아니 바, 방금 왔어. (허둥대며) 나 땜에 괜히 미-안하다
오빠! 밑반찬, 아빠가 밑반찬 갖다주라구 그러셔서... (억지미소) 좋아... 보인다아!
석찬 : (아무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생각이 안나는)...
예린 :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인상이 좋-더라. 시원시원한 게...이웃 ...인가봐?
석찬 : (바라보기만, 그리운 얼굴이다!)
예린 : (그 시선 받다 허둥대며) 그, 그만 갈-게 오빠. 나 너무 늦었어. 우리 아빠 또 한잔소리 하시겠다!
(나가며) 나오지마라 오빠. 난 괜찮으니까 어서 가봐. 기다리잖어.
석찬 : (급한) 예린아!
예린 : (멈칫하고) 어어..(미소로 돌아보며 밝게) 왜? 할말 있어? 있음 빨랑 하구!
석찬 : ...5분만, (미소 보이며 평상톤으로) 5분만 앉았다가 가.
첨 온건데 이렇게 가구나면 오빠 맘이 불편하잖아. (싱크대로 가며 더 밝게) 뭐 마실래?
커핀 인스턴트 밖에 없으니까 자스민 마실래? 너 자스민향 되게 좋아하잖아. (주전자 올린다)
예린 : (바라보고만)
석찬 : (싱크대 이곳저곳 훑으며) 엇다 뒀더라 그걸...
석찬, 싱크대 윗장 열어 차통 꺼내려는데
자스민티백통이 여러개 좌르르 떨어진다.
예린 : (자스민통 바라보는)
석찬 : (당황해 예린보다가 주우며) 장보는 게 여간 귀찮아야지! 한번 가면 몇개월치 먹을걸 한꺼번에 사다 둬.
(하는데)
예린, 말없이 나간다.
석찬 : (멈추고 닫힌 문 바라보는)
S#2 석찬의 원룸 복도 - 계단
예린, 302호 문을 바라보고 섰다가 걸어나간다. 마음이 심란하다.
예린, 계단을 막 내려가는데 잔뜩 먹거리(맥주며 안주) 안은 상철이 올라온다.
상철 : 어? 예린씨? 와-진짜 오랜만이다! 이렇게 한밤중에 만나니까 더 반갑네요!
예린 : (목례) 안녕하세요? (먹거리 봉투에 시선 가고)
상철 : 한 템포 늦었지만 졸업 축하해요. 하아 그때 갈려구 했었는데 갑자기 컨퍼런스가 잡히는 바람에.
석찬이놈두 엄청 속상해 했어요. 많이 서운했죠?
예린 : (오해하고 있었는데 풀어지는) 아뇨, 세상에서 젤 바쁜 사람들이 의사라는 거
난 한글 보담두 먼저 깨쳤거든요.
상철 : (웃고) 근데 지금 가는 거예요? 석찬이 방금 들어갔을텐데...
예린 : 만나고 가는 거예요.
상철 : 벌써요? 에이 그러지말구 오랜만인데 같이 술 한잔 해요.
안그래두 빳데루부인 땜에 술 마시구 싶던 생각이 싹 가시던 참인데 잘됐어요.
(끌며) 들어가요, 예린씨 들어가요! 예린씨랑 마시면... (하는데)
예린 : (팔 빼며) 아니 저기, 담에 담에 해요, 너무 늦었어요.
상철 : (아쉬운) 되게 서운하네 이거! 할 수 없죠 뭐! 담엔 꼭 약속했습니다?
예린 : (웃으며) 네에, 그럼! (가다가 돌아보며) 저기 상철씨!
상철 : 예?
예린 : (다소 긴장해서) 누구... 예요? 여자분..?
상철 : 여자요? 무슨 여자? 아 예에- 빳데루 (하다가) 칩선생이에요, 우리과 칩<EM>
간만에 둘이서 스트레스 좀 풀려구 했더니 눈치두 없이 끼어들어 갖군, 나참 밉다밉다 하니까
석찬이놈 옆방에 사는거 있죠? 앞으루 석찬이만 불쌍하게 됐어요! 24시간 풀(full)로 코껴갖구.
나 같았음 벌써 자살했다!
예린 : (저도 모르게 밝아지고) 술 맛있게 드세요! (내려간다)
예린,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다가 얼핏 엷은 미소가 스친다.
S#3 원룸건물 밖 (밤)
예린, 나오고 3층을 한번 올려다보고는 차로 간다.
막 차에 오르려는데
석찬(E) : (다급한) 예린아! 예린아!
예린 : (입구쪽 본다, 내심 반갑고)
석찬, 급히 달려나온다.
예린, 아직 있는 거 보고 멈춰선다.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고 섰는 두사람.
S#4 희수의 원룸 안
석찬과 대조되게 치우지않아 어수선한 방.
여기저기 뒹구는 책이며 옷가지들, 잔뜩 쌓인 설거지감들.
상철, 둘러보고 입이 딱 벌어지는데
희수는 양주 마시고 있다.
희수 : 짧은 다리 그만 고생시키구 후딱 앉아. 소준 사왔냐?
상철 : (몰래 찡그린후 두손으로 공손하게 건넨다)
희수 : (이로 병뚜껑 따며) 앉으라니까. (발로 옷이며 책들 밀어내어 자리 만들어주는)
상철 : (기막힌, 앉는)
희수 : (권하며) 자!
상철 : (맥주캔 꺼내며) 전 이, 이거루 마실게요.
희수 : (째려보며 계속 들고있는)
상철 ; (맥주캔 따려다가 마지못해 잔 내미는)
희수 : (따르며) 싱겁게 맥준! 괜히 오줌보만 귀찮아지구 똥배만 더 힘들어! 뭐해, 마시라구 준거야?
상철 : 예? 예. (마시는)
희수 : (또 따르며 무심하게) 아직두 있어?
상철 : (채워지는 잔이 공포스런) 예? ..어이 예린씨요? 갔어요.
희수 : (어서 마시라는 제스츄어 하며 무심하게) 누구야? 애인이야? (마신다)
상철 : (억지로 마시며) 그게 좀 복잡해요. (접시의 안주 집어 먹는데)
희수 : (그 손 찰싹 때린다)
상철 : (보면 한점 남은 안주이고, 스스로 손을 빼는)
희수 : (집어 먹으며) 왜 복잡해? 윤석찬이두 삼각관계니 뭐 그딴거 하니?
상철 : (치사하다! 사온 음식물들 꺼내 팍팍 뜯으며 감정 담고) 그게 아니구요,
친동생처럼 한집에서 커온 사이랍니다, 둘이! (삐죽이며 먹는데)
희수 : (발로 툭 차며) 한궤에 자르르, 자세히 좀 말해봐, 임마! 쥐 똥싸듯 야금야금 흘리지말구!
친동생처럼 컸다, 그런데?
상철 : (열받는, 이 앙다물고) 그런데 동생이 아니라 여자루 사랑하게 됐다 이거죠!
한데 뭐가 잘 안되는 모양이에요. 그놈 힘들어 하는거 보면..
희수 : (왠지 씁쓸한)
상철 : 전 도통 여자들 심보를 모르겠어요. 어뜩게 석찬이같은 놈을 마다하지?
희수 : (괜히 열받아서 완샷하며) 하여튼 이쁜것들은 조기 엮듯이 엮어갖구
외딴섬에 다 격리수용을 시켜야 돼! 한 이십년쯤! 아냐 삼십년! 안그래?
상철 : ?
S#5 별이 총총한 밤하늘 인써트
S#6 원룸건물 밖 (밤)
예린의 차 범퍼에 예린과 석찬 나란히 앉아있다.
석찬 : 극단일은 할만 하니? 민수형이 너 안괴롭혀?
예린 : 첨이라 정신없지 뭐! 오빤 어때? 1년차가 젤 힘든때라며?
석찬 : (밟게) 나두 정신없어. 눈 뜨면 아침이구 감으면 밤인가부다 그러구 산다.
예린 : (미소) 고마워.
석찬 : 뭐가?
예린 : 오빠가 씩씩해서!..여기 오기까지.. 나, 쉽지 않았어.
석찬 : (담담하게) 앞으룬 안그래두 돼.
예린 : (무슨 얘긴가 바라보는)
석찬 : (일어서며 담담하게) 나.. 탁구공.. 버렸다, 예린아? 한개두 아니구 몽땅 다 공중에 날려버렸어.
예린 : (? 해서 뒷모습 보는)...
석찬 : 그날.. 좀 더 기다려달라는 얘길 할려구 전활했는데 니 핸드폰을 다른 사람이 받더라.
‘한예린씨의 핸드폰입니다. 잠시 자릴 비웠는데 5분후쯤 하시면...’
(웃으며) 그래서 홧김에 던져버렸어. 탁구공을 한예린이다 생각하구.
예린 : (놀라는, 일어서고)
석찬 : 후려언 하더라! 통쾌하기두 하구.
예린 : (아픈)...
석찬 : 그런데 진짜루 웃기는 건, 나.. 날이 밝자마자 그거 주우러 또 나갔어.
(히히롭게 웃고는) 다행히두 없더라, 하나두...
밤새 혼자 최면을 걸었었거든, 열갤 찾으면 열개만큼 기댈 해보구
하날 찾으면 딱 하나만큼만 기댈 하자. 꼭 그만큼만... (쓸쓸하게) 정말 다행이지?
예린 : (글썽이는) 미안해 오빠..정말 미안해.
석찬 : (돌아보고 미소로) 너 편한대루 해 예린아. 니맘이 가는 대루.. 그렇게 해.
예린 : (눈물 흐르는)
석찬 : (닦아주며) 니가 미안해 할 일 아니야 임마! (예린의 얼굴, 두손으로 감싸며 씩씩하게)
툴툴 털어버릴 수 있을거야. 오빠 그렇게 하께. (응시한다)
예린 : (물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석찬 : (안타깝게 보다가 접으며) 우리 아버지 눈 빠지시겠다. 그만 가라. 운전 조심하구.
예린 : (끄덕이고) 들어가 오빠두.
석찬 : (끄덕이고는) 가.
예린 : (또 끄덕이기만)...
석찬 : ...(짐짓 쾌활하게) 하나 둘 셋에 동시에 출발하기! 어때?
예린 : (슬픈, 끄덕이기만)
석찬 : (돌아서며) 자 시작한다! 하-나 두울 셋! (하는데)
두사람 움직일 생각않고 그 자리에..
한동안 그자세 그대로..
어느 순간, 석찬 돌아서서 예린을 힘껏 껴안는다.
예린 : (거부하지 못하는)
석찬 : (저도 모르게 터진 감정이다! 절제가 안되는)
예린 : (저도 모르게 두손이 석찬의 등으로 가고)
예린, 뭔가 기분이 이상하고 (오빠가 아니라 남자로 느껴진다!) 떨린다.
그런 느낌이 견딜 수가 없어
예린, 석찬을 밀쳐내고 뛰쳐나가 차에 오른다.
급하게 시동 걸고.
석찬 : (멍하니 섰는)
예린 차 휑하니 출발한다.
바라보는 석찬...
S#7 도로,달리는 예린 차 안 (밤)
예린, 진정이 안되고 혼란스럽다.
예린, 도로 (밤이라 다소 한산한) 한가운데서 급정거한다.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뒷차의 클락숀 소리.
예린, 핸들에 머리를 묻는데, 뒷차 추월해 옆으로 와서 욕지거리를 내뱉고 지나간다.
- 넓고 한산한 도로 한가운데 멈춰서 있는 예린의 차.
S#8 북성의원 앞, 기조의 차안 (밤)
기조, 의자 뒤로 제쳐놓고 잠든듯 눈 감고 있다.
S#9 희수의 원룸 안
상철(만취한)과 희수,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노래 부르며 요란법썩인데,
그속에 석찬, 자기 생각에 빠져있다.
석찬, 답답하고 후회스럽다.
희수, 그런 석찬을 흘낏 본다.
석찬, 술잔을 비운다. 힘들어 보인다.
S#10 북성의원 앞 (밤)
기조, 차에 기대 서서 골목 내려다보며 담배 피우고 있다. 지루하다.
기조, 시계 (2시 15분 정도) 보고 담배 비벼 끈다. 씁쓸하고..
기조, 오르고 북성의원 한번 더 쳐다보고 출발한다.
기조차 골목 위쪽으로 사라지고 나면 예린차 멈춰선다.
차안의 예린, 내릴 생각않고 멍하니 앉아있다.
석찬과의 포옹장면이 떠오르고..
예린, 혼란스럽고 두렵다는 표정이다.
예린, 도리질하고 내린다.
기운없이 안으로 들어가고 문 닫힌다.
다시 빈 골목 (병원에서부터 기조가 사라진 골목)...
(F.O)
S#11 00분식 거리 부감 (낮, 기조 옥상에서 보이는 거리)
사람들(주로 교복차림의 학생들) 다양한 모습으로 활기차게 오고가고.
S#12 기조옥상
인형을 손에 든 은조 턱 괴고 앉아 내려다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표정에 어? 하는 반가움이 얼핏 깃들면서 일어선다.
S#13 00분식 거리
가영과 영미 자전거 타고 하교하고 있다.
막 기조집 지나가는데 공중에서 가영 눈 앞으로 뭔가 떨어진다.
가영 : 아-악! (손을 놓는 바람에 넘어지고)
영미 : 가영아! (서둘러 내리며) 괜찮니? 안다쳤어?
가영 : (털고 일어나며) 으응 괜찮아. 근데 뭐가 떨어진거야?
영미 : (달팽이 광고 흉내) 글쎄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똑같지 똑같지! 안 똑같해?
가영 : (자전거 세우며) 하나두 안 똑같해! 무슨 정박아 같다야!
영미 : 기집애! 수능점수 깎이는 것두 아닌데 격려차 그냥 똑같다구 해주면
니 볼따구니에 여드름이라두 박힌대니? (인형 주워 보이며) 다 낡아빠진 인형이다야! 누가 버린건가봐.
가영 : (보면 낯이 익고) 어? 이건?
영미 : 어뜩게 꼭 이지점만 오면 사고가 생기냐? (땅 밟으며) 귀신이 붙었나? (하는데)
가영 : (떨어진 방향을 계산해서 서둘러 위를 쳐다보는데)
은조, 내려다보고 있다.
가영 : (놀라고) 얘! 너 거기 사니? 거기가 니네 집이야?
은조 : ...
영미 : (불쌍하고) 쟤 아직두 저 모양이니? 어쩐대니?
가영아 아무래두 니가 멀쩡한 애 인생 하날 깡그리 망친 거 같다 응?
가영 : ...(바라보기만)
은조 : (무표정하나 가영을 보고 있다)
S#14 북성동 골목 (왕풍각과 북성의원 골목 말고)
가영, 자전거 끌고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뒤에 신경을 쓰며 가영, 홱 돌아보면
은조, 딱 멈춰서고
가영, 다시 걷기 시작하면 은조도 졸졸 따라 걷는다.
가영, 뛰듯이 빨리 걷는다.
은조, 빠른 걸음으로 쫓아온다.
가영 : (멈추고 열받는) 얘! 왜 자꾸 졸졸 따라오니? 너 먼저 가! (밀며) 자 먼저 가!
은조 : ...(움직이지 않는)
가영 : 너 지금 나 협박하는거니? 너 이렇게 만들었다구 치사하게 이딴식으루 나 괴롭히는 거야? 어?
은조 : ...
가영 ; 진짜 죽겠네 이거! 한대 콱 패줄수두 없구. 너 나 따라오지마! 오지마아? (자전거에 오르며)
혼자 다니다가 딴차에 부딪히든 말든 난 자전거 타구 걸거야! 집에 간다구! (달리기 시작하는)
은조, 따르고
가영, 한번 뒤돌아보다 휑하니 달려가버린다.
은조, 계속 걷고...
S#15 왕풍각, 북성의원 앞
왕풍각 앞 자전거 세워져 있고
가영, 걱정스러운 듯 은조가 오나 안오나 살피고 있다.
가영 : (걱정되는) 으휴, 그냥 델구 오는건데!
은조, 걸어온다.
가영 : (안심되고 반가운) 야! 여기야 여기! (하는데)
은조, 북성의원 앞에 멈춰서서 2층 창문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가영 : 어어?
은조, 병원으로 들어간다.
가영 : ?
S#16 2층거실 - 계단
은조, 문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원장(가운)과 허간호(간호사 복)
가영, 계단께쯤에서 보고 있다가 한원장 조용히 내려가자는 제스츄어 하면
허간호, 이쁜척 고개 끄덕이며 두팔 새처럼 나풀거리며 까치발로 사뿐사뿐 계단을 내려간다.
한원장 : (보고 진저리를 치는) 으으윽-
가영 : (까르르 웃다가 한원장 의식하고 손으로 입 막고) 호호호.
허간호, “어머나” 발을 헛디뎌 넘어질뻔 하는데
한원장, 날쌔게 달려가 받아 안는다.
허간호 : (황홀하다! 수줍어하며 한원장 응시한다) 제가 발목이 너무 연약해서..
한원장 : (못참겠다! 받치고 있던 손을 놓는다)
허간호 : (엉덩이 쿵! 하고 내려앉는. ? 하고 보는데)
한원장 무시하고 내려가고 가영 따라 내려간다.
허간호 : (의식해서) 어머머 이를 어째? 발목을 삐었나봐! (E) 아야! 움직일수가 없네에!
한원장 : 저 아이 사는델 안다구?
가영 : 네, 있다가 제가 데려다 줄께요.
한원장 : (뭔가 생각하는) 저녁 먹구 나랑 같이 가자.
가영 : 원장 선생님께서요?
S#17 왕풍각 안
가영, 고개 갸웃하며 들어오는데
관우 : (위생복 차림, 테이블 닦으며) 어서 오십쇼! 탁월한 선택..(하는데)
가영 : (깜짝 놀라) 야! 최관우!
관우 : (갑자기 얼어서) 가, 가영아. 이, 이제 오니? (가방 받으려는) 피, 피곤하지?
가영 : (가방으로 밀치며) 이게 뭐하는 짓이니?
관우 : 아, 아르바이트.. 해.. 오, 오늘부터...
가영 : (기막히고 주방 향해) 아빠! 아빠!
현칠 : (창구로 고개 내밀며) 아이구 이쁜 우리 닥터왕! 이제 오십니까?
가영 : 쟤, 아빠가 하라구 그랬어요? 그런거야?
현칠 : (관우 보고 흐뭇한) 으흥!
가영 : 왜 하필 쟤야? 난 쟤 무지 싫으니까 당장 잘라버려!
관우 : (울상짓는) 처, 첫출근이야.. 가, 가영아..
가영 : (짜증스런) 너 옷 벗구 빨랑 가! 넌 할일이 그렇게 없니?
현칠 나온다.
관우 : (중국 영화에서 처럼 두손 모아쥐며 절실한) 꼭 존경하는 왕사부님 밑에서 청요릴 전수받고 싶습니다.
거두어만 주시면 백골난망 살신성인 하겠습니다!
현칠 : (뿌듯한) 흐흐흐. (어깨 툭 치며) 레벨 1이다! 들어가서 양파부터 까!
관우 : (기쁜) 쎄쎄! 쎄쎄! (폴짝폴짝 뛰며 들어가고)
가영 : (기막혀) 하! 아빤 잘 알지두 못하면서 아무나 막 들이면 어뜩케요?
현칠 ; 어린 나이에 사람 보는 눈이 저만큼 정확한데 뭘 더 보냐?
기초부터 확실하게 가르쳐서 전문 경영인으루다 키울 생각이다! 너야 의학계루 헌신할 몸..
가영 : 그럼 가우오빤요?
현칠 : 날샜다! 인간 되긴 틀렸어! 대그빡이 먹통이면 손발이래두 열심히 굴릴 생각을 해야지.
뱃속엔 잔뜩 겉멋만 들어갖구 내새끼지만 사회악이다 그런 놈은!
S#18 방송국 로비
선글라스에 양복을 쫙 빼입은 가우
007 가방 들고 마이클 잭슨처럼 스텝을 밟으며 안내데스크로 간다.
수위 : 저건 또 뭐야?
가우 : (선글라스 폼나게 올리며) 아저씨 ‘인기가요20’ 공개홀이 어디예요?
수위 : 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룬데.. 지금 생방중이요만. (훑어보며) 구경 오신거요?
가우 : 아저씨두 참! 애두 아니구 구경은! (로비를 휘 둘러보며) 뭐 사업관계루다 비지니스차..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지며) 000다!
인기 여자 연예인 지나간다.
가우 : (쫓아가며) 저, 저기요! 0, 000씨!
연예인 : (긴머리 손으로 쓸어넘기며 돌아보는, 슬로우 모션으로)
가우 : (황홀한)
연예인 : (? 미소) 누구신지..?
가우 : 예? (뇌리를 스치는) 매, 매니접니다! 다다, 다른게 아니고 자, 잠시만요?
(바닥에 007가방 놓고 쭈그리고 앉아 연다. 잘 안열린다)
연예인 : (바쁜데 지루하다)
가우 : (겨우 여는데)
가방 안엔 달랑 스케치북(아동용, 표지그림 유치한) 하나와 매직이 들어있다.
가우 스케치북 가방에 받쳐 000에게 갖다대고 매직 건네며
가우 : 싸인 한장만. 열렬한 펜입니다. 제가! (진지한 눈빛으로 보는)
연예인 : (웃으며 싸인해주고 간다)
가우 : (보고 꿈만 같다!)
가우, 스케치북을 소중하게 넣고 가방 들고 일어나 마이클잭슨 스텝으로 가는데
손에 매직이 들려있다.
가우 다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가방을 연다.
S#19 ‘인기가요 20‘ 공개홀
무대 위, 최지민 노래 부르고 있다.
무대 아래 배병철, 날카로운 눈빛을 번득이며 노래 부르고 있는 최지민 체크하고 관객들 반응 살핀다.
한쪽에서 가우, 돌아다니며 대기중인 가수들에게 싸인을 강요(?) 하고 있다.
S#20 방송국 주차장, 병철 차안
배병철 빠른 걸음으로 자기 차로 가고
가우, 보조 맞추며 따른다.
병철 : 꿈이 뭐냐? 뭐해 먹구 살거야?
가우 : (자신있게) 건달입니다! 전 대한민국에서 제일로 유명한 건달이 될겁니다!
병철 : (흘낏 보고 픽 웃는)
가우 : 진짭니다. 벌써 제지역구두 있어요. (하다가 자신없는) 뭐 식군 얼마 안되지만
두사람 운전석 앞에
병철 : (보는, 마음에 든다) 운전할 줄 알아?
가우 : 예.
병철 : (키 던지고 조수석으로 가며) 몰아!
가우 : (놀라) 제, 제가요?
병철 : (조수석에 타며) 어디 한번 전국구로 뛰어봐!
가우 : (뻥찐) 예에?
S#21 도로,달리는 병철 차안 (낮)
가우, 백미러로 보면 병철 눈감고 있다.
가우 : 어디로..
병철 : 사무실루 가.
가우 : (꾸벅) 예, 근데 사무실이 어딘지..?
병철 : (뭔가 생각난, 눈 뜨고) 아냐! 홍대앞으로 먼저 몰아.
가우 : (꾸벅) 예!
병철 : (뭔가 궁리하는)
S#22 피아노바 밖, 병철의 차안 (낮)
가우, 피아노바 입구 노려보고 있다.
가우 : (씩씩거리며) 으이 쓰팔! 굿을 하든지 해야지 또 그자식이야! 또 그자식!
재수없는 새끼! 이새낀 어디 안끼는데가 없어!
S#23 피아노바 (영업 전)
기조와 진섭, 병철 한 테이블에 앉아있다.
병철 : 연주실력은 이미 확인을 했고 어때 노래 해볼 생각없어?
오디오만 대충 되면 비디온 충분하구, 난 필이 오는데 말야!
기조 : (픽 웃는다)
진섭 : 임마! 좋은 기횐데 실없이 웃지만 말고 진지하게 생각해봐.
기조 : (병철 향해) 생각 없습니다!
병철 : (어? 이자식 봐라?)
진섭 : 야 임마! 너 그럼 평생 이런 피아노바나 돌아다니면서
어린애들 노는데 바람잡이 노릇이나 하구 살거야?
병철 : 뭐 오디온 좀 약해두 괜찮아. 곡만 척척 잘 써내면 싱어송 라이터루 이미지 메이킹하면 되는거구
댄스하는 애들보다 그게 더 오래가! 어때?
기조 : (일어나며) 돈이 안될겁니다 제 음악은!
병철 : (일어나 날카롭게 쏘며) 돈이 되구 안되구는 내가 결정해! 예스냐 노냐 둘중 하나로만 대답해!
기조 : (한번 쳐다보고는 가며) 난 노래 안합니다! 내 타임 형이 좀 뛰어줘!
병철 : (저 자식이?)
기조, 나간다.
진섭 : (웃으며) 선배님! 저자식 할겁니다! 이런데서 썩을 놈, 아니예요.
병철 : (입구쪽 쏘아보는)
S#24 피아노바 밖, 병철의 차안 (낮)
기조, 병철차 범퍼에 발 턱하니(6부의 가우처럼) 올려놓고 신발끈을 묶고 있다.
가우 : 저자식이! (창문 내려 고개 내밀며 고함) 야! 너 다리몽댕이 분질러지구 싶어 환장했냐?
얼른 그 족발 못내려놔?
기조 쳐다보지도 않고 이번에는 다른 쪽 다리 올려 신발끈을 묶는다.
가우 : (엄청 열받는) 저저, 저 새끼가 증말! (성마르게 내리는데)
기조 : (툭치고 가며) 너한텐 핸들보단 철가방이 어울려! (얄밉게 손가락 흔들며 간다)
가우 : (제스츄어) 콰악! 한빤칠 날리구 자빠져버려?
기조, 자기 차에 타는데 병천 나온다.
가우, 달려가 문 열어주고
병철, 기조 일견하고 오르며.
병천 : 저 자식에 대해서 좀 알아봐!
가우 : 예? 뭘...?
기조차 옆을 지나간다.
기조, 가우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병철 : (점잖게) 난 같은 말 두번 하는걸 제일 싫어한다. 노래방엘 가도 후렴군 안한다 난!
나한테 못생긴 건 죄가 아니다! 그러나 머리 나쁜건 죄다! 가자!
가우 : (얼어서 꾸벅이고는 운전석으로)
S#25 도로,달리는 기조 차안 (낮)
기조, 곰곰히 생각하는...
조수석엔 각종 CD며 책, 악보.
기조, 팔 뻗어 운전석 뒤적뒤적하다가 악보를 집어든다.
들여다 보고 고민하는...
S#26 극단미술실 (무대 디자이너 작업공간)
예린, 설계도면과 ‘그리스’대본 펴놓고 모형 작업중이다.
(하드 보일지로 무대모형을 만드는 것임)
잘 안된다.
예린 : (도면 보며) 으이씨,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하는데)
은영(E) : 예린아!
첫출근 때의 예린보다 훨씬 심각한 차림의 은영(잔뜩 공들인)이다!
예린 : (자기 일이 바빠 일견하고 도면보며) 어 왔니? 감독 만나구 오는 길이니?
은영 : (둘러보며 오며) 아니 사무실에 없던데?
예린 : 그럼 극장에 있나? 낼이 우리 오디션이거든.
은영 : (미완성의 무대모형 만지며) 뭐냐 이건?
예린 : (짜증스런) 으이- 손대지마 좀! 넌 무슨 애가 조심성이 그렇게 없니?
은영 : 기집애 짜증은! (작업대에 걸터앉으며) 크레믈린하구 요즘 잘 안되나 보구나?
예린 :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오니? 나 놀구 있는 거 아냐? 일하구 있어 일! 것두 머리 터지게!
(중얼) 아이참! 햄버거 하우슨 어뜩게 처릴 해야 되는 거야?
은영 : 니네 감독이 나 오케이 할까? 야! 잘 생겼냐? 잘 빠졌어?
예린 : 니, 배우들 분장하러 왔지 감독 분장하러 왔니?
은영 : 배우들이야 공연 끝나면 쫑이지만 감독이야 주구장창 봐야되잖아?
난 키작구 발작구 암튼 남자가 작은 건 딱 질색이더라! 괜히 속알딱지두 신발 사이즈만 한거 같구,
넌 안그래? 난 미팅 나가두 신발크기부터 보잖니!
예린 : (웃으며) 그래서 커트라인이 얼만데?
은영 : 265! 그 밑으룬 쳐다두 안봐!
예린 : 기집애! 니가 면접 당하는 거야! (비로소 은영의 차림 눈여겨 보는데) 야! 너 오늘 신경 많이 썼다?
은영 : 좀 썼지!
예린 : (보고 웃는다) 머리두 했니?
은영 : 응, 이쁘냐?
예린 : (민수 흉내) 여긴 노가다판이야! 그 의상, 안돼! (첫 출근 생각나서 웃는다)
S#27 극장안
텅빈 객석 맨 앞줄에 민수, 오디션 응모자 지원서 살펴보고 있다.
한쪽 다리 올린 자세..
신발, 양말 다 벗고 손으로 연신 발가락 긁으며(좀 지저분하게 보이도록)
예린과 은영 다가온다.
예린 : 감독님! 말씀드렸던 친군데요?
민수 : (고개만 끄덕이고 시선 안떼는)
은영 : (앞으로 가서 기분좋게 목례하며) 첨 뵙겠습니다! 황은영...
(작고 낡은 신발이 보인다! 인상 찡그리며 고개 번쩍들어 확인하는데)
민수 : (발가락 긁은 손으로 침 묻혀 지원서 넘긴다)
은영 : (더럽다는 듯 인상쓰는. 예린 향해 신발 가리키며 입모양으로) 250!
예린 : (우습고)
민수 : (은영 본다)
은영 : (자세 바로 하는데)
민수 : 여긴 노가다판이야! 그 의상, 안돼! (다시 지워서 보는)
은영 : (차림을 훑어보는)
예린 : (웃는)
S#28 극단로비 밖 (낮)
예린(작업차림 그대로)과 은영 나온다.
은영 : (씩씩거리며) 어휴~ 난 저런 타입이 젤루 싫어! 키작구 발작구 더럽구 게으르구 으윽!
꼭 지저분해야 예술이 된다니?
예린 : (웃으며) 왜 자기 일에 몰두해 사는 남자, 매력 있잖아?
두사람 입구로 가는데 유리창 밖에서 기조가 미소 지으며 유리창을 두드린다.
은영이 먼저 보고.
은영 : 저 정돈 되야지 입 맞추고 자구 싶은 생각이 들지!
예린 : (기조 보고 굳어지는)
은영 : 야! 낼 보자! (예린을 툭 치며) 인상 펴! 기집애 속으룬 좋으면서 꼭 내숭이야!
은영 나간다.
예린 : (그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유리창밖의 기조도 그대로 서있다.
S#29 통유리로 된 커피숍 (낮)
창가에 앉은.
예린 : (메뉴판 보고 있는)
기조 : (손가락으로 건반 두드리듯)..(예린 본다)
예린 : (시선 고정)..
종업원 주문 받으러 온다.
기조 : 커피.
예린 : (메뉴판 주며 별뜻없이) 자스민차루 주세요. (잠재의식 속엔 S#1 상황이 들어있는 것임)
종업원 : 죄송합니다. 저희가게엔 자스민차가 없는데요?
예린 : (당황하고) 네? 네에. 커피 주세요 그럼!
종업원 가고.
기조 : (픽 웃고) 외우고 있었던거 아냐? 메뉴 안보고 가격만 보구 있었던거야?
예린 : (뭔가 생각하는)
S#30 비젼
씽크대 윗장에서 좌르르 떨어지는 자스민 티백통들.
당황해 줍는 석찬.
S#31 커피숍
예린 : (어두운)
종업원 커피 두잔 놓고 간다.
두사람 다 손대지 않는다.
기조 : (예린 바라본다) 한예린! 나좀 봐!
예린 : (보고)
기조 : 아직두 화나 있는거야? 난흰..
예린 : (O.L, 응시하며) 첫직장이구 첨 하는 사회생활인데 힘들진 않아?
어젯밤엔 잠을 잘 못잔 모양이구나 피부가 까칠해. 밥은 먹구 다니니? 감독이 너 힘들게 하진 않아?
그런 얘길 듣구 싶어요 기조씨한테. 우리.. 오랜만이잖아요.
기조 : (할말 없는, 머리 긁적이고) 흠흠..
예린 : (커피잔 바라보며) 이렇게 마주하구 있을 땐 잘 몰랐는데,
나 기조씨에 대해 참 아는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곡을 쓴다는데 어떤 곡을 쓰는지,
항상 시원하게 느껴지는 기조씨 냄새가 스킨향인지 향수향인지,
어릴 땐 어떤 아이였는지 가족관곈 어떤지.. 있죠? 나 아직 기조씨 나이두 생일이 언젠지두 모르는거,
기조씨 알아요?
기조 : ..
예린 : (씁쓸한 미소) 난희라는 그 여잔 기조씨의 빈 냉장고에 알아서 음식물을 채우고
새 면도기를 사다놓는데 말이죠?
기조 : (안타까운) 난흰, 그냥 편한 친구라구 그랬잖아. 너하군 달라. 너랑 있을 때 난. 너만 봐.
한예린이라는 조그만한 기집애만 보게 된다구! 나 자신두 잊구 음악두 잊구 너 하나만! 그치만 난흰..
걜 보구 있음 꼭 날 보구 있는거 같애. 그런 기분 넌 잘 모를거야
예린 : (끄덕이며 쓰게 웃는)..(일어나는) 들어가봐야 돼요. 일이 많이 남았거든요.
예린, 기조를 지나쳐 가는데
기조 앉은채 예린의 손목을 확 잡는다.
기조 : 보구 싶었다!.. (헛웃음) 젠장! 기집애 하나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가지마!
예린 : (흔들리는)..(조용히 손 뿌리치고 나간다)
기조 : (답답하고)
창밖으로 예린 지나간다.
기조, 다소 화나서 나가고 창 너머의 기조 예린과 반대방향으로 간다.
(F.O)
S#32 기조의 옥상 - 계단 (밤)
한원장, 야경을 내려다 보고있다.
가영, 안에서 나온다.
가영 : (얌전하게) 안에서 기다리세요, 원장선생님!
한원장 : 아니다. 주인두 없는 방에. 밖이 더 좋구나. 바람두 좋구! 그앤 잠들었냐?
가영 : 네, 많이 피곤한가봐요.
한원장 : 아저씬 조금만 더 기다려 볼테니 너 먼저 가거라. 한시간이 아쉬울땐데.
가영 : 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한원장 : (끄덕이는)
가영 : (가다가 돌아보며) 저기 원장선생님?
한원장 : 응, 그래?
가영 : (촉촉해져) 저기.. 석찬오빠.. 잘 있대죠?
한원장 : 그래, 잘있다는구나. 안그래두 예린언니가 어젯밤에 오빠한테 다녀왔다!
가영 : (질투심에) 예에? 밤에 언니 혼자서요?
한원장 : (기다리는) 다음주쯤엔 한번 올수도 있다는데..!
가영 : (중얼) 한동안 잠잠해서 맘놓구 있었더니 요 여우가 또 꼬릴치네? 어뜩하지?
한원장 : 안가냐? 가영이?
가영 : 가, 가요. (간다)
가영, 갑자기 심각해져서 내려가는데
기조, 올라온다.
기조, 의아해서 가영 쳐다보는데
가영은 대책마련에 골몰해 모르고 지나간다.
기조, 갸웃하며 옥상으로 가는데.
기조 : (한원장 발견하고) 누구십니까?
한원장 : 나 기억하겠어요? 일전에 파출소에서..
기조 : (기억나는) 네, 기억납니다만 웬일이신지...?
한원장 : 동생일로 얘기할게 좀 있어서..
기조 : (? 해서 보는)
S#33 기조방
은조, 잠들어있다.
기조, 바라보다가 은조 손에 꼭 쥔 인형을 빼낸다.
한원장(E) : 새를 보러 다시 우리집을 찾아왔다는 건 동생이 느끼구 기억한다는 증거예요.
가영이라구 자전걸 타구가다가 동생하구 부딪친 아이가 있는데
동생이 그 아일 기억하구 있었던 모양이예요. 그 아일 따라왔어요. 우리집까지.
기조, 주머니에서 메모지 꺼내본다.
한원장(E) : 이렇게 방치해두지말구 내 보기엔 가능성이 있어뵈는데 치룔 한번 받아봐요.
내 미리 연락을 해놓을테니 여기 대학병원에 있는 최교수 한번 찾아가봐요.
동생한텐 도움이 될거예요.
기조, 일어나 바닥에 벌렁 눕는다.
여러가지가 다 고민스럽다.
S#34 00분식 거리 (밤)
난희, 피곤에 지쳐 터덜터덜 걸어온다.
분식집 건물로 들어가려던 난희, 문득 기조방을 올려다본다.
그리운 맘 접고 안으로 들어가는 난희.
S#35 난희방
난희, 대본 들고 연기연습중이다.
(뮤지컬의 한 장면을 실제로 연기할 것. ‘리조’역)
한참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난희, 순간 멈추고 전화기를 바라본다.
난희, 기대감으로 다가가 수화기를 드는데.
난희 : 여보... 세요?
가우(F) : 나, 난희씨? 저예요 저!
난희 : (실망하는) 네.
가우(F) : (말이 잘 안되는) 저기, 아이 저, 저기 낼 오디션 자, 잘 보시라구요. 난희씬 꼭 뽑힐거예요!
난희씨가 안되면 누가 되겠어요?
난희 : (창문 너머쪽 보는)
가우(F) : 자, 잘하세요 내일.
난희 : 네, 고마워요. (끊고)
난희 전화기 바라보다가 어렵게 수화기를 든다.
누르고.
난희 : 나야.
기조(F) : (자다 깬) 으응.
난희 : 자구 있었니?
기조(F) : (졸린) 응 왜?
난희 : (서운하고) 아냐 아무것두. 자 계속. 미안하다 깨워서.
기조(F) : (졸음으로 잦아들며) 낼 통화하자. (끊고)
난희 : (끊긴 수화기에다 대고) 나 낼이 오디션이야 서기조. (자조적인) 나이두 많구 연기나 무용을
전공한 것두 아니구 그렇다구 빼어나게 이쁜 것두 아니구.. 기조야! 나 내일 좀 데려다주라.
청심환두 한알 사주구 응? 나 지난번보담두 더 떨려...
S#36 극단미술실
도면과 대본 확인하며 무대모형을 만들고 있던 예린, 갑자기 멈추면서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 된다.
S#37 회상
기조 : (안타까운) 난흰 그냥 편한 친구라구 그랬잖아. 너하군 달라.
나랑 있을 때 난, 너만 봐. 한예린이라는 조그마한 기집애만 보게 된다구!
나 자신두 잊구 음악두 잊구 너 하나만! 그치만 난흰... 걜 보구 있음 꼭 날 보구 있는 거 같애...
그런 기분 넌 잘 모를거야.
예린 : (끄덕이며 쓰게 웃는)...(일어나는) 들아가봐야 돼요. 일이 많이 남았거든요.
예린, 기조를 지나쳐가는데
기조, 앉은 채 예린의 손목을 확 잡는다.
기조 : ...보구 싶었다! (헛웃음) 젠장! 기집애 하나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가지마!
예린 : (흔들리는)...(조용히 손 뿌리치고 나간다)
커피숍 앞 거리,
예린, 우울한 얼굴로 사람들 속을 걷는다.
한동안 그렇게 걷던 예린, 갑자기 뒤돌아 뛰기 시작한다.
커피숍 앞 창가로 다시 가고 안을 보지만 기조 없고 종업원 커피잔을 치우고 있다.
예린, 서운하고 화난다.
S#38 극단미술실
예린, 기조 생각을 애써 지우려는 듯 양손으로 이마를 지압하고 난 뒤 다시 일에 몰두한다.
(F.O)
S#39 극단사무실 (스탭회의 중)
민수, 음악감독, 안무, 예린과 은영 등등 회의 중이다.
분위기 살벌하다.
은영, 시선은 민수를 보면서 대본에다 250 적고 가위표하고 250 적고 가위표.. 낙서 하고 있다.
예린 흘낏 보고 낄낄거리는데.
민수 : (지르는) 이봐 한예린!
예린 : (깜짝 놀라) 예에 감독님?
민수 : (예민한) 오형민인 어뜩게 된거야? 지금까지두 안나타나면 회읠 하자는 거야 때려치자는 거야 어?
넌 전화연락 하나두 똑바루 못해?
예린 : (기분 나쁘고) 저한텐 오신다구 그랬는데요.
민수 : (예린 쏘아보고는 안무 향해) 김감독이 다이렉트루 오형민하구 연락해서 일단 무대쪽 컨셉 들어보구
안무를 짜도록 하지. 힘있고 다이나믹하게 어?
안무 : (끄덕이는) 그래. 한데 모형 뜬거라두 없어? 말루 듣는 거보담 그쪽이 빠른데...
민수 : (끄덕이는) 한예린! 무대 모형 뜬거 갖고 와봐!
예린 : (화들짝) 예? (난감한) 아, 아직 덜 했는데요. 생각했던 거보다 복잡한게 앞으루 이틀은 더...
민수 : (대본을 확 집어던지고 일어나며) 이틀후에 스탭회의 다시 하도록 하지. (사나운 기세로 나간다)
예린 : (고개 떨구는)
음악, 안무 기타 등등 일어나 나간다.
은영 : 자-식! 성질머리가 꼭 지 신발꼴 같네! (대본으로 책상 사납게 내리치며)
딱 250이다! 딱 250이야! (하는데)
민수 들어오며.
민수 : 야 황은영!
은영 : (놀라고) 예에 감독님? (굽신거리는)
민수 : 넌 아직 특별히 할일 없으니까 내려와서 오디션 준비나 도와. 올때 커피 한잔 뽑아오구!
난 블랙만 마신다! (간다)
은영 : 아후 저걸 기냥! 내가 잘난 지 차순이 하겠다구 그림 때려치우고 분장통 잡은 줄 아나?
아우 열받네 이거?
예린 :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는)
S#40 극장 (‘그리스’ 오디션중)
무대 위, 4명의 지원생이 음악에 맞춰 춤동작 하고 있다.
매우 열심인...
객석 민수와 안무 등등 심사보고 있다.
은영은 민수 옆에 딱 달라붙어 충실한 조수노릇을 하고 있다.
민수를 몰래 째려보면서 담배를 챙겨준다든지, 커피를 준다든지...
S#41 극단여자화장실
난희, 대사를 외우고 있다. (‘리조’역)
난희, 초조한듯 가방을 뒤져 청심환을 꺼내 먹는데 예린이 풀죽은 얼굴로 들어온다.
두사람 시선 마주치고 서로를 알아보고 놀란다.
어정쩡한 목례 나누고.
예린 : (번호, 이름표 보고) 뮤지컬... 하세요?
난희 : 오늘 오디션 통과되면요. (예린 차림 보며) 여긴...?
예린 : 무대 디자이너예요.
난희 : 네에. (목례) 그럼... (나가는데)
예린 : (뒷모습 보다가) 저, 저기요?
난희 : (돌아보는)
예린 : 끝나구 시간... 되시겠어요?
난희 : (끄덕이는)
예린 : (엷은 미소로) 오디션... 꼭 통과하세요!
난희 : (엷은 미소 보인후 나간다)
예린 : (나간쪽 보고 섰는)
S#42 극장(‘그리스’오디션중)
무대위, 난희 지원자 2명 (대니, 샌디역)과 연기하고 있다.
난희, 열정적으로 ‘리조’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민수, 날카로운 눈을 번득이며 지원자들을 채점하고 있고 난희를 주목한다.
난희 지원서를 유심히 본다.
무대 출입구 쪽에서 예린, 난희를 유심히 보고 있다.
S#43 대학병원 전경 (낮)
S#44 수술방 밖
유리창 너머로 희수 집도하에 공독사, 석찬, 상철, 간호사 수술중이다.
S#45 수술방
희수, 민첩하고 정확하게 손을 움직이고 있다.
수술부위를 꿰매고 있는 중이다.
석찬, 그 손 유심히 보다가 희수를 쳐다본다.
몰두하고 있는 진지한 눈빛이고 상철은 졸고 있다.
희수, 다 꿰매고 수술실 묶는다.
희수 : 컷!
상철 : (졸고 있는)
희수 : (노려보며 고함) 이선생 컷!
석찬 : (보고 대신 자르는데)
희수 : (상철을 머리로 박아 버린다!)
상철 : (화들짝 깨는) 으악-! 뭐 뭐야!
일행들 웃고
희수 “너 증말 정신 안차릴래? 어?”
이번엔 발로 정강이를 걷어찬다.
S#46 복도
수술실에서 나오는 희수와 공독사.
그 뒤를 석찬이 차트(수술기록)살피며 따르고
상철은 조금 떨어져 걷어차인 정강이 만지며 걸어나오고 있다.
석찬, 돌아보며 웃는다.
희수 : (돌아보며) 어 윤선생!
석찬 : 예!
희수 : (사무적인 톤) 33호 어제 수술환자 상태가 어때?
석찬 : 헤모글로빈이 수술전에는 15였는데 수술 끝나고 확인해보니까 9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드레인(Drain)에서 블러디 디스처지(Bloody Discharge)가 있었습니다!
(자막) “Drain에서 Bloody Discharge가 있다 : 배농관에서 피가 난다는 뜻임”
희수 : 그럼 팩셀(Pack Cell) 2파인트(2 Pint) 주고 2시간 후에 다시 체크해!
(자막) “Pack Cell을 주다 : 혈액 공급을 뜻함”
석찬 : 네!
희수 : (가려다가 말고 조금 다정스럽게) 괜찮아?
석찬 : 예?
희수 : (주먹으로 가슴을 퍽 치면서) 여기말야! 괜찮냐구?
석찬 : (아는체 하는게 불편하고)...
희수 : 술친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콜해! 술값은 니가 내구! (툭 치고 간다)
석찬 :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S#47 커피숍 (밤)
예린 : (미소로) 축하드려요. 진심으루..
난희 : (상기된) 고마워요.
예린 : (생각만으로도 불편한) 앞으루 자주 보겠네요.
난희 : 그렇겠군요. 기조 때문인가요? 날 보자구 한건...
예린 : 그냥 좀 궁금... 했어요.
난희 : 기조에 대한 내 감정... 궁금한게 그건가요?
예린 : ...
난희 : 솔직히 말하께요. 나한테 서기존, 세상과 맞닿아 있는 유일한 끈이예요.
아무도 없거든요. 서기조밖엔...난 그 끈 못놓을거예요. 그래야 내가 사니까...
예린 : (굳어지는) 그치만 기조씬..(하는데)
난희 : (O.L) 알아요, 예린씨 좋아하는 거. 첨 일거에요 기조. 그래서 나두 사실은 많이 당황스러워요.
하지만 분명한건 기조하구 나, 앞으루두 변함이 없을 거예요.
예린 : 전 잘 모르겠네요. 난희씨가 뭘 바라는 건지, 난희씨에 대한 기조씨 감정, 어떤건지 잘 아시잖아요?
난희 : (O.L) 그거 알아요? 기조한테 예린씬, 지나가는 바람일 수도 있다는 거.
예린 : (기막혀 쏘아본다)
S#48 기조방
기조, 밥상(대충 차린) 앞에서 밥 먹고있다.
다소 화난듯 국에 말아 반찬 손대지 않고 퍽퍽 먹는다.
카메라 이동하면 상에서 조금 떨어져 은조가 인형 만지작거리며 앉아있다.
기조 먹다가 수저 상에 팍 놓으며 일어나 은조에게 간다.
기조 인형 뺏아 던지고
은조를 들어 상앞에 내려놓고 수저 쥐어주며.
기조 : 먹어! (손 거칠게 잡고 밥을 퍼며) 자 이렇게, 먹어 어서!
은조 : (고개 돌려 인형쪽에 시선을 주는)
기조 : (보다가 한숨쉬며 인형 가져다 던져준다)
은조 : (수저 놓고 인형 안는)
기조 : (마주앉고, 밥만 보고 먹으며) 니가 나 싫어하는 거 알아! 나두 너 별루야. 성가시구 아주 귀찮아!
엄말 닮은 것두 싫구 아버지 따라 독일루 간 것두 용서가 안돼!
나두 억지루 참는 중이니까 나하구 밥먹기 싫어두 너두 먹어!
은조 : (고개 떨구고 숟가락 잡는다)
기조 : (움직이는 은조의 숟가락 놀라서 보고, 은조 보는)
은조 : (표정없이 먹는데 열중하는)
S#49 병원구내식당
희수, 무척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숟가락 움직이는 손이 크고 바쁘다.
저쪽에서 식판 든 석찬과 상철, 어디에 앉을까 훑는데
상철,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희수 발견하고 인상을 팍 쓴다.
상철, 보라고 석찬 옆구리 치면 석찬, 희수 보는데 희수 국그릇을 아예 들고 마신다.
석찬 : (미소)
상철 : 저게 어디 여자냐? 새낄 한 열마리쯤 낳은 암돼지가 꼭 여물통 잡구 씨름하는거 같다!
아우 식욕 떨어져! 야 눈에 뜨이기 전에 가자! (조심해서 다른쪽으로 가는데)
희수 : (두사람 보고) 야! 윤선생 이선생! 일루와 일루!
석찬과 상철, 동시에 마주본다.
상철, 구겨지고
석찬, 웃는다.
석찬 : 뭐해 엄마돼지가 부르잖아. 꿀- 꿀-! (가고)
상철 : (투덜거리며 가는)
두사람 목례하며 앉고
상철 : 맛있게 드셨어요? (말끔히 빈 식판 보며) 깨끗하게두 드셨다! 꿀꿀!
석찬 : (장난스런) 너 몰랐냐? 은선생님이 성격이 얼마나 깔끔하신데에? 꿀꿀!
희수 : (가운에 김치국물 튀어 있는데) 뭐 좀 그런 편이지 내가. 근데 너무 깔끔한 것두 안좋아.
옆에 사람들이 좀 피곤해 하더라구. (하는데)
석찬과 상철, 일제히 김치국물 쳐다보고 있다.
희수 : (의아해서) 왜? 뭐어? (내려다보는데 당황해지고 손으로 닦는다)
입으루 안들어가구 이게 언제 내려왔냐?
석찬과 상철, 키득거리는데
희수, 침 묻혀 닦는다.
상철, 어우 ? 하는 표정되고
석찬 소리내어 웃는다.
희수 : (무안하고 갑자기 사무조로) 윤선생! 33호 수술환자 팩셀 주고 2시간 뒤에 체크해봤어?
석찬 : (긴장해서) 네! 근데 헤모글로빈이 7.5로 더 떨어졌습니다!
희수 : 바이탈 사인은 어때?
석찬 : 바이탈 사인은 스테이블합니다.
희수 : (식판 들고 일어나며) 가자!
석찬 : (자기 식판 보고) 예에?
희수 : 배를 다시 열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확인해봐야 될거 아냐?
희수, 휑하니 먼저 가고
석찬, 얼떨떨해 상철 보는데
상철, 열심히 먹으며 쳐다보지도 않고 왼손 흔들며 잘 가라는 인사한다.
석찬 어이가 없어 웃는다.
S#50 극단미술실
무대 모형 작업중.
예린 마음이 혼란스럽고 일이 잘 안풀려 도면이며 하드보일지를 책상에 팽개친다.
짜증스럽게 책상에 엎드리고
기조(E) : 걜 보구 있음 꼭 날 보구 있는거 같애. 그런 기분 넌 잘 모를거야.
난희(E) : 그거 알아요? 기조한테 예린씬, 지나가는 바람일 수도 있다는 거.
예린, 작업중이던 책상위 그대로 두고 일어나 가방 챙겨 훽 나간다.
S#51 도로,달리는 예린 차 안 (밤)
예린, 힘들다.
S#52 병원복도
석찬, 드레싱카 밀고 병실로 들어간다.
S#53 대학병원 앞, 예린 차 안 (밤)
예린차 멈춰선다.
예린 놀라서 건물 올려다 본다. (자기도 모르게 병원으로 온것임)
예린 : (한숨 쉬며) 왜 여기루 왔지...
예린, 선뜻 못내린다.
음악 켜고 의자 뒤로 해서 눈 감는 예린.
S#54 병동,몽따쥬
여러 병상을 돌며 환자를 체크하는 석찬의 모습들.
(환자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환자를 화장실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기타 등등)
S#55 복도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복도.
석찬, 병실에서 나온다.
차트 훑으며 드레싱카 밀고 가는데
저쪽에서 희수가 살금살금 다가온다.
희수, 드레싱카를 힘껏 민다.
석찬, 놀라서 돌아보고 드레싱카는 저만치 밀려간다.
희수 : (웃는다)
석찬 : (화도 못내고 드레싱카 쪽으로 간다)
석찬, 끌고 희수 나란히 걷는다.
석찬 : 퇴근 안하세요?
희수 ; 윤석찬이 밥이나 먹이구 갈려구! 가자 저녁 사줄게!
석찬 : 됐어요!
희수 : (엉덩이를 툭 때리며) 선배가 사준다면 잔소리 말구 따라와! 확 빠져갔구?
너 한밤중에 맨투맨으로 빳데루 한번 받아볼래?
석찬 : (웃으며) 또 포장마찬 아니겠죠?
희수 : 그럼 호프집 갈래? 그게 배는 빨리 차겠다!
두사람 웃는다.
조용한 복도에 두사람 웃음소리 크게 들리는데
복도 반대편에서 고개 숙이고 걸어오던 예린
그 웃음소리에 고개 들고 두사람 본다.
희수 웃으며 장난스럽게 뒤에서 석찬을 민다.
석찬도 웃고 있는..
예린 한방 맞은듯한 표정으로 얼어서 그 자리에 서 있다.
석찬 모르고 드레싱카 밀고 나가는데
복도 한가운데를 막고 서있는 사람이 예린이고
석찬 일순 멈춰선다.
희수 왜 그러나 고개 드는데 예린이다!
석찬 : 예린아?
예린 : (뭔가 서운하고 배신감같은)..
석찬 : (다가가) 웬일이야. 이 시간에?
예린 : (홱 돌아 뛰어나간다)
석찬 : (다급해서) 예린아? 예린아? (쫓아가는) 기다려봐 예린아! (가다가 뒤돌아보며)
저녁은 다음에 사주세요! (목례하고 뛰어나간다)
희수 : (쓸쓸하게 바라보는)
희수, 드레싱카를 내려다보는
희수 : (금방 시원시원하게) 나참! 치프가 한밤중에 드레싱카나 밀고다니고!
아우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밀고 가는)
S#56 병원뜰 (밤)
가로등 불빛 아래의 벤치
석찬과 예린 나란히 앉아있다
석찬 : (기척 살피며) 무슨 일 있구나?
예린 : (갑자기 화내며) 정민수란 그사람 사람이 왜 그 모양이니? 내가 저 개인비서야 뭐야?
내가 디자이너루 들어간거지 홍보전단 길거리에 뿌리구 메인디자이너 스케줄 관리하려구 들어갔니?
진짜 웃기는 사람이야!
석찬 : 무슨일 있구나.
예린 ; (방금 본 희수와 석찬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매너두 개뼉다구 같구 신발 사이즈두 250이야!
석찬 : ?
예린 : (괜히 글썽해지는) 진짜 못됐어! 내가 저 개인비서야 뭐야?
(잦아들며) 증말 웃기는 사람이야, 내가 디자이너루 들어간거지 홍보전단...
석찬 : (어깨를 두르며) 다른일이 있는 거지? 얘기해봐. 그럴려구 온거잖아.
예린 : ...
석찬 : 그녀석 때문이구나. 힘들게 하니?
예린 : (몸을 빼며) 아니! 많이 잘해줘. 좋아 우리!
석찬 : (아픈) 그러니?
예린 : 응. 좋아.
석찬 : 이런말 어떨지 모르겠는데 난 니가 더 좋은 사람하구 만났으면 좋겠어..
가우 얘기론 그녀석한테..아냐, 관두자.
예린 ; (알고 단호하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한텐 좋은 사람이야! 나 그사람이 좋아!
(스스로에게 확인하듯) 사랑한다구!
석찬 : (아프다!)
S#57 기조방
기조, 피아노 두드리며 작곡하고 있다.
잘 안풀린다.
은조, 방바닥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 보고있다.
기조, 악보 쓰다가 머리 긁적이며 담배로 손이 간다.
담배 물고 불켜다가 문득 은조 바라보고 귀찮다는 듯 밖으로 나간다.
S#58 기조옥상 (밤)
야경이 아름답고
기조, 나오고 담배를 피우는데
난희(E) : (‘오디션에서 했던 리조 대사를 그대로 해주세요’)
기조 : (돌아본다)
난희 : (활짝 웃는다)
기조 : 좋은일 있어? 뭐? (하다가) 어 (기뻐하며) 홍난희 붙었구나? 어?
난희 : (끄덕이고는 가까이 간다)
기조 : 야아- (어깨 쥐며) 축하한다! 잘됐어, 정말!
난희 : (씩씩하게) 이럴땐 힘껏 포옹부터 하는거야!
전엔 잘해주더니 애인 생겼다구 너 몸 사리는거니? 치사하게!
기조 : (물끄러미 보다가 안는다) 드디어 악바리 홍난희가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구나!
고생했다, 그동안!
난희 : 나 유명해지면 너같이 영양가 없는 친군 쳐다두 안볼거다!
기조 : (바라보며) 그날만 기다리께.
난희 : 내방에 가. 샴페인 사다놨어! 축한 제대루 받아야지!
기조 : (미소로 끄덕인다)
S#59 경인도로, 달리는 예린 차안 (밤)
예린, 한숨을 푹 내쉰다.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석찬과 희수의 다정한 모습(S#55) 인써트된다.
예린, 도리질 하며.
예린 : 왜 이러지 정말?
예린, 우울하다.
S#60 난희방
음악 흐르고 기조와 난희 샴페인 마시고 있다.
난희, 어쨌든 기분이 좋다!
난희 : (술기 묻은) 연출자가 날 기억할까? 그때 다시 한번 기횔 달라구 내가 떼를 썼거든.
기억 못하구 있음 내가 말해줄거야. 당신이 그때 ‘그런 막춤은 집에 가서 혼자서나 춰!’
했던 사람이 나라구. 그런데 내가 됐다구. 당신 손으로 뽑았다구.
기조 : (웃으며) 보복심리니? 홍난휠 미리 알아보지 못한데 대한?
난희 : (웃으며) 어! 그러니까 서기조 너두 나한테 잘해. 난 앞으루 확실하게 유명해질거니까
미리부터 잘하란 말이야! 어?
기조 : (웃는다. 마시려는데)
난희 : 나 오늘 니 애인 만났다!
기조 : (마시려던 손 멈칫하고 보는)
난희 : 무대 디자이너래 거기. 기막힌 우연이지? 아니다 필연인가봐. 서기조가 내 옆에 있는 이상.
기조 : (만진다)
난희 : 이쁘더라. 뭣보다 밝구 맑아보는게.. 지금 니네 순진한 애인 무지 화나 있을 걸? 내가 말을 막했거든.
기조 : (놀라 쳐다본다)
난희 : 어머! 여자 때문에 서기조가 걱정을 다하네!
기조 : 뭐라구 했어?
난희 : 절대 널 못놓겠다구, 너하구 나 사인 아무나 와서 훼방 놓는다구 깨지는 사이가 아니라구.
넌 서기조한테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라구...(하는데)
기조 : (일어나 휑하니 나간다)
난희 : (쓸쓸히 마시는)
S#61 00분식 거리 (밤)
기조 뛰어간다. 북성의원 방향으로...
기조, 예린이 걱정된다.
S#62 인천시내도로, 예린 차 안
예린, 우울한 얼굴이다.
S#63 북성의원 앞, 예린 차 안
예린차 멎는다.
예린, 선뜻 내리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다.
조금 위쪽에 기조가 서서 예린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예린, 내리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기조 발견한다.
놀라서 보는...
기조 :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서있기만)
예린 : (미안하고 고맙다! 잠시 바라보다가 달려가 안기는)
기조 : ?
예린 : (젖은) 고마워요. 여기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기조씨!
기조 : (의아하다)
예린 : 나 꽉 붙들어요 기조씨! 나 아무데두 못가게 나 좀 꽉 붙들어줘요...
(F.O)
S#64 기조옥상 (낮)
기조, 거울 앞에서 은조의 젖은 머리 닦여주고 빗겨준다.
손길이 좀 엉성하고.
거울 속의 은조, 맑고 투명해 보인다.
S#65 경인도로, 기조 차 안 (낮)
기조, 운전하고
은조,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다.
S#66 대학병원 복도
정신과 팻말 보이고 전문의 ‘최인훈’ 보인다.
S#67 최박사방
최박사 : (은조 살피며) 독일에선 얼마나?
기조 : 11살때 가서 15살에 왔습니다.
최박사 : 한참 민감한 시기에 갔군요. 부모님이 이혼하신 것두 그럼 그쯤이겠군요?
기조 : (기억하구 싶지 않은) 네.
최박사 : 새어머니하군 별 문제가 없었나요?
기조 : (싫은) 모르겠습니다. 독일에서 어뜩게 지냈는지 전 잘 모릅니다. 그 여잘 만난적두 없으니까요.
최박사 : (기조 기척 살피며) 불편하시더래두 말씀을 해주셔야 치료가 가능합니다.
기조 : (힘들다)...
최박사 : (이해하고) 그럼 잠시 나가계시겠습니까? 얘긴 다른날 듣도록 하구 간단한 테스트부터 해볼테니.
기조 : (목례하고 나간다)
S#68 병원복도
기조, 나오고 마음이 무겁다. 걸어나간다.
기조, 코너를 돌아 터벅터벅 걸어간다.
병원을 휙 둘러보고 환자며 의사, 간호사들의 움직임을 쳐다보기도.
기조, 무심코 보다가 낯익은 얼굴 발견하고 유심히 보는데 석찬이다!
석찬, 차트 살피며 이쪽으로 오고 있다.
기조 : (보는)
석찬 : (느끼고 기조를 본다. 놀라고)
기조 : (웃으며) 닥터였냐? 잘 어울린다!
석찬 : 병원엔 왜...? (하는데)
저쪽에서 공독사 고함을 지른다.
공독사 : 야! 윤석찬!
석찬 : (보는)
공독사 : 빨리 31병동으루 가봐!
기조 : (의아해서 중얼, ‘윤’에 강조) 윤석찬?
석찬 : 가봐야겠어.
기조 : (가운의 이름 ‘윤석찬’ 뚫어지게 쳐다본다)
석찬 : 그럼! (황급히 뛰어간다)
기조 : (뭔가 생각하며) 윤석찬, 한-예린..? (멍한데)
방송(F) : 외과 윤석찬 선생님 31병동으로 빨리 와주십시오! 외과 윤석찬 선생님 31병동으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