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그 밥집/김하리
여수에 갔다. 비어 있는 뱃속 채우려
밥집에 갔지, 여자 종업원이 쟁반에
담아 온 건 갯벌 냄새 비릿한, 혀끝에
달린 말이었다. 오빠오빠오빠
허기진 뱃속을 오빠로 채워 주었다
오빠를 나물에 비비고, 오빠를
밥에 비비고, 오빠를 찌개에
넣어 끓여 주었다, 오빠로 가득 찬
뱃속을 오빠들이 밤새도록 창자를
핥아 주었다, 거품으로 부글부글
끓어올랐어, 오빠들을 잠재우려
한 웅 큼 소화제를 먹었지
배 타고 나간 오빠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무작정 오빠가 그리운지
여수, 그 밥집에선
오빠로 밥을 짓고, 생선회를 떴다
아, 무정한 오빠
그리운 오빠오빠오빠
* 2008. 8...신작시
출처: 하리온뮤직 원문보기 글쓴이: 아지수[하리]
첫댓글 오영수의 "갯마을" 바다로 떠나보낸 오빠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여인네가 그려져요.
카페대문 음악이 참 좋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금계인들, 모두 건강하길...
첫댓글 오영수의 "갯마을" 바다로 떠나보낸 오빠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여인네가 그려져요.
카페대문 음악이 참 좋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금계인들, 모두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