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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마을회관에서 개울을 따라 포장로로 오르면 이내 여항산 등산안내판. 계곡을 따라 150m쯤 오르면
좌측에 폐동(銅)광이 보이며, 그 폐광 입구 왼쪽 대숲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본격 들머리다.
전체적으로 된비알이지만 못오를만큼 힘들지는 않다. 우측으로 보이는 능선이 곧 오를 낙남정맥길.
등로 주변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이 흔히 발견되는 수평층의, 일명 책바위들이 널려 있다.
25분 뒤 너른 쉼터. 이장한 묘지 터다. 바로 옆에는 네댓 그루의 운치있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쉼터바위를 에워싸고 있다.
푹신푹신한 솔가리길.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오름길로 접어든다. 10여 분 뒤 주능선이 코 앞이다.
11시 방향은 푹 꺼진 미산령, 1시 방향 기암절벽이 여항산 정상인 듯하다.
밧줄에 의지하며 진달래터널을 오르면 주능선인 헬기장에 닿는다.
함안군이 세운 산불조심 깃발이 펄럭인다.
왼쪽은 미산령, 산행팀은 우측 서북산 여항산 방향으로 간다. 여항산은 불과 200m 거리지만 절반이 암릉구간이다.
워낙 전망이 빼어나 조망 안내판이 서 있다. 서북 봉화 광려 무학 천주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과 정상석 마주보는 방향으로 진주 월아산과 장군대산, 그 우측 뒤로 지리산도 확인된다.
서북산 우측으로 적석산 깃대봉이, 미산령 방향으론 오곡재 오봉산 괘방산 방어산 자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가히 황홀한 전망대다.
암릉길로 직진 가능하지만 취재 당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산행팀은 약간 되돌아가 우회로로 하산했다.
이어 10여 m쯤 되는 바위 틈새 절벽을 밧줄에 의지해 내려오니 이번엔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추락사고 위험이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어 왼쪽으로 우회한다.
정면 돌파한 이창우 대장은 안내판만큼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고 한다.
또 다시 헬기장을 지나면 갈림길. 통상 왼쪽은 서북산 가는 낙남정맥길이지만 산행팀은 이 길로 올랐다.
멋진 전망대가 바로 기다리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서북산 가는 갈림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전망대에서 주변 산세를 감상한 후 왔던 길로 10m쯤 되돌아 나와
왼쪽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우측길과 곧 만난다.
이후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서 능선이 우측으로 휜다.
인적이 드문 산길은 거칠고 묵었지만 정감은 더욱 더 간다.
등로 왼쪽 3, 4m 지점에 두부처럼 갈라진 바위가 있고, 그 왼쪽 끄트머리에는 의자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 구간은 산길이 바위 틈새로 숨어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조림한 듯한 향나무숲터널도 지난다. 평암리 양지마을 쪽 탈출로도 만나지만 원점회귀를 위해 직진한다.
이때부터 굴곡이 심한 능선길이지만 사실 길이 없어 개척해 나가는 수준이다.
20여 분 오르락내리락하니 마침내 무명봉의 정점인 558봉.
여기서 우로 능선을 타고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잡풀을 헤치고 내려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어느 순간 나무를 벤 흔적이 곳곳에 미미하게 발견돼 가만히 따라가보니
등산로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15분쯤 뒤 조그만 공덕탑을 만나고,
다시 10분 뒤 등로 우측 숲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사실상 산행 막바지다.
마침내 푹 꺼진 안부, 일명 질매재다. 방법은 두 가지.
정면의 낮은 봉우리로 올라 우측으로 하산할 수 있으며, 또 하나는 질매재에서 바로 우측으로 산허리를 타고 내려선다.
후자는 도중 산길이 사라져 개척을 하다시피 해서 결국 옥방마을 독립가옥에서 만난다.
길건너 본 마을인 옥방마을에선 이 곳을 논실이라 부른다. 여기서 들머리 둔덕마을까지는 35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