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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음성 듣기(2) - 로고스와 레마
사람에게는 원래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영적인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듣고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창 3:9-10). 그런데 이들이 범죄하고 하나님과 점차 멀어지면서 영적인 세계와 차단이 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은 점차 희귀한 일이 되었습니다(삼상 3:1).
사람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전 3:11). 이는 DNA처럼 사람의 영혼에 각인된 근원적인 욕구입니다. 이러한 욕구는 하나님과 소통하고 그 안에서 인생의 목표와 의미를 찾게 하는 본질적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시기 위해 사람에게 영적인 세계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것입니다.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신 이가 사람에게 이런 능력을 주시지 않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되었지만, 아무런 경전이 없었던 모세 이전의 사람들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았습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요셉 등이 그들이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때로는 그가 보내신 사자를 대면하여 말하고, 때로는 꿈을 꾸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그 뜻에 순종했습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무엘, 다윗, 엘리야와 엘리사,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등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뜻에 순종했습니다.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두 가지 서로 다른 단어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모세에게 주셨던 말씀은 로고스(logos)로, 선지자들에게 주셨던 말씀은 레마(rhema)로 번역합니다. 하지만 히브리어로는 모두 다바르(dabar)입니다. 이렇게 번역한 것은 헬라적인 세계관에서는 그 말씀의 성격이 한 단어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개념이 신약성경에서도 그대로 채택되고 있습니다. 로고스와 레마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여기서 말씀은 레마입니다. 또 예수께서 광야에서 시험받으실 때 사탄에게 하셨던 말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마 4:4)'는 구절에서도 말씀은 레마입니다.
로고스는 보편적인 질서를 세우는 말씀인 반면, 레마는 특정인이나 공동체에 특정한 상황에서 주시는 말씀입니다. 로고스가 기초라면 레마는 그 기초 위에 세워진 적용과 같습니다. 성경을 공부하고 익혀서 하나님의 질서를 알아가는 것이 로고스적인 기초를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뜻에 순종하는 것은 레마를 따르는 것입니다.
레마는 반드시 로고스의 기초 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 기초가 부실하면 레마도 부실해집니다. 이런 부실한 기초를 채우는 것은 '자아'인데, 그 자아는 자기가 높아지고 자기 욕망을 채우기를 원하는 자아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듣는 하나님의 음성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자신의 욕망이 혼합되어 나타나곤 합니다. 자기 마음 안에 있는 교묘한 왜곡과 속임수를 자기 자신도 알지 못합니다. 사실 우리를 가장 많이 속이는 존재는 바로 우리 자신 아닙니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가게 되는 이유입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로고스이지만 이 말씀이 항상, 어디에서나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치 독일이 유럽 전체를 정복하여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려할 때, 그들을 사랑하여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것이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일이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원수를 사랑하여 원수가 원하는 대로 하나님을 부인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로고스를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 레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로고스를 알되 레마를 받도록 힘써야 합니다. 내 안에서 나를 속이는 악한 것들의 영향을 배제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그 뜻에 순종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레마를 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에 순종하고자 하는 열망과, 성령충만한 분위기에 거하는 것입니다. 성령충만한 예배에 참석하여 그 안에 함께 몰두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도하여 성령께 사로잡힌 바 된 상태에서 하나님께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기도는 말씀 드리는 것일뿐 아니라 듣는 것이기도 합니다. 양방향 소통이지 일방적인 소통이 아닙니다. 이런 과정에 훈련된 사람들이 레마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믿어 순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성령충만을 구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