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1,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 미소향기 지행
소리 없이 새어드는 달빛조각들
하나 둘 주워 모아 등불을 밝히고
임께로 향하는 마음 길게 늘여
삼매의 배에 가만히 실어 두었습니다.
맑은 바람 불어오면 내 염원의
돛을 높이 올리고 배를 띄우렵니다.
영겁의 기다림으로 조바심하는
그런 날 많았지만 오직 하나를 위함이라며
오늘까지 무량의 시공을 찰랑이며
우주법계를 휘돌아 현겁에 이르렀습니다.
끊임없이 솟구치는 번뇌의 유혹에서
그와 더불어 잠을 자는 동안
모든 번뇌와 망상이 내가 짓고
내가 거두어야 할 것임을 알고 난 후론
착한 그림자로..
듬직한 나의 동행으로 여기게 되었고
그것으로 자유의 마음을 갖게 되었더랍니다.
언제라도 한 숨결 오가는 중에
찰나 간 우주는 펼쳐지고
길게 이어진 고향 길을 찾아들게 된답니다.
언제라도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물결은 출렁이나니 그로서 배는 흐르고
언제라도 수승의 계단을 오르는
천상의 여행은 그렇게 펼쳐지는 거랍니다.
삼가 하늘에 고합니다.
반야의 배를 저어 고향에 안주하리라는 약속으로...
일체 소임 이루고 금빛신선으로 하늘에 들겠나이다....
이 인연공덕으로 모두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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