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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스크랩 제9강. 조건변증법학설 : 맑스주의 변증법의 새로운 단계.
백두대간 추천 0 조회 31 11.02.17 12:4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맑스주의 강좌 (9) / 최태인 / 맑스주의 철학자

 

 

 

* 이 글은 필자의 원고,

<철학문집 제1권> 제8장,

제1,2,3,4절의 내용으로,

<조건변증법> 학설을 새롭게

발전적으로 해명한 글입니다.

..............................................

 

 

 

 

               *** 글 순서 ***

 

 

1.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발전과 조건의

   함의관계의 논리적 실질.

[1] 조건→모순→발전에 이르는 전화과정의 이론적 실질.

[2]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 관계상

     공통성과 개별성의 이론적 실질.

[3]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 관계상

     절대성과 상대성의 이론적 실질.

[4] 조건→모순→발전에 이르는 연속성상 조건과 과정의 관계.

 

2.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은

   근본성의 본질적 조건.

[1] 물질존재의 범위상 구분으로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의

     이론적 실질.

[2] 물질의 존재→운동?변화→발전의 총 과정상 조건들로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논리적 실질.

(1) 운동과정상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의 이론적 실질.

(2) 운동과정상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의 이론적 실질.

(3) 운동과정상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이론적 실질.

 

3.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은

   전제성의 본질적 조건.

[1] 물질존재의 영역상 구분으로서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의

     이론적 실질.

[2]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이론적 실질.

[3] 근본성과 전제성의 조건 위에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이론적 실질.

 

4.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특징상 조건관(條件觀)의

   새로운 이해는 시대적 요청.

    ― 연관관?모순관?발전관?혁명관의 과학적 정초를 위한

   근본전제로서 요청된 조건관의 새로운 인식을 위한 이론설정.

...........................................................................................................

 

 

제9강. 조건변증법학설 : 맑스주의 변증법의 새로운 단계.

 

 

 

 1.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발전과 조건의

     함의 관계의 논리적 실질. 

 

 

정통맑스주의 고전대가들은 변증법을 “전체연관에 관한 과학”*이자 “자연계와 인류사회 및 인간사유의 일반적인 운동법칙과 발전법칙에 관한 과학”*이며, “외부세계와 인간사유 두 영역의 일반적인 운동법칙에 관한 과학”*으로 규정했다. 또한 “사물 자체의 본질 속에 있는 모순을 탐구하는 것”*이고, “외계 및 인간사유운동의 일반적인 법칙에 관한 과학”*이라고 다양하게 정의하였다. 총괄적으로 말해, 고전대가들은 변증법을 세계의 보편적 연관과 항구 발전에 관한 법칙과학으로 규정하고 일정한 조건 위에서 사물의 변화와 발전을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조건 자체의 내재적 이론에 관한 한 계열로 제출된 체계적인 논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 Engels『Dialektik der Natur』MEW. Bd. 20, p. 307.

* Engels『Herrn Eugen D?hrings Umw?lzung der Wissenschaft』MEW Bd. 20, pp. 131~132.

* 엥겔스『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김기연 譯, 도서출판 새날, 1990, pp. 62~63.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240.

* 레닌『칼 맑스』나상민 譯, 도서출판 새날, 1990, p. 25.

 

 

1989~1991년 세계사적 대전환(좌절) 전까지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도 조건 자체의 내재적 이론에 관한 설명을 찾기 어려운 것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세계의 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운동과정과 발전과정은 조건이 전제되지 않으면 일련의 과정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정통맑스주의 고전대가들인 맑스?엥겔스?레닌?스탈린?마오쩌뚱은 조건의 관점에서 기본적인 이론적 관점을 규정하였지만, 조건철학 자체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출한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고전대가들이 “조건”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엥겔스는《공산주의의 원리》에서 “공산주의란 프롤레타리아트 해방을 위한 조건에 관한 이론”*이라고 했다. 레닌은『철학노트』에서 변증법적인 것은 “대립물통일 중에서 대립면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 맑스 엥겔스『공산당선언』김기연 譯, 도서출판 새날, 1991, p. 109.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90.

 

 

여기서 말하고 있는 대립물 “통일”조건을 뜻한다. 즉, 조건이 전제되지 않으면 대립물통일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때, 조건은 상대적?일시적?가변적인 것이며, 투쟁은 절대적?무조건적?항구적인 것으로 모순학설의 상대적 통일성과 절대적 투쟁성의 변증법이 사물의 모순운동을 구성한다. 실은, 변증법철학에서 모순문제는 근본적인 철학내용이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모순생성→모순운동→모순전화→모순발전은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모순철학 자체를 거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레닌은『철학노트』중 변증법에 대해 “대립물이 어떻게 동일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동일한가―그것들은 어떤 조건 위에 상호 전화하여 동일하게 되는가―왜 인간의 오성은 상호 전화하는 것으로 파악하지 않으며 안 되는가에 대한 학설”*이라고 했다.

* 같은 책, p. 99.

 

 

레닌의 저명한 이 철학논단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대립물의 생동성, 대립물의 상호전화, 대립물의 동일은 모두 그 이전에 조건이 전제돼야 모순생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립물은 “1:1” 단순모순체 뿐만 아니라 “1:1” 그 이상인 복합모순체까지 상호전화의 운동성을 갖는다. 즉, 모순총체의 법칙탐색까지 추론할 수 있는 심오한 사상을 예시하고 있다.

마오쩌뚱은 레닌의 핵심사상을 발전시켜『모순론』에서 “일정한 필요조건이 구비되면 사물의 발전과정은 일정한 모순을 발생하고 이들 혹은 이러한 모순은 상호의존하고 상호전화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32.

 

 

마오쩌뚱의 이 논단은 사물의 모순생성→모순운동→모순전화→모순발전의 원인이 모두 일정한 필요조건을 전제로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다. 총결적으로 언급하면, 조건→모순→발전에 이르는 이론적 관계를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작업은 정통맑스주의『조건학설변증법』확립을 위해서 꼭 필요한 문제이다.

 

 

    [1] 조건→모순→발전에 이르는 전화과정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은 세계의 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에는 반드시 그 내부에 조건이 존재하며, 조건의 기초 위에 모순과 발전이 발원한다는 관점이다. 그러면, 조건의 관점으로부터 모순과 발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인 조건→모순→발전의 생성?운동?변화는 어떻게 설정될 수 있는가?

 

주지하다시피,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은 세계의 연관과 발전에 관한 보편법칙학설이라는 대원칙 아래 연관범주로부터 논리기점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세계는 무한하고 항구적이며 절대적 무조건적 전제인 객관적 실재를 말한다. 세계는 무한한 동시에 일시적이며 유한한 상대적 조건을 가진 과정의 집합체인 사물들이다. 따라서 일정한 모순이나 모순되는 사물들의 생성은 모두 일정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일정한 조건이 없다면 어떠한 모순도 발생하지 않으며, 설령 모순이 생성되어도 조건으로부터 일탈하면 그 모순은 성립하지 않는다.

 

예컨대, 남?북한 관계가 냉전적 대결구도에서 화해?협력의 관계구도로 전환하는데 경제협력, 이산가족상봉, 장기수북송, 군사적 긴장관계완화, 문화적 상호교류 등 모두 남?북한 체제모순의 대립관계에서 통일관계로 전화시키는 조건들이다. 만약, 이 조건들이 제거되면 체제모순의 대립관계는 주도적 모순으로 전화된다. 다시 말해, 조건성의 통일관계가 파괴되어 동일성의 모순은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은 남?북한 관계가 다시 대결구도로 가느냐 아니면 화해협력구도로 진전되느냐 하는 결정적인 기초성의 전제가 된다. 이와 같이, 조건은 모순을 생성시키는 근본적인 기초성의 전제이다.

 

물질세계의 객관과정 중 사물내부는 발전 내재적 성질상 신질↔구질간의 상호대립?상호통일로 운동의 내재적 실질을 제시한다. 즉, 신구쌍방간 혹은 신구다방면간은 일정한 조건을 구비한 후에 모순의 운동성을 촉진하며, 조건 없이는 생성도, 전화도, 발전도 모두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계과정 중 모든 사물의 생성을 모순운동과 발전운동의 결과라고 본다면, 조건은 "사물의 생성"과 "모순의 생성"에 "근본적인 기초"이다.

 

정치경제학 변증법에서 노동↔자본 관계상 “자본은 임노동을 전제하고 임노동은 자본을 전제한다. 양자는 서로 상대방의 조건이 된다. 양자는 서로를 창출해 낸다.”* “자본과 임노동은 동일한 하나의 관계의 두 가지 측면”*이다.

* 맑스『임노동과 자본』이재민 譯, 도서출판 새날, 1991, p. 52.

*같은 책, p. 54.

 

여기서 맑스가 언급하고 있는 핵심은 모순의 동일성이다. 여기에 동일성은 조건성이다. 따라서 동일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양자는 대립물관계의 모순쌍방으로 정립이 불가능하다. 이때, 노동↔자본을 상호필요로 하는 조건은 동일성과 투쟁성의 양대 기본속성으로 구성된 모순생성의 근본적인 기초이다.

 

또, 노동자파업은 모순투쟁성의 한 형태이다. 단체협약체결의 결과에 따라 모순의 동일성은 주요측면으로 전화하던가 아니면 모순의 투쟁성이 주요측면으로 급부상하든가 양자의 투쟁형태가 발현된다. 이때, 모순전개과정의 성격이 적대적 혹은 비적대적 혹은 무적대적인 일시적 상대적 현상은 단체협약의 내용에 의해서 결정된다.

 

여기서 단체협약은 노동↔자본관계의 모순을 발현시키는 조건이다. 물론, 단체협약은 노↔자 계급관계의 진보↔보수간 평등?불평등의 지위상?역량상?성질상의 내용관계를 모두 포괄한다. 따라서 일정한 조건이 없다면 운동도, 변화도, 모순도, 발전도, 사멸도, 재생성도, 세계도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은『조건학설변증법』의 기본관점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 정통맑스주의 철학이론상으로 총괄해서 말하면, 운동은 물질의 존재방식이며, 변화는 물질운동의 새로운 요소의 발현과정이고, 모순은 물질운동의 원인을 밝혀준 연관과 발전의 “근본원리”라고 한다면, 조건은 물질운동의 “근본기초”이자 “기본원리”이다. 따라서『모순학설변증법』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하고,『발전학설변증법』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총체성의 이론정수를 응축하며,『조건학설변증법』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본질적 내용의 기초이론을 형성한다.

 

 

 

 [2]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관계상

      공통성과 개별성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 철학이론상『모순변증법학설』은 철학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하고,『조건변증법학설』은 본질적 내용을 형성하는 기초학설이라고 할 때,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관계상 조성되는 공통성과 개별성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는가?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공통성과 개별성의 관계는 모순의 보편성과 모순의 특수성의 관계*이며, “공통성은 개별성 속에 포함되어 있으며 개별성이 없다면 공통성도 없다. 모든 개별성을 제거해 버린다면 거기에는 어떤 공통성이 남을 수 있겠는가? 모순은 각기 특수하기 때문에 개별성이 생기는 것”*라고 했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19.

* 같은 책, p. 320.

 

세계의 총체적 연관 중 객관사물은 조건적?일시적?유한적?상대적인 모순과 무조건적?항구적?무한적?절대적인 모순간의 변증법적인 상호작용과 상호침투로 맺어진 내재적 연관을 가진 유기적 전체를 이루고 있다. 개별사물은 각각의 고유한 모순성과 공통적인 사물의 모순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의 다종다양한 사물들과 상호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모순은 사물과 사물간, 사물내부간 상호작용과 상호침투 중에서 생성하고 발현한다.

 

 

그렇다면, 왜 연관성은 “기초성”과 “모순성”을 표현하는가? 객관세계가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사물의 존재와 모순도, 사물의 생성과 발전?변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 지역주의의 연관과 발전의 변증법적 통일과 투쟁의 관계에서 보면, 집권세력은 패권적 지역주의이고, 비집권세력은 저항적 지역주의로 구분하는 것은 전형적인 반(反)변증법적인 형이상학적 이분법 사고의 실례이다.

 

패권↔저항은 상호연관되어 있으면서 상호의존하고, 상호침투하고, 상호긍정하고, 상호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변증법적 이분법의 사고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정한 조건 위에서 패권↔저항간은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전형을 투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정한 과정 중 지속되는 시간성의 표현으로 정치집행과정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할 때, 패권↔저항은 동일성 중 상호의존성을 갖는다. 이때, 동일성은 조건성이며, 연관의 기초는 패권↔저항이 동일성 중 차이성으로 모순관계의 성질을 균등?평행?잠복상태로 머문다.

 

하지만, 이 모순의 성질은 상대적?조건적?일시적 상태이기 때문에 패권↔저항은 상호투쟁?상호부정?상호배척의 관계로 전화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 위에서 이와 같은 상황을 발생시키는가? 일정한 조건과정 중 연속되는 시간성의 표현으로 정치선거과정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불일치할 때, 패권↔저항은 동일성의 조건을 파괴하고 투쟁성으로 전화되어 모순관계의 성질을 적대성으로 발현시킨다. 바로, 여기서 광의로 해석하면, 정치와 경제는 패권주의와 저항주의간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를 규정하는 조건이다.

 

 

조건은 사물존재의 기초를 구성하며, 각각의 개별사물인 특수한 사물의 내재적 연관을 구성한다. 조건적 연관은 다양?다종?다면?다극의 사물로 보편적 사물의 존재인 객관적 실재를 형성한다. 보편적 사물존재의 일반성은 상호연관과 상호침투로 표현되며, 사물내부의 모순성을 통해서 실현된다. 환언하면, 사물과 사물간 혹은 사물내부간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로 매개되어 발현한다. 따라서 한 사물내부의 모순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객관세계의 보편적 연관은 불가능하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동일성 중에 투쟁성이 존재하고 특수성 중에 보편성이 존재하며 개별성 중에 공통성이 존재 한다.”*라고 했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33.

 

 

객관세계의 사물존재의 형태는 다종다양한 각각의 개별사물인 특정한 사물과 사물의 존재일반의 연관성은 바로 특수성의 모순(모순의 특수성)과 보편성의 모순(모순의 보편성)이 내재적 모순에 의해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 연관으로부터 분리되면 세계의 사물인식은 불가능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특수모순과 보편모순의 연관에 의해 모순문제의 정수이론의 논단이 설정된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공통성과 개별성, 절대와 상대의 진리는 사물의 모순문제의 정수이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변증법을 포기한 것과 같다.”*라고 했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55.

* 毛澤東選集』第1卷, p. 320.

 

 

그렇다면, 왜 객관세계의 각각의 사물은 내부모순의 특수성, 즉 모순의 특수성만 존재하는 것인가? 예컨대, 한국정치의 지역주의의 연관과 발전의 변증법적 모순은 왜 특수한 것인가? 이것은 한국의 특정한 지역, 특정한 정치환경, 특정한 지역정서, 특정한 연고주의 등등이 일정한 조건으로 형성되고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은 유한조건이다. 즉, 철옹성처럼 높게만 보이는 사회적 조건이지만 가변적 조건이기 때문에 한국프롤레타리아 좌파진영의 투쟁역량에 따라 언제든지 파괴될 수 있는 제한조건이다. 따라서 제한된 유한조건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순의 특수성(특수모순성)은 담론에서 배제된다. 실제로 현실상의 모순의 특수성은 사물의 개별성을 말하며, 각각의 사물내부에 존재하는 조건성을 뜻한다. 이러한 조건성은 사물내부의 모순의 보편성(보편모순성)으로도 존재한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모순쌍방이 상호전제의 조건이 되고 모순쌍방간의 동일성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통일체로 공존”*하며, “사물내부의 모순되는 두 측면은 일정한 조건 위에 각각 자기와 상반되는 측면으로 전화해 간다.”*라고 했다. 여기서 세계의 모순생성은 반드시 일정한 조건이 전제되어야 모순의 통일체로 존재하며, 조건이 없으면 주변 사물과의 모순의 상호작용도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모순발전의 전화도 반드시 조건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 같은 책, p. 328.

* 같은 책, 같은 쪽.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56.

 

 

따라서 보편적 조건성은 물질세계의 내부에 포함되어 있는 모순의 보편성을 결정한다. 환언하면, 사물의 조건이 사물의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을 결정하며, 모순의 특수성도 결정한다. 조건은 사물의 내부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결정하고 공통성과 개별성을 상호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에, 조건은 모순의 정수문제에 대한 존재의 기초이다.*

* 같은 책, p. 157.

 

 

마오쩌뚱이『모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동일성 속에 투쟁성이 존재하고 특수성 속에 보편성이 존재하고 개별성 속에 공통성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레닌이『철학노트』에서 제출했듯이, “상대적인 것 속에 절대적인 것이 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보편성과 공통성의 속성이 지닌 무조건성, 특수성과 개별성의 속성이 지닌 유조건성이 상호결합하여 모순운동의 총체적 발전과정을 구성한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33.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339.

 

 

 

 [3]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관계상

      절대성과 상대성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모순변증법학설』상에서 모순의 공통성과 개별성의 문제는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문제와 동일한 층차구조의 동일한 범주에 속한 철학범주와 철학이론의 영역에 속한다. 특히,『조건변증법학설』을 새롭게 정립하는 이론사유의 논리구조는 조건에서 모순으로, 다시 모순에서 조건으로 상호침투관계상 절대성과 상대성의 이론적 관계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다. 여기에 조건적 상대성과 무조건적 절대성, 모순의 보편성과 모순의 특수성, 상대적 동일성과 절대적 투쟁성 등등(…) 지금, 열거한 변증법철학 범주들의 이론적 관계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모든 구체적 사물에 대하여 대립적 통일은 조건적, 일시적, 과도적, 상대적이며 대립적 투쟁은 절대적이다.*라고 했다.

* 앞의 책, p. 332.

 

 

마오쩌뚱은 구체적인 사물의 모순의 동일성, 즉 모순쌍방의 연관은 일정한 조건 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조건이 변하면 모순도 변한다. 예컨대, 2000년 당대 21세기 오늘날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조건과 모순은 1980년대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조건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기 때문에 사회적 모순도 변했으므로 혁명적 사회변혁운동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변혁운동가들 거의 모두는 혁명운동노선과 혁명적 정치사상을 포기하고 현실자본주의의 개혁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한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조건이 변하면 모순도 변한다는 유력한 실례이다.

 

 

레닌은『철학노트』에서 대립물 관계의 동일성에 대하여 언급하기를 “대립물통일(합치, 동일성, 동등작용)은 조건적, 일시적, 상대적이고, 상호배척하는 대립물투쟁은 발전과 운동이 절대적인 것처럼 절대적이다.”*라고 했다.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339.

 

 

레닌과 마오쩌뚱은 세계의 모든 사물이 상호모순하고 있는 두 측면으로 구성된 모순의 통일체내부에는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양대 속성을 일정한 조건 위에 합치되는 것은 일시적인 것, 상대적인 것으로, 또 상호부정하는 속성은 투쟁이 절대적인 것과 같이 절대적인 것으로 모순총체 내부의 상대적 조건성과 절대적 투쟁성을 제출하고 있다. 여기에 모순총체의 내부에서 구성하고 있는 모순의 조건은 모순되고 있는 쌍방의 조건이다. 그래서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순쌍방의 대립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총체적 연관 중 모순이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해서 천편일률적이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에서 언급하는 모순은 “현실적 모순”이자 동시에 “구체적 모순”이다. 이때, “구체성과 현실성은 하나의 조건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조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순의 동일성과 모순의 투쟁성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모순문제의 정수이론인 절대와 상대의 문제도 담론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모든 현실적 모순이자 구체적 모순은 반드시 조건의 기초 위에서 발생한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58.

 

 

따라서 조건이 사물의 운동과 발전의 기초로 작용하고 대립물통일의 관계를 규정하는 모순쌍방의 조건으로 체현될 때,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대립물관계의 상호대립과 상호통일, 상호투쟁과 상호동일의 결과는 어떤 양태로 발현되는가?

 

 

우리는 앞서 제6장『발전변증법』철학사상편에서 변증법의 7대 법칙 중 하나인 신진대사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그 실질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알겠지만, 대립물관계의 본질적 필연적 연관은 모순쌍방이다. 모순쌍방은 지위상 주요측면과 차요측면으로 나눠지고, 성질상 새로운 것(新質)과 낡은 것(舊質)을 표현하며, 역량상 강?약과 대?소로 양분되어 시간?공간상에서 다양한 속성으로 발현된다. 환언하면,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에서 대립물의 내재적 속성은 층차적 해명이나 요소적 해명으로 구체적인 분석을 하지 못했다. 즉, 대립물관계 하나를 놓고 성질상?지위상?역량상으로 해명될 수 있는 심층적 분석의 틀은 제출하지 못했던 일정한 이론 내재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것은 분명히 헤겔『논리학』으로부터 발원한다. 헤겔은 대립을 모순보다 훨씬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1989~1991년 세계사적 대전환(좌절) 전까지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사물의 관계 중 본질적 필연적 내재적 근본성의 연관인 모순보다는 사물의 외연량의 관계를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립의 술어를 널리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철학자가 슈틸러이다. 슈틸러는 대립을 “변증법적 제관계의 양극, 변증법적 양극의 관계, 변증법적 관계의 특정양상에 대한 표현”* 등으로 대립을 양극?관계?특정양상을 포함하고 매우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슈틸러는 “대립관계를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 있어서 변증법적 모순관계”*로 까지 확장시켜 해석하고 있다. 슈틸러는 대립물의 본질을 자기제약, 자기배제, 상호작용과 투쟁, 매개, 일반성 등 5대 특징으로 나눠서 분석하였다.*

* 슈틸러『모순의 변증법』양운덕 外 共譯, 중원문화, 1985, pp. 11~12.

* 같은 책, p. 12.

* 같은 책, pp. 11~51.

 

 

이것을『모순변증법학설』상으로 추상화시켜 정식화한다면, 모순의 양대 속성인 모순의 동일성과 모순의 투쟁성의 범주로 해명된다. 모순관계는 대립관계와 통일관계를 포함하는 변증법적 이분법으로, 대립관계는 제3방면을 포함하는 변증법적삼분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 철학자들의 저술 속에는 헤겔의 잔재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대립관계와 모순관계의 실질적 내용의 심층적인 해명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국지식사회의 진보이론가들이 세계혁명사상 위대한 역사의 대전환을 일구었던 세계적 혁명가들의 저작을 깊게 탐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느 누구보다도 레닌의 사상을 정통적으로 또 실천적으로 계승한 사람은 마오쩌뚱이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레닌의 철학사상을 가장 명쾌한 철학술어로 가장 심층적인 해명과 계승 및 발전을 시켰음에 불구하고 스탈린 사후 국제공산주의운동의 헤게모니 쟁탈전과 소련 대 중국 간의 분쟁으로 말미암아 사회주의-공산주의의 해방이념을 후퇴시키는 결정적인 착오를 범했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언급하기를 “모순되는 일체의 것은 상호 연관되어 있고 일정한 조건 위에 통일체로 공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위에 상호 전화한다.”*라고 했다.

* 毛澤東選集』第1卷, p. 330.

 

즉, 모순쌍방간 상호투쟁의 결과로 상호 전화한다는 것은 일정한 조건 없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세계의 총체적 연관 중 모든 사물의 모순운동은 왜 “상호전화”하는가? 모순쌍방은 바로 일정한 조건, 그것이 내부조건이든, 외부조건이든, 필요조건이든, 충분조건이든, 유리한 조건이든, 불리한 조건이든 상관없이 구체적 현실의 구체적 모순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조건”에 의해서 동일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동일성의 상대적 조건성은 모순쌍방간의 성질상 투쟁성을 결정한다. 새로운 것(新)과 낡은 것(舊), 주요와 차요, 강과 약, 대와 소 등 사물의 구성원소?요소?성분?측면?경향의 절대적 운동성에 의해서 새로운 질(新質)이 낡은 질(舊質)을 대체하려는 근본속성이 상호전화를 야기한다.

 

따라서 상호전화는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의 내재적 본질적 근본성의 연관인 모순에 의해 생성되고 존재한다. 환언하면, 세계의 모순은 내부모순과 외부모순의 통일인데, 유물변증법의 근본성의 양대 범위상의 모순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즉, 상호존재의 조건이 된다. 바로, “이러한 조건은 모순쌍방간 필연적 투쟁의 진행을 결정하며, 투쟁의 결과는 또 반드시 전화를 발생시킨다.”* 때문에 일정한 조건이 없다면 모순쌍방의 통일?투쟁?전화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조건은 일체의 모순전화의 기초이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59.

* 같은 책, 같은 쪽.

 

 

따라서 객관적 실재상 사물운동의 총체적 과정인 운동→변화→발전→사멸의 과정은 모두 조건적?상대적 동일성과 무조건적?절대적 투쟁성이 상호결합하여 촉발시킨 결과이며, 조건적 개량성과 무조건적 혁명성의 통일은 변증법적 모순운동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는데 중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레닌은『철학노트』에서 “대립물이 어떻게 동일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동일한가(어떻게 동일하게 되는가)―그것들은 어떠한 조건 위에서 상호 전화하여 동일하게 되는가(…)에 관한 학설”*이라고 했다.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99.

 

레닌의 변증법에 관한 중대한 이 논단은 앞서 언급한 동일성과 상호전화의 기초로서 조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환언하면, 모순의 생성→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극복(해결?사멸) 등은 “조건”“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중대한 논단이다.

 

 

 

  [4] 조건→모순→발전에 이르는 연속성상 조건과 과정의 관계.

 

 

정통맑스주의 철학이론상『조건변증법학설』을 확립해 가는 단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문제는 조건에서 모순으로, 모순에서 발전으로 이르는 각각의 단계에서 제기되는 문제가 바로 과정이다. 다시 말해, 조건→모순→발전으로 일련의 연속성상 나타나는 조건과 과정의 관계를 정확하게 검토함으로서 유물변증법이론상에서 발전과 조건의 관계를 더 명쾌하게 이론적으로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엥겔스는『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에서 “세계는 고정된 사물의 복합체가 아니라 제반과정의 복합체”*로 규정하였다. 이것은 세계를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라 운동?변화하는 과정의 존재로 본 것이다. 따라서 세계의 총체적 과정 중 모순이 생성되는 것은 동시에 과정의 시작을 의미한다. 바로, 여기에 조건은 과정이 시작되는 기초이다. 따라서 객관모순의 공통성과 개별성의 연관, 세계현상의 동일적인 것과 구별적인 것의 출현과정의 형식, 객관모순의 절대성과 상대성의 연관, 사물운동의 상대적 정지상태의 안정과 절대적 운동의 발전과정의 형식* 등 모두는 세계가 천차만별의 과정형식으로 출현하는 조건이 그 기초임을 반증하고 있다.

* 엥겔스『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와 독일고전철학의 종말』김기연 譯, 도서출판 새날, 1990, p. 64.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59.

 

 

다시 말해, 세계자체가 고정된 사물의 집합체가 아니라 제과정의 집합체라고 한다면, 과정은 사물의 운동에 대한 단편적?평면적?횡향적?수평적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종향연관 시간상 다층차와 횡향연관 공간상 다방면이 연결되어 있는 복합적인 네트워크의 유기적 통일의 전체이다. 따라서 종향연관 시간상 다층차 네트워크의 과정상 보면, 사물운동은 “전후과정(혹은 신구)의 교체이며, 조건은 기초이다. 전과정은 후과정의 근원조건이고, 후과정은 전과정의 조건성이 작용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전후과정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에 의해서 다양한 사물의 유한과정이 지속적으로 교체되는 과정을 낳는다.

* 같은 책, pp. 159∼160.

 

 

결론적으로 언급한다면, 물질세계의 내부과정성은 다양?다종?다면의 형태를 가진 내부조건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의 다양한 사물의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연관의 다양?다종?다면의 속성은 조건성으로 출현하며, 횡향연관 공간상 다방면과 종향연관 시간상 다층차로 이루어진 변증법적 네트워크로 세계는 복합적이고 착종된 유기적 통일인 과정의 집합체를 구성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조건→모순→발전의 과정으로 진행되는 사물운동의 총체적 과정을 설명하였다. 이 과정들은 매우 밀접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조건→(과정)→모순→(과정)→발전으로 연속과정 중 과정은 기초로서 조건과 더불어 발전과 사멸의 전(全)과정 속에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정통맑스주의『조건학설변증법』과『모순학설변증법』및『발전학설변증법』의 이론 내재적 논리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조건이 없으면 모순은 생성되지 않으며, 모순이 없으면 발전은 있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노↔자 모순의 조건이 없으면, 노↔자 모순은 존재할 수 없고, 파업의 조건이 없으면 파업투쟁은 진전되지 않으며, 혁명적 조건이 성숙되지 않으면 혁명은 발발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세계의 총체적 연관 중 사물의 다종다양한 형태에는 조건성이 존재한다. “조건과 조건의 연관성은 곧 모순과 모순의 연관성이다. 사물의 조건성은 모순성”에 있으며, “어떠한 모순도 모두 조건이며, 어떠한 조건도 모두 모순”으로 발현된다.* 그렇다고,〈모순〓조건〉혹은〈조건〓모순〉으로 등치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 같은 책, p. 161.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에서 언급하는 모순은 다종다양한 “사물의 운동과 발전에 관한 원리”를 해명하며, 조건은 다종다양한 “사물의 운동과 발전에 관한 원인의 원리”를 해명하는 기초이다.*

* 같은 책, 같은 쪽.

 

간단히 말하면, 모순은 사물의 운동?발전의 원리를 해명하고, 조건은 이것의 원인의 원리를 규명한다. 예컨대, 정치경제학 변증법상의 임노동↔자본관계에서 임노동과 자본은 어떻게 운동과 발전을 추동하는지 자체의 원리를 해명하는 것이 모순이며, 임노동↔자본관계가 어떻게 운동과 발전을 추동시켜 가는지에 대한 원인의 원리를 해명하는 것이 조건이다. 따라서 조건은 모순보다 더 기초적이다.

 

 

정통맑스주의『역사적 유물론』철학의 사회구성체이론상 모순과 대립은 객관적 조건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순과 대립을 야기하는 그 원인이 객관적 조건이 된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모순은 사물의 운동과 발전 자체에 대한 역점이 주어진 반면, 조건은 사물의 운동과 발전 자체보다는 상황의 작용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이상에서 우리는 조건→모순→발전의 상승적 순환과정에서 나타난 조건과 모순, 조건과 발전, 조건과 과정 중 조건은 이것들의 전제이자 기초인 동시에 매우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았다. 따라서 총결적으로 정리하면, 모순학설이 조건학설에서 분리되면, 고립적이고 공동적인 기초와 근거를 상실하고, 조건학설은 모순학설에서 분리되면, 대상과 내용이 없어진다. 결국, 모순과 조건은 상호연관과 상호구별의 변증법적 통일을 이루며, 모순의 운동발전법칙과 그 원인이 결합된 학설을 구성한다.* 사실, 정통맑스주의 유물변증법학설을 실질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모순은 내용이고, 과정은 형식이며, 조건은 기초로 작용하는 학설이다.”*

* 같은 책, 같은 쪽.

* 같은 책, 같은 쪽.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조건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초의 원리”로 작용한다. 사물연관의 총체적 과정은 조건에 따라 운동과 발전의 속도, 존재와 사멸의 운명도 결정된다. 환언하면, 사물의 존재→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은 “내부조건”에 의해 제약되어 있다. 각각의 사물내부는 “공통조건”을 포함하고 있으며, 공통조건은 사물의 운동과 발전을 촉진시키는 “보편조건”이다. 보편조건은 내재적 연관의 필연성을 획득함에 따라 발전의 “보편법칙”으로 출현한다.

 

1989~1991년 소련?동독 동유럽사회주의의 대전환(좌절) 이후부터 지금까지 과연 외부조건과 내부조건이 상호작용을 통하여 모순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한 과학적 이론을 제출하려는 의지가 있었는가?*

* 소부르죠아적 급진파들이 설파하고 있었던 변혁이데올로기에 대하여 한국의 사회적 조건의 변화가능성을 이론선전을 위한 도구로 활용해본 적이 있었는가?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던 추상적 범주수준에서 도그마에 머물렀던 좌파이데올로기를 주술처럼 집착한 나머지 좌파적 시각만 난무했었으며, 좌파이데올로기의 내용 없는 형식들만 팽배했지 않았던가?

사회적 조건에 대한 변화의 전망성과 이것에 기초한 사회적 모순의 해결 방법을 과학적인 이론연구의 성과물로 제출한 것이 없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의 1980년대를 혁명의 시대이고, 한국의 1990년대를 이념은 퇴조하고 다원주의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는가? 한국의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을 1990년대 2000년대 김영삼-김대중 민간독재의 부정부패정권과 비교해 볼 때, 과연 권력의 도덕성에서 차이점이 있는가?

 다시 말해, 권력의 본질상 군사독재와 김영삼-김대중 민간독재의 부패정권과 도덕적 차별성이 정통성과 합법성만으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가? 군사독재와 민간독재는 권력의 속성상 동일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꼭 역사적 경험법칙에 의해서만 인지해야 하는가?

 지식인들의 비판성이 혹시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를 너무 중요하게 간주하고, 실질적 내용적 민주주의를 너무 쉽게 포기해버린 것은 아닌가? 정치인들은 제왕적 대통령제 권력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지만, 사실 제왕적 대통령제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는 독재정권을 뜻하지 않는가? 허울 좋은 문민정부-국민정부라는 것이 김영삼-김대중 1인 독재권력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한국진보진영에서는 1980년대처럼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전개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민주주의에서 민주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용상 영원한 진행형이지 완성형은 아니지 않는가? 인류세계의 진보역사상 항상 그래왔듯이, 아직도 여전히 중도파 내지는 중도좌파사상으로 좌파간판을 내걸면서 진보지식인 행세 연하고 사회적 명예와 권위에 영합하며 현실사회와 현실역사에 대해 해석만 일삼으면서, 혹시 한국사회변혁운동이 침체기에서 회복기를 지나 상승기로 향하는 주기회복에 있어서 지식인 스스로가 방해물의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진정한 진보좌파 지식인이라면, 맑스의《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중 마지막 11번 테제를 실천인식에서 뿐만 아니라, 이론인식의 자기논리 전개상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설정해야 옳지 않을까?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에서 언급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 조건은 시간?장소?범위?층차 등에서 모두 전이된다는 것을 승인한다. 즉, 사회적 조건 역시 고정된 불변의 조건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라, 모순의 투쟁역량에 따라 반드시 변화?발전?사멸한다. 맑스?엥겔스?레닌?마오쩌뚱이 모든 것은 조건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것은 바로 사회적 조건의 변화문제는 실천 상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진보진영의 역사적 비전망성이 확산되어 있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레닌과 마오쩌뚱이 그토록 강조했던 구체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분석의 결여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

*1989~1991년 소련?동독?동유럽사회주의의 중대한 좌절은 대외적인 조건으로 한국진보진영에 큰 영향을 미쳤고 김영삼→김대중정권으로 연결된 이른바 부르죠아민주주의의 절차적 형식적 외연량의 확장에 따라 내재적인 사회적 조건이 급변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사회변혁에 대해 무망한 전망을 설파하는 소위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이 확산되었다. 그래서 합법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에 비합법, 반합법 투쟁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 한국자본주의의 적대적 모순은 존재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등등. 이와 같이 한국진보진영의 총체적 무전망성의 근거와 조건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한국사회의 구체적인 상황의 분석은 구체적인 현실사물의 “조건”을 분석하는 것이고, 현실사물의 조건성 자체는 현실상황의 “조건성”인데, 이것은 바로 분석의 구체성을 결정한다. 바로, 여기에 대한 심층적인 사유 및 연구 부재의 결과는 결국 서구이론 추종자들에 의한 무분별한 서방맑스주의 정치사회이론의 수입상 노릇으로 전락하여 이론장사에 골몰해있었으니, 어떻게 감히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유를 할 수 있겠으며, 어떻게 감히 한국사회의 구체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혁명적 맑스주의 관점에서 그러한 문제에 천착하며 끈질기게 연구하는 연구자가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사람들은 왕왕 “조건”을 혁파하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객관조건과 주관조건의 상호혁파, 유리한 조건으로 불리한 조건을 제거, 새로운 조건으로 낡은 조건을 철폐, 주체조건으로 종속조건을 폐기. 나아가 노동자계급의 능동적 조건으로 한국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악조건을 타파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존하는 모든 유리한 조건을 이용하여 현존하는 불리한 조건을 철폐시키는 것, 즉 조건은 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 중에 있는 사물의 운명을 결정하는 “기초”로 작용한다.

 

 

이와 같이『조건변증법학설』은 사물의 생성?운동?발전?사멸을 주관하는 중대한 기본문제를 해명한다. 따라서 우리는『변증법적.사적유물론』철학이론상 세계의 객관법칙성과 유물론적 역사관 및 과학적 기초의 조건학설로서 사회적 조건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통맑스주의 철학적 유물론의 기초 위에 유물변증법의 철학적 관점을 철저히 견지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은 근본성의 본질적 조건. 

 

 

정통맑스주의『모순변증법학설』상에서 언급하는 세계의 자기운동과 자기발전은 사물내부의 내재적 원인에 의해서 발현된다. 즉, 내인은 발전과 변화의 제1근원이며, 외인은 제2원인으로 내인에 작용을 가하는 변화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 이 테제 설정은 마오쩌뚱의『모순론』에서 제출된, 외인은 변화의 조건, 내인은 변화의 근거, 외인은 내인을 통하여 작용한다.(『毛澤東選集』第1卷, p. 302) 라는 철학논단에 근거하고 있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에서 마오쩌뚱의『모순론』은 《모순학설변증법》의 중심적인 지위(地位)에 있기 때문에 내재적인 원인을 제1의 원인으로, 외재적인 원인을 제2의 원인으로 제1의 원인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조건으로 설정된 것이다.

 

따라서 세계의 총체적 운동과정은 내재적 제1원인과 외재적 제2원인이 상호작용으로 변화?발전의 과정을 형성한다. 객관적 실재는 각각 자신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사물의 생성→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에서 출현하는 각각의 내부조건 외부조건(내부모순과 외부모순)의 상호연관?상호작용?상호관계에 변증법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1] 물질존재의 범위상 구분으로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내부조건 외부조건의 분류는 사물의 존재범위 상의 구분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변한다. 양대 조건은 객관적 실재의 일정한 사물내부의 조건이다. 이들은 변증법적 연관과 발전과정 중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구성하는 기초이기 때문에 일정한 사물내부 중에는 내부조건으로 체현되고 사물과 사물간은 외부조건으로 반영된다. 다시 말해, 모든 사물내부의 질적 작용의 내재적 관계는 내부조건의 특성으로 발현되고, 사물과 사물간 양적 작용의 외재적 관계는 외부조건으로 체현된다.

 

 

그렇다면, 내부조건은 무엇인가? 이것은 물질세계의 “해당된 사물내부의 모순성”이다. 사물내부의 다양?다종?다면?다극의 성질들이 현상되어 적대적 혹은 비적대적 혹은 무적대적의 경향성을 표현하는 속성들이며, 이들의 여러 경향이 기타 “사물과 연관되어 작용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경우 외부조건”으로 체현된다. 내부조건은 자체로서 내부모순성인 동시에 주변의 사물에 작용하는 조건으로 발현할 때 외부조건이 된다. 명료하게 표현하면, “일정한 사물이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조건이면 내부조건이고, 일정한 사물에 영향과 작용을 미치는 조건이면 외부조건”이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73.

 

 

세계는 다양?다종?다면?다극의 연관 속에 발현되는 동일층차상 관계의 속성들, 작용들, 영향들뿐만 아니라 부동의 층차상 제약관계 속의 시간?공간상에 배치되는 사물운동의 서열성을 표현한다. 이들의 외적 형태로 현상되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연관과 작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모든 사물은 개별자인 동시에 보편자로서 내부조건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외부조건을 포괄하고 있다. 개별사물은 독립적 분리적 고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상호연관 중 자기동일성을 지속시키면서 자기부동성으로 전화해 가는 속성을 발현시킨다.

 

 

여기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의 관계를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기 위하여 양대 조건 속에 내재되어 발현될 수 있을 조건유형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의 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상 발현되는 조건들로 (1) 유한조건과 무한조건, (2)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3)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으로 구성된다.

 

 

 [2] 물질의 존재→운동→변화→발전의 총 과정상 조건으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논리적 실질. 

 

 

     (1) 운동과정상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언급하는 세계는 운동→변화→발전의 총체적 과정 중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다양한 유형의 조건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여기서 해명돼야 할 조건 중 유한조건무한조건은 어떤 관계를 이루고 있는가? 객관적 실재는 운동?변화?발전과정의 속성상 개별성과 공통성, 상대성과 절대성, 유한성과 무한성 등의 문제들이 존재한다.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으로 해명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정확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세계는 생성→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 속에 놓여 있고, 생성과 사멸의 변화과정으로 총괄되듯이, 내부조건과 외부조건도 역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내부조건 속에는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을 포함하고 있으며, 외부조건 또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을 각각 포함하고 있다. 이 조건들의 유한?무한의 성격은 사물의 내부조건의 성질과 역량의 발전가능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정치경제학 변증법에서 말하는 노동↔자본의 모순전개는 운동?발전과정 중 상호대립하고, 상호투쟁하고, 상호의존하는 현상으로, 이것은 노동↔자본의 내재적 모순성에 의해서 야기되는데, 일정한 조건 위에서 노동↔자본의 관계는 공생하고 또 전화한다. 여기서 노동↔자본간 대립물통일과 대립물투쟁에 의해서만 양자의 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사멸의 전체과정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노동↔자본의 상호작용이 왜 발생하는가? 바로, 조건 때문이다. 이때, 조건은 무한성의 조건이다.

 

 

아마, 정통맑스주의 유물론적 변증법을 학습한 사람들이라면, 변증법에서 말하는 모순쌍방은 일정한 조건 위에 상호공존의 관계인 대립물통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실천상의 인식도 매우 중요한데, 노↔사 협상과정에서 일정한 조건 위에 무(無)쟁의선언도 가능하다. 이것을 노조운동의 어용화 또는 개량화라는 성급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노↔사 관계의 동일성과 투쟁성의 절대성과 상대성에 관한 유물변증법이론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장악하고 있으면 무쟁의선언이 그렇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우선, 노동현장에서 유물변증법이론을 학습해서 현장의 상황을 철학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노조지도부의 개량화를 저지하기 위한 이론학습은 기본조건이다. 바로, 이러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노동운동은 장기적인 전망과 발전과정의 단계 속에서 총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언급하는 일정한 조건은 유한조건인 상대적?일시적?조건적인 노↔사 협력공간이다. 그런데, 이것은 절대적?항구적?무조건적인 노↔사 관계의 내부모순성(노자모순의 적대성)에 의해서 언제든지 파괴되고 해체된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은 무한조건이다.

 

 

그러면, “일정한 조건”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의 모든 조건들, 지금 언급하고 있는 일정한 조건은 구체조건이자 현실조건을 말한다. 일정한 역사적 발전단계의 수준에 조응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사회발전상 내부모순은 생산력과 생산관계간의 모순이다. 지난,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역사적 유물론』에서 "경제적 사회구성체""사회구성체"의 역사적 대범주는 동일한 의미의 동일한 범주로 사용해왔다.

우리는 전자경제적이라는 수식어로 한정된 의미에서 생산력과 생산관계간의 모순을 기본모순으로 하는 “이분법”으로, 후자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총체(경제적 토대) 및 상부구조까지 포함하는 모순을 기본모순으로 하는 “삼분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생산력과 생산관계는 왜 발전?변화하고 투쟁하는가? 여기에는 생산력과 생산관계간의 내부모순 만으로는 해명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양대 범주간의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로 정립시키는 “내부조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변증법적 관계 중 대립물통일을 구성하는 조건이면 유한조건이고, 대립물투쟁을 추동시키는 조건이면 무한조건이다.

 

 

물질세계의 내부모순이 다종다양한 형태로 출현하는 것은 무한조건에 의해 작용하는 복잡 다양한 상호작용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내부의 모순투쟁은 절대적 속성을 갖는다. 물론, 사물내부의 무한조건은 내재적 속성의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투쟁을 통한 절대성에서 결정된다. 일정한 사물은 내?외적인 수많은 구성원소와 구성요소 및 구성성분 그리고 크고 작은 각종의 특성들, 조건들, 모순들이 서로 결합하여 복잡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일정한 사물은 주변의 다양한 일정한 사물과의 연관 속에서 외부조건성 내부조건성으로 발현된다.

 

 

따라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은 동시에 무한적 유한성 내지 유한적 무한성의 형태로 나타난다. 양자의 변화 형태는 일정한 사물내부에 모순을 생성하는 조건으로 발현되어 모순운동→모순발전→모순극복으로 연결된 이른바 생성과 변화, 발전과 사멸의 굴곡적인 운동?발전과정들이 조건에 의해서 제약된다. 왜냐하면,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은 사물내부의 자기동일성과 자기부동성을 표현하는 유한조건에 의해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세계는 생성과 사멸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가? 간단히 말하면, 개별사물은 자기내부에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무한조건은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려는 긍정조건과 자기부동성을 이행하려는 부정조건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작용에 의해서 생성된다. 하지만, 일정한 사물은 주변 사물과 연관 중 상호의존?상호연결?상호배제의 관계로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조건은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성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에 의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나타난다. 여기서 긍정조건과 유리한 조건이 상호결합하여 사물의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려는 보수적 측면에서 대립물통일의 한 측면으로 자기제약성을 표현하고, 부정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자기동일성을 파괴하려는 혁명적 측면에서 대립물통일의 한 측면으로 자기제약성을 체현하며 모순관계로 발현된다. 이때, 모순은 성질상 새로운 것(新)과 낡은 것(舊), 즉 “신구쌍방”을 형성한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 일정한 조건 위에서 대립물통일의 본질적 연관을 반영하는 모순쌍방은 상호통일되고, 상호대립하고, 상호전화한다. 또, 노↔자 모순 일정한 조건 위에서 상호협력하고, 상호의존하고, 상호대립하고, 상호투쟁하고, 상호전화한다. 여기서 언급하는 일정한 조건은 유한조건이다. 이 조건은 사물의 생성→운동→변화→발전→사멸의 전체과정 중 존재하고 있는 시간상 제약되어 있는 조건으로 이 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성과 사멸, 운동과 변화, 전화와 발전의 자기동일성의 질적 규정성과 자기동일성의 양적 규정성을 해체하는 대립물투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면, 왜 사물은 생성→존재→운동?변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 중 각 단계상 상호전화의 조건은 다른가? 다양한 조건들이 모순의 전개과정상 발현되는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다종다양한 조건을 가지고 출현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조건은 일정한 단계에서 전화되어 "부정조건"으로 질적 변화하고 뒤이어 "후속조건"이 다시 생성되어 새로운 일정한 조건이 되며, 각 단계마다 상호전화의 조건은 다종다양한 조건으로 발현된다. 따라서 일체의 사물이 발전과정을 촉진시키는 것은 사물내부의 모순을 규정하는 최초의 원인으로서 특정한 상황의 일정한 조건과 불특정 상황의 "부정조건"에 의해 상호전화의 기초를 확립한다.

 

 

예컨대, 남?북한의 대결구도에서 화해?협력관계 구도로 전화될 수 있는 것은 일정한 조건과 부정조건에 의해서 가능해 진다. 여기서 일정한 조건은 포용정책(햇볕정책)의 형식하의 구체적인 내용이고, 부정조건은 민족동질성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가 상호전화하면 남?북한은 민족통일로 전진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실질상에서 포용정책 내용의 일정한 조건과 민족동질성의 부정조건은 객관적이다. 이와 같은 사물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실천상 실사구시의 기초 위에 제기되는 실질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바로,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 모순전화의 원리가 그곳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또 유물변증법의 생명력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2) 운동과정상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말하는 세계의 모든 사물은 자기동일성의 긍정조건과 자기파괴성의 부정조건을 내재적 구성요소로서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앞에서 물질세계의 물질구조는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려는 긍정방면과 자기동일성을 파괴시키려는 부정방면이 상호대립?상호통일의 변증법적 모순관계에 있음을 설명한 바 있다. 이것은 자연계와 인류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물 자체의 고유한 속성이다.

객관세계의 모든 사물은 자체내부에 내부긍정조건과 외부긍정조건 그리고 내부부정조건과 외부부정조건*(강조-인용자)을 가지고 있다.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74.

 

 

이것은 사물의 내부조건 속에서 긍정?부정조건과 사물의 외부조건 속에도 긍정?부정조건이 각각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조건들은 어느 일방에서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사물의 발전과정은 중단될 수 있다.

 

 

예컨대, 대한민국이 발전된 선진국가로 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우선 성장→발전→안정→결실을 맺는 것으로, “내부긍정조건”의 전화과정은 (1) 정치영역에서 보스1인 패거리 연고주의 정치를 청산하려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지역주의의 기생정치를 청산하자는 주장, 부정부패청산 및 부정부패방지를 위한 각종 법률적 제도적 장치 마련 등. (2) 경제영역에서 30대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전문경영인 제도도입, 기업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 실적?능력주의 도입 등. (3) 사회영역에서 연공서열주의를 폐기하려는 의지, 가부장적 사회질서 청산을 통한 평등한 민주적 사회질서 정착을 위한 노력, 학연?지연?혈연에 의한 온정주의 적당주의 문화청산을 위한 노력, (4) 문화영역에서 전통문화의 합리적인 계승과 발전을 위한 노력 등이 한국사회의 내부긍정조건으로 점진적인 개혁방향을 확립해 가는 중이며, “외부긍정조건”으로서 외부의 선진 정치?경제?군사?문화?과학기술?학문?예술 등 외부 긍정적인 것들을 잘 수용하면, 내외부의 긍정조건이 상호작용을 통해서 대한민국은 발전된 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내부부정조건” ― 저급한 정치문화 수준으로 정책결정의 불합리성(지역주의, 학연주의, 혈연주의에 의한 패거리 연고주의), 각종 규제와 관치 금융, 정부규제의 재량권 남용, 사회적 생산수단에 대한 족벌세습의 소유지배구조, 기업회계의 불투명성, 법 절차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사회문화, 정실과 연고주의에 의한 불투명한 사회시스템, 권력기관?정치권?국가기관의 부정부패,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기강해이), 사회 각 분야의 한탕주의로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목적달성 등등.

 

이러한 “내부부정조건” “내부긍정조건”으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은 국민들간 서로 지역주의로 배척하고, 연고주의로 배척하고, 학벌로 배척하고, 서열로 배척하고, 남녀 성차별로 배척하고, 계급으로 배척하고, 계층으로 배척하고, 집단으로 배척하고, 빈부로 배척하고, 패거리로 배척하고, 혈연으로 배척하고, 노약자와 장애인, 외국인 이주노동자라고 배척하고―과 “외부부정조건”―일반적으로 말해, 제국주의의 외세에 의한 한국의 내부긍정조건을 간접적 혹은 직접적인 영향과 제압 내지는 압살 당하는 요인들(정치?경제?군사?문화 등)―이 결합되어 한국이 발전된 국가 진입에 악영향을 준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염원하는 수준 높은 국가로의 진입은 요원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회영역을 포함한 모든 사물들은 “내부조건외부조건”으로 나타나며, 양대 조건의 대립물통일과 투쟁은 “긍정조건 부정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즉, 양대 조건은 대립관계와 통일관계 속에서 일정한 상황에 따라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을 포함한다. 만약, 혹자가 이것을 부정하게 된다면, 사물의 내부모순도, 또 내부모순을 촉진시키는 외부모순도 생성 및 발전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은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을 성질상 표현하는 양대 근본속성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사―정은 일정한 조건에 의해서 노↔사간 대립물통일과 투쟁, 노↔정간 대립물통일과 투쟁, 사↔정간 대립적 통일과 통일적 대립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현실자본주의 사회구성체의 성격상 노↔사 및 노↔정간 모순쌍방은 일정한 조건 위에서 상대적 조건성의 통일을 형성하는 상호의존과 상호협력 관계가 존재한다. 이 상황은 결코 노동운동의 종말은 아니며, 더욱이 노동운동의 개량주의노선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상의 모순전개와 모순전화의 기초인 사회적 조건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일정한 조건은 유한조건을 의미하고, 이 조건은 사물내부의 성질상?지위상?역량상에 따라 언제든지 파괴시킬 수 있으며, 또 새로운 후속조건 내지 유리한 조건을 창출해 낼 수 있다.

 

 

레닌은『철학노트』에서 “대립물이 어떻게 동일할 수 있으며(…) 그것들은 어떤 조건 위에서 상호 전화하여 동일하게 되는가(…) 살아있는 조건적인, 동적인, 상호전화하는 것(…)에 관한 학설”*로 변증법을 규정하고 있다. 레닌이 여기서 근본상 언급한 것은, 대립물은 일정한 조건 위에서 상호전화하며, 조건 없이는 동적인 것도, 상호전화도 모두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오쩌뚱은 레닌의 이러한 사상을 계승?발전시켜『모순론』에서 제출하고 있다. 상호전화는 자유롭게 전화하는 것이 아니라, “모순되는 양 측면이 일정한 조건 위에 각각의 상반된 방면으로 전화한다.”* 그 원인은 바로 조건 때문이다.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99.

* 『毛澤東選集』第1卷, p. 327.

 

 

모순쌍방은 성질상 신구쌍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건 역시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으로 형성돼 있다. 이런 정황은 성질상 모순전개 과정상에서 대립적 쌍방을 구성하며, 또 이러한 조건은 쌍방간 절대적 투쟁을 촉발시킨다. 성질상 상반되는 모순투쟁은 시간?공간?환경에서 진행되고 실현된다.*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76.

 

따라서 모순투쟁의 결과로 상호전화되어 기본모순의 관계를 제약하는 새로운 부정적인 한 방면은 자기성질로부터 전화되어 긍정적인 다른 한 방면의 지위를 점하며, 낡고 긍정적인 한 방면은 자기성질로부터 전화되어 부정적인 다른 한 방면의 지위를 획득한다. 명료하게 말하면, 모순쌍방은 일정한 조건 위에 서로 상대방의 지위로 전화한다.*

* 같은 책, 같은 쪽.

 

그렇다면, 단순하게 지위변경만 발생하는가? 그것은 결코 아니다. 이 전화과정은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 새로운 범주를 구성할 만큼 복잡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한다. 만약, 사람들이 기계적인 위치변화로 인식한다면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에서 구성되어 있는『실천의식변증법』이론의 핵심적 개념구조를 형성하는 대립통일원소→대립통일요소→대립통일본소→대립통일주소→진보보수쌍방→대립통일체로 전화되는 일련의 복합적인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를 모두 사상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모순의 생성→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사멸(극복?해결)→재생성→재존재→재운동→재변화→재전화→재발전(…)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굴곡적 발전과정을 무한히 지속하면서 낡은 것, 부정적인 것, 소극적인 것, 보수적인 것 등을 모두 폐기한다. 반면 새로운 것, 긍정적인 것, 적극적인 것, 진보적인 것 등은 모두 보존하면서 극복하고 한 차원, 한 과정, 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역동적인 변증법적 운동과정을 전개한다. 따라서 모순의 상호전화는 전(前)단계 사물의 질보다 한층 발전된 고급층차로 상승한다. 이러한 발전과정과 운동과정을 제약하고 모순전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조건"이다.

 

 

주지하다시피, 대립물관계의 본질적 연관을 반영하고 있는 모순쌍방간의 투쟁도 조건이 없으면 상호전화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 현실자본주의의 사유제도 계급사회로부터 사회주의-공산주의의 공유제도 무(無)계급사회로 변혁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은 자본가계급보다 다방면에서 강해야 한다. 혁명의지, 민주역량, 노동자당의 지도역량, 주력군의 합리적 편성, 투쟁전술전략 등 주체역량과 객관조건이라는 내부조건과 외부조건(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 등등)이 성숙되지 않으면 상호전화로서 혁명투쟁에 의한 사회주의 사회건설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모순전화는 반드시 조건을 기초로 한다.

 

 

모순관계의 일반성을 표현하는 통일성과 대립성은 일정한 조건 위에 성립하는 범주이며, 조건이 없으면 범주자체는 성립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모순전화 단계상의 철학범주인 동일성과 투쟁성의 범주도 조건 없이는 전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범주성립도 역시 불가능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순문제를 분석하고 인식하기 위해서 조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알았다. 대립물관계의 본질적 연관을 반영하고 있는 모순쌍방의 내부를 깊게 통찰해 보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공통조건과 전화조건”을 각각 내부에 포함하고 있다. 지난, 소련?동독?중국에서 연구되었던 변증법의 내용 중 대립물관계의 본질적 연관의 가장 선명한 형태를 반영하는 것은 모순쌍방의 상호연관이다. 이 연관의 상호제약 속에서 공통의 특징이나 요소?성분?측면들의 상호침투의 통일로서 모순의 통일성(동일성)을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이해 정도는 이론상 실천상 노↔자 관계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서 접근하게 만든다.*

* 1980년대 한국좌파진영의 정통맑스주의 철학적 이해는 소련?동독에서 출판되었던『철학교과서』수준의 추상화된 철학적 내용을 이해하는데 머물렀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순의 통일성을 일정한 조건 위에 각 요소, 각 성분, 각 측면의 공통된 특징이나 상호매개, 불일치, 공동의 요구에 대한 전화로만 이해하였기 때문에 이론상 실천상 현실적인 구체적 조건에 관한 연구는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모순의 통일성이 반영하는 본질적 연관의 성질과 조건에 대한 인식은 형성되지 못했고 그것들이 체현되고 있는 구체적 현실은 진보↔보수간 모순투쟁과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의 각 측면의 내용이 성질상 양 측면으로 분할되어 모순쌍방의 투쟁성을 결정하는 근본성의 요인이라는 것도 인식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물론, 이것은 헤겔과 맑스-레닌주의, 마오쩌뚱 사상으로 계승되어온 유물변증법이론의 내재적 한계였다. 하지만, 세계는 끊임없는 생성과 사멸, 전화와 발전 속에 있기 때문에 정통맑스주의도 시대발전과 함께 항구적인 발전을 추동시켜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정통맑스주의를 시대적 제한성으로부터 극복함과 동시에 획득되어지는 새로운 이론과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다.

 

 

객관적 실재의 개별사물은 모두 자기 고유한 "내재적 규정성"과 "외재적 규정성"의 통일체로 구성된 물(物)이다. 일정한 사물의 자기동일성과 자기부정성의 규정은 양과 질로 표현된다. 객관적 실재는 사물의 양?질을 다양?다종?다면의 부동성의 질과 양으로 통일된 사물의 총화이다. 그렇다면, 객관세계의 개별사물은 내재적 자기동일성의 질적 규정성과 외재적 자기동일성의 양적 규정성을 결정하는 기초나 근거는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양과 질을 규정하는 철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일정한 사물내부에 질과 양은 무수히 존재하는가?

 

예컨대, 근본질?기본질?부분질?전체질?전체량?부분량?기본량?근본량(…) 등등 각각의 질들을 이분법으로 분할 가능한 다종다양한 양과 질로 규정하는 기초는 무엇인가? 바로, 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여 사물내부의 자기동일성의 질적 규정성을 파괴시켜 자신의 타자로 전화시키는 것까지 추동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이것은 사물내부의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모순쌍방간의 역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현실사회도 다종다양한 사회적 질이 존재한다. 삶의 질, 노동의 질, 생산의 질, 상품의 질, 예술작품의 질, 문학작품의 질, 공직자의 질, 교사의 질, 연구논문의 질, 대학의 질(수준) 등등 다종다양한 질을 결정하는 기초와 근거는 “양적조건”과 “질적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이것들을 영역 상에서 전체로 보면, 다양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이 상호작용으로 생성되고, 일정한 조건 위에서 변화와 발전 및 사멸의 과정을 드러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양질전화와 그 역의 법칙”도 일정한 조건 없이는 양변?질변?비약도 불가능하다.

 

 

주지하다시피, 일정한 사물내부에는 다종다양한 “양”(量)이 존재한다. 사물의 양(量)은 긍정방면(긍정조건)과 부정방면(부정조건)으로 양분되어 상호작용에 의해 대립과 통일을 형성한다. 또, 사물내부의 자기동일성의 내재적 질적 규정성은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로 정립된 모순쌍방으로 발현된다. 모순쌍방은 신구쌍방(신질↔구질)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대립물통일과 투쟁을 야기한다. 여기에 일정한 조건에 따라 양적 변화의 양과 질적 변화의 한도가 결정되며, 또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비약을 촉진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비약은 반드시 일정한 조건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사물발전의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질적 변화과정은 사물내부의 긍정조건의 주도적 측면인 기본조건부정(否定)조건의 부차적 측면인 비기본조건이 상호작용으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을 변화시키고, 또 내부조건 속의 부정(否定)조건의 부차요소가 긍정조건의 주요요소로 성장?발전하여 새로운 기본조건긍정방면을 형성한다. 이것은 질적 변화 이후, 새로운 양적 변화 단계 이전의 일정한 시간상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내부조건 속에 긍정조건주요요소부정조건부차요소로 퇴보하여 사멸하거나 혹은 일정한 조건에 의해서 새로운 기본조건부정조건으로 한 방면을 형성한다.

 

 

이러한 일련의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비약과정은 전(前)단계의 사물내부의 모순이 현단계로 전이되어온 하나의 근거에 불과하지만, 외부조건의 원인이 내부조건의 근본요소와 상호작용으로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의 발전형식을 체현한다. 이와 같이, 조건은 여전히 사물의 운동과 변화의 실질적인 “기초”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조건을 어떻게 분석하고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를 인식하면서 현실모순의 구체적인 운동법칙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의 문제는 조건분석의 역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3) 운동과정상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이론적 실질.

 

 

중국공산당중앙당교 공인맑스주의『철학교과서』개정판(1997년)에서 모순되는 대립물은 일정한 조건 위에 상호연결?상호의존?상호침투?상호관통하고 있는 성질이며, 모순쌍방간은 상호교류 할 수 있는 매개역할의 “교량”(橋梁)이 존재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 楊春貴 外 主編『馬克思主義哲學敎程』北京, 中共中央黨出版社, 1997, p. 84.

 

 

우리들은 모순의 생성과 존재, 모순의 운동과 변화, 모순의 전화와 발전과정상에서 근본적으로 제기되는 모순의 일반적 성격의 한 측면인 통일성의 범주에 대하여 헤겔?맑스?엥겔스?레닌?마오쩌뚱을 비롯하여 소련?중국?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 나타난 여러 규정을 앞에서 각각 비교적 상세히 살펴보았다.

 

 

우리가 앞에서 검토해 보았듯이, 정통맑스주의 고전대가들과 소련?동독의 철학자들에게서 나타난 경향들은 대립물구조상의 여러 요소?측면?성분들의 대립적 경향의 제약성에서 머물러 있었다. 다시 말해, 대립물이건, 모순이건, 상반적 측면을 구성하는 반대물 혹은 대립물에 대한 지위상?역량상?성질상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으며, 또 대립물과 모순을 전제하는 그 원인의 기초가 되는 조건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지만, 역시 모순과 대립물의 성질상 역량상의 분석은 아직 규정되지 않는 관계로 조건은 단지 일정한 조건 정도로 언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상호관계 및 상호작용의 결과는 사물운동과 발전과정상에서 어떤 작용력을 가지고 있는가? 물질세계의 객관과정 중 모든 사물은 어느 특정한 정황에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때, 절대적 투쟁과 상대적 동일은 변증법적인 연관과 발전의 진행을 이룬다. 따라서 물질세계의 모든 사물들의 모순 혹은 모순총체(모순통일체?모순계통)는 그것이 “1:1” 단순모순체든, “1:1” 이상의 복합모순체든 상관없이 생성→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사멸 과정의 일정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일정한 시간?공간상 제약되어 있는 특정한 모순체의 존재는 오직 일정한 조건 위에 존재할 수 있으며, “낡은 모순체가 새로운 모순체에 의해서 대체되는 것은 구체적 현실적인 사물내부는 반드시 전(前)단계의 전체과정이 발생작용으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낡은 모순체가 새로운 모순체로 전화되는 과정을 말하는데, 어느 특정한 제약조건의 정황에 일정한 모순체의 일부분은 낡은 모순체 중에서 전화되어온 것이며, 낡은 모순체의 요소나 성분 중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것은 새로운 모순체의 조건을 구성한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79.

* 같은 책, 같은 쪽.

 

 

간단히 표현하면, 낡은 모순체중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진보적 요소는 보존되어 새로운 모순체의 새로운 과정의 전개상 조건으로 전제되는 것을 전제조건이라고 한다. 모순체는 간단히 “1:1” 모순을 형성하는 경우와 “1:1” 쌍방 이외에 다종의 인소?요소?성분?측면 등 다양한 구성원소가 존재한다. 그 중 오직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을 형성하고 일정한 조건 위에 대립물통일과 투쟁이 전개되는 “1:1” 모순쌍방으로 발현되는 단순모순체가 존재하며, “1:1” 이상의 모순관계를 구성하는 복합모순체의 내부에는 매우 다양한 인소?요소?성분?측면 등으로 복잡한 내부구조를 형성한다. 여기에는 일:다, 다:일, 다:다의 모순관계를 이룬다. 따라서 복잡 다양한 내부구조는 더 많은 조건과 더 많은 모순이 존재하고 이들 중 낡은 것, 부정적인 것, 보수적인 것은 폐기되고 새로운 것, 긍정적인 것, 진보적인 것은 보존되고 끌어올려 모순체 형성과정의 조건을 구성한다.

 

 

이와 같은 사물인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객관사물의 모든 존재물, 지금 현존하는 구체적인 사물들의 내외부의 “긍정조건”들은 전제조건이 그것의 “기본내용”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제조건은 모두 긍정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존의 특정한 사물은 영역상 보면,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으로 분류된다. 내부조건 내부모순 기초가 되고, 사물의 운동?발전의 제1원인이 되는 기초로 작용한다.

 

모순의 성질상 대립물관계의 본질적 연관의 양대 측면을 구성하는 조건은 긍정조건 부정조건이다. 그런데 일정한 조건, 즉 유한조건은 모순쌍방간 대립물통일과 투쟁에 의해서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전화되기 이전단계의 "내부긍정조건"은 전화이후 단계에선 "내부부정조건"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전제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것은 낡은 과정의 부차방면이 "부정조건"으로서 새로운 과정의 주요방면으로 이행하여 "긍정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자본주의 계급사회의 사적소유에 기초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소수에 의한 대중지배 등 적대적 계급모순은 혁명적 부정을 통하여 전개되는 이후의 사회인 공동소유에 기초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협동, 계급 없는 평등사회, 소수의 독재로부터 해방 등 이러한 사회성격의 모순전개는 이전 사회와는 완전히 다른 조건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현상을 헤겔은『논리학』중《개념론》제3장 [절대적 이념]에서 부정의 부정의 실질로서 전(前)사물의 새로운 것, 긍정적인 것, 적극적인 것, 진보적인 것을 보존하고 끌어올려 새로운 사물내부의 주도적 방면의 긍정조건으로 전화되는 “지양”(止揚)을 말하고 있다.

 

당대 한국의 정신문화사를 보면,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래 2000년 초반 21세기 오늘날까지도 일제식민지 잔재는 사회세력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여전히 남아있고, 유교적인 가부장적 사회질서와 낡은 권위주의의 폐해는 21세기 첨단과학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것은 역사발전과정상 낡은 과정과 새로운 과정 간의 후(後)과정은 전(前)과정의 새로운 것을 “전제조건”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사물발전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통일로서 매개역할을 담지하는 내용적 실질이 전제조건의 역할이라면, 사물의 발전과정상 여러 조건 중 잠재되어 있는 조건이 존재한다. 즉, 특정한 현실적 구체적 사물로서 일정한 조건 위에서 타자로 전화되어 새로운 사물 중에 시간상 후(後)발생적 조건이 존재한다. 이것을 "후속조건"이라고 한다. 현실사물은 모두 고정불변의 형태로 존재하는 사물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 위에 타자로 전화되어 새로운 형태의 사물로 변화한다. 이때, 새로운 사물로 변화하게 만든 조건은 당연히 새로운 조건이 된다. 만약, 사람들이 이와 같은 전화과정을 부정한다면, 세계는 고정불변의 상태로 한 폭의 수채화를 감상하게 될 것이다.

 

 

세계는 실재로 일정한 정황하의 특정한 사물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을 형성하고, 이것들은 사물의 운동?발전의 법칙에 의해서 순환한다.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을 특정한 사물내부의 성질상 시간?공간상 동일층차 동시적 존재조건으로 모순쌍방의 신질↔구질을 제약하는 원인의 기초라고 본다면, 전제조건 후속조건은 사물내부의 시간?공간상 부동의 층차상 비동시적 존재조건으로 모순쌍방의 신질↔구질의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과 상호투쟁의 전화단계에서 발생하여 새로운 모순생성의 기초를 제공한다. 모순쌍방의 신질↔구질의 양측면은 요소와 성분 및 공통적 요구에 종속되어 실질적으로 상반된 측면을 구성하고 조건을 형성하는데 기초를 제공한다.

 

 

그런데, 물질세계의 특정한 사물은 일정한 조건 위에서 대립물투쟁 속에 양적 변화가 전화되어 질적 변화를 이루고 새로운 사물을 생성하는 과정 중에는 수많은 필연성과 우연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필연성은 “현실의 제사물, 제현상, 제과정, 제대상 간의 안정되고 본질적인 그리고 그것에 선행하는 발전의 경과 전체에 의해서 조건지어진 연관”*으로, 반면, 우연성은 현실의 제사물의 현상, 과정상에서 “출현과 존재는 극히 비본질적인 요인들에 의해 제약 당하고 있다는 점”*이며, 필연성의 한 형태로서 그 보완적 성격으로 출현한다. 따라서 세계의 모든 현상 중 필연성의 조건과 우연성의 조건이 상호전화될 수 있는 것은 일정한 조건 위에서 가능한 것이고, 실제로 또 수많은 우연성은 필연성의 형태로 현상화된다.

* 콘스탄티노프『철학의 기초이론』도서출판 두레편집부 譯, 1994, p. 160.

* 같은 책, p. 162.

 

 

 

 3.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원리상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은 전제성의 본질적 조건.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말하는 공통조건개별조건은 복잡 다양한 사물분석을 위해서 반드시 해명을 필요로 한 전제성의 본질적 조건이다. 우리는 제2절에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을 범위상 분류에 따라 사물의 생성→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상 제기되는 조건들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그러면, 여기서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의 철학적 해명을 위해서 레닌의『발전학설변증법』사상을 정통으로 계승?발전시킨 마오쩌뚱의『모순론』에서 모순의 보편성과 모순의 특수성의 규정을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전자는 “모든 사물의 발전과정 중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과 “각각의 사물은 발전과정 중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운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후자는 “모든 운동형식은 내부에 자신의 특수한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 특수한 모순은 한 사물과 다른 사물을 구별해 주는 특수한 본질을 구성한다. 이것은 바로 세계상 여러 가지 사물이 천차만별하게 되는 내재적 원인 혹은 근거이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05.

* 같은 책, 같은 쪽.

* 같은 책, pp. 308~309.

 

 

지금, 여기서 마오쩌뚱의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정의 규정의 문제를 살펴본 이유는 바로 조건모순존재 발전 원인에 대한 기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2절에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을 총괄적으로 분석하면서 일정한 조건 없이는 모순도, 변화도, 전화도,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질세계도 일정한 조건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사물의 존재 자체는 일정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수하다.

 

다시 말해, 물질세계가 전제성으로 일정한 조건을 필연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면, 그런 "조건"은 공통조건 혹은 조건의 보편성이다. 마찬가지로, 사물 자체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개별사물로 일정한 조건을 갖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개별조건 혹은 조건의 특수성을 갖는다. 왜냐하면, 물질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일정한 조건은 조건의 보편성 혹은 보편조건이며, 또 일정한 조건은 개별사물의 내부에도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조건의 특수성 혹은 특수조건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수조건이 없으면 물질세계의 다양?다종?다면의 사물을 구별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계에 존재하는 만물은 모두 공통조건(조건의 보편성)과 개별조건(조건의 특수성)을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건의 분류는 영역상의 구분으로서 (1) 공통조건과 개별조건, (2) 필요조건과 부차조건, (3) 기본조건과 필요조건, (4)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문제가 내포되어 해명을 필요로 한다.

 

 

    [1]  물질존재의 영역상 구분으로서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의 이론적 실질. 

 

 

물질세계의 객관과정 중 일체의 다양한 존재양태는 운동을 기본속성으로 변화와 발전, 전화와 사멸의 전체과정을 추동하며, 특정한 사물내부는 내부조건에 의해 운동과 변화를 발생시킨다.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근본적인 전제성본질적 조건공통조건 개별조건이 존재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변증법적 유물론』과『유물론적 변증법』은 정통맑스주의 철학의 핵심적 구성요소 (혹은 성분)이다. 여기에 철학적 대전제는 세계의 물질적 통일성의 원리와 세계의 보편적 연관과 항구 발전의 원리이다. 전자는 철학의 근본문제인 물질과 의식의 관계에서 유물론철학의 해명방면이며, 후자는 철학적 세계관적 근본문제인 변증법과 형이상학의 관계에서 유물변증법철학의 해명방면이다. 세계의 물질적 통일성은 운동하는 물질이 다(多)의 일(一)과 일(一)의 다(多)의 통일로 물질성에 근거하며, 물질의 존재방식은 시간?공간상의 운동이다. 즉, 운동은 물질세계의 모든 사물내부에 존재하는 근본속성중 하나이다. 여기서 운동?시간?공간은 운동하는 물질세계에 존재하는 공통조건(조건의 보편성 혹은 보편성의 조건)이다.

 

 

물질은 시간?공간상 존재하며, 존재방식상의 운동하지 않는 물질은 없다. 개별사물은 자기특색의 고유한 구체적인 특수한 운동방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물질운동의 방식과 물질구조의 특수성은 개별사물 자체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하는 물질은 자신의 개별조건(조건의 특수성 혹은 특수성의 조건)을 갖는다. 여기서 언급한 물질은 17세기 기계론적 유물론자들이 규정한 물질도 아니고, 레닌의『유물론과 경험비판론』에서 정의한 인식론적 물질도 아니다. 인식주관의 밖에 있는 물질 자체이다. 따라서 물질은 인간의식의 외부에 독립해서 존재하며, 물질일반의 성질과 실질을 갖는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공통조건을 갖는다. 또한, 물질존재의 형태는 구체적인 동시에 다양?다종?다면?다층차적으로 형성된 무한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개별조건(=특수조건)을 갖는다. 만약, 사람들이 물질의 구체적 형태와 일반적 형태를 사상하거나 인식하지 못한다면, 물질은 담론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물질을 존재자로서 갖는 공통조건과 자연존재의 물이 구체적 사물 형태로서 갖는 개별조건(=특수조건)을 설명하였다. 그 결과 물질세계는 모두 조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조건성은 다양?다종?다면?다층적인 사물구조 속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며 시간?장소?범위?공간?과정?단계들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되고 있다.

 

 

     [2]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이론적 실질. 

 

 

정통맑스주의『조건변증법학설』상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자연계와 인류사회 및 인간사유 중에는 다양한 조건의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충분조건, 필요조건, 필요충분조건, 전제조건, 선결조건, 기본조건, 주요조건, 부차조건, 근본조건, 후속조건 등등.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필요충분조건, 전제조건의 문제에 대하여 일상에서도 자주 거론하곤 한다.

 

『조건변증법학설』에서 조건은 사물의 모순을 야기하는 원인의 기초라고 규정할 때, 객관사물은 보편적 연관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모순관계를 구성한다는 것은 전통적 개념의 모순규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때, 모순관계가 구성된다는 의미는 그 기초로서 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상의 학설을 완전히 초월한 새로운 견해이다. 왜냐하면,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 철학학설은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서 연관과 발전이 전제되었고, 발전을 해명하기 위해서 “일정한 조건”이라는 술어만 단지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에서 물질세계의 모든 사물은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 이들 조건은 객관세계의 영역상에 따른 분류라는 것도 설명하였다. 객관사물의 일체가 영역상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을 가진다고 할 때, 거기에는 사물의 생성과 존재, 변화와 발전, 사멸과 생성의 순환과정 중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문제가 제기된다.

 

 

레닌이 맑스주의의 혼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하는데 있다. 라고 할 때, 또 맑스?엥겔스?레닌?스탈린이 모든 것은 조건들에 달려 있다고 할 때, 세계의 모든 조건들은 시간?공간?장소에 따라 전이된다. 라는 명제는 바로 구체적 조건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 조건의 분석을 통한 시간 공간상 제약되어 있는 조건, 즉 유한조건이라는 것은 한국프롤레타리아좌파진영의 투쟁역량에 따라 난공불락의 철옹성이 될 수도 있고 또 일거에 파괴시킬 수도 있다. 바로, 여기에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조건들―전제조건, 기본조건, 주요조건, 근본조건, 충분조건―은 모두 필요조건이며, 이외에 보완조건이나 부가조건 등은 부차조건이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67.

 

 

인간의 의식외부에 독립해서 존재하는 세계의 모든 사물은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필요조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순의 생성→존재→전개→발전→극복은 불가능하다.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은 서로 구분되어 있으면서 상호연결된다. 한 사물내부 중 필요조건은 타사물에는 부차조건이 되며, 반대로 부차조건이던 것이 어떤 사물내부에서는 필요조건이 된다.”*

* 같은 책, 같은 쪽.

 

 

이것은 시간?공간상의 제약 하에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역사적 발전단계의 일정한 수준에 조응하고 있는 특정한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핵심적 구성요소인 사회적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유와 그것에 의해 결정되는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간 계급모순은 자본주의의 사회구성체 상에서 필요조건이며, 정치적 상부구조의 다당제와 농민?중소상공업계급은 부차조건이다. 이러한 조건분석은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파악하는데 필요하다. 환언하면, “필요조건에 의해 모순의 특수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사물의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문제를 분석하지 않으면 사물의 모순을 분석할 수 없게 된다.”*

* 같은 책, 같은 쪽.

 

 

세계는 단순하게 “1:1” 모순을 형성하고 있는 단순모순체만 존재한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복잡한 유형인 복합모순체도 존재한다. 그곳에는 수 개의 필요조건과 수 개의 부차조건이 동시에 존재한다. 하지만, 단순모순체든, 복합모순체든 관계없이 모순체 내부는 모순의 지위 및 역량의 서열적 층차의 질서적 표현을 구성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건도 역시 주요조건과 부차조건(보완조건)으로 기능상의 층차서열을 담지하고 있다. 때문에 수 개의 필요조건이 동시에 존재한다 해도 그곳 역시 서열의 질서적 표현과 기능적 역할은 명확하게 구별된다. 즉, 필요조건들간에도 “주요적 필요조건”과 “부차적 필요조건”으로 층차서열을 이룬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현실자본주의의 사회구성체를 형성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가 생산관계의 성격을 결정하는 사적소유관계와 이것에 의해 규정받는 계급관계이다. 계급관계의 운동모순성에서 야기되는 직접적인 운동유형은 다양?다종하며 또 계급관계의 운동모순의 전개이후 파생되는 운동모순의 직접성은 약하게 나타난다. 사회구성체의 다층적 복합관계로 하나의 상대적 운동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다종다양한 운동모순 역시 계급관계의 직접적 운동모순과 연관을 맺고 있는 하나의 전체 혹은 전체의 하나를 형성한다.

 

여기에 다양한 논쟁의 소지가 존재하는 운동모순은 현실자본주의 경제적 사회구성체상의 운동모순과 현실자본주의 사회구성체상의 운동모순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전자의 운동모순의 제1층차 심급이 노동운동을 중심축으로 종향연관의 층차서열을 형성하는데 반해서, 후자는 제1층차 심급으로 노동운동과 통일운동, 환경운동과 반제국주의운동 등등이 동일층차 심급의 층차서열로 등치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전자의 경우, 운동모순의 층차서열에 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겠으나, 후자는 1980년대 한국의 사회구성체논쟁처럼 운동모순의 층차서열 심급문제에 대한 논쟁의 소지가 존재할 수 있다.

 

그렇지만, 횡향연관 공간상 다방면의 운동모순이든, 종향연관 시간상 다층차의 운동모순이든 상관없이 필요조건으로서 주요방면의 운동모순은 여전히 노동운동이다. 다만, 사회구성체 상에서 필요조건은 동일층차 운동모순의 심급으로 통일운동, 환경운동, 반제국주의운동, 반전반핵평화운동 등등 다방면의 운동모순을 설정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 또한 필요조건의 층차서열은 존재한다.

 

따라서 사회구성체 상에서 운동모순의 횡향연관 공간상 다방면성―노동운동, 통일운동, 환경운동, 반제반미운동, 인권운동, 반전반핵 평화운동, 여성운동, 소수자운동(…) 등등―과 종향연관 시간상 다층차의 운동모순을 평면적 나열의 운동모순으로 설정해서는 안 되며, 입체적 층차서열의 운동모순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운동모순의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을 분석하는 일은 중요한 이론작업이다.

 

왜냐하면, 사물운동은 각각 내부에 필요조건이 존재하며, 또 필요조건 중 주요조건과 부차조건은 상호협력하여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규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운동모순을 구별하는 것과 같이 사물운동 중에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을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서 한층 더 들어가 보면, 필요조건을 구성하는 조건으로 "기본조건과 보조조건"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어떤 사물이나 현상 및 과정 중에는 그것을 형성하고 있는 수많은 구성원소와 구성요소 및 구성성분들 그리고 조건들 중에는 각양각색의 정태적 동태적 관계 속에 그것들의 기본이 되는 것과 보조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세계의 사물구성은 내부에 그것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구성원소와 구성성분 그리고 비기본적인 구성원소와 구성성분 등이 상호결합되어 있다. 바로,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기본조건"은 객관세계의 어느 특정한 사물들의 내부구조 중에 모순의 성질을 규정하는 근본원인의 기초를 제공해 주는 조건과 그렇지 않고 그것의 기초를 보완해 주는 조건이 존재한다.

 

 

사회적 존재가 사회적 의식을 결정하고 사회적 의식은 사회적 존재에 대해 반(反)결정한다고 할 때, 사회적 의식의 제형태는 경제적 사회구성체 형성의 "보조조건"이다. 반면, 생산력과 생산관계, 토대와 상부구조간 모순은 일정한 역사적 발전단계에 조응하고 있는 사회구성체 상에서 사회발전의 기본모순이다. 이때, 기본모순을 형성하는 원인의 기초가 바로 기본조건이다.

 

 

 

  [3] 근본성과 전제성의 조건 위에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이론적 실질. 

 

 

중국의 혁명가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혁명투쟁 중 곤란한 조건이 순조로운 조건보다 클 때가 있는데, 이때 곤란한 조건(조건―인용자)이 모순의 주요방면이고 순조로운 조건(조건―인용자)은 부차방면이다. 그렇지만 혁명당원의 노력은 곤란한 것을 점진적으로 극복하고 순조로운 것으로 새 국면을 전개시켜 나갈 수 있으니 곤란한 국면은 순조로운 국면으로 바뀌게 된다.”*라고 했다.

*『毛澤東選集』第1卷, pp. 324~325.

 

 

마오쩌뚱이 여기서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세계의 모든 사물은 내외부의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을 받아 성장하고 발전한다. 이 조건은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1:1”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관계를 구성하며 상호전화한다. 이들은 상호침투하고, 상호모순하고, 상호포괄하며 특정한 모순을 형성하는데 기초가 된다.

레닌은『철학노트』에서 “대립물통일(합치, 동일성, 동등작용)은 조건적이며 일시적이고 상대적이다. 상호배척하는 대립물투쟁은 발전과 운동이 절대적인 것처럼 절대적이다.”*라고 지적했듯이,

* Lenin『Philosophische Hefte』LW Bd. 38, p. 339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에서 사물의 모순은 대립과 투쟁, 운동과 발전을 절대적인 것으로 승인한다. 세계의 모든 사물의 운동→변화→발전→사멸의 과정 중 유리한 조건의 영향을 받을 때, “모순의 대립과 투쟁, 운동과 발전은 절대적이지만 불리한 조건의 경우엔 모든 사물모순의 통일, 동일, 전화는 상대적이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69.

 

환언하면, 유리한 조건일 때 발전과정은 순조롭지만, 불리한 조건이 강력한 작용력을 미칠 때 일정한 사물 자체는 성장과 발전의 조건이 유리한 조건으로 전화될 때까지 상대적 정지상태 혹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잠복상태로 머물며 장기간 동안 조건을 구비하기 위해 암중모색의 단계 중 정체하게 된다. 따라서 조건의 구비가 충족되면 사물의 운동→변화→전화→발전은 절대적인 것처럼 성장?발전한다. 이와 같은 사물운동과 사물발전의 과정을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상대적 정지 상태와 현저히 변동하는 상태”*로 양대 사물변화의 형태를 정식화하고 있다.

*『毛澤東選集』第1卷, p. 332.

 

 

그렇다면, 일정한 사물이 양적 변화를 통해 질적 변화로 전화되어 타자로 변하는 근본원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또, 사물내부에 모순이 출현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등등.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1989~1991년 대전환(좌절) 전까지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철학교과서』에서는 그 해명을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내재적 이론 자체에서 연구성과를 찾기란 쉽지 않다. 마오쩌뚱은『모순론』에서 전자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두 종류 상태의 운동은 모두 사물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모순되는 인소간의 상호투쟁으로 야기된다.”*라고 하였다.

* 같은 책, 같은 쪽.

 

 

이것은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의 근본원인을 사물의 양과 질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인소?요소?성분?측면 등이 성질상 대비 상호대립?상호통일의 결과에 근거한다. 마오쩌뚱의 이러한 분석은 소련?동독 공식맑스주의 철학이론을 완전히 압도한다. 이것은 근본상 헤겔 관념변증법의 논리구조상 대범주간의 단절성을 완전히 극복하고 있다. 헤겔 관념변증법의 논리구조는 존재론→본질론→개념론의 상향적 연관을 시간상 반영하는 정→반→합의 단선성의 논리적 공간질서로 입체성의 결함을 갖고 있다.〈존재〉,〈본질〉,〈개념〉의 범주가 하나의 정체성으로서 개념발전의 “절대정신” 속에 함몰되어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철학적 과학의 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후자의 문제에 대하여 마오쩌뚱은 일정한 조건, 필요조건, 존재조건 등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도의 조건론의 언급은 탁월한 높은 수준의 통찰력으로 사물을 관찰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리는 앞에서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 사물의 생성→성장→발전→사멸의 총체과정 중 모순의 대립과 투쟁, 운동과 발전을 절대적인 것으로 승인한다고 했다. 또, 조건의 제약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하였다. 사물존재의 범위상 분류에 따라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의 전개과정상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은 모순전화의 양 측면을 구성하는 조건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환언하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은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로 일정한 사물이 양질전화를 통해 타사물로 변화되는 전화단계의 국면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한 것이라면, 지금 언급하고 있는 유리한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특정한 사물의 모순 혹은 모순되는 일정한 사물의 출현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초로서 존재한다. 즉,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공통조건과 개별조건,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기초상 구분되며, 유리함과 불리함의 분별도 그 위에서만 가능하다.”*

* 章韶華『我所理解的馬克思主義辯證法』北京, 中國廣播電視出版社, 1992, p. 170.

 

따라서 구체적인 현실사물의 생성과 존재, 생성과 전화, 발전과 사멸과정 중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서로 따로 떼어놓고서는 담론의 대상이 안 된다. 두 조건은 현실세계와 현실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조건은 이론상?실천 상에서 어떻게 구별하여 변혁운동에서 운용할 수 있는가? 과연, 그렇게 조건은 중대한 것인가? 앞에서 수차례 설명한 바 있듯이, 조건은 모든 사물의 내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사물의 생성→존재→운동→변화→전화→발전→사멸의 전과정 속에서 작용하고, 모순의 운동→전개→발전→사멸(극복?해결)의 전과정을 촉발시키는 근본원인기초라고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세계의 모든 사물은 필연적으로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공통조건), 그 조건은 개별사물 각각의 운동형태와 존재형태 및 구성원소와 구성성분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특수한 개별조건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반드시 사물의 생성과 존재, 변화와 발전과정 및 단계상에는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의 기초 위에 사물의 운동?변화?발전과정 중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문제가 규정되거나 결정된다. 따라서 우리는 사물을 인식하거나 변혁하는데 양 조건을 잘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자본주의 신자유주의의 경제정책의 불리한 조건을 어떻게 하여 노동자계급의 유리한 조건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또, 경제정책의 불리한 조건의 원인에 의해서 전개되는 사회적 의식일반인 상부구조의 여러 의식형태들, 특히 예술?문화?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전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불리한 조건을 어떻게 노동자?민중의 유리한 조건으로 전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은『조건학설변증법』상에서 보면,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이 출현하기 전(前)단계나 과정, 즉 낡은 조건과 새로운 조건의 문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일정한 수준에 조응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구성체상의 사회적 조건이라는 것은 불변의 형식과 내용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낡은 조건은 새로운 조건에 의해 대체되는 신진대사의 운동?변화?발전과정 속에 놓여 있으며, 불리한 조건 자체도 지속적인 운동상태에서 다종다양한 조건들을 생성하고 사멸하는 과정 속에 있다.

 

 

즉, 신자유주의 정책의 불리한 조건 속에는 여러 다양한 조건들이 출현하여 노동자?민중들의 여러 조건들과 상호결합하고 상호작용하여 새로운 조건을 창출한다. 따라서 한국 부르죠아 지배계급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유리한 조건도, 또 노동자계급의 불리한 조건도 모두 고정불변의 조건은 아니며, 시간?공간?장소?범위에 따라 상호침투하고 상호전화한다.

 

이와 같이, 새로운 조건은 부단히 출현하고, 낡은 조건은 부단히 사멸해 가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모두 신진대사를 통해 전화한다. 때문에 문제의 핵심은 신자유주의의 사회경제정책 중에는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이 노동자?민중에게 동시적 혹은 비(非)동시적 작용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 새로운 조건과 낡은 조건들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신자유주의 정책으로부터 전개되는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의 문제들을 제대로 파악하여 실천상 운용하기란 만만치 않게 된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은 영역상 공통조건과 개별조건, 효용상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기초 위에서 구별된다.

 

 

정통맑스주의『조건학설변증법』에서 근본성의 문제로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이 존재한다면, 전제성의 문제로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이 존재한다. 근본성과 전제성의 영역의 조건이 상호결합?상호침투?상호작용을 통해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조건학설을 구성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을 구별하기 위해서 반드시 공통조건과 개별조건의 전개과정상에 사물의 생성과 존재, 운동과 변화, 발전과 사멸로 이행하는 도중에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이 조건들(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의 기초 위에 규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낡은 조건과 새로운 조건의 기초 위에서 주요조건과 부차조건으로 나눠진다. 왜냐하면, 새로운 조건과 낡은 조건은 고정불변의 조건이 아니라 상호침투하고 상호전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김대중정권(1998.2.25~2003.2.24)의 햇볕정책(포용정책)시행이후, 남?북한은 적대적 대결구도에서 화해?협력의 관계로 이행하는 “통일과정”* 속에 있는데, 공통조건은 경제협력을 기초로, 개별조건은 남한은 자본과 기술을, 북한은 자원과 노동력을 상호결합하고 상호침투하고 상호작용하여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 냈다.

* 나는 여기서 통일과정을 정치적, 경제적, 지리적, 국토적 통일, 즉 남-북한 통일을 정치학상에서 언급하는 하나됨의 통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체제모순의 양방면간 대립물통일과 투쟁의 관계 중 일정한 조건이 성숙되는 토대 위에서 남-북한 모순관계의 통일성을 주도적 모순으로 전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기초 위에 제기되는 필요조건과 부차조건은 이산가족상봉, 장기수송환, 납북자문제, 월북자문제, 국군포로문제 등등으로 볼 수 있다. 이것들은 남?북한 각각의 내부조건에 의해서 제약 당하며, 특히 남한의 경우는 내부모순역관계극좌파?좌파?중도(좌우)파?우파?극우파의 대립통일원소 중에 중도파 대 우파?극우파의 대립통일요소간의 상호대립과 상호투쟁에 의해서 결정될 수밖에 없는 모순관계이다. 여기에 화해와 협력으로 이행하는 통일과정에서 새로운 유리한 조건들과 불리한 조건들이 출현하고 있는데, 중도파?우파?극우파간의 모순역관계에서 극우파의 대립통일요소가 주요방면으로 전화되고, 낡은 조건을 고수하여 새로운 조건을 제약하고 방해하게 될 때, 주도적 불리한 조건 부차적 유리한 조건을 제약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극좌파?좌파?중도(좌우)파?우파?극우파 대립통일원소 중에 중도파 대립통일원소가 주요방면으로 전화되어 새로운 조건으로 유리한 조건을 전개시켜 나갈 때, 지배계급의 통일과정의 진보적 정책집행은 “지역주의”라는 특수성의 개별조건에 의해서 왜곡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내부의 모순역관계는 극좌파?좌파?중도(좌우)파?우파?극우파 중에서 중도파↔우파?극우파간의 대립물통일과 투쟁으로 결정되는데, 이것은 북한의 외부조건외부모순과 상호연결되어 다시 남한의 내부조건을 통해서 내인화로 발현된다. 이때, 극우파의 대립통일요소가 새로운 유리한 조건의 전개과정을 끊임없이 제약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물질존재의 영역상 분류에서 보면, 공통조건과 개별조건, 필요조건과 부차조건,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 새로운 조건과 낡은 조건 등은 모두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조건은 객관사물의 운동→발전→사멸의 총체적 과정 속에서 변증법적 통일을 이룬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조건들은 세계의 일정한 사물 중에 구분되며, 범위상의 분류인 유물변증법상의 근본성의 본질적 조건인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으로 작용한다. 내부조건과 외부조건은 내부모순과 외부모순처럼 완전히 상반된 성질과 작용을 미치며, 변증법적 통일을 이루고 있는 근본성 본질적 조건이다.

 

 

 

   4.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의 기본특징상 조건관의 새로운

                   이해는 시대적 요청.

     ― 연관관.모순관.발전관.혁명관의 과학적 정초를 위한

      근본전제로서 요청된 조건관의 새로운 인식을 위한 이론설정.

 

 

정통맑스주의 변증법이론상 새롭게 제출되고 있는 조건관연관관 위에 정립되어 있으며, 모순관조건관 위에 기초해 있고, 발전관연관관?조건관?모순관의 발판 위에 정립되는 고층차의 철학적 관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객관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유물론적 변증법적 혁명적인 철학적 관점은 자연계?인류사회?인간사유의 최고 층차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혁명관을 확고히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여기서 가장 기초성?포괄성?전체성의 기본관점은 연관관이다. 엥겔스가 제출한 형형색색 사물들의 연관과 상호작용, 전체 자연계는 물체들의 하나의 체계, 하나의 보편적인 연관을 구성하고, 이 물체들의 연관에 의한 상호작용이 운동을 구성한다는 것, 인류사회현상을 포함한 전체 자연계는 하나의 체계로 형성된 각종 물체들의 상호연관으로 총체를 구성한다는 것(…) 바로, 이러한 논단들은 유물론적 변증법적 연관관을 정초해 주는 결정적인 철학적 논단들이다. 이 논단들은 정통맑스주의 유물론적 변증법적 세계관을 정립하는데 핵심이 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 테제 위에 모순관?발전관?혁명관을 과학화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서 조건관이 정립된다.

 

 

레닌의 저명한 논단, 대립물은 어떻게 동일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동일한가? 그것들은 어떤 조건 위에서 상호 전화하여 동일하게 되는가? 대립물들의 생동성, 대립물들의 상호전화, 대립물들의 동일성 등은 그 이전에 기초로서 조건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모순생성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계의 모든 사물의 운동과 모순은 일정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조건은 연관의 기초 위에서 모순운동과 모순발전 및 모순전화를 추동하는 기초의 역할을 담지한다. 모순이 객관과정의 운동과 변화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근원이자 변증법의 근본원리라고 한다면, 조건은 모순의 원리를 형성하고 있는 근본기초이자 기본원리이다. 따라서 모순의 보편성, 모순의 특수성, 모순 각 측면의 성질과 실질, 모순체 다방면 다층차 전화의 특수성 등도 모두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다.

 

 

세계발전사적 역사과정의 대전환기였던 1989~1991년 소련?동유럽사회주의의 중대한 좌절이후, 한국에서는 군사정권에서 이른바 문민정권으로 권력이행이후, 사회적 조건은 변했다고 사회변혁의 불가능성을 악선전하면서 변절한 운동가들과 이론가들이 속출했던 적이 있었다. 한때,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한국의 실천운동권과 이론계를 주도했던 인물들인데, 그들의 변화와 변절은 상당한 파장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이러한 일련의 국내외적인 조건 변화는 각종의 모순발생과 모순운동 및 모순격화를 완화시키는데 상당한 작용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사회적 모순총체 다방면 다층차를 보더라도 여전히 모순은 지양되지 않고 은폐되어 있거나 혹은 다른 형식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임노동↔자본의 착취문제가 그렇고, 허울좋은 문민권력의 부정부패가 그렇고, 소위 신자유주의의 사회경제정책이 그렇고, 교묘한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이 그렇고, 구조화되고 있는 20 대 80의 사회계층이 그렇고, 연고주의에 의한 패거리사회가 그렇고(…) 사회적 모순은 다종다양하게 발현되고 있는데, 사람들은 관념상에서부터 사회변혁의지를 꺾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이것들은 모두 내부모순 내부조건의 문제들인데 사회변혁운동가들과 이론가들의 오도된 철학적 세계관과 사회철학적인 착오는 대중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했는데, 결과를 보면 그렇지 못했다. 내가 앞에서 여러 번 지적했지만 사회적 조건은 시간?장소?범위?역량에 따라 반드시 전이하게 되어있다. 즉, 조건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사회적 조건은 시간상 유한조건과 무한조건으로 형성되어 있고, 일정한 조건이라는 것은 가변조건이자 유한조건이기 때문에 진보좌파진영의 투쟁역량에 따라 언제든지 파괴되거나 뛰어넘을 수 있는 시간?공간상 제한된 조건들이다.

 

실천운동가들과 이론연구가들이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과학적 이론화를 통한 선전 내지는 조직화를 이루어내지 못해서 못할 뿐이지 조금만 더 천착하여 이데올로기적으로 묶어내면 얼마든지 가능한 조건들이다. 따라서 세계프롤레타리아진영은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각도로 재조명하여 이론적 실천적으로 묶어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발전관을 새롭게 정립시킬 수 있고 종극적으로 혁명관을 재정립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연관관의 기초 위에 (사회적)모순관, (사회적)발전관, (사회적)혁명관을 철학적 과학으로 정초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조건관을 정확하게 확립하는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

 

 

우리가 앞서 제3장, 제5장, 제8장에서 각각 살펴본 것처럼, 연관의 다양성으로는 보편연관과 특수연관, 내부연관과 외부연관, 기본연관과 비기본연관, 본질연관과 비본질연관, 우연연관과 필연연관, 정체성연관과 안정성연관 등의 기초 위에서 모순의 다양성을 형성하고 있다 ; 보편모순과 특수모순, 내부모순과 외부모순, 본질모순과 근본모순, 기본모순과 비기본모순, 주요모순과 부차모순, 공시성모순과 역시성모순, 신구적대성모순과 내부구조성모순, 투쟁성주모순과 동일성주모순, 유리한모순과 불리한모순 등을 발현하고 있는 것도 모두 조건의 다양성들이다 ; 보편조건과 특수조건, 내부조건과 외부조건, 근본조건과 기본조건, 본질조건과 비본질조건, 우연조건과 필연조건, 긍정조건과 부정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 등의 기초적 작용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정확한 이해는 모순인식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성의 필수요소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조건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필요로 한 이유는 바로 사물을 정확하게 통찰하고 다양한 모순운동과 모순발전 및 모순전화를 과학적으로 파악하여 새롭게 변혁의지를 곧추세우는데 그 기초로서 정초작업을 시작하자는 뜻이다.

 

 

모순관?발전관?혁명관을 철학적 과학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지금 논술하고 있는 조건관을 튼튼하게 정립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맑스-레닌주의 철학적 발전관은 저급층차에서 고급층차로,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추상에서 구체로, 양에서 질로, 공통에서 개별로, 관념적인 것에서 물질적인 것으로, 이론에서 실천으로, 논리에서 역사로 각각 발전하며 조건이 기초로서 작용하고 기본원리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프롤레타리아진영의 실천운동가들과 이론연구가들은 당면하는 사회적 조건을 발전관과 혁명관으로 묶어서 선전할 수 있어야 하겠고, 조건관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21세기 새로운 사회변혁운동의 기초를 튼튼히 정초하기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확고히 인식할 때 새로운 변혁운동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제6장『발전학설변증법』철학사상편 중 제6절《발전관의 새로운 이해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한 이유는 바로 당대 21세기 철학적 총발전관을 새롭게 정립시키자는 맥락에서 매우 신중하게 재검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건관의 새로운 정립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식해 왔던 모든 지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역사발전과 시대진보에 부합되게 창조적으로 새롭게 규정하고 새롭게 정립하자는 시대적 요구이자 정통맑스주의『조건학설변증법』사상의 새로운 정초를 위한 총결적인 요구사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들이 물질적 자연계를 포함한 인류의 사회역사현상을 철학적 과학의 조건관에 입각해서 새롭게 인식한다면, 유한과정 중 무한과정과 무한과정 중 유한과정 속에서 "유한조건과 무한조건", "우연조건과 필연조건", "전제조건과 후속조건" 등등을 매우 투명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바탕 위에서 사회적 운동모순과 모순운동의 "사회적 조건"들을 보다 더 과학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조건관"을 새롭게 구성하고 새롭게 인식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론인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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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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