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오늘은 무척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자전거 2대를 끌고 집앞에 위치한 지산중학교로 가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젊어서 그토록 가르처주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던 과제였었지요.
어느새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이긴하나 신천 자전거길을 같이 달릴 날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습니다.
매일 새벽 연습해서 그날이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기원하면서 국수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달콤한 휴일 낯잠을 잔 후 세 시에 혼자 다시 집을 나섰지요.
자전거를 타고 수성못과 신천 자전거 길을 따라 팔달교까지 가서 칠곡 매천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둘러보고 돌아왔답니다.
말로만 들었던 매천중앙청과 시장에서 온갖 과일을 보며 옛 과수원 시절 생각에 잠겼고, 길 건너편 수산물 도매시장에 찾아가서는 후포 어판장을 생각하였더랬습니다. 이런저런 바닷고기 구경끝에 발걸음을 멈추어서 가격을 물어본 것은 아니나다를까 붉은 홍게였지요. 어머님 좋아하셨던 것이라는 생각에 그만 사고 싶은 마음이 ...
간식이 담겨 있었던 배낭에 울러담아 집에 도착할 때까지 페달을 힘있게 밟아 씽씽 달리며 돌아왔던 두어 시간은 마냥 행복했습니다.
왠걸 삶아서 막상 먹어보았더니 고향 게맛에 턱없이 부족한 빛 좋은 개살구였습니다. 차라리 전복이나 조그만 문어 혹은 먹음직 했던 대하(새우)를 살 것을....
게는 동해 항구에서 아니면 절대 사지 않기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처리하면서, 갖은 아양을 떨며 판매하였던 젊은 총각을 원망했더니 아내는 그가 자기의 직무에 충실했던 뛰어난 장사꾼이었다며 덜렁 산 내가 어리숙 했다는 것을 암시하였지요.
아내에게 무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병상에서 오늘 내일 하시는 고향 어머님 곁을 지키지 않은 벌로 달게 받으렵니다. 다음 주 모내기 일손 도우러 갈 때 용서가 되리라 믿습니다.
드라마 '참좋은 시절'과 '정도전'을 보고나서야 기분이 조금 풀렸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한편으론 3시간 자전거 타기 운동하고 돌아와서인지 허리와 다리가 좋아짐을 실감할 수 있어서 달콤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네요. 나도 자전거 매니아에 곧 합류 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