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는 곳에는 항상 생존을 위한 생산 활동이 있었고 그 결과물을 차지하려는 투쟁을 동반했다. 그에 따라 맨손보다는 효율적인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칼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이 거듭될수록 살상을 위한 무기들은 열병기(화약 무기)로 대체되었고 냉병기(칼,창,활 등)들은 점점 위력을 잃었다. 이렇게 해서 검술은 쇠퇴해져, 체력단련과 정신수양을 강조하는 검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현대에 와서는 날이 선 검 대신 죽도와 목검이라는 가상의 칼을 사용해 경기는 물론 심신단련, 호신술, 정신수양의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검도의 기본 동작은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 찌르기 네 가지밖에 없다. 하지만 이 네가지 동작은 평생 연습해도 완벽한 자세를 갖추기가 힘들 정도이다. 보통사람들이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도장을 찾았다가 채 1년을 못 넘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따라서 검도만큼 '지독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스포츠도 아마 없을 것이다.
검도는 격렬한 무도이지만 보호 장비만 갖추면 부상의 위험이 거의 없고 각자의 힘에 맞게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현재 국내에는 약 60만명의 검도 인구가 도장·사회체육센터·동호회 모임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 약 400여개의 사설도장에서 검도를 가르치고 있다. 검도의 단수는 9급부터 최고경지인 9단까지 있다. 초단을 따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년 6개월 정도. 검도의 승단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워 4단까지 오르는데 최소 6년 이상의 부단한 수련이 요구된다.
생활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검도의 장점들은 어떤게 있을까.
우선, 검도는 남녀노소는 물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란 것이다. 특히 부자나 모자간에 죽도를 맞대고 서로를 관찰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은 검도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만하다.
일례로 필자가 몸담은 도장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년간 검도를 수련하고 있는 한 중학생이 있다. 그 학생이 입문한 처음 두 달 동안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데려가기 위해 매일 도장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했다. 처음 검도에 별 관심이 없었던 아버지는 수련하는 아들을 보며 차츰 검도에 매료되어 결국 자신도 검도에 입문하게 되었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과 함께 수련한 결과 이제는 선수로 정식시합에도 참가하고 있다. 부자간의 대련 때 비치는 따뜻한 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단순히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검도는 가족이나 친구사이에 세대와 성을 초월해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마음 속에 자신이 더불어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정신 운동이다.
예절교육, 발육촉진, 집중력 강화 등 검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부모의 마음과 몸을 통해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이된다면 이보다 좋은 산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부터라도 가족의 화합과 심신단련을 위해 식구들 모두 검도도장에 나가 죽도를 잡고 힘찬 기합을 넣으며 활력 가득 찬 생활을 한다면 각박한 현실을 헤쳐 나가는 삶의 지혜가 될 것이다.
신대철 부산시검도연합회장(공인 6단 · 한의학박사)
부산검도연합회 051-755-1491 |
첫댓글 신대철 회장님 부산 검도 발전을 위해 수고가 많으시죠~^^
음... 제 머리수건에.. 그분이시군요...